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유재석이 있다면 야구계엔 이승엽(39·삼성)이 있다. '국민 타자'의 미담은 올스타전에서도 나왔다.
이승엽은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드림 올스타팀 지명 타자 부문에 최다 득표를 얻었다. 경기 전 진행된 팬 사인회에선 그의 앞에 생긴 줄이 단연 길었다. 이승엽은 그렇게 자신의 KBO리그 10번째 올스타전을 보냈다.
훈훈한 소식까지 들렸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날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과 손 잡고 난치병인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앓고 있는 홍성욱(9) 어린이를 올스타전에 초청했다. 성욱 군은 평소 이승엽 선수를 만나는 것이 소원이었다. 야구장을 찾아 이승엽과 함께 짧은 시간 캐치볼을 하고 락커룸을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성욱 군은 이승엽에게 "오늘 경기에서 홈런과 도루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이승엽은 이 부탁에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고 한다. 이승엽과의 만남을 열망하는 어린 팬들은 매우 많다. 이승엽은 구단과 KBO, 그리고 재단의 도움 아래 실제 야구장에서 만나 소중한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9월에는 시각장애 학생 공민서군과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민서군은 우상인 이승엽을 대구구자엥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시구를 위해 함께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전 "홈런을 쳐달라"는 민서군의 부탁에 이승엽은 정말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잊을 수 없는 선물을 선사하기도 했다.
당시 민서 군의 소원은 이뤄졌다. 성욱군은 어떨까. 이승엽은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이던 4회 말,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광경을 연출했다. 1사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초구부터 번트를 시도하더니 4구째에 3루 방면으로 향하는 번트에 성공했다. 이 타구를 잡은 나눔팀 투수 송창식은 3루 주자의 홈 쇄도를 의식하며 주춤했고, 그 사이 이승엽은 1루를 밟았다. 송창식의 송구가 조금 늦었다. 이승엽이라면 홈런은 언제든지 쏘아올릴 수 있다. 하지만 도루는 애써 시도가 필요했다. 비록 성욱군이 바란 홈런, 도루는 아니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모습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