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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의 다른 생각] 성남시, NPB처럼 12번째 퓨처스팀 창단은 어떤가

지난 2012년 3월 수원특례시는 수원야구장 증축·리모델링 계획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8개월 뒤인 2012년 11월 KBO리그 10구단 유치 선언을 했고, 이듬해 1월 수원특례시를 연고로 하는 KT 위즈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10구단 가입을 승인받았다. 최근 성남시의 행보를 보면 13년 전 수원특례시가 떠오른다.성남시는 '중원구 성남동 소재 종합운동장 주 경기장을 2만 석 이상 관람석 규모의 KBO리그 최신 구장 수준으로 리모델링하는 야구전용구장 건립 공사를 202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라며 지난 5일 KBO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프로야구단 연고 지역이 아닌 성남시가 대대적인 야구장 리모델링을 한다니 흥미롭다.성남시는 야구장 리모델링을 향후 11구단 유치의 지렛대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13년 전 수원특례시의 상황과 비교하면 온도 차이가 크다. 수원특례시가 증축·리모델링 계획을 발표했을 때는 KBO리그 10구단 창단 분위기가 조성돼 있었다. 9구단 NC 다이노스가 2011년 3월 창단한 뒤 홀수 구단 체제의 어려움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도 10구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리그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면서 11구단 창단에 대한 야구계의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성남시는 '홈 구단이 없는 상황에서도 프로야구 1군 경기, 올스타전, 국가대표 경기 등 연간 10경기 이상의 프로야구 경기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실제 이 계획이 실행에 옮겨질지 미지수. KBO리그 경기를 성남시에서 유치하려면 기존 구단들의 협조가 필요한데 간단하게 볼 사안이 아니다. 홈경기를 다른 구장에서 치르면 옥외 광고 수입에서 손해가 불가피하다. 그뿐만 아니라 좌석 수 차이에 따른 관중 수입의 감소도 뒤따른다. 제2구장 경기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에서 경기하는 걸 각 구단이 꺼리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2026년 12월 착공에 들어가 2032년 3월 개장으로 목표로 하는 잠실 돔구장이 완공되기 전까지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일부 홈경기를 성남시에서 치르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으나, 이마저도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이에 필자는 성남시가 프로야구 11구단 유치에 앞서 12번째 퓨처스(2군)리그 팀을 창단하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 현재 2군은 북부리그 5개 팀과 남부리그 6개 팀으로 운영 중이다. KBO리그 10개 구단의 2군 이외 국군체육부대(상무야구단)가 참가하는 상황인데 만약 1개 팀이 추가된다면 안정적인 짝수 팀 체제로 리그가 돌아갈 수 있다. 성남시로선 야구장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향후 11구단 유치에 뛰어들더라도 우호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NPB)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NPB는 2024년부터 2개 팀(쿠후 하야테 벤처스 시즈오카·오이식스 니가타 알비렉스 베이스볼 클럽)이 1군 연고 없이 2군 리그에만 참가하고 있다. 기업 구단을 유치해 2군 운영의 주체로 삼을 수 있다면 최선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경기도 독립리그 올스타팀을 꾸려 참가하는 방법도 검토해 볼 수 있다. 현재 경기도 독립리그는 8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성남시 퓨처스팀이 상무야구단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KBO리그 11구단의 모태가 될 수 있다.1군이 아닌 퓨처스팀 창단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다만 현실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때로는 '우회 전략'이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5.04.01 05:30
프로야구

[손윤의 야구 본색] 선수 육성 위한 단계적 팜 시스템은 필수

기본적으로 프로야구는 짝수 팀으로 운영된다. 만약 홀수 팀이라면 한 팀은 반드시 '강제 휴식일'을 가질 수밖에 없다. 3연전이 기본이라는 걸 고려했을 때 주말 3연전을 휴식하게 되면 월요일까지 '4일 휴식'을 갖게 된다. 일정에 따라 팀 성적도 영향을 받는다.실제 KBO리그는 과거 7구단 체제와 9구단 체제를 경험했다. 2015년 KT 위즈가 1군에 진입하면서 10구단 체제로 쉼 없이 한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런데 퓨처스(2군)리그 상황은 다르다. 남부리그는 상무야구단을 포함, 6개 팀이지만 북부리그는 경찰야구단의 해체로 2020년부터 5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내년부터 과거 고양 원더스처럼 번외 경기 형식으로 독립리그 올스타팀이 북부리그에 참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형식이 어떻게 되든 환영할 일이다. 다만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비롯한 10개 구단이 더 전향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난 9월 말 일본 프로야구(NPB)는 새롭게 2개 구단(니가타·시즈오카)의 창단을 승인했다. 이 2개 구단은 1군이 아닌 오로지 2군 리그에만 참가하게 된다.NPB는 2004년 '프로야구 재편'이라는 큰 흐름 속에 긴테스 버팔로스와 오릭스 블루웨이브가 합병됐고,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창단했다. 그 결과 2군은 이스턴리그 7개 팀, 웨스턴리그가 5개 팀이 됐다. 양대 리그 모두 홀수 팀으로 운영돼 일정 짜기 등에 어려움을 겪어 2군 리그에만 참가하는 팀을 창단하게 된 것이다. KBO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 방법을 면밀히 검토해 봄직하다. 체계적인 선수 육성을 위한 팜 시스템 확대도 필요하다. 고교 졸업 후 신인 드래프트를 받는 게 일반적인데 고교를 갓 졸업한 선수가 여러 해 퓨처스리그에서 경험 쌓은 선수와 경쟁하기란 쉽지 않다. 경기 출전 기회를 잡는 것도 꽤 어렵다. 이에 대해 한 야구 관계자는 "각 팀에서 저연차 선수 10명씩 차출해 총 4개 팀을 구성, 남해스포츠파크에서 5월부터 7월 말까지 짧게 시즌을 치르면 40~50경기는 충분히 할 수 있다. 혹은 독립리그 팀에 선수를 위탁해 경기 경험을 쌓게 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저연차 리그를 운영하거나 선수를 독립리그에 파견하는 방법 모두 그렇게 큰돈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추정 비용은 2~3억원 정도.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 100억원을 손쉽게 쓰는 상황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최근 어느 구단이나 육성 기조를 강조하며 트래킹 데이터 등과 관련한 장비에도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실질적인 인적 자원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한 육성이라고 해도 틀림없다.대개 신인 선수는 짧게는 4년, 길게는 6~7년의 육성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KBO리그에서는 1~2년 만에 방출되는 선수가 적지 않다. 신인 11명이 들어오면 기존 선수 11명이 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021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아 입단한 108명 중 3년 이내에 방출된 선수는 공식적으로 18명이다. 특히 8명은 1년 만에 유니폼을 벗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뒤 "선수가 없다" "왜 눈에 띄는 신인이 없느냐"는 말이 자주 들린다. 체계적인 선수 관리 및 육성이 이뤄지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야구 칼럼니스트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3.11.07 01:06
메이저리그

[IS 피플]스테로이드 시대를 저격한 저지...그에 관한 8가지 이야기

천부적 재능과 축복받은 신체조건 노력하는 자세, 무엇보다 겸손하고 바른 인성을 갖췄다. 2022년 미국 전역을 달구고 있는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청정 거포' 애런 저지(30) 얘기다. 저지는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 팀이 4-8로 지고 있던 9회 말 타석에서 상대 투수 윌 크로우의 싱커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저지의 시즌 60번째 홈런이 터진 순간이다. 1927년 MLB 레전드 베이브 루스가 최초로 단일시즌 60홈런을 넘어섰고, 이후 로저 매리스(1961년·61개) 마크 맥과이어(1998년 70홈런·1999년 65홈런) 새미 소사(1998년 66홈런·1999년 63홈런·2001년 64홈런) 배리 본즈(2001년 73홈런)가 뒤를 이었다. 저지가 MLB 역사상 6번째로 60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됐다. 횟수로는 9번째다. MLB에서 60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가 나온 건 2001년 소사와 본즈 이후 21년 만이다. 미국 현지에선 "사실상 61년 만에 나온 기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04년 터진 약물 스캔들이 미국 법무부의 조사를 거쳐 사실로 드러났고, 맥과이어·소사·본즈가 금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저지는 도핑 검사가 강화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60홈런을 때려낸 타자다. 루스와 로저스에 이어 양키스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만든 대기록이라는 점도 주목받았다. 22일까지 타율 0.317 60홈런 128타점을 기록한 저지는 아메리칸리그(AL) 타격 3관왕(타율·타점·홈런)도 노린다. 21세기 최고의 타자로 나아가고 있는 저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한 부부가 마음으로 낳은 아들 저지는 입양아다. 1992년 4월 26일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태어난 그는 다음날 린덴에서 교사로 일하던 웨인-패티 저지 부부에게 입양됐다. 10살 무렵 저지는 자신과 부모가 닮지 않은 점을 이상하게 여겼고, 저지 부부는 이때 그에게 입양 사실을 전했다고. 저지는 전과 다름없이 책임감과 예의를 중시하는 부부의 가르침 속에 성장했다. 그는 빅리거가 된 뒤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로부터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는 법, 사람들을 대하는 법을 배웠다. 부모님이 아니었다면 나는 양키스 선수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 자이언츠팬, '악의 제국' 슈퍼루키로 저지가 자란 린덴은 샌프란시스코와 가까운 편이다. 저지도 지역 야구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종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그가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저지는 린덴 고등학교 시절, 준수한 학업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미식 축구(풋볼)·농구·야구 3대 스포츠 모두 두각을 드러낸 스포츠 엘리트였다. 졸업반이었던 2010년에는 MLB 구단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그를 지명하기도 했다. 수많은 대학 풋볼팀이 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저지는 프레스노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학업을 이어가길 바라는 부모의 뜻에 따랐다. 대학에선 야구만 전념했고, 투수 겸업도 중단했다. 오직 외야수로 나섰다. 3학년이었던 2013년에는 출전한 56경기에서 타율 0.369 12홈런을 기록하며 특급 유망주다운 성적을 남겼다. 고교 시절부터 탁월한 신체조건(키 201㎝·몸무게 128㎏)과 파워도 주목받은 저지는 2013년 MLB 드래프트에서 뉴욕 양키스의 1라운드 두 번째 지명(전체 32위)을 받으며 '악의 제국'에 입성했다. 양키스는 그에게 샤이닝 보너스로 180만 달러를 안겼다. ◆ 빅리그 데뷔전 홈런 저지가 양키스와 계약한 직후 베이스볼아메리카는 저지에 대해 "타율 2할 5푼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삼진을 많이 당할 수 있다. 큰 키, 긴 팔을 가진 선수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파워는 탁월하다. 평균 이상의 어깨 힘을 갖고 있어 우익수 수비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저지의 타고난 신체 조건을 약점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저지는 다른 유망주에 뒤처지지 않고, 빠른 속도로 상위 무대에 올랐다. 2015년엔 더블A와 트리플A를 오가며 한 시즌 20홈런을 쳤고, 2016년엔 트리플A에서만 19홈런을 기록했다. 빅리그 데뷔는 2016년 8월 1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이었다. 6년 뒤 '약물 시대'를 심판하는 타자로 이름을 남기는 선수가 등장한 경기다. 강렬했다. 조 지라디 당시 양키스 감독은 저지 그리고 내야 유망주 1위였던 타일러 오스틴을 나란히 콜업한 뒤 바로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저지는 오스틴과 함께 전무후무한 기록을 합작했다. 바로 루키 듀오의 데뷔 타석 백투백 홈런. 7번 타자(1루수)로 나선 오스틴이 투수 맷 안드리스로부터 먼저 홈런을 쳤고, 이어 8번 타자(우익수)였던 저지가 체인지업을 공략, 비거리 140m 대형 중월 홈런을 쳤다. MLB 역사상 최초 기록이었다. 양키스는 이 경기 전날 슈퍼스타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은퇴식을 치렀다. 리빌딩, 새 시대를 준비하던 양키스에 두 신성의 데뷔 타석 홈런은 의미가 있었다. ◆ 역대급 신인, 지터의 후계자 저지는 빅리그 콜업 첫 시즌(2016)은 기대에 못 미쳤다.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지만, 2016시즌 출전한 27경기에서 타율 0.179에 그쳤다. 홈런(4개)은 경기 수 대비 적은 편이 아니었지만, 타수(84)의 절반이나 삼진(42개)을 당할 만큼 정교한 타격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겨우내 빅리그에서 생존하기 위해 노력했다. 원래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편이었는데, 동료나 코치에게 여러 조언을 듣고 타격 메커니즘을 수정했다고 한다. 그렇게 맞이한 2017시즌. 저지는 역대급 레이스를 보여준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0.303 10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됐다. 6월 1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선 시속 195㎞ 홈런 타구를 때려냈다. 이튿날에는 시즌 최장 비거리(151m) 홈런까지 기록했다. 저지의 홈런은 빠르고 멀리 뻗었다. 전반기에만 30홈런을 친 그는 올스타 투표에서도 아메리칸리그(AL) 최다 득표(448만 8702표)를 얻으며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로 인정받았다. 후반기에도 저지의 진격은 멈추지 않았다. 꾸준히 홈런포를 생산했다. 9월 26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선 시즌 50홈런을 때려내며 'AL 신인 선수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MLB 대표 홈런 타자로 알려진 마크 맥과이어가 신인 시절 세운 49개를 넘어섰다. 저지의 2017시즌 최종 홈런 기록은 52개. 이는 여전히 AL 신인 선수 최다 홈런 기록이다. 저지는 시즌 종료 뒤 AL '올해의 신인' 투표에서 1위 표를 모두 휩쓸며 만장일치 신인왕에 올랐다. 양키스는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가 신인왕에 오른 1996년 이후 21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했다. ◆ 저지스 체임버 저지는 2018·2019시즌 각각 27홈런을 때려냈다. 2017시즌보다 절반 정도 줄어든 수치. 이는 사구에 오른손목을 맞아 생긴 부상(2018)과 사근 통증(2019)을 안고 만든 기록이다. 단축 시즌(팀당 60경기)으로 치러진 2020시즌도 갈비뼈 부상으로 28경기에밖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2021시즌은 148경기를 소화하며 내구성 우려를 지웠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잠시 이탈했을 뿐이다. 2021시즌 홈런은 49개를 때려냈다. 저지를 향한 양키스팬의 사랑은 각별하다. 그는 리그 대표 선수이자 지터를 잇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당장 2017시즌부터 양키 스타디움 우측 외야에 그의 이름 저지(Judge·판사)를 딴 ‘저지스 체임버(Judge’s Chambers·저지의 법정)’라는 전용 응원석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 입장하는 팬들은 법복을 입고 법봉을 응원 도구로 사용한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전광판에는 마치 재판장에서 판사를 맞이하듯이 'ALL RISE(일동 기립)'이라는 문구가 새겨진다. 팬들도 이 문구를 직접 적은 피켓을 꺼내 들거나 육성으로 외친다. ◆ 힐만 감독과의 인연 저지가 한창 MLB를 달궜던 2017시즌, 당시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이끌던 트레이 힐만 감독이 현장에서 저지를 언급했다. 그는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팀 육성 코치로 일할 때 막 입단한 저지를 지도하며 받은 인상을 전했다. 힐만 감독은 "긍정적인 사고와 겸손한 자세를 지닌 선수였다. 뛰어난 신체적·정신적 자질을 갖춘 대단한 유망주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마이너리그에서도 정말 최선을 다해 훈련했다. 열린 귀로 코치진의 조언을 경청했다. 배우려는 자세를 보였다"며 저지의 남다른 면모를 소개했다. 힐만 감독은 배팅 케이지에서 타격 훈련을 하는 저지에게 입버릇처럼 "자세를 낮춰"라고 조언했다고. 저지는 "나를 작아 보이게 하고 싶은가"라며 농담을 하면서도 힐만 감독과 눈을 맞추기 위해 몸을 낮추는 배려를 보이기도 했다고. ◆ 영어강사 존 저지 저지의 형 존 저지는 한국 출생 입양아로 알려졌다. 저지는 한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형 존이 현재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회가 된다면 형을 만나기 위해 한국행도 고려 중이라고도 전했다. 저지는 양키스 입단 초기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진 롭 레스프나이더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주 개인 SNS(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오는 11월 부산(사직구장)과 서울(고척 스카이돔)에서 'MLB 월드투어 코리아시리즈 2022'이 열린다. MLB 월드 투어 일환이다. 마이크 매시니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이 MLB 올스타팀 지휘봉을 잡는다. 아직 선수 명단은 발표되지 않았다. 한국과 인연이 있는 저지가 이번 대회에 참가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피앙세 사만다 브랙시크 저지는 지난해 12월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여자친구 사만다 브랙시크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하객은 가족 친지 지인 그리고 양키스 동료 몇 명 정도였다고. 최초 보도는 야구 인기가 높지 않은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이었다. 고교(린덴) 시절 인연을 맺은 커플은 대학(프레스노)도 함께 진학해 사랑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MLB 슈퍼스타들의 아내나 여자친구도 주목받게 마련이다. 사만다는 상대적으로 노출이 많지 않았지만,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음주운전 혐의로 조사받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안희수 기자 2022.09.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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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VS 매시니...영남 올스타 선봉 출격...윤곽 드러난 코리아시리즈

100년 만에 한국에서 치러지는 메이저리그(MLB) 공식 행사의 윤곽이 드러났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짐 스몰 메이저리그(MLB) 인터내셔널 수석 부사장은 19일 부산시청에서 오는 11월 열리는 'MLB 월드투어 코리아시리즈 2022'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다. 경기 진행 방식과 일정, 각 리그 올스타팀을 이끌 사령탑이 발표됐다. KBO리그 올스타팀은 예상대로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맡는다. 2021시즌 KT의 통합 우승을 이끈 이 감독은 내년 3월 열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 대표팀 지휘봉도 잡고 있다. 허구연 총재는 "이강철 감독은 이번 월드투어를 통해 대표팀의 전력을 점검하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MLB 올스타팀 감독은 마이크 매시니(52)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이다. 매시니 감독은 2012~2018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감독을 역임했고, 한국인 빅리거였던 오승환(현 삼성 라이온즈)과 한솥밥을 먹었다. 스몰 부사장은 "매시니 감독은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많은 지도자"라며 "총 28명의 선수로 구성되는 MLB 연합팀 이끌고 KBO리그 연합팀과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모았던 MLB 올스타 명단은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스몰 부사장은 "한국을 방문할 MLB 선수 명단은 조율하고 있다. 약 2주 뒤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하며 "많은 선수가 한국 경기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한국 팬들이 알고 있는 유명한 선수, MLB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 주요 유망주들이 명단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시리즈는 11·12일은 부산 사직구장, 13·14일은 성루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1차전은 '영남 연고 팀 올스타'가 나설 예정이다. 허구연 총재는 롯데 자이언츠·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 연합팀이 1차전을 치르고, 2~4차전은 10개 구단 올스타 선수가 나서는 팀을 구성해 치를 계획을 전했다. KBO리그 올스타팀 명단은 추수 KBO리그 기술위원회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이번 시리즈는 MLB 월드 투어 일환으로 개최된다. 케이시 스텡걸, 웨이트 호이트, 허브 페녹을 비롯한 MLB 선수들이 아시아 투어 경기를 치른 1922년 이후 10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MLB 공식 경기로 알려졌다. MLB 올스타팀은 11월 6~8일 미국 하와이주에서 팀 훈련을 소화한 뒤 9일 부산으로 입국한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대호는 상징적인 선수. 부산에서 치러지는 이번 이벤트에서 이대호의 은퇴 경기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대호는 내달 8일 LG 트윈스와의 사직구장 홈 최종전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지난 7월 열린 KBO리그 올스타전을 시작으로 다른 9개 구단 은퇴 투어를 소화한 그가 진정한 마지막을 알리는 자리다. 선수 생활을 마친 이대호가 코리아시리즈에 나설지 의문이다. 허구연 총재도 "이대호의 참가 문제는 본인 의사에 달렸다"고 말했다. 안희수 기자 2022.09.19 16:17
야구

스텝 꼬인 KBO리그, 자칫 불똥 튈 수 있는 김경문호

프로야구가 전반기 일정을 조기에 중단하면서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13일부터 18일까지 편성됐던 1군 잔여 경기(팀당 6경기, 총 30경기) 순연을 결정했다. 2군 일정도 1군과 마찬가지로 35경기(13~21일)가 추후 편성된다. 이로써 4월 3일 개막한 KBO리그는 예정보다 일주일 빨리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도쿄올림픽에 따른 휴식기(7월 19일~8월 9일)가 맞물리면서 KBO리그는 한 달 가까이 멈추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KBO리그는 NC 다이노스(3명)와 두산 베어스(2명)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홍역을 앓고 있다. KBO에 따르면 확진 및 밀접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 대상자가 두 구단 모두 30명 안팎이다. 자가격리 대상 선수만 NC 다이노스 15명, 두산 베어스가 17명. 2군에서 대체 선수를 올려 1군 일정을 소화할 수 있지만, 긴급 이사회 결론은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다'였다. KIA 선수들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지난 11일 대구 경기에선 같은 이유로 경기 전 심판이 교체돼 시작이 지연되기도 했다. 결국 더 큰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조기 중단'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불똥이 튄 건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이다. 예정대로라면 야구대표팀은 19일 서울에서 소집돼 20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훈련할 계획이었다. 18일 전반기 일정이 끝난다는 걸 고려해 26일 출국 전까지 촘촘하게 일정을 짰다. 하지만 전반기 일정이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돼 원치 않은 공백기가 발생하게 됐다. 특히 대표팀에 4명(차우찬·고우석·김현수·오지환)이 차출된 LG 트윈스는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가 크다. LG 트윈스는 지난 6일부터 예정됐던 롯데 3연전이 모두 우천으로 순연됐다. 이어 9일부터 잡혀있던 두산 3연전마저 상대 팀에서 확진자가 나와 열리지 않았다. 5일 이후 선수들이 경기를 뛰지 못했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도 8일 경기가 마지막. 대부분의 팀 사정이 비슷하다.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예정된 라이징 스타팀과의 대표팀 평가전도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KBO는 대표팀 소집 후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KBO리그 24세 이하 올스타팀과의 맞대결을 준비했다. 리그 중단이 발표된 12일 무관중 개최 강행 의사를 밝혔지만, 야구계 안팎에서 부정적 목소리가 꽤 크다. 리그를 멈출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데 10개 구단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평가전을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감염자가 나올 경우 이에 따른 후폭풍은 가늠하기 어렵다. A 구단 단장도 "중단 결정 이후에도 평가전을 강행하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만약 라이징 스타팀과의 평가전이 불발된다면 대표팀은 다른 스파링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KBO 관계자는 "예정보다 이틀 앞당긴 17일 고척돔에서 공식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3일 라이징 스타팀과의 평가전은 예정대로 진행할 게 유력하다. 어수선한 분위기도 수습해야 한다. 방역 당국은 KBO리그 확진자가 나온 구단의 방역 수칙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데 국가대표 선수가 포함돼 있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결과 발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만약 관련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최종엔트리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BO는 부상이 아닌 이유로는 최종엔트리를 교체할 수 없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서를 무시하기 힘든 분위기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7.14 08:01
야구

'MLB 올스타전 투수' 류현진, 선발로 나올까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어떤 보직을 맡게 될까.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발표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양대리그 투수와 야수 후보 선수 명단에서 내셔널리그 투수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박찬호(2001년), 김병현(2002년), 추신수(2018년)에 이어 4번째로 올스타전 무대를 밟게 됐다. KBO리그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는 류현진이 처음이다.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는 고교 졸업 후 또는 대학 재학 중 곧바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했다.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에서 뛰다 2013년 빅리그에 진출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16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1.83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면서 일찌감치 올스타전 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꼽혔다.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1위다. 올스타전은 오는 10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다. 류현진이 올스타전에서 어떤 보직을 맡을지도 관심사다. 류현진(210포인트)은 내셔널리그 투수 12명 중 맥스 슈어저(35·워싱턴 내셔널스·230포인트)에 이어 2위로 올스타전에 뽑혔다. 류현진은 슈어저와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슈어저는 올해 8승 5패,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슈어저는 1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경기에 출전했다. 8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다음 경기는 오는 6~7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홈 경기에 선발로 나올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휴식일이 길지 않아 10일에 열리는 올스타전 선발 등판을 어려울 수 있다. 반면 류현진은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등판한 후, 4일을 쉬고 올스타전에 나온다. 선발 로테이션처럼 올스타전 선발 투수를 맡을 수 있다. 내셔널리그 올스타팀을 이끄는 감독이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라서 류현진의 선발 등판 가능성이 더욱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7.0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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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이승엽, 성욱군 '홈런' 바람에 '번트 출루'로 보답

연예계에 유재석이 있다면 야구계엔 이승엽(39·삼성)이 있다. '국민 타자'의 미담은 올스타전에서도 나왔다. 이승엽은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드림 올스타팀 지명 타자 부문에 최다 득표를 얻었다. 경기 전 진행된 팬 사인회에선 그의 앞에 생긴 줄이 단연 길었다. 이승엽은 그렇게 자신의 KBO리그 10번째 올스타전을 보냈다. 훈훈한 소식까지 들렸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날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과 손 잡고 난치병인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앓고 있는 홍성욱(9) 어린이를 올스타전에 초청했다. 성욱 군은 평소 이승엽 선수를 만나는 것이 소원이었다. 야구장을 찾아 이승엽과 함께 짧은 시간 캐치볼을 하고 락커룸을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성욱 군은 이승엽에게 "오늘 경기에서 홈런과 도루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이승엽은 이 부탁에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고 한다. 이승엽과의 만남을 열망하는 어린 팬들은 매우 많다. 이승엽은 구단과 KBO, 그리고 재단의 도움 아래 실제 야구장에서 만나 소중한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9월에는 시각장애 학생 공민서군과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민서군은 우상인 이승엽을 대구구자엥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시구를 위해 함께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전 "홈런을 쳐달라"는 민서군의 부탁에 이승엽은 정말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잊을 수 없는 선물을 선사하기도 했다. 당시 민서 군의 소원은 이뤄졌다. 성욱군은 어떨까. 이승엽은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이던 4회 말,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광경을 연출했다. 1사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초구부터 번트를 시도하더니 4구째에 3루 방면으로 향하는 번트에 성공했다. 이 타구를 잡은 나눔팀 투수 송창식은 3루 주자의 홈 쇄도를 의식하며 주춤했고, 그 사이 이승엽은 1루를 밟았다. 송창식의 송구가 조금 늦었다. 이승엽이라면 홈런은 언제든지 쏘아올릴 수 있다. 하지만 도루는 애써 시도가 필요했다. 비록 성욱군이 바란 홈런, 도루는 아니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모습을 선사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6.07.1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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