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경은 지난 14일 창원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볼넷을 4개 허용했지만, 중요한 순간 삼진 3개를 잡아내 팀 타율 1위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강인권 NC 감독 대행은 경기 뒤 "김태경이 훌륭한 투구 내용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흡족해했다.
김태경은 지난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NC는 최근 부상 보호 차원에서 구창모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는 퇴출당했다. 대체 선수로 계약한 맷 더모디는 아직 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김태경은 로테이션의 빈자리를 채우는 '임시 선발' 성격이 강했지만, 롯데와 LG전 연속 선발승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마산 용마고를 졸업한 김태경은 2020년 신인 1차 지명으로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1차 지명된 10명의 선수 중 계약금(1억5000만원)이 가장 적었다. 입단 동기 소형준(KT 위즈·3억 6000만원) 이민호(LG 트윈스·3억원) 등과 비교했을 때 주목도가 떨어졌다. 프로 첫 두 시즌 활약도 기대를 밑돌았다. 1군 통산 8경기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동기들이 신인왕을 다툴 때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올 시즌에도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다. 4월 6일 뒤늦게 1군 엔트리에 등록됐지만,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6월 초 1군에 재등록된 뒤에는 약 2주일 뒤 2군행을 통보받았다. 지난 7일 1군에 세 번째 등록됐을 때만 하더라도 "롯데전만 마치면 2군에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롯데전 선발승으로 기회를 살렸고 LG전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2군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게 1군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김수경 코치는 김태경에 대해 "(던질 수 있는) 구종이 많고 완급조절을 할 줄 아는 선수다. 타자에게 정타를 허용하지 않으려고 최근에는 투심 패스트볼(투심)을 많이 던지고 있다"며 "지난 시즌은 구속을 올려 힘으로 승부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본인 스타일을 찾고 제구와 경기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경의 LG전 직구(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3㎞로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직구 이외 슬라이더(15개) 포크볼(20개) 투심(12개) 커브(3개)를 다양하게 섞어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이닝마다 투구 레퍼토리에 변화를 줬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박대온은 "지난해보다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되는 변화구 로케이션이 좋아졌다. 전체적인 제구가 많이 향상해 경기 운영이 한결 수월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NC에서는 올 시즌 김진호(24·2017년 2차 2라운드) 김시훈(23·2018년 1차)을 비롯한 유망주 투수들이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태경도 그중 하나다.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를 고려하면 전도양양하다. 5강 진입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공룡 군단’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