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타자 렉스가 좋은 첫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첫인상은 최악이다.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타자 잭 렉스(29)가 실망감을 주고 있다.
렉스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 4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삼진만 3개를 당하는 등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렉스는 수비에서도 미숙한 모습을 드러내며 실점 빌미를 줬다. D.J 피터스의 대체 선수인 그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2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당했다. 이 경기는 롯데가 역대 최다 점수 차 패전(0-23) 제물이 된 경기였다. 이미 KIA로 기운 경기에서 그의 경기력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조금 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던 이날 두산전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남겼다.
일단 운이 안 좋았다. 국내 정상급 잠수함(우완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을 만났다. 미국 무대에서 온 타자들이 대체로 고전하는 유형이다. 메이저리그(MLB)에서만 16시즌 동안 뛰었던 추신수(SSG 랜더스)조차 그랬다.
이 점을 감안해도 ()삼진이라는 기록은 참담하다. 렉스는 2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한 최원준과의 첫 승부에서 2스트라이크 이후 볼 3개를 골라내며 나쁘지 않은 선구안과 집중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어진 상황에서는 파울을 친 뒤 시속 141㎞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 두 번째 타석은 롯데가 0-6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나섰다. 1사 1·2루 기회였지만, 진루타조차 치지 못했다. 이 승부에서도 최원준의 공을 배트 중심에 맞추지 못하며 파울 2개를 쳤고,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들어간 몸쪽(좌타자 기준)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배트를 헛돌렸다.
6회 3번째 타석도 결과는 같았다. 2스트라이크에서 높은 코스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히팅포인트와 공이 미트에 잡힌 위치의 차이가 너무 컸다. 이때까지 KBO리그 7타수 무안타. 렉스는 우완 정통파 투수 정철원을 상대한 8회 4번째 타석도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렉스는 수비도 불안했다. 롯데가 6점을 내주며 무너진 1회 수비에서 의아한 중계 플레이를 했다. 투수 나균안이 두산 9번 타자 김태근의 좌중간 안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포구 뒤 기다리고 있던 커트맨(유격수 이학주)가 아닌 2루 송구를 선택했다.
타구가 담장까지 흐르는 걸 막기 위해 팔을 뻗어 공을 잡았다. 여기까지 보여준 '운동 능력'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도움닫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송구할 수 밖에 없던 상황에서 바로 타자주자를 잡으려 했다.
1루 주자는 박세혁이었다. 2019시즌 포수 역대 한 시즌 최다 3루타(9개) 기록을 쓴 선수다. 0-5으로 지고 있던 상황. 일단 실점을 막는 게 우선이었지만, 렉스의 눈에는 이학주가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상황 뒤 이학주는 한동안 쪼그려 앉아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이 장면도 볼썽없었다.
렉스는 3회 말 박세혁의 가운데 뜬공을 처리할 때도 타구 판단이 조금 늦었다. 공은 잡았지만, 불안했다. 이날 두산은 1군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하는 김태근이 중견수를 맡았다. 그의 타구 판단과 움직임이 훨씬 기민하고 매끄러웠다.
렉스의 기량을 2경기로 판단할 순 없다. 그러나 불과 이틀 전(24일) 0-23 참담한 대패를 거둔 롯데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이 상황에서 기대를 받고 가세한 외국인 타자가 형편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불난 집에 기름이 쏟아진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