검색결과24건
프로야구

[IS 포커스] 슈퍼스타 귀환·예측불허 순위 경쟁...뜨거운 '봄' 야구, 박찬호 돌아온 12년 전과 흡사하네

KBO리그가 역대급 흥행 가도를 달리며 900만 관중 동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 시즌 흥행 요소는 역대 가장 빨리 100만 관중을 돌파했던 2012년과 흡사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9일 5개 구장에서 열린 경기들이 끝난 뒤 "금일 5개 구장 최종 관중은 6만4877명을 기록했고, 누적 관중 100만명을 달성했다. 역대 2번째로 빠른 70경기 만이다"라고 전했다. 역대 가장 적은 경기 수로 100만 관중을 돌파한 건 2012시즌 65경기였다. 10구단 체제로 치르기 시작한 2015시즌 이후에는 올 시즌이 가장 적은 경기 수로 100만 관중을 돌파한 것이다. 흥행 요소가 많다. 그 중심에는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빼어난 투수 중 한 명인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있다. 2013시즌 메이저리그(MLB)에 진출, 아시아 출신 투수 최초로 평균자책점 1위(2019시즌)에 오르는 등 한국 야구 위상을 높인 그는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고심 끝에 친정팀 한화 복귀를 선택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으로 미국 무대에 나선 그가 돌아올 수 있는 팀은 한화뿐이었다. 류현진은 복귀전이자 2024시즌 개막전이었던 3월 2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3과 3분의 2이닝 5실점(2자책점)으로 부진했지만, 홈에서 치른 3월 29일 대전 KT 위즈전에선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사이 한화는 개막전 패전 뒤 7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슈퍼스타의 복귀와 하늘을 찌를 듯 오른 초반 기세. 한화는 홈경기뿐 아니라 원정 경기에서도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지난 5일 고척 원정에서 한화팬 진가가 드러났다. 2017년 7월 20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7년 만에 평일 매진을 합작한 것. 한화뿐 아니라 '우승 후보'로 꼽힌 KIA 타이거즈가 기대대로 좋은 전력을 보여주며 상위권을 지키고, 전국구 인기 구단 LG 트윈스도 지난 시즌 통합 우승으로 들끓은 팬심이 여전하다. 롯데 자이언츠도 10일 기준으로 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 영입으로 커진 기대감이 관중 동원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정규시즌 초반부터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점도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 전력에 비해 저평가 받은 SSG 랜더스, 간판타자(이정후)와 에이스(안우진)이 모두 이탈하며 '1약' 평가를 받은 키움 히어로즈가 모두 연승 가도를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키움은 4연패 뒤 7연승을 거두며 특유의 짜임새 있는 선수 구성의 힘을 보여줬다. 삼성 라이온즈도 젊은 선수 위주의 타선 구성과 외부 자유계약선수(FA) 불펜 투수 김재윤을 영입해 단단해진 뒷문의 힘을 드러내며 7연패 뒤 5연승을 거뒀다. 선수 개별 이슈도 있다. SSG 한유섬은 10일 기준으로 생산한 안타 10개 중 7개가 홈런이었다. 이상적인 타격으로 볼 순 없지만, 흥미를 자아낸다. 여기에 소속팀 사정상 지명타자로만 나서야 했던 '천재 타자' 강백호가 고교 시절 맡았던 포수로 변신한 것도 시선을 모으는 요인이었다. 2024 정규시즌 초반 판도는 역대 최소 경기 100만 관중을 돌파한 2012시즌과 흡사하다. 2012시즌도 슈퍼스타들의 귀환, 예측을 빗나가는 순위 경쟁이 있었다. 일단 2012시즌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대학 시절 이후 18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23경기에 등판하며 선수 생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박찬호와 함께 빅리그 1세대 주역이었던 김병현도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국민 타자' 이승엽, '타격 머신' 김태균도 일본 리그 생활을 접고 각각 친정팀 삼성과 한화로 돌아가 복귀 시즌을 치렀다. 순위 경쟁도 예상 밖 구도가 펼쳐졌다. 해설위원 대부분 2011시즌 통합 우승팀인 삼성을 정규시즌 1위 1순위로 꼽았고,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두산 베어스와 롯데를 4강 후보로 꼽았다. 2011시즌 6위였던 넥센과 7위 LG는 2약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100만 관중 돌파 하루 전인 4월 28일 기준으로 넥센은 9승 6패로 3위, LG는 8승 7패로 5위였다. 삼성이 6승 10패로 7위로 처졌다. 이런 의외성이 초반 관중 동원에 큰 영향을 미쳤다. 12년 만에 가장 뜨거운 봄을 맞이한 프로야구. 한화가 11일 두산전에서 연패에 탈출했고, KIA는 디펜딩 챔피언 LG 상대 주중 3연전을 모두 이기며 선두를 지켰다. 야구팬 시선이 떠날 줄 모른다. 프로야구의 봄이 뜨겁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2 13:00
스포츠일반

대만전 참패 류중일호, 태국에 17-0 분풀이···조 2위로 슈퍼라운드 진출 확정 [항저우 2022]

대만전 패배로 아시안게임(AG) 4연패 도전이 험난해진 한국 야구대표팀이 B조 최약체 태국에 분풀이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의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2구장에서 태국과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17-0, 5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한국은 B조 2위로 슈퍼라운드 진출이 확정됐다. 바로 옆구장에선 대만(2승)이 5회 현재 홍콩(1승 1패)에 10-0으로 크게 앞서 있다. 한국은 사실상 조 1위 결정전인 2일 대만전에서 0-4로 져, 금메달 도전이 가시밭길이 됐다. 이번 대회 야구는 A, B조 상위 1, 2 위 팀이 조별리그 성적을 안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B조 전력을 고려하면 대만과 한국의 슈퍼라운드 진출이 유력하다. 조별리그에 상대한 팀과는 슈퍼라운드에서 재대결하지 않는다. 한국이 A조 1위가 유력한 일본에 패할 경우 남은 한 경기에서 이겨도 1승 2패로 결승전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이 2일 상대한 홍콩은 예선을 통과한 팀으로 2강 2약의 B조에서 최약체다. 전날 홍콩에 0-8로 졌다. 한국은 앞서 4번 타자로 나서 8타수 무안타에 그친 강백호를 6번 지명 타자로 옮겼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과 최지훈(SSG 랜더스)이 그대로 테이블 세터를 이루고, 윤동희(롯데 자이언츠)-노시환(한화 이글스)-문보경(LG 트윈스)으로 중심 타순을 구성했다. 한국은 1회 말 선두타자 김혜성이 3루타를 치고 나가 포문을 연 뒤 후속 최지훈의 내야 땅볼 때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윤동희-노시환의 출루로 만든 1사 1, 3루에서 문보경의 내야 땅볼 때 추가점을 뽑았다. 한국은 2회 말 볼넷과 안타, 도루로 만든 2사 2·3루에서 태국 선발 투수 우티껀에게 우월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후속 윤동희는 솔로포로 연속 타자 홈런을 완성했다. 3회에는 김주원(NC 다이노스)이 솔로 홈런을 뽑아 7-0으로 달아났다. 한국은 4회 대거 10득점을 뽑아 콜드게임 승리 요건을 갖췄다. 무사 2·3루에서 윤동희가 기분 좋은 2타점 2루타를 기록했고, 문보경의 쐐기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후속 강백호는 2타점 적시타를 치고 마음의 부담을 떨쳤다. 이번 대회 11타수 만에 기록한 첫 안타였다. 이후에도 5점을 보태 17-0으로 달아났다. 전날 6안타 빈타에 허덕였던 대표팀은 이날 홍콩 마운드를 상대로 총 11안타(3홈런) 17득점으로 폭발했다. 타선에선 윤동희가 3타수 3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김혜성은 2타수 2안타 3득점을, 최지훈은 홈런 포함 4타점을 터뜨렸다. 투수 전향 4년 만에 국제무대 투수로 처음 데뷔한 나균안(롯데)은 이날 선발 등판에서 4이닝 4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2회 1사 1·2루, 3회 2사 1·2루 위기에서 실점 없이 막았다. 이날 총 탈삼진은 9개. 5회 마운드를 넘겨받은 김영규(NC)가 무실점으로 막아 콜드 게임승을 완성했다. 항저우(중국)=이형석 기자 2023.10.03 14:33
프로야구

[김인식 클래식] "롯데, 삼성, 한화 이렇게 떨어질 전력은 아닌데…"

이제 막 8월에 접어들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벌써 정해진 듯하다. 2022 KBO리그는 팀당 정규시즌 50경기 정도씩 남겨두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순위 싸움이 한창 치열할 시기이나, 1~5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KT 위즈, KIA 타이거즈가 가을 야구에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SSG와 LG는 개막 전부터 강팀으로 꼽혔다. 개막 후 하루도 1위를 놓치지 않은 SSG는 2위 키움의 추격을 7경기 차로 따돌리고 있다. LG도 선두를 계속 쫓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KT는 외국인 선수 교체를 통해 반등했고, KIA는 꾸준한 전력 보강을 통해 5강에 진입했다. 사실 키움의 전력은 낮게 봤다. 5위권 밖 전력으로 평가했다. 큰 기대를 모은 야시엘 푸이그(타율 0.247 10홈런 39타점)가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도 않는데, 의외로 선전하고 있다. 홍원기 감독의 지도력이 뛰어나고,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 같다. 투타 밸런스가 좋다. SSG와 LG를 제외한 나머지 8개 팀 전력을 고만고만하게 여겼다. 그런데 예년보다 훨씬 일찍 5강 팀이 굳어졌고, 하위권과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결국 감독의 지도력이 예상 밖 선전을 이끌기도 하고, 기대보다 부진한 모습을 낳기도 한다. 중하위권에 처진 팀이 8월 이후 확 치고 올라가지 말라는 법도 없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나 롯데 자이언츠는 5강 후보로 예상했다. 그만큼 전력이 괜찮았다. 한화 이글스는 5강 진출이 쉽지 않다고 봤다. 그래도 선두 SSG에 35경기나 뒤질 만큼 떨어지는 전력은 아니라고 봤다.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방역 수칙을 위반한 선수들이 징계를 소화하고 늦게 합류한 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6월 이후 승률(0.541)은 안정적이다. 지난해 타이브레이크 끝에 정규시즌 2위로 마친 삼성은 9위까지 처져 있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 선수가 끊임없이 발생했고, 최근에는 오승환마저 무너지면서 팀 역사상 최다인 13연패의 불명예 기록까지 썼다. 불펜이 무너진 상황에서 남은 경기 벤치의 마운드 운영이 중요해 보인다. 8위 롯데는 투타 밸런스나 무게감을 봤을 때 현재 성적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많은 전문가가 한화와 함께 롯데를 '2약' 전력이라고 평가했지만, 필자는 5강 경쟁이 충분한 가능한 팀으로 봤다. 타선이 좋고, 마운드 역시 다른 팀에 크게 뒤처질 게 없다. 최준용과 김원중, 믿을만한 구원 투수를 두 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불펜 전력이 그리 약하지 않은 데도 경기 후반에 자주 무너진다. 결국 벤치의 역량 탓인지 하위권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최하위 한화 역시 마찬가지다. 투수력이 생각만큼 약하지 않다. 리드를 충분히 지킬 수 있는 불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투수 보직을 고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너무 돌려 쓴다. 또한 결정적인 실책이나 상황에 맞지 않는 작전과 주루 등으로 분위기를 망친다. 하위권 팀이 예상외로 너무 부진하면서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KBO리그의 활력도 떨어졌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 정리=이형석 기자 2022.08.02 06:05
프로야구

간절한 이대호 “내 은퇴 경기는…”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는 은퇴 시즌인 올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간절함을 담아 '나보다 롯데'를 희망했다. 우리 나이로 마흔 살, 은퇴를 앞둔 선수라고 믿기지 않는 모습이다. 이대호는 12일 기준으로 58경기에서 타율 0.353 8홈런 2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타율 2위, 안타 3위(79개)에 올라있다. 2010년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 1위를 차지한 이대호는 여전히 '거인 군단'의 중심타자를 맡아 특별한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주 롯데가 거둔 2승 모두 이대호의 방망이에서 만들어졌다. 이대호는 지난 9일 삼성라이온즈전 연장 11회 말 2사 1, 2루서 끝내기 2루타를 치고 환호했다. 12일 KT 위즈전에서는 멀티 홈런을 포함해 5타수 4안타 3타점을 폭발했다. 롯데는 이대호의 활약 덕에 연패에서 탈출했다. 그에게 '은퇴를 미루고 더 뛰었으면 좋겠다'는 팬들의 바람이 전해지고 있다. 이대호는 "은퇴는 이미 정해놓은 것"이라며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이대호는 현재에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팀 성적 때문이다. 개막 전 한화 이글스와 함께 '2약'으로 꼽혔던 롯데는 시즌 초 '2위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5월 이후 내리막길을 걷더니 8위까지 떨어졌다. 이대호는 "(팀 성적에) 별로 만족하지 않는다. 벌써 (순위가) 밑으로 떨어졌다"며 "내 나이쯤 되면 개인 성적은 부진해도 팀이 상위권에 있으면 기분 좋다. 팀 성적이 떨어지면 분위기 역시 처지기 마련이다. (후배들에게도) 미안하다. 더 잘해서 더 이기고 싶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며 고개를 숙였다. 부산수영초-대동중-경남고를 나온 이대호는 2001년 롯데 2차 1라운드 4순위로 입단해 '거인 군단'을 상징하는 최고 스타가 됐다. 지난해 1월 롯데와 FA(자유계약선수) 2년 계약하며, 우승 옵션을 1억원씩 넣었다. 개인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아닌 팀 우승에 보너스를 건 것이다. 롯데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이대호는 "한국시리즈 무대를 통해 은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빈말이 아니다"며 "정규시즌 144번째 경기가 내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가을야구 1~2경기라도, 더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간절함을 전했다. 선수 생활의 종착지를 향해가는 이대호는 개인 욕심을 조금씩 내려놓고 있다. 그는 "후배들이 잘해서 (날 대신해) 뛰었으면 좋겠다.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있으면, 내가 벤치에 앉아 있어도 행복할 것이다. 은퇴를 앞둔 선수가 계속 출전하는 게 팀으로선 안 좋다. 내가 경기에 띄엄띄엄 나가더라도, 후배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와서 더 잘했으면 한다. 떠나는 마당에 (개인 성적에는) 욕심 없다"고 재가 강조했다. 자신이 점찍은 '포스트 이대호' 한동희는 4월까지 타율, 홈런, 장타율, 출루율 1위에 올라 KBO리그를 강타했다. 그러나 5월 슬럼프에 빠지더니 부상까지 겹쳐 주춤하고 있다. 이대호는 "(한)동희는 더 잘할 것이다. (기량이 꽃 피우기까지) 아직 멀었다"면서 "반짝하는 선수가 아닌 꾸준한 선수가 돼야 한다. '한동희라면 이 정도(성적)까지 하는구나'라는 인식을 만들면서, (올해 4월처럼 잘해도) '이거밖에 못 하나'라는 이미지를 주는 선수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한동희에게 비타민을 챙겨주고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그는 "동희는 앞으로 팀을 지켜야 하는 기둥이자 책임져야 하는 선수"라고 책임감을 재차 강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이대호의 공로를 인정해 이승엽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은퇴 투어를 열어주기로 했다. 그는 "아직 은퇴가 실감 나지 않는다. 사실 나도 그렇고 상대 팀에도 부담이다. 조용히 떠나는 게 가장 좋은데…"라면서 "20년 넘게 날 사랑해준 팬들이 전국에 있다. 인사하고 떠날 수 있어 설렘도 있고, 아쉬움도 든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최고의 팬서비스는 가을야구 초대장이다. 그는 "롯데 팬이 전국에 많이 계신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야구 인기가 더 올라가지 않을까"라며 마지막 한 마디를 덧붙였다. "나도 잘하고 후배도 잘해서 가을야구 한번 해야죠. 다친 선수들이 돌아오면, 롯데는 더 올라갈 겁니다. 한두 번이라도 내 은퇴 경기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형석 기자 2022.06.13 05:20
프로야구

은퇴 시즌 맞아? 4번 타자 이대호가 돌아왔습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대호(40)가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로 돌아왔다. 이대호는 15일 기준으로 타율 0.370(138타수 51안타)를 기록, 호세 피렐라(0.395·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타격 2위에 올라가 있다. 후계자 한동희(롯데)와 함께 최다안타 공동 2위이고, 장타율(0.500·9위)과 출루율(0.403·8위)도 톱10에 포함되어 있다. 불혹을 넘긴, 은퇴를 앞둔 선수의 성적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활약이다. 장타력은 전성기 시절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타격왕과 최다안타 타이틀을 다툴 만큼 정교함은 여전하다. 이대호는 거인 군단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롯데 4번 타자하면 가장 먼저 이대호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대호는 지난해 이맘때 4번 타자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허문회 전 감독 체제에서 이대호는 4번 타자로만 출전해 팀 내 타율과 홈런, 타점 모두 1위를 달렸다. 그러나 허 감독이 지난해 5월 11일 경질됐고, 새로 부임한 서튼 감독의 이대호 활용법은 조금 달랐다. 서튼 감독은 지난해 이대호를 4번 타순에 단 한 차례도 기용하지 않고, 전준우와 정훈·안치홍을 번갈아 4번으로 내세웠다. 서튼 감독은 이대호를 주로 3번(223타석) 타자로 많이 활용했다. 5번(37타석)과 6번(67타석)까지 타순이 내려가기도 했다. 이대호는 "팀을 위해서라면 어느 위치든 상관 없다"고 말했다.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대호는 실력으로 제자리를 되찾았다. 올 시즌 초 돌풍을 일으킨 롯데는 이달 들어 잠시 흔들렸다. 마운드의 힘은 여전했지만, 타선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서튼 감독은 "더 다이나믹한 라인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지난 7일 삼성전부터 전준우를 2번으로 올리고, 이대호를 4번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이대호는 4번 타자로 복귀한 뒤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7일부터 15일까지 타율 0.515 3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14일 한화전에서는 멀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롯데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2연속 위닝 시리즈를 일찌감치 확정하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시즌 전 롯데는 한화 이글스와 함께 '2약'으로 평가됐다. 시즌 초반 이대호는 "누가 우리 팀을 '2약'이라고 하나"라고 되물으면서 "우린 약한 팀이 아니다. 흐름을 타면 우리만큼 무서운 팀이 없다"고 했다. 그는 4번 타자로서 자신의 말을 입증하고 있다. 더군다나 한동희가 최근 10경기 타율 0.237 1홈런 3타점으로 주춤하고 있다. 이대호는 후계자의 부진을 덮어주고, 부담감을 덜어주는 동시에 팀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지난해 1월 롯데와 2년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으면서 이대호가 내세운 목표는 오로지 우승이다. 선수로 뛰는 마지막 시즌에도 특별한 클래스를 선보이고 있다. 해피엔딩을 꿈꾸는 이대호는 "팀 분위기 정말 좋다"고 말한다. 이형석 기자 2022.05.16 14:23
프로야구

롯데, 봄데? 강한데?

거인 군단이 '봄데'(봄에만 잘하는 롯데)와 '강한 롯데'의 갈림길에 서 있다. 롯데와 삼성 라이온즈와 주말 3연전이 열린 지난 6~8일 부산 사직구장에는 총 6만 2436명의 관중이 찾았다. 6일 경기에서 3년 만에 매진을 이뤘고, 다음날(7일)에도 만원 관중을 달성했다. 개막 전에 '2약'으로 평가받던 롯데가 2위 돌풍을 선보이자, 팬들의 발걸음이 사직구장으로 대거 향한 것이다. 하지만 롯데는 많은 관중 앞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4월 22일~24일 3연전을 모두 따낸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6일 영봉패(0-5)를 당했고, 7일 1-4로 졌다. 8일 경기에서는 1-2로 뒤진 9회 말 동점에 성공했지만, 연장 10회 초 최준용이 오재일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아 2-4로 패했다. KT 위즈와의 주초 3연전에서 1승 2패에 그친 롯데는 지난주 1승 5패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한때 2위까지 올랐다가 4위로 내려앉았다. 9일 기준으로 시즌 16승 1무 14패를 기록하고 있다. 2위 LG 트윈스와 승차는 1경기뿐이지만, 공동 7위 KT 위즈·KIA 타이거즈와 격차도 1.5경기에 불과하다. 쉽게 올라갈 수도, 떨어질 수도 있는 위치다. 마운드는 여전히 견고하다. 찰리 반즈(5승, 평균자책점 1.40)와 박세웅(4승, 1.47)이 평균자책점 2~3위에 올라있다. 김원중이 부상에서 회복해 불펜진에 합류, 허리진이 더욱 탄탄해졌다. '롱릴리프' 나균안은 지난주 3경기에서 총 6이닝을 던져 무실점했다. 그러나 초반 활활 타오르던 방망이가 조금씩 식어가고 있다. 롯데는 4월 타율 1위(0.265) 팀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6경기에서 0.201로 떨어져 주간 팀 타율 최하위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리그를 강타한 한동희가 주간 타율 0.125로 부진했고, 정훈도 0.111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타선의 힘이 떨어지면서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매년 이맘때 롯데는 '봄데'로 불린다. '봄에만 잘하는 롯데'의 줄임말이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내다가 이후 추락하는 것을 비꼬는 것이다. 화끈한 공격 야구를 했지만, 투타 불균형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한층 탄탄해진 마운드를 동반하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한다. 스파크맨이 부진하나, 반즈-박세웅-이인복 등 선발진이 기대 이상이다. 지난주 하향세를 탄 롯데로선 이번 주 일정이 상당히 중요하다. NC 다이노스(10위)와 주중 홈 3연전을 치르고, 주말에는 대전으로 옮겨 한화 이글스(9위)와 맞붙는다. 시즌 초반 '2약'으로 처진 한화와 NC는 지난주 1승 5패로 부진했다. 더 떨어질 곳이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롯데가 하위 팀을 상대로 많은 승수를 쌓는다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순위 싸움에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강한 롯데'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 이형석 기자 2022.05.10 11:23
프로야구

봄데? 올해는 마운드가 다르다

봄과 함께 찾아온 롯데 자이언츠의 돌풍이 거세다. 롯데는 2일 현재 15승 9패 1무를 기록, 2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6위 KT 위즈에 4.5경기 차 앞서 있다. 개막 전에 한화와 함께 '2약'으로 평가받던 거인 군단은 전문가의 예상을 비웃듯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매년 이맘때 롯데는 '봄데'로 통한다. '봄에만 잘하는 롯데'의 줄임말이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내다가 이후 추락하는 것을 비꼬는 것이다. 2022년 봄은 다르다. 현재 상승세가 마운드의 힘을 동반하고 있어서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팀 타율 1위(0.278)에 오르고도, 꼴찌에 그친 팀 평균자책점(5.37)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8위(65승 71패 8무)로 2021시즌을 마감했다. 특히 2000년대 후반부터 롯데는 이대호와 전준우, 손아섭(현 NC 다이노스), 강민호(현 삼성 라이온즈) 등을 앞세워 화끈한 공격 야구를 했다. 그러나 투·타 불균형이 심해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잦았고, 가을 야구를 하더라도 일찍 짐을 싸는 경우가 많았다.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2년이 마지막이다. 올 시즌 롯데는 타선과 마운드의 균형이 어우러진다. 팀 타율은 어김없이 1위(0.266)다. 팀 평균자책점은 2.88로 선두 SSG 랜더스(2.85)에 근소하게 뒤진 2위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2.81로 가장 낮다. 마운드 강화를 이끈 일등공신은 새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다. 다승(5승)과 평균자책점(0.65) 1위, 탈삼진 2위(45개)에 올라있다. 나흘만 쉬고 마운드에 오르며 역투를 반복하고 있다. 등판 시 평균 7이닝에 가깝게 투구, 리그에서 가장 많은 41과 3분의 1이닝(6경기)을 던졌다. 4월 28일 SSG를 상대로는 8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개인 최다 탈삼진 11개를 기록했다. 글렌 스파크맨(1승 1패, 평균자책점 4.76)은 다소 기복을 보이나,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3승(공동 3위) 평균자책점 1.76(4위)으로 든든하다. 물음표가 따라붙던 4선발 이인복은 3승 2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기대 이상의 모습이다. 프로 9년 차 우완 투수로 지난해까지 개인 통산 4승(4패)에 그쳤다. 신예 김진욱도 벌써 2승(1패)을 챙겼다. 4월 5일 NC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뒤 코로나19에 확진돼 세 경기 연속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1일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4-0 승리를 이끌었다. 불펜은 선발진의 호투를 지탱하고, 마무리는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다. 좌완 필승조 김유영이 8홀드(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완 구승민(5홀드)은 피안타율(0.176)과 이닝당 출루허용률(0.93) 등 세부 지표도 굉장히 좋다. 부상으로 이탈한 김원중을 대신해 최준용이 9세이브를 기록하며 임시 마무리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포심 패스트볼의 회전력과 스피드가 강점인 그는 출루(WHIP 0.61)를 억제하면서도, 9이닝당 탈삼진 10.43개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김원중은 부상 복귀 후 처음 등판한 1일 LG전에서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점검을 마쳤다. 롯데의 불펜은 더 강력해졌다. 이형석 기자 2022.05.03 06:11
프로야구

'젊은 거인' 돌풍, 롯데도 2위 돌풍

'젊은 거인'이 롯데 자이언츠의 돌풍을 이끌었다. 롯데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4-0으로 이겼다. 지난달 22~24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124일 만에 3연전을 싹쓸이한 롯데는 LG를 상대로 또 3연전을 쓸어 담았다. LG전 스윕승은 3598일 만이다. 롯데는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한화 이글스와 함께 '2약'으로 평가됐다. 지난겨울 특별한 전력 보강 없이 손아섭(NC 다이노스 이적)·민병헌(은퇴) 등 주축 야수들이 이탈해서다. 하지만 롯데는 정규시즌 첫 달 15승 9패 1무를 기록하며 2위에 올라있다. 지난주 일정은 큰 고비였다. 개막 3주 차까지 1~2위를 달린 SSG 랜더스, LG와 3연전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홈 사직구장에서 SSG와 1승 1무 1패로 팽팽하게 맞선 뒤, 잠실로 이동해 3연전을 싹쓸이했다. 4연승의 신바람을 타며 1위 SSG를 3.5경기 차로 추격했다. 1일 경기에선 '젊은 거인'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다. 선발 투수 김진욱(20)이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2승(1패)째를 거뒀다. 그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건 프로 데뷔 후 처음이었다. 김진욱은 지난해 최고의 유망주 투수였다. 아마추어 시절 학교를 옮긴 탓에 1차지명 대상에서 제외됐을 뿐 '고교 랭킹 1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김진욱은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온다'는 왼손 파이어볼러다. 신인인데도 지난해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문제는 제구력이었다. 2021년 4~5월 세 차례 등판에서 3패 평균자책점 10.90으로 부진했다. 17과 3분의 1이닝 동안 볼넷 17개를 내주며 흔들렸다. 이후 불펜으로 이동해 위력을 자랑하더니 2도쿄 올림픽 대표팀에도 추가 승선했다. 불펜에서는 4승 3패 8홀드 평균자책점 3.29로 좋았다. 올 시즌에도 개막 로테이션에 포함된 김진욱은 첫 등판이었던 지난 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7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최고의 투구를 했다. 개인 한 경기 최다인 10개의 탈삼진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는 4와 3분의 2이닝-2이닝-5이닝을 던지면서 4점씩 내줬다. 김진욱은 이날 1회와 4회, 5회를 삼자범퇴 처리했다. 김민성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3회 유일한 득점권 위기를 맞았는데, 2사 3루에서 실점 없이 막았다. 시속 140㎞ 후반대 직구와 낙차 큰 커브,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LG의 방망이를 무력화했다. 탈삼진은 4개로 맞혀 잡는 투구가 주효했다. 김진욱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6.27에서 4.74로 낮아졌다. 타선에선 한동희(23)의 맹타가 여전했다. 1회 초부터 안타로 출루한 그는 3-0으로 앞선 5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후 정훈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한 그는 DJ 피터스의 희생 플라이 때 여유 있게 홈을 밟아 쐐기점을 올렸다. 4-0으로 앞선 9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를 뽑아 마지막까지 LG 마운드를 압박했다. 한동희는 이날 롯데에서 가장 많은 안타 3개를 때렸다. 2018년 1차지명으로 입단한 한동희는 '포스트 이대호'로 통했다. 2018~2019년 타율 0.232, 0홈런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그는 지난 2년 연속 17홈런을 때려내며 성장했다. 그리고 올 시즌 잠재력이 폭발했다. 2일 기준으로 타율(0.436) 홈런(7개) 장타율(0.764) 출루율(0.491) 부문에서 KBO리그 1위에 올라있다. 득점권 타율도 0.529로 가장 높다. 이미 검증을 마친 장타력에 정확성과 해결사 능력까지 더하며 리그 최고 타자 반열에 올라서고 있다. 시즌 초 깜짝 돌풍을 이어가는 롯데는 한동희와 김진욱의 맹활약이 특히 흐뭇하다. 두 선수는 롯데의 현재를 만드는 동시에,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2.05.02 08:58
야구

이대호 기다렸던 마수걸이 홈런, 여전히 거인 군단의 해결사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가 13경기 만에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렸다. 부산 사직구장을 찾은 홈팬들을 열광케 한 이 홈런은 결승타였다. 롯데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주말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한 롯데는 7승 6패를 기록했다. 기다렸던 이대호의 시즌 첫 홈런이 결승타였다. 6번·지명타자로 출장한 이대호는 0-0이던 2회 말 KT 선발 투수 엄상백의 시속 143㎞ 몸쪽 직구를 걷어 올려 좌측 펜스를 훌쩍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큰 타구(비거리 120m)였다. 이대호가 시즌 13경기 만에 때린 홈런이다. 이로써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는 KBO리그 17시즌 만에 개인 통산 홈런 단독 3위(352개)로 올라섰다. 역대 홈런 1~2위는 이승엽(467홈런·은퇴)과 최정(404홈런·SSG 랜더스)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5년간 활약한 이대호는 KBO리그 기록만으로 양준혁(351홈런·은퇴)을 4위로 밀어냈다. 이대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가 안타를 때리면 롯데는 어김없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대호가 4회 말 무사 1루에서 중전 안타로 치고 나가자, 이후 롯데는 지시완의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6회 말 이대호는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했고, 2사 1·3루에서 김민수의 적시타 때 3-0으로 달아났다. 이대호는 이날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타선에 이대호가 있었다면, 마운드에선 8과 3분의 2이닝 6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찰리 반즈의 활약이 돋보였다. 반즈는 시즌 3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탈삼진(28개)과 투구 이닝에서는 단독 1위(26과 3분의 1이닝)가 됐다. 투구 수 107개를 기록한 반즈는 3-0으로 앞선 9회 초 2사 1·3루 위기에 몰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임시 마무리 최준용이 등판해 헨리 라모스를 삼진 처리하고 경기를 매조졌다. 이대호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 지난해 1월 롯데와 2년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으면서 내세운 목표는 오로지 우승이다. 어린 시절부터 롯데를 응원하며 자란 그가 우승을 염원하는 팬들의 바람에 보답하기 위해서다. 그는 마지막 홈 개막전에 앞서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 팬들이 함성을 질러주시고 손뼉 쳐주실 때마다 눈물이 나려고 한다"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것 같아서 울컥한다. 롯데에서 사랑을 정말 많이 받았다.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의 가장 최근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2년이다. 이대호는 KBO리그에선 한국시리즈 문턱조차 밟지 못했다. 롯데는 올 시즌 한화 이글스와 함께 '2약'으로 분류된다. 이대호는 이에 대해 "누가 '2약'이라고 하던가"라고 되물으면서 "우린 약한 팀이 아니다. 흐름을 타면 우리만큼 무서운 팀이 없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롯데 4번 타자'라면 이대호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는 항상 그 무게감을 안고,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4번 타자를 지킬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난해 외국인 래리 서튼 감독 부임 후 이대호는 3번 타자로 많이 나왔다. 올 시즌은 5번 또는 6번 타자로 자주 출전한다. 이대호는 타순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스윙한다. 올 시즌 그의 타율은 0.383(47타수 18안타)로 아주 높다. 장타력이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으로 정확도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팀의 해결사이자 중심이다. 요즘 롯데 타자들은 그런 이대호를 위해 특별한 세리머니를 한다. 1루에 출루하면 손가락으로 인중을 스친 뒤 더그아웃을 가리킨다. 이대호를 상징하는 '손가락 세리머니'를 선수단 전체가 함께하는 것이다. 이대호는 동료들을 위해 공수 교대 때 가장 앞에 서서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후배들을 맞이한다. 이대호는 "마흔 살이 넘어가니 사소한 일에 눈물이 난다. 경기 나오면서도 '이제 진짜 마지막이구나' 이런 생각을 계속한다. 섭섭한 마음이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형석 기자 2022.04.18 06:00
야구

독수리표·호랑이표 고춧가루 경계령

KBO리그 '2약' 한화와 KIA가 막판 판도를 흔들고 있다.2021 페넌트레이스는 막판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18일 기준으로 1위 KT와 2위 삼성은 1.5경기 차다. 5강 경쟁은 더 치열하다. 4위 두산과 7위 NC가 2경기 차에 불과하다.경쟁팀과의 맞대결에서 패하면 단숨에 1경기 차가 벌어진다. 연패도 치명적이다. 약팀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데, 9위 KIA, 10위 한화가 '고춧가루 부대'로 부상했다.KIA는 지난주 상대한 상위권 3팀에 모두 일격을 가했다. 12일부터 치른 삼성과의 3연전에서는 1·2차전은 패했지만, 14일 3차전에서는 5-2로 승리했다. 16일 KT전은 경기 후반에 동점을 만들며 7-7로 비겼다. 두산과의 주말 3연전에서도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간신히 4위를 지키고 있던 두산은 5위권 팀들과 승차를 벌리지 못했다.한화는 KT의 발목을 잡았다. 17일 수원 원정에서 2-1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라이언 카펜터가 6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호투했고, 7회부터 가동된 불펜진은 실점 없이 3이닝을 막아냈다. 주전 포수 최재훈은 3회 초 동점 적시타, 8회 역전 발판을 만드는 우전 안타를 치며 활약했다.KIA는 뒷심이 좋다. 리드 홀드 1위(30개) 장현식과 세이브 5위(28개) 정해영이 지키고 있다. 거포 유망주로 기대받고 있는 내야수 황대인도 타격감이 좋다. 일발 장타로 경기 흐름을 바꾸고 있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가 등판하는 경기에서는 1승을 기대할 수 있는 팀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경기 운영도 상대 팀 입장에서는 변수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17일 KT전에서 '토종 에이스' 김민우를 구원 투수로 투입하는 변칙 운영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상대 허를 찌르는 용병술이 나올 수 있다.KIA는 19일 SSG, 20일 KT를 상대한다. 정규리그 마지막 두 경기는 각각 두산과 키움을 만난다. 한화는 26일부터 LG와 3연전을 치른다. 최종전에서는 두산을 상대한다. 한화와 KIA가 우승과 5강 경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0.18 15:11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