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군대 다녀왔을 땐 인천도 잔류왕이 아니라 상위 스플릿에 항상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어요."
김도혁은 경기가 끝난 뒤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얼굴이었다. 인천의 '원클럽맨' 김도혁은 1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 38라운드 상주 상무전(2-0 승)을 끝으로 잠시 인천 유니폼을 벗는다. 올 시즌까지 인천에서 뛴 그는 군 입대 때문에 다음 시즌은 군경팀인 아산 무궁화의 선수로 뛰게 된다.
그러나 그의 '인천 사랑'은 군 입대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잔류냐, 승강 플레이오프냐가 걸린 마지막 경기에서 김도혁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13분, 문선민의 패스를 받아 잔류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터뜨렸다. 골을 넣고 서포터석 쪽으로 달려간 김도혁은 경례를 올려붙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혁은 "올 시즌 팬분들에게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마지막까지 신경이 많이 쓰였다. 다행히 오늘 경기서 승리해 잔류할 수 있어서 마음 편하게 군대에 갈 수 있게 됐다"고 미소를 보였다.
여느 때보다 비장하게 그라운드에 나선 이날, 김도혁은 "오늘 이후로 한 2년 동안 이 경기장에 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니까 설렁설렁 뛸 수가 없더라"고 경기에 임한 각오를 귀띔했다. 그는 "수비할 때 한 발 더, 공격할 때 한 발 더 나가자 이런 마음으로 뛰었다. 전반전 상주에서 퇴장도 나오고,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 돼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복기했다.
"매 시즌 강등 경쟁을 하지만 올 시즌은 유독 불안했다. 그래도 항상 느끼는 건 분위기가 정말 중요하다는 거고, 아무리 안 풀려도 주위에서 좋은 분위기 만들어주려 노력하고 또 선수들이 분위기 만들어가려고 하다보니 잘된 것 같다"고 얘기한 김도혁은 "내가 군대에 다녀왔을 땐 인천이 잔류왕 이미지가 아니라 항상 상위 스플릿에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