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왼쪽)과 정해영이 첫 가을야구 출전 출사표를 전했다. IS포토 포스트시즌(PS) 데뷔를 앞둔 KIA 타이거즈 '영건 듀오' 정해영(21)과 이의리(20)가 출사표를 전했다.
KIA는 지난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홈 KT 위즈전에서 11-1로 완승, 자력으로 정규시즌 5위를 확정했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PS에 나서는 KIA는 KT, 키움 히어로즈 중 4위를 확정한 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KIA 주장 김선빈은 "5위가 4위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 우리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이겨서 새 역사를 쓰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데뷔 첫 가을야구 무대를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있다. 어느새 마운드 핵심 선수로 성장해 소속팀 PS 진출에 큰 힘을 보탠 마무리 투수 정해영과 선발 투수 이의리다.
정해영은 올 시즌 33세이브를 기록하며 KIA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역대 최연소(21세 1개월 1일)로 '2년 연속 30세이브'를 달성한 투수가 됐고, 지난해(2021)에 이어 2년 연속 세이브 3위 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셋업맨 전상현과 장현식이 흔들렸던 9월 중순 필승조 투수 중 홀로 분투했다. KIA의 5강 확정 분수령이었던 6일 LG 트윈스전 8회 초 1사 1·2루 위기에서 조기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역전승(스코어 4-3) 발판을 만들었다.
데뷔 2년 차를 보낸 지난해 신인왕 이의리는 한 단계 성장한 기량을 증명했다. 올해 등판한 29경기에서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채웠고, 두 자릿수 승수도 해냈다. 9월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6이닝 무실점), 10월 4일 잠실 LG전(5이닝 2실점)에서 배짱 있는 투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현종, 토마스 파노니, 션 놀린이 지키는 KIA 선발진은 키움 또는 KT 선발진에 밀리지 않는다. 관건은 7~9회 마운드 운영이다. 정해영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키플레이어로 여겨지는 이유다.
정해영은 "부상과 부진으로 힘들었던 8월을 잘 버텨낸 뒤 다시 힘이 나는 것 같다. 지금은 힘들지 않다. PS 무대에서 팀 승리를 지키는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마 박빙 상황에서 등판할 것이다. 내 투구 내용에 따라 팀 분위기가 달라질 거다. 지고 있더라도 등판할 수 있다.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KIA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하면 이의리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또는 2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이의리는 올 시즌 만루에서 피안타율 0.167을 기록하는 등 유독 위기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준 투수다. PS 등판 경험은 없지만, 제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이의리는 "위기가 되면 더 간절한 마음으로 공을 던지게 된다"며 "PS 무대에서는 긴장감이 더 생길 것이다. 스트라이크만 잘 던질 수 있다면 괜찮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