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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너무 막고 싶었을까...TEX 클로저 잭슨, '투땅' 처리 실패→끝내기 패전 자초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가 투수 앞 땅볼을 처리하지 못해 끝내기 승리를 헌납했다. 텍사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서 2-3로 석패했다. 먼저 2점을 내고도, 동점을 허용했고 마무리 투수를 내세우고도 수비 실책을 연발하며 자멸했다. 텍사스는 2-2 동점이었던 9회 말, 셋업맨 크리스 마틴 대신 마무리 투수 루크 잭슨을 투입했다. 잭슨은 올 시즌 세이브 충족 요건을 갖춘 9경기에서 8세이브를 올린 선수다. 첫 등판이었던 3월 28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는 3실점하며 고전했지만, 이후 10과 3분의 1이닝 동안 1자책점만 기록한 비교적 안정감 있는 클로저였다. 잭슨은 단 1구로 패전 투수가 됐다. 샌프란시스코 첫 타자 엘리엇 라모스에게 구사한 초구 슬라이더로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지만, 자신의 오른쪽(3루 방향)으로 흐른 공을 잡은 뒤 1루 악송구를 하고 말았다. 텍사스 1루수 제이크 버거는 발을 베이스에 붙인 채 앞으로 엎어지며 포구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 상황에서 텍사스 우익수였던 아롤리스 가르시아의 '보이지 않는 실책'이 나왔다. 최대한 빨리 파울 지역으로 흐른 공을 커버했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결국 버거가 직접 추격해 공을 잡았다. 그사이 라모스는 포구가 늦어진 틈에 3루까지 내달렸다. 버거는 뒤늦게 저지에 나섰지만, 그가 한 3루 송구마저 원바운드 된 뒤 왼쪽 파울 지역으로 흘렀다. 텍사스 3루수 조시 영이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공이었다. 실책성 플레이는 하나 더 나왔다. 라모스가 3루를 돌아 홈으로 뛸 때 커버에 들어간 잭슨이 공이 흐른 파울 지역 가까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2번이나 펌블을 범하고 말았다. 한 번에 잡아 송구를 했다면, 홈에서 접전이 일어날 수 있었다. 텍사스는 그렇게 끝내기 점수를 내줬다. 잭슨은 2023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2년 11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애틀랜타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21시즌, 홀드 31개를 기록하며 불펜진 주축 투수로 인정받았다. 2022시즌은 팔꿈치 수술 탓에 통째로 결장했고, 샌프란시스코와 나쁘지 않은 조건에 계약하며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와의 동행은 오래가지 않았다. 2023시즌 2점 대 평균자책점(2.97)를 기록했지만, 필승조 일원이 아니었다. 결국 이듬해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외야수 호르헤 솔레어와 애틀랜타로 트레이드 됐다. 이후 존재감이 미미했던 잭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신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했던 텍사스에서 새 출발 했고, 2019시즌 이후 처음으로 클로저까지 맡았다. 하지만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샌프란시스코전에서 패전 빌미를 제공하는 수비를 보여주고 말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28 11:08
프로야구

'K-야구' 감탄한 트윈스 1선발 치리노스 "이런 건 처음 봐"

LG 트윈스 1선발 요니 치리노스(32)가 KBO리그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치리노스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25 KBO리그 개막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타선은 그가 마운드 위에 있을 때 9점을 지원했다. 치리노스는 LG가 12-2로 승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치리노스는 3회까지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1회는 롯데 황성빈, 고승민, 나승엽을 모두 범타 처리했고, 2회는 2사 뒤 윤동희와 전준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앗지만 손호영을 삼진 처리하고 유강남을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3회도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LG 타선은 초반부터 달아올랐다. 1회 말 오스틴 딘이 롯데 선발 투수 찰리 반즈를 상대로 적시타를 쳤고, 문보경은 우중간 투런홈런을 쳤다. 3-0으로 앞선 3회는 반즈의 제구 난조로 4점을 추가했다. 치리노스는 7-0으로 앞선 4회 초 첫 점수를 내줬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빅터 데이비스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고, 윤동희와 전준우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상황에서 손호영에게 좌전 적시타까지 허용하며 2점을 내줬다. 하지만 이후 박승욱을 삼진으로 잡아냈고, 황성빈은 포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시키며 위기를 넘겼다. 치리노스는 이후 5회 삼자범퇴, 6회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LG는 8회 추가 3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전 염경엽 LG 감독은 "치리노스가 15승 이상 해주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이미 검증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아닌 치리노스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우며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새 외국인 선수가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치리노스는 경기 뒤 "커리어 처음으로 오프닝 데이에 선발 투수로 나섰다. 더 책임감이 컸는데, 내가 준비했던 투구 내용이 나온 것 같다. 홈팬 응원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스플리터를 결정구로 주로 활용해 삼진을 8개를 잡은 "스프링캠프에서는 내가 원하는 스플리터 무브먼트가 나오지 않았다. 개막 전에 그립을 조금 수정했는데 투구하기 편해졌고, 그러면서 자신감이 생긴 채 마운드에 섰다. 더 효과적인 피칭이 가능했던 점도 호투 배경"이라고 전했다. 치리노스는 메이저리그(MLB)에서 75경기에 등판한 투수다.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이었던 2019시즌에는 18번 선발 투수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풀타임 선발 경험은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이뤄졌다. 15승을 올리길 바라는 염경엽 감독의 기대치를 전하자 치리노스는 "나도 미국 무대에서 13년 동안 뛰면서 15승을 거둔 시즌이 없다. 감독님 의견에 동의한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매 등판마다 최선을 다하고, 팀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피칭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잠실구장은 만원 관중(2만3750명) 속에 진행됐다. KBO리그 특유의 '노래방 응원', '떼창 응원'을 접한 치리노스는 "마운드에 내려와서 관중들을 봤다. 1회부터 9회까지 끊임 없이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은 처음 봐서 인상적이었다"라며 그라운드 안에서 직접 겪은 'K-야구'에 감탄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23 09:20
메이저리그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집중해"...'더그아웃 리더' 마차도, SD 완승 이끈 리더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주전 3루수 매니 마차도(32)가 '더그아웃 리더' 면모를 보여주며 2024년 포스트시즌(PS) 첫 승을 이끌었다. 마차도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DS) 2차전에 4번 타자·3루수로 출전, 샌디에이고가 승기에 쐐기를 박은 8회 초 공격에서 득점 발판을 만들었다. 마차도는 샌디에이고가 4-1로 앞선 8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에 나섰고, 상대 셋업맨 라이언 브레이저를 상대로 깔끔한 중전 안타를 쳤다.샌디에이고는 후속 타자 메릴 잭슨이 브레이저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치며 점수 차를 5점으로 벌렸다. 이어 나선 젠더 보가츠도 바뀐 투수 마이클 그로브를 상대로 백투백 홈런을 쳤고, 9회도 카일 히사시오카와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가 홈런을 치며 10점을 채웠다.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샌디에이고는 10-2로 완승을 거두며 전날(6일) 1차전 5-7 석패를 설욕했다. 마차도는 8회 초 공격이 시작되기 전 더그아웃에서 선수단을 소집했다. 앞서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 있었다. 7회 초가 끝난 뒤 좌측 외야석에서 오물이 날아들어 샌디에이고 좌익수 쥬릭스 프로파를 향했다. 6회 초엔 타티스 주니어가 투수 잭 플레어티의 공에 맞으며 두 팀 사이 언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마차도는 선수들을 향해 "집중하자. 그저 집중하자. 우리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감정에 휩쓸리면 안 된다. 그게 상대가 우리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틈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통제하면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까지 선수들과 함께 하며 더그아웃 리더의 말에 힘을 실어줬다. 마차도는 선수들을 독려한 뒤 나선 타석에서 몸소 안타를 쳤고, 샌디에이고는 이후 홈런 4개를 더했다. 1회 타티스 주니어, 2회 데이비드 페랄타의 홈런을 포함해 샌디에이고는 이날 2차전에서만 홈런 6개를 쳤다. MLB닷컴은 "샌디에이고가 PS 단일시즌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다"라고 했다. 2012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마차도는 전 소속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도 팀 리더였고, 2019시즌부터 뛰었던 샌디에이고에서도 더그아웃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지구(NL 서부) 우승팀 다저스를 상대로 먼저 1승을 내준 상황. 3점 차로 앞서고 있었지만, 마차도는 선수들을 깨우는 리더십을 발휘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07 13:32
메이저리그

"냄새나" 야유한 상대 팬에 역전타 선사...KBO리그 출신 유틸리티 플레이어, 7타점 맹폭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33)가 한 경기 7타점을 몰아치며 소속팀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베탄코트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에 9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1개 포함 3안타를 치며 7타점을 기록했다. 대역전극 신호탄을 쏘며 소속팀 시카고 컵스의 14-10 승리를 이끌었다. 베탄코트는 컵스 타선이 내셔널리그(NL) 신인상 후보 1순위 폴 스킨스를 상대로 고전하며 3-10, 7점 차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선두 타자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이 안타로 나선 7회 초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카일 니콜라스의 6구째 가운데 슬라이더를 받아쳐 5점 차로 점수를 좁히는 투런홈런을 쳤다. 스코어(5-10)가 이어진 8회 초 1사 1·2루에서는 105마일을 던지는 '파이어볼러' 아롤디스 채프먼의 초구 몸쪽(우타자 기준)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 선상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타구가 파울 지역 펜스 모서리에 맞고 다시 홈 방향으로 역주행 하는 행운이 따랐다. 컵스는 이 공격에서 추가 1득점하며 8-10, 2점 차로 따라붙었다. 결승타도 베탄코트의 몫이었다. 컵스는 9회 초 스즈키 세이야와 아이삭 파레데스가 안타, 니코 호너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든 만루에서 댄스비 스완슨이 땅볼을 치며 득점, 9-10으로 따라붙었다. 스완슨이 도루까지 성공하며 1루가 비자, 피츠버그 벤치는 크로우-암스트롱을 고의4구로 내보내고 베탄코트와의 승부를 선택했다. 앞서 5타점을 올렸던 베탄코트는 마운드에 있던 피츠버그 마무리 투수 데이비드 베드너의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전 안타를 치며 2타점을 올렸다. 컵스가 11-10으로 역전한 순간이다. 이후 컵스 타선은 이안 햅, 마이크 터크먼, 세이야가 연속 3안타를 치며 14-10까지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베탄코트는 2019시즌 NC 소속으로 53경기에 나서 타율 0.246, 8홈런을 기록했다. 포수와 1루수, 외야수를 모두 소화했다. 초고속 2루 송구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 동행하진 못했다. 베탄코트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한동안 마이너리그를 전전했지만, 2022~2023시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탬파베이 레이스 빅리그 소속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올 시즌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시작해 컵스로 이적했다. MLB닷컴은 "컵스가 7점 차 이상 열세를 역전한 건 지난해 4월 1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이후 처음이다. 연속 시즌으로 이런 기록을 남긴 것도 1998·1999시즌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번 피츠버그 3연전에서 총 41득점을 기록한 컵스 타선의 화력에 대해서는 "1901년 이후 4번째로 많았다"라고 했다. 베탄코트가 9회 타석에 들어섰을 때 한 홈팬이 그를 향해 냄새가 난다(You stink)며 야유했다. MLB닷컴은 베탄코트가 이 상황에서 "냄새를 맡는 게 아니라 입을 다물 게 해줄 것"이라고 되뇌인 뒤 타석에 섰고, 역전 적시타를 친 뒤 야유한 팬을 향해 통쾌한 제스처를 취했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29 13:20
프로야구

[인생2막] KIA 3라운더→3년 차 교사 윤정우 “선수 생활이 만든 제2의 인생”

배트 대신 출석부와 분필을 들었다. 야구 선수였던 윤정우(35)는 이제 체육 교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지난달 의왕시 소재 갈뫼중학교에서 만난 윤정우는 학생들이 모두 하교한 뒤 이튿날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른 선생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인터뷰는 중앙 현관 옆 스탠드에서 이뤄졌다. 그라운드를 누비던 윤정우의 새 무대는 이제 교실과 운동장이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아직 어색한 것 같았다. 윤정우는 “새로운 걸은 지 3년 차지만, 아직 ‘선수’로 불리는 게 익숙할 때도 있다"라고 했다. 가장 달라진 점을 묻자 그는 “하루하루 새롭다. 체육 특기자로 학창 시절을 보낸 탓에 경험하지 못한 게 많았다. 학생들과 교육 과정을 밟으면서, 오히려 내가 학생이 된 것 같더라”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윤정우는 전도유망한 외야수였다. 원광대에서 두각을 드러낸 그는 2011년 2차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4순위)에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았다. 신인 선수가 입단 첫해(2011년)부터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KIA 야수 중 가장 발이 빨랐던 신종길과 비견될 만큼 강점이 분명한 선수였다. 빼어난 신체 조건(키 1m88·체중 85㎏)에 수려한 용모까지 갖춰, 스타 탄생을 알렸다. 2011년 1군에서 58경기에 나선 그는 그해 시즌이 끝난 뒤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에 지명되며 이적했다. 이후 2013년 군 입대, 상무 야구단에서 복무했다. 유망주의 전형적인 코스를 밟던 윤졍우는 좀처럼 1군에 안착하지 못했다. 2차 드래프트로 다시 KIA로 이적했다가, 2017년 4월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현 SSG)로 향했다. 그해 한 번도 1군을 밟지 못했다. 불투명한 미래에 윤정우도 경각심이 생겼다. 더 노력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1군 스프링캠프도 합류했다. 하지만 이런 조바심이 화를 불러일으켰다. 2019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자주 도루를 시도하며 경쟁력을 어필했지만,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상무에서 뛸 때도 다친 부위였다. 윤정우는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잠을 못 이뤘다. 결국 현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 자신이 꿈꾸던 모습들을 떠올렸다. 야구 지도자·스포츠 에이전트 등. 윤정우의 선택은 교사였다. 사범대(체육교육과)를 졸업한 덕분에 2급 교사 자격증이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 높은 목표를 두고 도전하면 그토록 좋아했던 야구도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윤정우는 은퇴를 결정하고, 2019년 12월부터 독서실을 다니기 시작했다. 교원 임용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일단 한국사능력검정시험부터 공부했다. 1월 자격증을 딴 뒤 본격적으로 임용시험 공부에 돌입했다. 벽밖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었다. 윤정우는 “처음에는 문제가 마치 외국어 같았다. ‘어떻게 하라는 거지’하는 생각뿐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스포츠 사회·심리·체육사·체육교육학·생리학 등 여러 과목 중에서도 운동역학 공부가 가장 힘들었다. 점수 배분이 높고, 변별력이 있는 과목인데 그랬다"라고 돌아봤다. 오기로 버텼다.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버티는 것만큼은 자신 있었다. 운동하던 시절 몸에 밴 끈기와 승부욕이 공부할 때 작용한 것. 윤정우는 마치 중독된 사람처럼 공부했다. 더 이상 야구를 보지 않게 됐다. 야구로 만든 인연들도 잠시 끊었다.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도 알리지 않았다. 그렇게 4~5개월이 지난 뒤 비로소 문제의 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1년 만에 시험에 합격했다. 윤정우는 “야구를 22년 동안 했다. 그만둔다고 마음 먹었을 때 가장 슬픈 게 승부할 대상이 사라진 것이었다. 그래서 임용시험에 도전한 것 같다. 당시 나에게는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산이었으니까. 야구할 때처럼 미친 사람처럼 그저 버티고 부딪힌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면접에서도 야구 선수의 길을 걸을 때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실수로 준비물을 갖고 오지 않은 학생을 어떻게 교육하겠는가’라는 물음에 선수 시절 겪은 지도자들과의 일화를 떠올리며 답변했다고. 윤정우는 “내 인생에 야구 선수였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 계기다. 마치 (야구 선수에서 선생님이 된 게) 점으로 이어진 것처럼 말이다”라며 웃었다. ‘선생님’ 윤정우는 이전과 달라졌다. 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내성적이었다"라고 돌아봤다. 남들 앞에서 서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다. 이제는 다르다. 학교 체육 대회에서 진행을 위해 마이크를 잡기도 한다. 그는 “그래도 같은 수업을 (각 반) 8번씩 하다 보니 말하는 것도 늘더라. 새로운 나를 발견했다”라고 했다. 적성도 딱 맞는다. 윤정우는 “나만 잘 하면 됐던 선수 시절과 달리 학생들을 이끌고, 챙겨야 하는 자리에 있다. 선수였을 때도 내 조언이나 팁이 동료들에게 도움이 될 때 정말 기뻤다. 윤정우는 초임 교사로 부임했던 덕장중학교에서 갈뫼중학교로 전근했다. 3년 차 교사인 만큼 이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교육 과정도 이해하고 있다. 더불어 자신의 교육관도 생겼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학생이 차별받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피드백하고 서포트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 출신이다 보니 운동을 하는 ‘’학생 선수’들에게도 눈길을 두고 있다. 이들이 제2의 인생을 가야 할 상황이 생겼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학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해당 종목에서 성공하는 선수가 100명에 1명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운동을 그만두는 선수들이 막막한 심경을 느끼지 않길 바란다. 윤정우는 “오랜 시간 이상적인 시스템을 만들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쉽지 않은 문제인 건 알고 있다"라며 “나는 그저 학생 선수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 지 스스로 물어 보라’라는 당부를 해주고 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다록 말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승부욕을 만족하기 위해 야구 선수를 했고, 새로운 도전으로 선생님이 된 윤정우. 그의 시선은 또 다른 곳으로 향한다. 학생 체육 시스템 개선과 스포츠 산업이 연계될 수 있도록 더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 입학을 준비 중이다. 야구 발전에도 자신의 힘을 보태려 한다. 그는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만든 'MZ 위원회(SHIFT)' 전문위원을 맡아 야구 흥행을 위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그래도 나는 어쩔 수 없는 야구인"이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10 11:40
프로축구

‘임상협 선제골+황의조 데뷔’ 서울, 홈 개막전서 인천 제압... 수원은 광주에 패배

국내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이 비시즌 기간 영입한 임상협의 결승 골로 개막전에서 승리했다.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3 1라운드 홈 개막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2-1로 이겼다. 서울은 2019시즌 이후 4년 만에 열린 홈 개막 라운드에서 상암을 찾은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겼다. 또한 서울은 인천과 맞붙는 ‘경인더비’에서 7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서울은 인천을 상대로 최근 6경기 무승(3무 3패)으로 부진했다.비시즌 공격수를 대거 영입해 창끝을 강화한 안익수 서울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꺼냈는데, 최전방에 황의조와 박동진을 꺼냈다. 서울 주장으로 선임된 일류첸코(독일/러시아)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유럽 재도전을 위해 잠시 K리그로 복귀한 황의조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눈길을 끌었으나,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서울의 선제골은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상암벌에 둥지를 튼 ‘이적생’ 임상협에게서 나왔다. 전반 21분 감아차기 슛이 한번 골키퍼 선방에 막혔던 임상협은 기어코 득점을 터뜨렸다. 전반 29분 인천 미드필더 신진호의 패스 실수를 틈타 공 소유권을 얻어낸 임상협은 왼발로 감아차는 슛으로 왼쪽 골문을 뚫었다. 상대 수비와 골키퍼 사이를 노린 슛이 정교했다.서울은 후반에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황의조, 박동진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23분엔 나상호의 슛이 인천 골대를 때렸다. 인천 골문을 계속 두드리던 서울은 후반 25분 수비수 김주성이 쐐기 골을 터뜨렸다. 그는 기성용의 크로스를 헤딩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서울은 후반 42분 오반석에게 실점했지만, 점수 차를 끝까지 지켰다.지난해 K리그2(2부) 우승을 차지해 1시즌 만에 1부로 올라온 광주는 개막 첫 경기부터 수원을 잡았다. 0-0으로 맞서던 후반 43분 교체로 들어온 아사니(알바니아)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시즌 가까스로 1부 잔류에 성공한 수원은 새 시즌 안방에서 자존심을 구겼다.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2.25 18:59
프로야구

[레인보우 리포트]프로야구에 찬물 끼얹은 양극화… 10구단 체제 이후 최악

2022년 프로야구는 지난 2년의 어려움을 뒤로한 채 우리 곁으로 온전히 돌아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직후 사회적으로 크게 일었던 '보복 소비' 열풍은 KBO리그를 비껴갔다. 9월 20일 기준으로 2022시즌 프로야구의 평균 관중 수는 경기당 8224명이다. 10개 구단 체제 이후 처음으로 경기당 평균 관중 1만명 붕괴(코로나로 인해 관중 입장이 제한됐던 2020~2021시즌 제외)가 확실하다. '양극화'는 프로야구 재도약에 찬물을 끼얹은 주범 중 하나다. 작년만 하더라도 치열한 순위싸움이 시즌 끝까지 이어졌다.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가 정규시즌 우승을 다퉜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SSG 랜더스는 가을야구 진출을 두고 마지막 144번째 경기까지 치열하게 경쟁했다. 올 시즌은 사정이 다르다. 시즌 초반부터 일부 팀들이 승리를 독식했다. 1위 싸움은 SSG와 LG 두 팀 만의 경쟁이 됐다. 5위 싸움도 5할 아래서 이뤄졌다. 비단 1위와 5위 싸움이 아니더라도 2022시즌에는 '역대급'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리그 양극화 현상을 RSD 지수(ratio of Actual to idealized standard deviation, 팀 승률 기반으로 리그 내 전력 평준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살펴봤다. RSD는 1에 가까울수록 리그 내 전력 균형이 좋고, 1보다 높을수록 불균형 정도가 심각함을 나타낸다. 9월 20일 기준 2022시즌 RSD 지수는 2.30으로 측정되었다. 10개 구단 720경기 체제가 자리 잡은 2015시즌부터 순위를 매겨보면 2019시즌(2.34)에 근접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범위를 21세기 전체로 넓혀도 세 번째로 높은 값이다. 다만 2002시즌의 경우 당시 롯데 자이언츠가 일찌감치 리빌딩을 선언, 순위경쟁을 포기하며 최악의 승률(0.265)를 기록했음을 고려해야 한다. 반면 올 시즌은 최하위 한화 이글스도 승률 0.333을 기록 중이다. 그렇다면 2022시즌은 2019시즌과 더불어 21세기 최악의 양극화가 벌어진 해로 간주할 수 있다. 수도권 팀과 지방 팀 격차도 알아봤다. 역시 2015시즌부터 측정한 결과 올 시즌의 수도권-지방 팀 평균 승률 격차는 0.126으로 2019시즌(0.154)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단순 순위로 비교하면 더 직관적이다. 2019시즌 KT를 제외한 수도권 4개 팀 두산, 키움, SK 와이번스, LG가 1~4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역시 두산을 제외한 SSG, LG, KT, 키움 수도권 4개 팀이 1~4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2017시즌 이후 수도권 팀의 평균 승률은 단 한 차례도 지방 팀에 우위를 내주지 않았다. 우승 횟수 기준으로 2015~2021시즌 수도권 팀은 5차례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나, 동기간 지방 팀은 2회에 불과하다. 올 시즌의 우승팀 또한 수도권 팀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하기에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팀 역사와 TV 시청률, 원정 관중 동원력에서 대대로 우위를 점했던 지방 팀들의 동반 부진이 올해에도 이어지며 리그 전체의 흥행을 저해하고 있다. 올 시즌 양극화의 양상은 지난 2019시즌과 상당히 유사하다. 두 시즌 모두 10구단 체제 이후 팀 간 승률 격차와 수도권~지방 팀 격차에서 1·2위를 다퉜다. 흥행 성적표 역시 부진했던 2019시즌의 길을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2019시즌은 프로야구 인기에 본격적으로 빨간불이 켜지는 시점이었다. 창원NC파크 개장 효과에도 불구하고 총 관중이 2018년 대비 10%가량 하락, 800만 관중 시대가 4년 만에 막을 내렸다. 전 시즌 LG, 두산, SK가 달성한 100만 관중 기록도 2019시즌 LG만 해냈다. 직관 성적만큼이나 '집관' 성적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9시즌 정규시즌 평균 TV 시청률은 0.88%로 2018시즌(0.97%)보다 9.3% 감소했다. 2019시즌은 리그 양극화가 프로야구 흥행에 큰 타격을 준다는 사실을 수치로 증명했다. 2022시즌 또한 9시즌(2020·2021시즌 제외) 만에 600만 관중 시대가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찍이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 대유행의 늪을 겨우 빠져나와 재도약을 꿈꾸는 프로야구에 양극화가 찬물을 끼얹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2022시즌 양극화는 정도의 차이일 뿐 최근 몇 년간 지속하여 온 현상이다.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한 2017시즌부터 지금까지의 6시즌 중 4시즌의 RSD 값이 2를 초과했다. 마찬가지로 수도권 팀의 승률이 지방 팀을 앞서는 현상도 5시즌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KBO(한국야구위원회) 사무국이 전력 평준화를 위해 1차 지명 폐지와 샐러리캡 도입에 서둘렀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역동성이 실종된 야구는 다른 스포츠 종목에 대한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야구의 경기 시간과 리그 진행 기간이 타 종목보다 길지만,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는 2020년 여름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태형 두산 감독이 이를 한마디로 정의했다고 생각한다. '야구는 예측 불가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이미 벌어진 점수 차가 순식간에 좁혀지고, 꼴찌 팀이 1위 팀을 이긴다. 전년도 부진했던 팀이 이듬해 갑작스럽게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스포츠가 야구다. 이렇듯 역동적이기에 많은 팬이 야구의 매력에 빠지고, 응원팀이 잠시 부진한들 쉽사리 관심을 끊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뻔한 결과가 예상되는 스포츠에 누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볼 것인가.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리그 양극화에 조금 더 관심을 갖길 바란다. 민경훈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고려대학교 통계학과) 2022.09.2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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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4G 무실점…드디어 ‘정우람’답게 돌아왔다

오랜 기간 마운드를 비웠던 정우람(37·한화 이글스)이 드디어 돌아왔다. 정우람은 지난 1일 서울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5월 14일 어깨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된 후 111일 만의 컴백이었다. 복귀 후 4경기 연속 무실점 중이다. 특히 지난 10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서는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9회 등판해 탈삼진 3개를 기록했다. KBO리그 '철인'의 역사를 쓰던 정우람에게 장기간 부상은 낯선 일이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50경기 이상 등판을 이온 그의 통산 등판 수는 941경기로 투수 중 독보적 1위다. 투수 중 900경기 이상 출전한 건 그와 류택현 KIA 타이거즈 코치(901경기)뿐이다. "정우람은 고장도 안 난다"는 칭찬을 듣던 그도 세월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올 시즌 등판은 단 12번에 불과하다. 정우람 스스로도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 정우람은 10일 경기 후 구단 내 인터뷰에서 “(부상 후) 오늘처럼 (9회를 마무리하는 일이) 언제 다시 생길지 솔직히 알 수 없었다. 시즌 초 잠시 마무리를 맡았고, 막바지에 다시 했다. 1~2년이 지난 것도 아닌데 정말 오랜만이라고 느껴진다"며 "포수 최재훈의 손을 딱 잡았을 때 마무리를 맡았던 예전의 좋았던 기억들이 잠시 떠올라 마음이 조금 복잡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팔이 아무래도 예전 같지 않다"며 "최대한 잘 준비해서 점수를 쉽게 주지 않도록 하겠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정말 소중히 생각하면서 던지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정우람은 2019시즌 종료 후 한화와 4년 총액 39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 3년 동안 그의 기록은 3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02. 한화가 기대했던 성적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마운드 위에서 ‘돈값’은 하고 있지 못하지만, 그는 젊은 한화 선수단 내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리더다. 올 시즌 공익 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박상원(28)은 “다른 이들은 내가 우람 형한테 야구를 많이 배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람 형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떤 선배가 돼야 하는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많이 알려준 분"이라며 "고민이 생기면 풀어주고, 인생을 가르쳐주셨다. 많이 배웠다”라고 전했다. 정우람과 한화의 계약은 1년이 남아있다. 내년 만 38세가 되는 정우람이 성적으로 가치를 다할 것이라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한화 리빌딩의 중요한 조각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9.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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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광주]루친스키, 시즌 2번째 3피홈런...5연속 QS 실패

NC 다이노스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34)가 KIA 타이거즈 중심 타선을 막지 못했다. 루친스키는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IA와의 시즌 9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피안타(3피홈런) 1볼넷 5실점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루친스키가 홈런 3개 이상 맞은 경기는 올 시즌 두 번째다. 루친스키는 KBO리그에 데뷔한 2019시즌 이후 KIA전 8경기에 등판,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하며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전 만난 김종국 KIA 감독도 "루친스키가 우리 팀에 강했기 때문에, (몸이 덜 풀린) 초반에 점수를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그러나 이날 루친스키의 투구는 평소와 달랐다. 장타 허용이 너무 많았다. 2회 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커브가 통타당해 중월 홈런을 맞았고, 이어진 상황에서 김선빈과 황대인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한승택에게 땅볼 타점을 허용하며 두 번째 실점했다. 3회는 홈런 2개를 맞았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성범에게 우중간, 2사 뒤 소크라테스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네 번째 실점. 타선은 분전했다. KIA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5회까지 5점을 뽑았다. 2-4로 지고 있던 5회 초 박건우가 좌중간 스리런 홈런을 쳤다. 그러나 루친스키는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5회 말 선두 타자 이창진과 나성범에게 연속 좌전 안타를 맞았고, 최형우에겐 볼넷을 내줬다. 소크라테스는 병살타로 잡아냈지만, 그사이 이창진이 홈을 밟았다. 루친스키는 6회는 실점 없이 막아냈다. 7회 마운드는 오르지 못했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내며 좋은 페이스를 보여줬지만, 이 경기에선 강했던 KIA 타선에 고전했다. 광주=안희수 기자 2022.08.1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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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냉탕]렉스, K-잠수함 매운맛에 3삼진...수비는 기본기 부족

첫인상은 최악이다.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타자 잭 렉스(29)가 실망감을 주고 있다. 렉스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 4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삼진만 3개를 당하는 등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렉스는 수비에서도 미숙한 모습을 드러내며 실점 빌미를 줬다. D.J 피터스의 대체 선수인 그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2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당했다. 이 경기는 롯데가 역대 최다 점수 차 패전(0-23) 제물이 된 경기였다. 이미 KIA로 기운 경기에서 그의 경기력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조금 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던 이날 두산전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남겼다. 일단 운이 안 좋았다. 국내 정상급 잠수함(우완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을 만났다. 미국 무대에서 온 타자들이 대체로 고전하는 유형이다. 메이저리그(MLB)에서만 16시즌 동안 뛰었던 추신수(SSG 랜더스)조차 그랬다. 이 점을 감안해도 ()삼진이라는 기록은 참담하다. 렉스는 2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한 최원준과의 첫 승부에서 2스트라이크 이후 볼 3개를 골라내며 나쁘지 않은 선구안과 집중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어진 상황에서는 파울을 친 뒤 시속 141㎞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 두 번째 타석은 롯데가 0-6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나섰다. 1사 1·2루 기회였지만, 진루타조차 치지 못했다. 이 승부에서도 최원준의 공을 배트 중심에 맞추지 못하며 파울 2개를 쳤고,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들어간 몸쪽(좌타자 기준)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배트를 헛돌렸다. 6회 3번째 타석도 결과는 같았다. 2스트라이크에서 높은 코스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히팅포인트와 공이 미트에 잡힌 위치의 차이가 너무 컸다. 이때까지 KBO리그 7타수 무안타. 렉스는 우완 정통파 투수 정철원을 상대한 8회 4번째 타석도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렉스는 수비도 불안했다. 롯데가 6점을 내주며 무너진 1회 수비에서 의아한 중계 플레이를 했다. 투수 나균안이 두산 9번 타자 김태근의 좌중간 안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포구 뒤 기다리고 있던 커트맨(유격수 이학주)가 아닌 2루 송구를 선택했다. 타구가 담장까지 흐르는 걸 막기 위해 팔을 뻗어 공을 잡았다. 여기까지 보여준 '운동 능력'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도움닫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송구할 수 밖에 없던 상황에서 바로 타자주자를 잡으려 했다. 1루 주자는 박세혁이었다. 2019시즌 포수 역대 한 시즌 최다 3루타(9개) 기록을 쓴 선수다. 0-5으로 지고 있던 상황. 일단 실점을 막는 게 우선이었지만, 렉스의 눈에는 이학주가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상황 뒤 이학주는 한동안 쪼그려 앉아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이 장면도 볼썽없었다. 렉스는 3회 말 박세혁의 가운데 뜬공을 처리할 때도 타구 판단이 조금 늦었다. 공은 잡았지만, 불안했다. 이날 두산은 1군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하는 김태근이 중견수를 맡았다. 그의 타구 판단과 움직임이 훨씬 기민하고 매끄러웠다. 렉스의 기량을 2경기로 판단할 순 없다. 그러나 불과 이틀 전(24일) 0-23 참담한 대패를 거둔 롯데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이 상황에서 기대를 받고 가세한 외국인 타자가 형편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불난 집에 기름이 쏟아진 꼴이다. 롯데는 두산전에서 1-6으로 패하며 4연패를 당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2022.07.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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