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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피플]이대호라는 드라마, 엔딩도 이대호가 정한다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의 야구는 곧 막을 내린다. 하지만 그 커튼이 언제 어떻게 닫힐지는 알 수 없다. 그걸 바꿀 능력이 이대호에겐 있다. 이대호는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3번·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9회 1사에서 역전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렸다. 개인 커리어 12호 만루포. 경기 분위기는 이대호의 한 방으로 순식간에 뒤집어졌고, 구장은 롯데 팬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홈런을 치기 전부터 이대호는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경기 전 대전구장 고별 시리즈를 치르는 이대호를 위해 은퇴 투어 행사가 열렸다. 선수 시절 롯데 선배로 함께했던 조성환 수비코치를 비롯해 한화 선수단 44명의 친필 메시지가 적힌 메시지북 등이 한화 구단의 선물로 그에게 전달됐다. 한화 선수단이 남긴 메시지는 이대호가 쌓아온 드라마 같은 야구 인생이 녹아 있었다. 조성환 코치는 "대기 타석에서 '긴장하지 마이소'라고 외치던 대호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라며 "항상 팀의 중심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줘서 너무 고마웠다. 이대호라는 대단한 선수와 한 팀에서 뛸 수 있었다는 사실에 정말 행복하고 영광스러웠다"고 전했다. 경남고 후배인 노시환은 "선배님과 함께 그라운드에 설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선배님은 제 꿈이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후배들의 꿈이 되겠습니다"라며 존경과 함께 당찬 포부도 전했다. 이대호는 경기의 오프닝뿐 아니라 엔딩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영화 같은 그랜드 슬램"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이벤트(은퇴 투어)가 선수뿐 아니라 팬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대호의 역전 만루포는 대전을 찾은 롯데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됐고, 잊을 수 없는 장면으로 남게 됐다. 축하와 선물을 받은 건 이대호였지만, 팬들에게 더 크고 귀중한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더불어 이대호는 팬들에게 보물이 된 홈런 장면에 격렬한 배트 플립이라는 ‘쇼’까지 펼쳤다. 이대호는 “던지고 방망이가 머리에 맞을까 봐 열심히 뛰었다. 평일 경기인데도 롯데 팬들이 너무 많이 와주셨다. 저를 보기 위해 이렇게 와주셨는데 (홈런과 승리를) 선물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세게 던진 것 같다"며 "원래 그런 행동은 잘 하지 않지만, 팬들에 대한 보답이자 선물이었다”고 전했다. 단순히 한 경기의 엔딩만 장식한 게 아니다. 2022시즌 롯데와 이대호의 엔딩 역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역전승을 거뒀지만, 롯데는 여전히 8위다. 하지만 5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가 단 3경기에 불과하다. KIA가 최근 8연패에 빠지면서 5위 싸움이 혼전으로 바뀐 덕분이다. 롯데의 잔여 경기는 10경기뿐이다. 하지만 이대호와 선수단이 몇 번의 '드라마'를 더 쓸 수 있다면, 이대호의 마지막 경기는 사직구장 최종전이 아닐 수도 있다. 이대호는 “난 (가을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후배들한테도 항상 이야기한다. 어떻게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프로 선수의 마음가짐”이라며 "후배들에게 한 경기 한 경기, 한 타석 한 타석 최선을 다하라고 이야기했다. 다른 팀들보다 롯데가 많이 이겨야 하는 상황이니 더 집중하고, 남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 짓자고 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전=차승윤 기자 2022.09.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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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피플] "완급조절을 할줄 아는 선수" NC 김태경, 물건이네

"완급조절을 할 줄 아는 선수다." 김수경 NC 다이노스 투수 코치가 오른손 투수 김태경(21)을 두고 한 말이다. 김태경은 지난 14일 창원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볼넷을 4개 허용했지만, 중요한 순간 삼진 3개를 잡아내 팀 타율 1위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강인권 NC 감독 대행은 경기 뒤 "김태경이 훌륭한 투구 내용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흡족해했다. 김태경은 지난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NC는 최근 부상 보호 차원에서 구창모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는 퇴출당했다. 대체 선수로 계약한 맷 더모디는 아직 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김태경은 로테이션의 빈자리를 채우는 '임시 선발' 성격이 강했지만, 롯데와 LG전 연속 선발승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마산 용마고를 졸업한 김태경은 2020년 신인 1차 지명으로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1차 지명된 10명의 선수 중 계약금(1억5000만원)이 가장 적었다. 입단 동기 소형준(KT 위즈·3억 6000만원) 이민호(LG 트윈스·3억원) 등과 비교했을 때 주목도가 떨어졌다. 프로 첫 두 시즌 활약도 기대를 밑돌았다. 1군 통산 8경기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동기들이 신인왕을 다툴 때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올 시즌에도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다. 4월 6일 뒤늦게 1군 엔트리에 등록됐지만,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6월 초 1군에 재등록된 뒤에는 약 2주일 뒤 2군행을 통보받았다. 지난 7일 1군에 세 번째 등록됐을 때만 하더라도 "롯데전만 마치면 2군에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롯데전 선발승으로 기회를 살렸고 LG전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2군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게 1군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김수경 코치는 김태경에 대해 "(던질 수 있는) 구종이 많고 완급조절을 할 줄 아는 선수다. 타자에게 정타를 허용하지 않으려고 최근에는 투심 패스트볼(투심)을 많이 던지고 있다"며 "지난 시즌은 구속을 올려 힘으로 승부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본인 스타일을 찾고 제구와 경기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경의 LG전 직구(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3㎞로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직구 이외 슬라이더(15개) 포크볼(20개) 투심(12개) 커브(3개)를 다양하게 섞어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이닝마다 투구 레퍼토리에 변화를 줬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박대온은 "지난해보다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되는 변화구 로케이션이 좋아졌다. 전체적인 제구가 많이 향상해 경기 운영이 한결 수월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NC에서는 올 시즌 김진호(24·2017년 2차 2라운드) 김시훈(23·2018년 1차)을 비롯한 유망주 투수들이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태경도 그중 하나다.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를 고려하면 전도양양하다. 5강 진입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공룡 군단’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17 06:00
프로야구

[IS피플]“이왕 할 거면 주인공 돼야죠” 숨길 수 없는 최지훈의 스타성

이제 '아기 짐승'이라는 수식어도 부족하다. 최지훈(25·SSG 랜더스)은 지난해만 해도 반쪽짜리 선수로 평가받았다. 시즌 후 선수들이 투표하는 리얼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수비가 뛰어났다. 전성기 최고의 외야 수비를 자랑한 '짐승' 김강민(40·SSG)의 후계자라는 뜻에서 '아기 짐승'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반면 타격 성적은 타율 0.263·OPS(출루율+장타율) 0.704에 불과했다. 주축 야수일진 몰라도 주축 타자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프로 3년 차가 된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22일 기준으로 올 시즌 타율 0.308·15도루·24타점·44득점·OPS 0.809로 활약 중이다. 추신수·한유섬·최정 등 베테랑 타자들도 시즌 중 기복으로 흔들렸지만, 최지훈만큼은 꾸준한 타격으로 2번 타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지훈은 “3년 차가 되면서 상대 데이터가 쌓여 1군 투수들을 상대하기 편해졌다. 적극적인 타격 어프로치가 통했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도 붙었다”며 “올해는 1군에서 자리도 잡았고, 운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온다. 그럴 때면 마음이 편해져서 쑥쑥 풀린다”고 심리적인 변화도 전했다. 타격이 달라져도 수비는 여전하다. 최지훈은 지난 21일 인천 홈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3회 초 양석환이 쳐낸 홈런성 타구를 훔쳐냈다. 담장 위를 맞고 홈런이 되는 듯했지만, 최지훈은 펜스 앞에서 뛰어올라 글러브로 공을 건져냈다. 이어 22일 두산전에서도 빠르게 뻗는 양석환의 장타성 타구 두 개를 러닝 캐치로 잡아냈다. 이틀 연속 장타 세 개를 빼앗긴 양석환은 최지훈의 동국대 6년 선배다. 그는 이어 7회 2사 만루 위기 때 김재환이 펜스까지 날려 보낸 또 다른 장타성 타구까지 펜스 플레이로 잡아냈다. 적시타를 빼앗긴 김재환은 호수비를 보고 허탈하게 웃으며 돌아갔다. 최지훈은 “항상 안타성 타구를 잡아버리니 선수들이 올스타전 투표에서 나를 안 뽑을 것 같다”며 웃었다. 호수비 비결을 묻자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 타구가 외야로 뜨면 공만 보고 집중해서 달려간다”며 “작년까지 송구 정확도가 떨어졌는데 올해는 심리적 여유가 생기면서 좋아졌다. 지난 1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홈 보살을 잡은 뒤 송구하는 감각이 정확하게 잡힌 것 같다”고 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최지훈은 올해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SSG는 시즌 70경기를 치른 가운데 43승 24패 3무(승률 0.642)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직 우승을 확신할 수 없지만, 5위 KT 위즈와의 승차는 10경기에 달한다. 최지훈은 “만약 한국시리즈(KS)를 가게 되더라도 긴장돼서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난 지금도 항상 긴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긴장할지언정 움츠러들지는 않았다. '가을의 주인공'이 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었다. 최지훈은 “긴장된다고 다른 선배들에 묻어가기는 싫다. 이왕 할 거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며 “2018년 팀의 KS 우승 동영상을 자주 본다. 그때 팀에 있지도 않았는데 그 영상을 보면 뜨거운 감정이 끓어오른다”며 웃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6.23 14:12
프로야구

[IS피플]'ERA 0.68→5.33'... 철벽 마무리 김택형 어디 갔나

김택형(26·SSG 랜더스)이 또다시 무너졌다. SSG는 지난 19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7로 역전패했다. 선발 투수 이태양의 7이닝 2실점 호투로 4-2 리드를 잡았지만, 8회가 문제였다. 이태양에 이어 등판한 필승조 김택형이 3분의 1이닝 동안 3안타 1볼넷을 내주며 5실점했다. 기록 이상으로 투구 내용도 나빴다. 이날 김택형은 동점을 허용할 때까지 단 하나의 아웃도 잡지 못했다. 선두 타자 볼넷 후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이어 야수선택으로 동점을 내줬다. DJ 피터스의 타구가 큰 내야 바운드가 됐고, 이를 잡은 김택형이 홈이나 1루가 아닌 2루에 던졌으나 주자는 세이프됐다. 적시타는 아니었으나 투수 판단 미스가 실점으로 이어져 더 뼈아팠다. 김택형은 후속 타자 한동희에게도 추가 안타를 맞았고, 추재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SSG 벤치는 김택형을 내렸지만, 구원 등판한 최민준이 적시타 2개를 더 허용하면서 김택형의 실점은 5개로 늘어났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김택형은 SSG의 마무리 투수였다. 세이브 15개로 KBO리그에서 독보적인 1위였다. 4월에는 세이브뿐 아니라 평균자책점도 0.68로 뛰어났다. 이후 부진과 부상으로 이탈했다가 지난 7일 복귀한 그는 마무리 보직을 서진용에게 넘겼다. 보직 부담은 줄었지만, 부진은 이어졌다. 6월 성적이 6이닝 7실점. 0점대였던 평균자책점은 어느새 5.33까지 치솟았다. 좋은 구위를 좀처럼 살리지 못하고 있다. 김택형의 9이닝당 탈삼진은 11.72개(구원 4위)로 리그 정상급이다. 부진한 5월 이후에도 9이닝당 삼진 12개를 잡아내고 있다. 문제는 김택형이 공짜 출루(9이닝당 볼넷 3.55개·구원 29위·이하 낮은 순)를 많이 내준다는 점이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도 1.22로 구원 22위다. 여기에 결정적인 피홈런(9이닝당 피홈런 0.71개·구원 30위)까지 자주 나오고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은 김택형 복귀 직후 "피홈런과 실점은 좀 있지만, 김택형은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 부상 전과 크게 달라진 점도 없고 아팠던 부위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독의 말과 달리 그의 성적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색다른 고민도 있다. 김택형은 지난 2년 동안 총 8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는데, 이 중 4개가 이태양의 등판 경기였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5월 4일 인천 한화전과 동점 주자를 남겨놓고 부상으로 내려가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5월 15일 NC 다이노스전도 이태양이 잘 던진 경기였다. 김택형이 지난 2년간 이태양의 가져갈 수 있었던 6승을 날려버린 셈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6.21 07:05
프로농구

[IS피플]전주 간 두목 호랑이 "웅이에게 같이 우승하자 했죠"

'고양의 수호신'이었던 이승현(30·1m97㎝·전주 KCC)이 전주로 간다. 이승현은 한국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빅맨이다. 용산고·고려대를 졸업한 그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고양 오리온(데이원자산운용의 전신)에 입단했다. 프로에 들어가자마자 2014~15시즌 신인상, 2015~16시즌 챔피언결정전 MVP(최우수선수)를 연이어 수상했다. 고려대 시절 별명인 '두목 호랑이'의 존재감은 프로에서도 여전했다.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통산 7시즌 동안 303경기에서 3475점 1736리바운드를 기록한 그는 지난 시즌에도 뛰어난 파워와 실력으로 오리온을 4강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이후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선 이승현의 선택은 전주 KCC였다. 계약 기간 5년에 첫해 보수 총액이 7억5000만원에 달한다. 발목 수술을 받은 그는 현재 용인 KCC 체육관에서 재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16일 용인에서 만난 이승현은 “수술한 지 3주 정도 지났다. 9월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복귀를 준비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계약 전부터 이승현의 행선지를 KCC로 본 이들이 많았다. KCC에는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 최형길 단장, 전창진 감독 등 용산고 선배들이 많다. 그래도 이적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이승현은 “한 팀에 오래 뛰고 싶어하는 성격이고, 원팀(One team) 의식이 강한 편이다. 그런데 오리온이 팀을 매각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며 "심사숙고 끝에 KCC를 선택했다. 최형길 단장님은 학생 때부터 많이 지켜봐 주신 분이고, 전창진 감독님이 나를 필요로 하신다는 것도 많이 느꼈다”고 돌아봤다. 이승현은 허웅과 함께 이적하는 바람에 더 화제가 됐다. 이승현의 중·고교 후배, 프로와 상무 동기였던 허웅은 이승현과 같은 조건으로 전주 행을 선택했다. 이승현은 지난 5월 24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허웅에게 계속 전화해서 '같이 하자, 같이 뛰자, 돈은 우리가 우승해서 많이 벌면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승현은 “허웅과는 중·고교 선후배 사이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자주 만났다. 오랜만에 한 팀에서 뛰게 됐다. 플레이 스타일을 서로 너무 잘 안다”고 했다. 그는 "난 오리온 시절 우승을 한 번 했지만, 웅이는 아직 무관이다. 정말 많이 우승하고 싶을 것"이라고 웃으면서 "계약 전까지 자주 통화했다. 웅이에게 같이 우승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두 스타를 동시에 영입한 KCC는 다음 시즌 큰 목표를 세웠다. 전창진 감독도 "누구도 무섭지 않다"며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이승현은 “이정현 형이 서울 삼성으로 이적했지만, 웅이가 스코어러 자리를 대신한다. 포스트 라인이 약했는데 내가 약점을 지워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승현은 “감독님이 화려한 농구를 하겠다고 하셨지만, 난 앞선과 뒷선의 중간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화려한 스타일은 아니다"라면서 "어떻게든 팀이 이기는 데 초점을 맞춘다. 허웅과 호흡을 맞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KCC에는 든든한 아군이 더 있다. 베테랑 외국인 라건아다. 이승현은 “외국인 선수들을 전담 마크할 때 가장 힘든 선수가 라건아였다. '뛰는 농구'를 잘했다”며 “오리온에서는 골 밑을 홀로 막기 힘들었다. 이제 라건아도 있고 새 외국인 선수가 더해지면 부담이 줄어들 것 같다. 내 장점인 '도움 수비'를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승현은 "KCC 입단이 발표 난 후 많은 분이 축하 메시지를 전해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계약 발표 후 바로 수술을 받아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수술이 아주 잘 됐다. 시즌 첫 경기 출전을 목표로 열심히 재활 훈련을 하고 있다. 많은 기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전 소속팀을 떠난 아쉬움도 전했다. 이승현은 "모기업이 떠나 고양 팬에게 죄송하다"며 "그동안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나중에 고양에서 상대 팀으로 만나더라도 격려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6.20 15:25
프로야구

[IS피플]7연속 7이닝... 폰트를 에이스로 바꾼 ‘초'공격적 투구

KBO리그 2년 차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32·SSG 랜더스)의 기세가 무섭다. 스트라이크존(S존)을 사정없이 폭격하는 공격적인 투구 덕분이다. 폰트는 지난 11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투구로 그는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이어갔다. 7경기 연속 QS+는 SK 와이번스(SSG의 전신) 시절인 2002년 이승호가 보유했던 팀 최장 타이기록이다. 역대 1위인 정민철(12경기)과 2위 류현진(11경기)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보기 어려웠던. 놀라운 피칭이다. 올해 폰트는 지난해(145와 3분의 2이닝 평균자책점 3.46)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15일 기준으로 87이닝(3위) 동안 평균자책점 1.97(3위)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지난해(0.211)에 이어 올해 0.169로 2년 연속 1위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역시 0.74로 1위. 지난해(9이닝당 탈삼진 9.7개)보다 적은 삼진(9이닝당 탈삼진 8.17개)을 잡고도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호투의 비결은 공격적인 투구다. 폰트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71.3%로 고영표(KT 위즈),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에 이어 리그 3위다. 최근 성적은 더 돋보인다. 5월 25일 이후 4경기 스트라이크 비율이 75.9%(1위)에 달한다. 지난 11일 경기에서는 98구 중 78구(79.6%)가 스트라이크였다. 폰트는 이날 투구를 마친 후 “(스트라이크 비율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개막하고 두 달이 지나니 새 S존에 대해 파악이 된 것 같다. S존을 더 활용해 효율적인 투구를 하도록 집중했다”고 전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폰트가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건 공격적으로 투구한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구위에 기복이 있었는데, 올해는 확실히 개선됐다”며 “리그 평균 스트라이크 비율(63.8%) 이상을 던지는 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폰트는 평균보다 훨씬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있다. 제구가 좋고, 구위도 강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커브의 위력이 달라졌다. 김원형 감독은 "폰트는 커브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진다. 공 배합이 단조로웠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커트(파울로 쳐내는 타격 기술) 당하는 비율이 줄었다"고 말했다. 폰트 커브의 효용은 데이터로 입증된다. 스트라이크존 투구 비율(Zone%)이 42.1%로 작년(39.9%)과 비슷하지만, 스윙%는 36.4%에서 50.8%로 크게 올랐다. 폰트의 투구 분포표를 살펴보면 높은 코스, 특히 가운데 높은 존이나 타자가 속지 않는 존 위의 투구가 줄었다. 커브를 스트라이크로 넣으면서 타자의 스윙을 유도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주 무기였던 하이 패스트볼 역시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 유인구를 줄이고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커브와 직구 모두 언제든 스트라이크에 들어올 수 있으니 타자들은 폰트의 공을 여러 개 기다릴 여유가 없다. 타자는 1~3구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조웅천 SSG 투수 코치는 "폰트의 커브는 낙폭이 워낙 크다. 거기에 커브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지면서 효율이 높아졌다. 작년에는 커브가 볼이 되는 경우가 많아 직구 위주로 공 배합을 했다"며 "올해는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져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커브를 던질 기회가 많아졌다. 그래서 효과가 커졌다"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2022.06.17 10:34
축구

[IS피플] 군대 가기 전 잔류 선물한 '원클럽맨' 김도혁

"제가 군대 다녀왔을 땐 인천도 잔류왕이 아니라 상위 스플릿에 항상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어요."김도혁은 경기가 끝난 뒤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얼굴이었다. 인천의 '원클럽맨' 김도혁은 1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 38라운드 상주 상무전(2-0 승)을 끝으로 잠시 인천 유니폼을 벗는다. 올 시즌까지 인천에서 뛴 그는 군 입대 때문에 다음 시즌은 군경팀인 아산 무궁화의 선수로 뛰게 된다.그러나 그의 '인천 사랑'은 군 입대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잔류냐, 승강 플레이오프냐가 걸린 마지막 경기에서 김도혁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13분, 문선민의 패스를 받아 잔류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터뜨렸다. 골을 넣고 서포터석 쪽으로 달려간 김도혁은 경례를 올려붙였다.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혁은 "올 시즌 팬분들에게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마지막까지 신경이 많이 쓰였다. 다행히 오늘 경기서 승리해 잔류할 수 있어서 마음 편하게 군대에 갈 수 있게 됐다"고 미소를 보였다.여느 때보다 비장하게 그라운드에 나선 이날, 김도혁은 "오늘 이후로 한 2년 동안 이 경기장에 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니까 설렁설렁 뛸 수가 없더라"고 경기에 임한 각오를 귀띔했다. 그는 "수비할 때 한 발 더, 공격할 때 한 발 더 나가자 이런 마음으로 뛰었다. 전반전 상주에서 퇴장도 나오고,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 돼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복기했다."매 시즌 강등 경쟁을 하지만 올 시즌은 유독 불안했다. 그래도 항상 느끼는 건 분위기가 정말 중요하다는 거고, 아무리 안 풀려도 주위에서 좋은 분위기 만들어주려 노력하고 또 선수들이 분위기 만들어가려고 하다보니 잘된 것 같다"고 얘기한 김도혁은 "내가 군대에 다녀왔을 땐 인천이 잔류왕 이미지가 아니라 항상 상위 스플릿에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인천=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이기형 인천 감독은 2017.11.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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