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7건
프로농구

'워니 30점 15리바운드' 선두 SK, 소노 꺾고 3연승 질주…KT도 웃었다

프로농구 서울 SK가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를 앞세워 3연승을 질주했다.SK는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소노와의 2024~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를 78-7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즌 18승(6패) 고지를 정복한 SK는 2위 울산 모비스(17승 7패)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반면 소노는 9승 16패로 8위에 머물렀다.승리 일등 공신은 워니였다. 워니는 이날 30득점 15리바운드로 코트를 장악했다. 3점슛 9개를 시도해 5개(성공률 55.6%)를 집어넣었다. SK는 안영준(13득점 5리바운드)과 김선형(14득점 6어시스트)의 화력 지원도 효율적이었다. 소노는 임동섭(17득점 8리바운드)과 이재도(15득점 8어시스트)를 앞세워 저항했으나 부상으로 결장한 에이스 이정현의 공백이 아쉬웠다. 승부가 기운 건 3쿼터였다. SK는 2쿼터까지 40-41로 뒤졌다. 하지만 전열을 재정비한 3쿼터에서 25-12로 더블 스코어를 만들어 쐐기를 박았다. 3쿼터 시작부터 연속 7점을 뽑아 47-41로 앞선 게 결정적이었다. 59-53으로 앞선 3쿼터 막판에는 워니의 연속 3점슛으로 상대 추격 의지를 꺾었다.한편 수원 KT는 홈구장인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안양 정관장전을 80-64로 승리했다. 레이션 해먼즈가 26득점 15리바운드로 맹활약, 하윤기(14득점 8리바운드)와 박성재(10득점 3리바운드) 등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으로 정관장을 무너트렸다. 정관장은 캐디 라렌이 18득점 16리바운드로 고군분투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1.03 22:18
프로야구

"니퍼트 은퇴식서 등판이 베스트 시나리오, 그런데···" 국민타자는 더 간절하다

"니퍼트가 (실전) 등판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죠. 그런데 스코어나 경기 상황을 봐야죠."이승엽(48) 두산 베어스 감독도 은퇴식을 갖는 더스틴 니퍼트의 경기 중 등판을 절실히 바란다. 다만 스코어나 경기 상황이 걸림돌이다.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내일(14일) 니퍼트의 은퇴식에 팬들도 많이 오실 텐데 니퍼트가 등판하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 니퍼트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전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두산은 니퍼트를 '특별 엔트리'에 등록할 예정이다. 니퍼트는 김태균(전 한화 이글스)-박용택(전 LG 트윈스)-나지완(전 KIA 타이거즈)-오재원(전 두산)에 이어 KBO리그 은퇴식을 위한 특별 엔트리에 등록되는 역대 5번째 선수가 된다. KBO는 2021시즌부터 은퇴 선수의 은퇴식을 위해 엔트리 등록이 필요할 경우 정원을 초과해 엔트리에 등록하는 걸 허용하고 있다. 김태균과 박용택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다. 나지완과 오재원을 타석까지 들어섰다. 니퍼트는 투수로는 처음 특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앞서 4명은 야수였기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게 용이지만, 투수는 또 다르다. 타자는 타석에 서지 않아도 교체할 수 있지만, 투수는 투구가 어려운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최소 한 타자를 상대하거나 주자를 잡아 공수교대가 될 때까지는 마운드를 지켜야만 한다. 실전 등판 가능성이 닫혀있는 건 아니다. 점수 차가 크게 나면 중간 계투로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다. 두산은 현재 4위 KT에 1.5경기 차로 뒤져 있다. 이날만큼은 '1승'이 더 절실하다. 니퍼트의 은퇴식을 위해 여유를 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포스트시즌(PS)에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한 단계라도 더 높은 순위로 올려야 한다. 이승엽 감독이 "우리가 많이 이기는 상황이 오면 좋겠는데"라고 말한 이유다. 경기도 승리하고, 팬들을 위해 니퍼트가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선보이는게 일석이조다. 니퍼트는 KBO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통산 214경기에서 102승 51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다. 두산에서 2011∼2017년 활약하며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2018년 KT에서 한 시즌 활약한 뒤 은퇴했다. 2016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KBO 레전드 40인 올스타에 외국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이승엽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시절 니퍼트에게 타율 0.188(64타수 12안타)로 약했다. 홈런 1개, 타점 2개 전부였다. 이승엽 감독은 "정말 좋은 투수였다. 키도 컸고, 공이 정말 좋았다"라며 "그 당시 '삼성 킬러'이지 않았나. 2015년 어깨 충돌 증후군을 겪었지만 며칠 쉬지 않고 한국시리즈에 등판했다. 팀(두산)에 대한 충성심이 컸다. 기량은 물론 심리적인 부분까지 흠잡을 데가 하나 없는 최고의 투수였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9.14 05:20
프로야구

사령탑 2G 연속 퇴장...'혈전 디폴트' 엘롯라시코, 사직이 달아오른다 [IS 포커스]

엘롯라시코가 한 달 만에 돌아왔다.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KBO리그 2위 LG 트윈스(51승 2무 42패)와 8위 롯데 자이언츠(39승 3무 49패)가 23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3연전을 치른다.순위, 전력, 현재 페이스 모두 LG가 우세하다. 상대 전적(7승 2패)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두 팀 맞대결은 항상 치열했다. 다득점 경기가 많았고, 당연히 승부도 길었다. 경기 흐름을 바꾸는 변수도 많았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6월 14~16일 잠실 3연전도 다르지 않았다. 2·3차전 스코어는 9-8, 경기 시간은 모두 4시간 30분을 넘었다. 15일 2차전에선 롯데가 9-8로 승리했다.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7회까지 6-7, 1점 차로 지고 있었던 롯데는 8회 초 1사 3루에서 대주자가 횡사하며 무득점에 그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베테랑 타자 정훈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내야수 박승욱이 우월 투런홈런을 치며 역전에 성공했다. 8회 수비에서 1점 더 내줬지만, 9회 2사 1·2루에서 나승엽이 적시타를 치며 다시 9-8로 앞섰다. 순탄한 승리는 없었다. 9회 말 무사 1루에서 투수 김원중이 타자 오스틴 딘을 삼진 처리했지만, 이 상황에서 도루를 시도한 대주자 김대원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오스틴과 충돌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수비 방해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퇴장까지 당했다. 앞서 김태형 감독이 퇴장 당한 경기를 모두 잡은 롯데는 이날도 이어진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내며 승리했다. 16일 3차전도 혈투였다. 2차전 짜릿한 신승을 거둔 롯데가 7회까지 8-3으로 리드하며 승기를 잡았지만, 필승조 구승민과 김상수가 차례로 흔들리며 8회 말 수비에서 3점을 내줬고, 마무리 투수 김원중도 9회 말 1사 1루에서 신민재에게 좌중간 2루타, 홍창기에게 땅볼 타점 허용, 문성주에게 우전 적시타까지 맞으며 8-8 동점을 내줬다. 이 경기에선 염경엽 LG 감독이 퇴장을 당했다. 8회 말, 6-8로 지고 있던 2사 만루 상황에서 타자 김범석이 김원중의 포크볼에 헛스윙을 당했는데,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삼진 여부를 두고 어수선한 상황이 나왔다. 염 감독은 타석 결과를 낫아웃으로 봤고, 심판이 삼진 콜은 했지만, 아웃 콜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 포수가 타자를 태그 하거나 1루로 송구해 아웃시키는 과정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어필이 길어졌고, 염 감독도 퇴장을 당했다. LG는 이어진 10회 말 공격 1사 만루에서 신민재가 희생플라이로 8-8 균형을 깨며 승리했다. 두 팀은 지난 2017년 6월 28일 사직 경기에서 '1박 2일' 매치를 펼쳤다. 연장 10회 초 LG가 5점을 내며 승기를 잡자, 롯데는 이어진 공격에서 동점을 만들며 응수했다. 이 승부는 연장 12회까지 진행됐고, 롯데는 11-10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두 팀의 맞대결은 항상 치열했다. 현재 상황은 6월 3연전과는 조금 다르다. 당시 롯데는 새로 구성된 선발 라인업이 집중력 있는 공격을 보여줬다. 하지만 7월 들어 급격하게 화력이 식었다. 반면 LG는 에이스였던 케이스 켈리가 팀을 떠나는 등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최근 치른 다섯 경기 모두 승리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반기까지 5위(SSG 랜더스)와 3경기 차이였던 롯데. 현재는 5위 NC 다이노스에 5.5경기 밀려 있는 상황이다. 반드시 반등이 필요한 상황. 이번 엘롯라시코는 롯데에 조금 더 절실해 보인다. LG는 23일 1차전에서 디트릭 엔스, 롯데는 애런 윌커슨을 내세웠다. 1선발 대결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22 20:23
프로야구

동점 발판 2루타+끝내기 희플...엘롯라시코 주인공 신민재 "기회 오면 끝낼 생각"

3연전 모두 만원 관중. 이틀 연속 4시간 25분 이상 혈전을 치른 엘롯라시코. 소속팀 우세 시리즈를 이끈 선수는 LG 트윈스 신민재(28)였다. 신민재는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주말 3연전 3차전에 9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경기 막판 맹활약하며 LG의 9-8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7회까지 3-8, 5점 차로 끌려가던 LG는 8회 말 공격에서 상대 불펜진이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고 3득점, 2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염경엽 LG 감독이 8회 말 공격 뒤 타자 김범석의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상황을 두고 항의하다가 퇴장 조처까지 당하는 악재가 생긴 상황. 신민재는 이어진 9회 말 1사 1루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치며 동점 기회를 만들었다. LG는 이후 홍창기가 땅볼 타점, 문성주가 우전 적시타를 치며 기어코 8-8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 발판을 만든 신민재는 끝내기 타점까지 올렸다. 연장 10회 말, LG는 상대 투수 김도규를 상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나선 8번 타자 박해민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상대 기세가 조금 올랐지만, 신민재가 깔끔한 팀 배팅으로 타구를 좌측 외야로 보냈고, 3루 주자 김대원이 태그업 뒤 홈으로 쇄도, 득점까지 해내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엘롯라시코는 LG와 롯데가 만날 때마다 치열한 승부를 펼쳐 야구팬이 붙인 표현이다.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 라리가 전통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맞대결을 칭하는 표현 엘클라시코에서 두 구단의 첫 글자를 따왔다. 전날(15일) 2차전은 4시간 55분 혈투 끝에 롯데가 9-8로 승리했다. 6번이나 리드를 내주고 빼앗는 접전 승부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퇴장까지 당하며 승부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16일) 3차전도 염경엽 감독이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공교롭게도 2차전과 같은 스코어가 나왔다. 시리즈 전적은 2승 1패로 LG 우세. 올 시즌 세 차례 3연전 모두 LG가 웃었다.짜릿한 역전승을 이끈 신민재는 경기 뒤 "(9회 말 타석에서) 좌중간 2루타를 치며 동점 기회를 만든 순간부터 (이제부터 경기를)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10회 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친 상황에서는 2스트라이크 이후 포크볼이 들어올 것으로 염두에 뒀고, 낮은 공은 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공략할 만큼 높은 공이 들어와서 배트를 돌렸다"라고 설명했다. 앞 타자 박해민이 삼진으로 물러나 부담이 커진 상황에 대해 묻자 그는 "부담된다고 하면 집에 가야죠"라고 웃으며 "동료들에게 (타석에) 들어가기 전부터 기회가 내게 오면 끝낸다고 했다"라고 눈을 반짝였다. 신민재는 2020년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연장 13회 말 타석에서도 끝내기 안타를 쳤다. 당시 각오를 떠올렸느냐는 물음에 그는 "몇 년 지난 얘기다. 지난해는 우승도 했다"라며 그사이 경험이 많이 쌓인 점을 어필하며 웃었다. 대주자 요원이었던 신민재는 2023년 주전으로 기대받던 서건창이 부진하며 선발 기회를 얻었고, 그대로 주전을 꿰찼다. 수비·주루에 능한 선수라는 인식이 있지만, 지난 시즌 타율 0.277를 기록하며 타석에서도 빛났다. 올 시즌은 4월까지 0.250에 그쳤지만, 6월 나선 14경기에선 타율 0.306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엘롯라시코 주인공이 된 신민재가 신바람을 탈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17 09:25
프로야구

[IS 부산] 웃음 되찾은 황성빈 "칭찬 인색한 친동생, 스윙 좋아졌다고...깝죽거리지 말라고도"

지난주 프로야구 주인공 황성빈(27·롯데 자이언츠)이 밝은 표정으로 '최고의 하루'를 돌아봤다. 황성빈은 지난주 다사다난한 한 주를 보냈다. 1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모처럼 선발 출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롯데의 9-2 승리와 8연패 탈출을 이끌었지만, 3회 초 타석에서 타석 복귀를 늦게 하며 상대 투수 케이시 켈리를 자극, 벤치클리어링 빌미를 제공했다.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한 그는 21일 KT 위즈와의 홈(부산 사직구장) 더블헤더(DH) 1차전에서 멀티포, 2차전에서 달아나는 투런홈런을 치며 '인생 경기'를 펼쳤다. 통산 1홈런이었던 '교타자' 황성빈이 '거포' 본능을 드러낸 것. 황성빈은 이날(21일) 경기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엿보였다. 롯데는 DH 1·2차전에서 1승 1무를 기록, 18일 LG전과 19일 KT전에 이어 올 시즌 처음으로 3연승을 거뒀다. 한층 밝아진 훈련 분위기. 황성빈은 23일 홈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임한 취재진에서는 밝은 기운을 보여줬다. 홈런 3개를 친 21일 DH를 돌아본 황성빈은 "세상이 날 속이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가장 기분이 좋았던 홈런은 DH 2차전 5회 말 엄상백으로부터 친 투런홈런이었다. 그는 "팀이 이긴(스코어 7-5) 경기에서 친 홈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상상도 못 한 장면을 직접 연출한 황성빈. 그는 "이제 지난 경기이기 때문에 침착하게, 들뜨기 않고 경기를 치르려고 한다"라는 다짐도 전했다.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팀이 최근 4경기 무패 행진으로 반등한 만큼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미다. 그래도 가족들에게 기쁨을 준 건 황성빈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황성빈은 야구를 했었던 동생 황규빈씨가 홈런 3개를 친 날 메시지를 남겼다며 웃었다. 그는 "동생이 '스윙이 좋아졌다'라고 하더라"라며 "칭찬에 인색한 동생이다. '힘들면 힘들다'라고 하라는 조언을 하더라. '잘 하고 있으니, 주변 신경 쓰지 말아라'라는 말도 했다. '깝죽거리지 말고'라는 말도 덧붙였다"라며 다시 웃었다. 황성빈은 배트 쥐는 법을 조언하며 황성빈은 자신의 상승세를 이끌어 준 김태형 감독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임훈 타격 코치를 향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황성빈은 23일 SSG 3연전 1차전에서도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3 16:46
프로야구

[2023년 국내 10대 뉴스] LG 트윈스, 29년 만에 우승...손흥민은 유럽 무대 200호골

2023년도 스포츠 현장에선 환희와 감동의 순간이 쏟아졌다. 특히 세계 무대를 누비며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빛낸 선수들이 유독 많았다. 야구·축구 등 인기 종목뿐 아니라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종목에서도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며 황금기 진입을 예고했다. 경기 침체로 가라앉은 국민에게 자부심을 안기고 활력을 불어넣었다. 국내 프로 리그에서도 그 어느 해보다 흥미로운 경쟁이 펼쳐졌다. 오랜 기다림 끝에 쾌거를 이룬 팀도, 결코 맞이하고 싶지 않았던 실패를 겪은 팀도 있다. 본지가 2023년 국내 스포츠를 돌아본다. 프로야구 LG, 29년 만에 통합 우승 KBO리그 대표 인기팀 LG 트윈스는 숙원을 이뤘다. 2023 정규시즌, 86승 2무 56패로 1위에 오른 뒤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3번째이자, 1994년 이후 29년 만에 KS 정상에 올랐다. 1차전에선 패했지만, 2·3차전에선 각각 박동원과 오지환이 경기 후반 극적인 역전 홈런을 치며 시리즈 승기를 잡았다. '캡틴' 오지환은 구본무 전 LG 그룹 회장이 "다음 KS 최우수선수(MVP)에게 주겠다"라며 남긴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이를 다시 구단 사료실에 기증하며 미담을 만들었다. LG팬 염원을 이룬 사령탑 염경엽 감독은 비로소 '우승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손흥민, EPL 통산 100호-유럽 무대 200호골 한국 스포츠 '넘버원 아이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활약은 여전했다. 그는 지난 4월 8일 브라이튼전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 통산 100호 득점을 해냈다. 역대 34번째 대기록이었다. 올 시즌(2023~24) EPL 7라운드였던 10월 1일 리버풀전에서는 유럽 무대 통산 200호 골까지 기록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의 캡틴을 맡았다. 함께 공격을 책임졌던 해리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했지만, 이전보다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며 리그에서만 11골을 넣었다. 김하성,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메이저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내야 여러 포지션에서 빼어난 수비 능력을 보여주며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됐다. 포지션별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준 선수를 뽑는 이 상을 아시아 내야수가 수상한 건 김하성이 처음이다. 빅리그 3년 차를 맞이한 그는 공격력도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정규시즌 타율(0.260) 홈런(17개) 도루(38개)를 기록하며 빅리그 커리어하이를 해냈다. '셔틀콕 여제' 등극한 안세영미완의 대기였던 안세영은 올해 기량이 만개하며 배드민턴 여자단식 최강자로 올라섰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최 대회에서만 10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지난 3월, '배드민턴의 윔블던'으로 불리는 전영오픈에서 방수현(은퇴) 이후 27년 만에 우승했고, 8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단식 부문 정상에 올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결승전에서는 무릎 부상을 당하고도 투혼을 발휘하며 라이벌 천위페이(중국)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11일 BWF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정됐다. 김민재 뮌헨, 이강인 PSG…빅클럽 누볐다 축구팬은 빅클럽에서 주전으로 뛰는 한국 선수들의 활약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7월 미드필더 이강인이 프랑스 리그1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에 입단했다. 그가 세계적인 공격수 킬리안 음파베(프랑스)와 호흡을 맞추는 모습만으로 화제를 모았다.'철벽 수비수' 김민재도 7월,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5000만 유로·710억원)를 기록하며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는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22일(한국시간) 선정한 리그1과 분데스리가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정후, 1억1300만 달러에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KBO리그 아이콘 이정후는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 지난 15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483억원)에 계약했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에 진출한 아시아 야수 중 최고액이었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뛴 7시즌(2017~2023) 통산 타율 0.340을 기록,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022시즌엔 타격 5관왕에 오르며 MVP까지 받았다. KBO리그 넘버원 타자를 향한 MLB 팀들의 관심은 나날이 커졌다. 이정후는 한국 야구 자존심을 지키며 화려하게 빅리그에 입성했다. 황선우·김우민, 국제대회 쾌거…한국 수영 황금기 한국 수영은 2023년 역대 가장 빼어난 성과를 남기며 2024 파리 올림픽 기대감을 높였다. 7월 열린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한국 신기록만 8개를 경신했다. 에이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한국 신기록(1분44초42)으로 동메달을 차지하며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 은메달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항저우 AG에선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이 3관왕(자유형 400·800m, 남자 계영 800m)에 오르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한국 수영은 AG에서 메달 22개(금6·은6·동10)를 수확했다. 아시아 맹주 자존심 지킨 한국 야구·축구황선홍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는 항저우 AG에서 우승하며 이 대회 역대 최초로 3연패를 해냈다. 최다 우승 기록도 6회로 늘렸다. 총 7경기에서 27득점하는 동안 3실점만 기록했다. 한일전으로 열린 결승전에서는 정우영과 조영욱이 득점하며 2-1 승리를 거뒀다.류중일 감독이 이끈 야구 AG 대표팀도 결승전에서 대만에 스코어 2-0으로 승리, 대회 4연패를 해냈다.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은 한국 야구는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AG 대표팀이 자존심을 지키며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높이뛰기 우상혁,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첫 우승'스마일 점퍼' 우상혁은 한국 육상 최초의 기록을 남겼다. 9월 17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정상에 올랐다. 2020 도쿄 올림픽 4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에 이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올해 2월 부비동염 수술 후유증으로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2023년을 잘 마무리했다. 울산 현대, K리그1 2연패…명문 수원 삼성 강등프로축구 명문 팀 희비가 엇갈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울산 현대는 10월 29일 열린 대구FC와의 K리그1 2023 파이널A 35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잔여 3경기를 남겨두고 챔피언에 올랐다. 17년 만에 정상에 오른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 반면 수원 삼성은 12월 2일 열린 파이널B 38라운드(최종전)에서 강원FC와 0-0으로 비겨 창단 후 처음으로 2부로 강등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27 09:00
프로야구

[KS 5] 트윈스 현재이자 미래→ '문·문' 듀오, 29년 만에 우승 신 스틸러

문보경(23)과 문성주(26) LG 트윈스 신형 엔진 듀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 신 스틸러로 존재감을 발산했다. LG가 염원을 풀었다.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3 KS 5차전에서 6-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가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은 장·단 () LG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KBO리그 정상에 올랐다. KS 주인공은 홈런 3개를 치는 등 5경기에서 19타수 6안타(3홈런) 8타점을 기록한 주전 내야수아지 캡틴 오지환이었다. 그는 KS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5차전에서 두 차례 호수비와 결승타 포함 2안타를 기록한 박해민은 데일리 MVP에 올랐다. 주인공만큼 빛났던 조연도 있다. 문성주와 문보경 얘기다. 두 선수는 5차전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LG의 승리를 이끌었다. 문성주는 가장 중요했던 선취 득점을 해냈다. 3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KT 선발 투수 고영표의 주 무기 체인지업을 공략해 깔끔한 중전 안타를 치며 기회를 열었다. 이후 신민재의 볼넷으로 2루, 홍창기의 희생번트로 3루를 밟은 뒤 박해민의 우전 안타로 홈을 밟았다. 문보경도 첫 타석부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2회 말 1사 1루에서 고영표 상대 우중간 안타를 치며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보냈다. 이 상황에선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LG가 5-1로 앞선 6회 말, 상대 투수 이상동으로부터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치며 추가 득점 기회를 열었다. 염경엽 감독은 점수 추가에 나섰다. 포수 박동원의 타석에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선수는 임무 수행. 다시 문성주의 시간. 주자를 3루에 두고 나선 그는 다시 한번 깔끔한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LG가 6-1, 5점 차로 앞선 상황이었다. 승부도 넘어갔다. 문성주는 지난 10일 열린 3차전 9회 말 수비에서 상대 타자 정준영의 뜬공을 처리하지 못해 위기를 자초했다. 시리즈 내내 좋은 수비를 보여준 그가 첫 실수를 범했다. 하지만 4차전에서 2타점을 올리며 명예 회복했고, LG 우승이 결정된 5차전에서도 맹활약했다. 문보경은 4차전까지 홈런 1개 포함 타율 0.462를 기록하며 뜨거웠던 타격감을 이어갔다. 문보경은 지난 시즌 126경기에 출전, 466타석을 소화하며 처음으로 주전 임무를 해냈다. 타율 0.315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보여줬다. 문성주도 지난 시즌(2022) 106경기 390타석에서 타율 0.303을 기록하며 콘택트 능력을 증명했고, 올 시즌 풀타임 외야수로 136경기를 뛰며 타율 0.294를 기록했다. LG의 미래이자 현재, 두 선수가 맹활약하며 해낸 우승. LG팬들은 더 흐뭇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13 22:06
프로야구

'해결사' 양석환 4타점 맹타...두산, KIA 꺾고 파죽의 6연승

양석환(28)이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 베어스의 6연승을 이끌었다. 양석환은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 3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4타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담장을 직격하는 장타만 2개를 때려내며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두산은 지난 9일 홈(잠실구장)에서 치른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DH) 2차전부터 6연승을 거뒀다. 11연승을 거둔 7월 초에 이어 올 시즌 팀 두 번째로 긴 연승을 달렸다. 무엇보다 15일 치른 3연전 1차전(스코어 8-6)에 이어 5위 진입을 두고 경쟁 중인 KIA에 2연승을 거둔 게 고무적이다. 두산은 전날(16일)까지 4위 KIA에 승차 없이 승률만 1리 밀린 공동 5위였다. 이날(17일) 승리로 올 시즌 63승(1무 57패) 째를 기록한 두산은 4경기째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60승(2무 56패)에 머문 KIA에 1경기 차로 앞섰다. 승리 주역은 단연 양석환이었다. 그는 주자를 득점권에 두고 나선 세 타석 모두 타점을 올렸다. 1-1 동점이었던 2사 1·2루에서 KIA 선발 투수 토마스 파노니의 시속 137㎞/h 컷 패스트볼(커터)를 공략해 좌전 적시타를 쳐냈다. 두산이 3-1로 앞선 5회 초 1사 2·3루에서도 파노니로부터 좌중간 담장을 맞히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쐐기 타점도 양석환의 몫이었다. 6-3으로 승기를 잡은 7회 초 1사 3루에서 KIA 불펜 투수 김승현의 슬라이더를 당겨 좌측 담장 상단에 맞는 안타를 치며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양석환은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4개) 타이기록을 세웠다. 두산은 8회 조수행이 1타점 적시타, 9회 양의지가 솔로홈런을 치며 2점 더 추가했다. 7회부터 가동된 불펜진은 실점 없이 3이닝을 막아냈다.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두산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시즌 13승(6패) 째를 거뒀다. 양석환이 3회 초 기록한 타점은 이 경기 결승타가 됐다. 양석환은 두산의 6연승이 시작된 삼성과의 9일 삼성과의 DH 2차전(스코어 4-0)에서도 결승타를 쳤다. 0-0이었던 3회 말 2사 1·3루에서 좌중간 2루타로 2타점을 올렸다. 14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는 0-2로 지고 있던 9회 말 선두 타자 안타로 출루하며 상대 배터리를 압박, 허경민이 끝내기 안타를 치며 3-2 역전승 발판을 만들었다. 양석환은 두산이 6연승을 거두는 동안 타율 0.360·9타점을 기록하며 팀 중심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KIA는 왼쪽 네 번째 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이탈한 주전 유격수·리드오프 박찬호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이날 KIA 1번 타자로 나선 김도영은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도영이 박찬호의 수비 위치(유격수)로 옮기며 대신 3루수로 나선 변우혁은 3회 초, 실점으로 이어지는 포구 실책을 범했다. KIA는 12일 대구 삼성전부터 4연패를 당했다. 한편 KT 위즈는 대전에서 치른 한화 이글스와의 DH 1차전에서 7-0으로 승리하며 2위를 지켰다.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에선 앤서니 알포드와 김준태가 각각 투런홈런을 치며 다득점을 이끌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17 17:50
프로야구

[포수의 신(信)] 포수에겐 신뢰가 실력이다

야구에서 포수는 매우 특별한 표지션이다. 9명의 야수 중 유일하게 다른 동료 8명을 마주 보고 경기를 치른다. 다들 치열하게 뛰는 가운데 혼자 앉아 있다. 투수의 공을 안정감 있게 받아내는 동시에, 바로 앞 타자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한다. 또 멀리 주자의 움직임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포수는 '그라운드의 야전 사령관'으로도 불린다. 앉은 채로 모든 플레이어를 보고, 상황을 판단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감독과 코치가 있는 더그아웃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그들을 대신하기도 한다.업무가 퍽 고되다. 그라운드 중심(마운드)에 선 투수는 승부의 주인공이다. 포수는 사인 교환을 통해 투수가 던질 공을 정해줘야 한다. 개성 강한 주인공이 승리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공 배합)를 쓰는 막중한 역할을 포수가 맡는다.포수의 정신 노동만큼 힘든 게 육체 노동이다. 4㎏에 가까운 보호 장비로 중무장하고, 3시간 넘게 쪼그려 앉아 있어야 한다. 매일 100번 넘게 일어났다가 앉는 동작을 반복한다.'기록의 스포츠'라는 야구에서 포수의 활약은 수치로 나타내기 어렵다. 21세기 들어 세이버 메트릭스가 발달하면서 볼을 스트라이크처럼 보이도록 잡는 포수의 기술(프레이밍, catcher framing)이 주목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포수는 감독이나 투수의 평가를 받는다. 기록보다 코칭스태프와 투수의 신뢰가 중요하다.포수의 가장 큰 덕목은 믿음을 얻는 것이다. 그가 요구하는 공이 최선의 선택이고, 투수가 어떤 공을 던져도 받아줄 것이며, 뛰는 주자를 잡아 주리라는 신뢰를 준다면 누구보다 가치 있는 포수일 것이다. 본지가 포수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를 '포수의 신(信)'이라고 작명한 이유다. 야구 중계 화면에 가장 많이 잡히는 선수가 포수다. 그러나 그는 주인공이 아니다. 투수와 타자의 승부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포수는 심지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포수의 역량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그러나 포수들은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저 투수를 돕는 역할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투수가 좋은 기록을 세워도 포수는 투수에게 공을 돌린다. 본지가 인터뷰한 포수 중에는 “포수는 투수는 빛나게 해주는 자리”라고 말한 이도 있었다. 지금은 리그 정상급 포수로 성장한 박세웅의 데뷔 첫 승(2015년 7월 15일 KIA 타이거즈전)을 이끈 포수 강민호가 누구보다 해맑게 웃으며 기뻐했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런 자세가 투수의 신뢰를 얻게 한다.포수는 혼자 평가 받지 않는다. 투수와 배터리를 이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포수가 진짜다. 배터리는 '미국 야구 기록의 아버지' 헨리 채드윅이 1860년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알려졌다. 투수의 피칭이 미국 남북전쟁에서 포병대(battery)가 포격하는 모습과 흡사하다며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2인1조'에서도 조연인, 포수의 목소리가 궁금했다. 본지는 조범현·김동수·박경완·진갑용·강민호·양의지 등 프로야구 41년 역사를 대표하는 포수들을 만났다.야구인들은 포수의 중요성을 잘 안다. "좋은 포수가 좋은 투수를 만든다" "좋은 포수 없이 우승할 수 없다"는 말이 현장에서는 상식으로 통한다. 현재 KBO리그 최고 몸값을 받는 것도 포수(두산 베어스 양의지, 4+2년 152억원)다.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는 포수 4명이 팀을 옮기며 총 338억원이 오갔다. 이쯤 되면 “야구는 투수 놀음이 아니라 포수 놀음 아닌가”라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본지가 만난 포수들은 하나같이 “야구는 투수 놀음이 맞다”고 말했다. 뛰어난 포수일수록 자신을 낮췄다. 그래야 동료의 신뢰를 얻고, 그게 좋은 포수라는 걸 알아서일 터다. 포수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가 공 배합이다. 그들의 제1 목표에 대해 포수들은 “정답이 없는 일이다. 데이터를 아무리 많이 연구해도 야구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정답에 가장 가까운 선택을 하는 게 포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야구에서 가장 특별하고 이질적인 포지션인 포수. 본지는 한국야구 레전드 포수들을 찾아 그들의 직업에 대해 묻고 또 물었다. 그들을 통해 투수를, 더 넓게는 야구를 보기 위해서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26 07:40
프로야구

[IS 피플]PS 데뷔 앞둔 KIA 영건 듀오 출사표 "패기 있게"

포스트시즌(PS) 데뷔를 앞둔 KIA 타이거즈 '영건 듀오' 정해영(21)과 이의리(20)가 출사표를 전했다. KIA는 지난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홈 KT 위즈전에서 11-1로 완승, 자력으로 정규시즌 5위를 확정했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PS에 나서는 KIA는 KT, 키움 히어로즈 중 4위를 확정한 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KIA 주장 김선빈은 "5위가 4위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 우리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이겨서 새 역사를 쓰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데뷔 첫 가을야구 무대를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있다. 어느새 마운드 핵심 선수로 성장해 소속팀 PS 진출에 큰 힘을 보탠 마무리 투수 정해영과 선발 투수 이의리다. 정해영은 올 시즌 33세이브를 기록하며 KIA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역대 최연소(21세 1개월 1일)로 '2년 연속 30세이브'를 달성한 투수가 됐고, 지난해(2021)에 이어 2년 연속 세이브 3위 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셋업맨 전상현과 장현식이 흔들렸던 9월 중순 필승조 투수 중 홀로 분투했다. KIA의 5강 확정 분수령이었던 6일 LG 트윈스전 8회 초 1사 1·2루 위기에서 조기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역전승(스코어 4-3) 발판을 만들었다. 데뷔 2년 차를 보낸 지난해 신인왕 이의리는 한 단계 성장한 기량을 증명했다. 올해 등판한 29경기에서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채웠고, 두 자릿수 승수도 해냈다. 9월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6이닝 무실점), 10월 4일 잠실 LG전(5이닝 2실점)에서 배짱 있는 투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현종, 토마스 파노니, 션 놀린이 지키는 KIA 선발진은 키움 또는 KT 선발진에 밀리지 않는다. 관건은 7~9회 마운드 운영이다. 정해영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키플레이어로 여겨지는 이유다. 정해영은 "부상과 부진으로 힘들었던 8월을 잘 버텨낸 뒤 다시 힘이 나는 것 같다. 지금은 힘들지 않다. PS 무대에서 팀 승리를 지키는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마 박빙 상황에서 등판할 것이다. 내 투구 내용에 따라 팀 분위기가 달라질 거다. 지고 있더라도 등판할 수 있다.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KIA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하면 이의리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또는 2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이의리는 올 시즌 만루에서 피안타율 0.167을 기록하는 등 유독 위기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준 투수다. PS 등판 경험은 없지만, 제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이의리는 "위기가 되면 더 간절한 마음으로 공을 던지게 된다"며 "PS 무대에서는 긴장감이 더 생길 것이다. 스트라이크만 잘 던질 수 있다면 괜찮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2.10.12 15:53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