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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돌파 나선 SK 최태원 "반드시 진실 바로잡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과 관련한 세간의 오해와 사태 진정을 위해 계획에 없었던 그룹의 경영진 회의에 참석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구성원들에게 사과하고, 묵묵히 내실경영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임시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개인적인 일로 SK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SK와 국가 경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최 회장은 이어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지만,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이번 판결에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에 대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는 최근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이 최 회장 개인을 넘어 그룹 가치와 역사를 심각히 훼손한 만큼 그룹 차원의 입장 정리와 대책 논의 등이 필요하다는 데서 경영진의 발의로 임시 소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 회장과 최 의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20여명이 참석했다.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 최고협의기구로 최 의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CEO들이 매월 1회 모여 그룹 차원의 공동 현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달 30일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원이 SK그룹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룹 성장에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해 재산 분할 판결 금액이 커졌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이번 판결로 지난 71년간 쌓아온 SK그룹의 가치와 그 가치를 만들어 온 구성원의 명예와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어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참석 이유를 밝혔다.1심과 다른 판결 결과와 재판부의 해석에 구성원들이 동요할 수 있기 때문에 당사자이자 수장인 최 회장이 직접 나서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2심 결과로 인해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과 관련한 지배구조 이슈까지 부각되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잠재울 필요성도 제기됐다. 최 회장과 경영진은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최 회장은 "이번 사안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 외에 엄혹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그룹 경영에 한층 매진하고자 한다"며 "그린·바이오 등 사업은 '양적성장'보다 내실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2인자 역할을 맡은 최창원 의장도 "우리 CEO들부터 솔선수범하겠다. 기업 가치 및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평소와 다름없이 계속해 나가자"고 당부했다.이날 최 회장은 대외 일정인 대한상의 주최 '제22대 국회의원 환영 리셉션'을 예정대로 소화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04 06:50
산업

SK 경영진의 숱한 노력에도 꿈쩍 않던 SK '주가 아이러니'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항소심 선고 결과로 인해 그간 경영진의 숱한 노력에도 꿈쩍 않던 SK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노소영 관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의 부정적 이슈가 주가를 반등시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8억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급하라는 2심 결과에 지주사 SK 주가는 9.26% 급등했다. 다음날에도 11.45%(17만6200원) 폭등하면서 SK 주가는 이틀 동안 20% 넘게 치솟았다. 2일 기준 SK의 시가총액은 12조8975억원으로 2조3000억원 가량 불어났고, SK 지분 17.73%를 보유한 최 회장의 주식 가치도 2조2867억원으로 증가했다. 최 회장은 2심 판결에서 패했지만 주식가치는 20% 이상 불어나는 씁쓸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SK의 핵심 경영진은 주가관리에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21년 장동현 SK 부회장이 ‘파이낸셜 스토리’와 함께 그룹의 성장 전략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SK 주가를 주당 200만원으로 올려 시총 14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SK 주가는 4년 전보다 떨어진 상황이고, 주당 200만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에게 사과까지 해야 했다. 투자자들의 질타에 그는 “너무 죄송하다. 최대한 노력을 해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지난 4월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그룹의 주요 최고경영자(CEO)들과의 회의에서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주가 부진 해법 등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경영진들은 사업 점검 및 최적화를 위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뜻을 모았다. SK에코플랜트로 자리를 옮긴 장동현 부회장 후임으로 온 장용호 SK 대표이사도 기업가치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 대표는 “각사 밸류업을 위해 이사회에서 의견을 적극 개진하는 등 기업가치 향상과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SK 주가는 2023년 이후 대부분 10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10월에는 13만원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2021년 1월 SK 주가는 36만원까지 치솟을 정도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이후 이렇다 할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혼 소송과 관련해 최 회장 측에서 상고를 예고했기에 SK그룹의 지배구조 이슈는 지속적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여기에 노 관장 측이 “SK그룹 경영권에 대해 생각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입장까지 밝힌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최소 2년 동안은 최태원 회장 지분과 지배구조 이슈는 지속될 것”이라며 “이달 사업 재편과 관련한 SK의 확대 경영회의도 열리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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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현대차, 이재용·삼성 제치고 브랜드 평판 첫 동반 1위 등극

빅데이터를 통한 브랜드 평판에서 호실적과 함께 현대자동차그룹과 그 수장인 정의선 회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부동의 재계 1위 삼성그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추월할 정도로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다. 12일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 브랜드 평판 2024년 5월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정의선 회장이 이재용 회장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 2위 이재용 회장, 3위 최태원 SK그룹 회장 순이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2024년 4월 8~5월 8일까지의 60명 CEO 브랜드 빅데이터 778만676개를 분석해 브랜드 평판지수를 측정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방식으로 분석한 대기업집단의 브랜드 평판에서도 현대차는 삼성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 정의선 회장과 현대차가 CEO 브랜드, 대기업집단 브랜드 평판에서 이재용 회장·삼성을 제치고 동반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이 CEO 브랜드 평판에서 1위에 오른 건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 있었다. 하지만 대기업집단 브랜드 부문에서 현대차가 삼성을 따돌린 건 최초다. 먼저 정 회장은 CEO 평판에서 미디어지수 28만5141, 소통지수 42만4150, 커뮤니티지수 35만2370을 기록하면서 브랜드 평판지수 106만1661로 분석됐다. 지난 4월 브랜드 평판지수 126만8382와 비교해보면 16.30% 하락했다.​2위 이 회장은 미디어지수 38만8472, 소통지수 20만3644, 커뮤니티지수 37만2968로 총 브랜드 평판지수 139만3330을 기록했다. 전월과 대비해 30.74%가 하락하면서 1위 자리를 정 회장에게 내줬다. 대기업집단 브랜드 부문에서는 현대차가 4월 평판지수 대비 무려 255.42% 상승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미디어지수 166만4799, 소통지수 160만117, 커뮤니티지수 476만9802, 사회공헌지수 154만8703, 소비자지수 293만8193, ESG(환경·사회·지배구조)지수 18만8357로 총 1270만9971을 기록했다. 삼성은 지난 4월 평판지수와 비교해 1.26% 상승에 머물러 총 1160만6902로 분석됐다. 구창환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소장은 “대기업집단 브랜드 카테고리를 분석해보니 지난 4월 빅데이터 1억1781만825개와 비교해 36.6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실적과 수장들의 활동이 정 회장·현대차의 동반 1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대기업집단 중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1분기에도 현대차(현대차·기아·제네시스)는 영업이익 6조9831억원으로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반도체의 반등으로 대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 6조6060억원으로 현대차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정 회장은 지난 4월 세계 자동차의 3대 시장인 인도를 방문해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지는 등 소통 행보를 펼친 바 있다. 이 회장도 이달 초 독일 등 유럽을 돌며 해외 현장 경영 행보를 벌였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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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입성한 롯데 신유열, 지분 챙기기도 시작되나

승계 가도를 밟고 있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최근 가시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 전무가 주도하는 미래 신사업이 주주들에게 첫 선을 앞둔 가운데 지분 승계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무와 롯데가 미래 먹거리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메타버스를 오는 28일 롯데지주 주주총회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8일 롯데는 신 전무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계열사 사장 등이 모이는 자리에서 AI 콘퍼런스를 개최하며 그룹의 전략 방향을 논의하기도 했다. 롯데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신 전무에게 그룹의 미래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기고 신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미래 경쟁력을 갖춘 '뉴롯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신사업 발굴이 필수인데 신 전무가 조타수 역할을 맡은 셈이다. 이번 주총 때 선보일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신 전무가 직접 체험을 하는 등 애정을 쏟은 신사업이다. 그룹 차원에서 키우고 있는 신사업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을 마련하는데 칼리버스가 메인이 될 전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메타버스와 관련한 전시가 마련될 것이라고 들었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지난해 주총에서도 미래형 자율주행 셔틀, 전기차 충전 플랫폼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을 마련한 바 있다”고 말했다. 칼리버스는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을 극사실적인 비주얼과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을 접목해 만든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롯데정보통신이 2021년 칼리버스를 인수했고, 메타버스 플랫폼 구현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칼리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가상현실(VR) 촬영과 합성 기술 등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도 실제 인물의 모습을 현실처럼 구현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CES에서 롯데정보통신 부스를 찾은 신 전무는 칼리버스를 직접 체험하면서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어 보이는 등 남다른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롯데그룹 계열사 첫 등기임원으로 합류한 신유열 전무는 최근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최근 롯데그룹의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인 헬스앤웰니스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 분야는 미래의 핵심 먹거리로 젊은 오너가들이 중점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분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올해 임원을 달며 바이오 먹거리에 힘을 쏟고 있다. 1년 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한 신 전무가 이제 언제 지분 증여를 받을지 관심사다. 현재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상 일본 롯데홀딩스가 핵심이라 신동주 전 부회장과 매년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의 지분 증여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롯데알미늄 물적분할과 관련해서도 대주주 자격으로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지분 증여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호텔롯데 상장 시기와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배구조 관점에서 호텔롯데가 상장되어 롯데지주로 편입된다면 지배구조가 완성되기 때문이다.일본 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 지분 19.07%로 최대주주다. 호텔롯데는 11.10%의 롯데지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호텔롯데는 롯데건설,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등의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 30% 이상을 소유한 대주주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호텔롯데 지분으로 롯데그룹을 지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 시 신주 배정이나 유상증자 참여, 신동빈 회장의 지분 증여 등으로 신유열 전무가 경영 승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은 2017년 지주사 출범 때부터 줄곧 언급됐던 롯데그룹의 숙원 과제”라며 “호텔롯데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상장 시기에 대한 얘기가 조금씩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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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리스크 해소', 재벌들 ‘지분 쇼핑’ 길 열렸다

천문학적인 상속세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벌들에게 ‘지분 쇼핑’의 길이 열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너일가의 지분 쇼핑을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법원에서 재벌들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익 편취 리스크’가 해소됐다. 지난 2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가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제재와 관련한 불복 소송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고법 행정6-2부는 최 회장과 SK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이 사건은 공정위가 '지배주주의 사업기회 이용'에 제재를 가한 첫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SK는 2017년 1월 반도체 웨이퍼 생산 회사인 LG실트론 지분 51%를 인수한 뒤 같은 해 4월 잔여 지분 49% 가운데 19.6%만 추가 매입했고, 나머지 29.4%는 최 회장이 사들였다.이에 대해 공정위는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가 지주사 SK의 사업기회를 가로챈 것이라고 보고 지난 2021년 12월 최 회장과 SK에 대해 각각 8억원씩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렇지만 최 회장은 당시 SK가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잔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지 않은 것은 '사업 기회 제공'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불복 소송을 냈고 승소했다.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쇼핑과 비슷한 케이스로 정의선 회장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매입이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미국의 로봇 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80% 중에는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에 더해 정 회장의 개인 지분 20%도 포함됐다. 당시 정 회장은 기업 총수로는 드물게 사재 2389억원을 털어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을 사들였다. 현대차그룹이 회사 차원에서 20% 지분을 매입할 수도 있었지만 충분한 지배구조 조건을 확보한 상태여서 정 회장에게 기회를 준 셈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신사업을 위한 책임 경영의 일환이다. 3개사 이사회의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당초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총수 개인의 투자가 회사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문제를 삼기 어렵다’며 사익 편취 위법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 매입 당시 공식적인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않았다. 이로 인해 공정위는 SK가 합리적 검토 없이 지분을 양보했고, 결국 최 회장이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 29.4%를 할인된 가격인 1만2871원(정상가 1만8000원)에 매입한 바 있다. 정 회장의 경우 지분 매입을 이사회 승인을 얻어 진행했고, 최태원 회장의 ‘사익편취 의혹’도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면서 향후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국내 대기업은 총수들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이익을 위한 지분 매입’이라는 결론을 내기에도 수월한 구조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한국의 특수한 오너 경영 체제에서 총수들이 사실상 이사회를 쥐락펴락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 쇼핑’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매입은 경영 승계자금 마련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소프트뱅크와 합의한 대로 2025년까지 미국 상장에 성공한다면 정 회장의 지분 가치는 5배 이상 폭등할 수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과거 쿠팡의 상장 성공으로 지분 가치가 6배까지 뛴 바 있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산술적으로 정 회장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향후 지배구조 개선과 상속세 납부에 필요한 자금을 챙기게 되는 것이다. 향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의 큰 액수다. 법원의 이번 판단으로 천문학적 상속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재벌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 줄 전망이다. 이미 오너 일가들은 상속세와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위해 개인 기업 설립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최근 자신이 98.5% 지분을 가진 셀트리온홀딩스의 미국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29 07:00
산업

총수 부재 시 삼성·SK·현대차·LG, '플랜B' 있을까

올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는 오너가의 승진이 화두였다. 그중 ‘2인자’를 바꾼 SK그룹의 인사가 부각됐다. 한국의 재벌문화는 총수 중심의 오너 경영이 지배적이라 2인자의 존재가 더욱 중요하다. 특히 총수 부재 시 2인자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 경영 시스템을 의미하는 4대 그룹의 ‘플랜B’ 가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 ‘사촌 경영’, LG ‘삼촌 경영’ 플랜B 가능 21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에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되며 명실공히 ‘2인자’로 올라섰다. 부회장단 4명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가운데 일어난 변화라 더욱 주목을 끌었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 ‘사촌 경영’ 본격화 등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수펙스 의장 선임과 관련해 “최창원 부회장의 나이나 위치로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 돼 있다”며 “최창원 의장의 커리어나 이야기를 돌아보면 충분히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앞으로는 잘하나 못하나를 보면 될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창원 의장 선임은 최 회장이 앞서 총수 부재와 같은 돌발 상황에서 플랜B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이후 이뤄져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해외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가 어떤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 전체를 이끌 것인가. 지금 밝힐 수는 없지만 나만의 승계 방향이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SK그룹에서 최연소 임원으로 선임됐지만 아직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어 ‘플랜B’ 중심에 서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이에 최창원 의장이 총수 부재 시 최재원 SK 수석부회장과 함께 그룹을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커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최창원 의장 선임을 두고 “표면적으로는 조직을 흔들림 없이 강화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혹시라도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재 상황에 대비해 플랜B를 준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SK는 ‘사촌 경영’으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지만 4대 그룹 중 삼성, LG, 현대차그룹의 총수는 모두 외아들이라 예기치 못한 부재 상황 발생 시 이를 대신할 확실한 2인자가 보이지 않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삼촌 경영’이 플랜B가 될 수 있다. 구광모 회장과 김영식 여사 등 세모녀 간의 상속 소송으로 장자승계의 전통에 금이 갔지만 여전히 LG가는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고 구본무 선대 회장의 동생들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X그룹 회장, 구본식 LT그룹 회장이 구광모 회장의 부재 시 연대 경영을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도 ‘삼촌’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다. 구본능 회장과 구본준 회장, 구본식 회장은 LG 지분을 각각 3.05%, 2.04%, 4.48%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후계자 없는 삼성·현대차 마땅한 대안 없어 삼성그룹의 경우 뚜렷한 2인자가 없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4세 승계는 없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에 총수 부재 시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부회장단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플랜B로 유력하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 등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전영현 부회장은 올해 신설된 미래사업기기획단의 단장을 맡는 등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관계자는 “삼성은 세계적인 글로벌 회사라 오래 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이는 이재용 회장의 부재 시(수감생활)에도 문제없이 시스템적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플랜B에 등판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오너가로서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호텔신라를 오랫동안 진두지휘하며 세를 넓혀나가고 있다. 또 이부진 사장은 삼성전자 지분 0.82%에 실질적인 지주사인 삼성물산 지분도 6.23%로 이재용 회장 다음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 삼성의 오너가들은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에 대비해 같은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플랜B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인 바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회장 부재 시 마땅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정 회장의 아들이 아직 대학생이라 경영 참여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경영 승계 시나리오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 총수 부재 시 우려가 예상된다. 여기에 정 회장 체제에서 선대 회장 시절의 부회장단도 모두 떠난 상황이라 믿을만한 전문경영인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지주사가 없는 순환출자 구조라 돌발 상황 시 주요 계열사 CEO들의 연대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천문학적인 상속세와 경영권 분쟁 등으로 경영 승계가 원활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플랜B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외국 투자자들의 경우 총수가 중심이 되는 한국 그룹의 지배구조가 다소 불안정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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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고협의기구로 이동한 지동섭의 첫 행보 '이웃사랑'

SK수펙스추구협의회로 이동한 지동섭 SV(사회적가치) 위원장의 첫 행보는 이웃사랑이었다. SK그룹은 12일 이웃사랑 성금 12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SK는 1999년 이후 매년 이웃사랑 성금을 기부해 왔고, 올해까지 누적 기부액은 234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경기 부진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연말 성금 규모를 작년과 동일하게 유지했다.지동섭 SV 위원장은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SK온 대표이사를 역임하다 지난 7일 인사를 통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로 이동했다. 첫 행보에 나선 그는 "SK의 기부가 우리 이웃들의 더 나은 삶과 행복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경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SK는 올해도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포함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힘써 왔다. 지난 4월 신한은행·이디야커피와 대한상공회의소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다함께 나눔 프로젝트'에 참여해 행복도시락 제공(3억원), 인턴십 급여 지원(4억원), 마음건강지킴이 버스 지원(8억원) 등 위기청소년 자립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또 4월 강원도 강릉 산불과 7월 전국 집중호우 당시 각각 성금 2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삼성그룹도 지난 1일 연말을 맞아 이웃사랑 성금 5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올해 연말 이웃사랑 성금에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 등 23개 관계사가 참여했다. 회사 기금 외에 23개 관계사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기부금도 성금에 포함됐다.삼성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연말 이웃사랑 성금을 기탁하고 있다. 1999년 당시 100억원이던 성금 규모는 2012년부터 500억원으로 늘어났다. 삼성이 올해까지 기탁한 성금의 누적 총액은 8200억원에 달한다. 삼성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매년 12월 1일 시작하는 '희망나눔캠페인'의 첫날에 기부를 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13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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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리포트] 꼬이거나 포기하거나…만만치 않은 재벌들의 상속 셈법

대기업의 대물림이 ‘필수’가 아닌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고 있는 만큼 다수의 선택지가 생길 전망이다. 오너가들은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일환으로 ‘승계 포기’를 선언하거나 ‘연대 경영’, ‘소유와 경영 분리’ 등의 묘책을 강구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희박해졌지만 경영 승계 포기29일 업계에 따르면 4대 그룹 모두 경영 승계에 대한 이슈로 고민에 휩싸였다. 4대 그룹 총수들 모두 아들 1명만 슬하에 두고 있다. 주로 아들이 경영 지휘봉을 물려받는 국내 기업의 전통을 고려한다면 적자는 어느 정도 정해진 셈이다. 그런데도 경영 승계를 포기하는 기업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이 대표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20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했다.이 회장이 총수 자리에 올랐지만 옥고를 치르는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고, 지금도 법정에 주기적으로 출두하는 등 ‘사법 리스크’에 신음하고 있다. 4세 경영 포기는 삼성그룹의 준법 경영을 위한 선언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자녀에게 재계 1위 기업의 총수가 감내해야 하는 고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회장의 장남은 아직 병역 문제 해결도 필요한 상황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3세 경영에 대한 구상을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11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정말 고민 중이고 승계를 준비해야 한다”며 “내가 어떤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 전체를 이끌 것인가.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이어 “나만의 계획이 있지만 아직 공개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했다. 최 회장의 세 자녀의 경우 ㈜SK 지분이 전무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3세 승계를 위한 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 자녀 모두 SK그룹의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등 적을 두고 경영 수업을 하고 있다. 장녀 윤정 씨는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차녀 민정 씨는 SK하이닉스에서 일하다 휴직 후 미국의 원격 의료 스타트업 자문역을 맡고 있다. 장남 인근 씨는 SK E&S 북미법인 패스키에서 근무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1남2녀를 두고 있다. 총수로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지분으로 아직 완벽하게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한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지분이 핵심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차 지분 5.39%로 2.65%를 보유한 정의선 회장보다 2배 이상 많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현대차의 경우 지분 정리가 이뤄져야 온전한 경영 승계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지분 승계는 상속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LG그룹은 고 구본무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 등 세 모녀가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진행하면서 ‘장자 승계’가 꼬였다. 세 모녀는 구 회장을 상대로 이미 오래 전 합의가 끝난 ㈜LG 지분에 대한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경영 승계 최대 걸림돌, 천문학적인 상속세 경영 승계의 최대 걸림돌은 천문학적인 상속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경우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지분 등에 대한 상속세만 2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부연납으로 납부하고 있지만 아무리 재계 1위의 재벌이라도 1년 5000억원 이상의 상속세는 큰 부담이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등의 삼성 일가는 이건희 회장의 유산을 상속하면서 상속세만 12조원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의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등 자금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구광모 회장의 경우 구본무 회장에게 물려받은 ㈜LG 지분 8.76% 상속 등을 위해 상속세 7200억원을 내야 했다. 구 회장은 올해까지 상속세를 모두 완납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의선 회장도 향후 현대차와 기아 지분 등을 상속받는다면 1조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상속세 마련 등을 고려해 정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기도 했다. 한국의 상속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서도 최상위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OECD 38개 회원국 중 상속세를 물리는 국가는 24개국이다. 이중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최대주주가 할증률(상속세율의 20%)을 더하면 총 상속세율은 60%까지 올라간다. OECD의 평균 상속세율이 15%라는 점으로 고려하면 한국의 상속세는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래서 상속세율 60% 적용받는 기업은 사실상 경영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상속세와 관련해 “우리 경제 발전의 역사가 깊어지면서 현재 기업들의 최대 현안인 상속 문제에 대해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지 않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9일 글로벌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상속세제에 대한 3040 최고경영자(CEO)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85%가 상속세의 폐지 또는 최고세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과도한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연대 경영’이 떠오르고 있다. GS와 LS 등의 기업들은 사촌들이 지분을 합쳐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집집마다 5% 정도의 지분을 세습하면서 경영을 승계하는 방식이다. 이들의 경우 주기별로 총수를 추대하면서 ‘연대 경영’, ‘사촌 경영’의 모범을 선보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경우에도 ‘경영 승계 구상’에 연대 경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는 최종건 창립자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준 전례가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사촌 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계열 분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연대 경영’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럴 경우 최 회장의 ㈜SK 지분 17.73%의 배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미 사촌들에게 SK 지분을 나눠준 적이 있다. 지난 2018년 최 회장은 SK 지분 4.68%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등 친족들에게 증여한 바 있다. 당시 증여 금액만 9300억원 규모였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경영 승계 구상을 밝히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연대 경영’뿐 아니라 ‘소유와 분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SK의 경우 계열사별 독립적인 이사회를 비롯해 전문경영인 체제가 굳건해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전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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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베트남 국가혁신센터 지원하는 이유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베트남에서 남다른 파트너십 강화 행보를 보였다. 2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전날 국가혁신센터(NIC)의 개관 첫 행사인 '베트남 국제 혁신 엑스포(VIIE) 2023'에 참석했다. 이 전시관 행사에서 첨단 미래도시로 변한 약 30년 후 하노이를 가상현실로 선보여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는 베트남의 산업 구조 진화를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입장이다. 이와 같은 일환으로 국가혁신센터 건립에 400억원을 지원하는 등 스타트업 육성과 기술 혁신에 힘을 보태고 있다.최 회장은 베트남과의 파트너십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SK는 동남아 거점으로 베트남을 지목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의 3대 교역국이기도 하다. SK는 지난 30년간 다져온 신뢰를 이어가며 앞으로도 베트남의 산업 전환과 새로운 변화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SK 관계자는 "베트남은 1990년대 최종현 선대회장이 현지 원유개발 사업을 시작한 이래 다양한 사업, 사회활동을 함께한 상징적인 협력국"이라며 "그린 비즈니스 외에도 디지털, 첨단산업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글로벌 경영 행보에서는 신재생에너지와 자원순환 사업 등 '그린 비즈니스' 협력 강화도 주목을 끌었다. 최 회장은 팜 민 찐 총리, 브엉 딘 후에 베트남 국회의장 등 고위급 인사와 만나 그린 비즈니스 협력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최 회장은 "수소,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소형모듈원자로(SMR), 에너지 솔루션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베트남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고, 넷제로(탄소 중립) 달성에 협업할 계획"이라며 "현지 정부, 파트너들과 함께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2050년 넷제로'를 국가적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SK의 그린 비즈니스 사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방침과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최 회장은 파리에서 시작된 ‘SK CEO 세미나’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베트남까지 이어진 10월 글로벌 경영 일정을 마무리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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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회장 취임 25주년 최태원, '숫자로 보는 성적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성공적인 그룹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재계 서열 5위에서 2위로 뛰어오르는 등 혁신 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최 회장이 내달 1일로 취임 25주년을 맞는다. 외환위기로 암울했던 시기에 총수 자리를 물려받았지만 체질 개선을 통해 25년간 자산과 매출 규모에서 크게 성장했다. 기존 SK의 주력 분야였던 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에 이어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미래 신성장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질적 성장까지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한 1998년 약 32조8000억원이었던 SK 자산총액이 올 5월 약 327조3000억원을 기록해 10배 규모로 커졌다. 이에 따라 5위였던 SK의 재계 순위는 지난해 5월부터 삼성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매출은 32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224조2000억원으로 6배, 영업이익은 2조원에서 18조8000억원으로 9배가 됐다. 수출액도 8조3000억원에서 83조4000억원으로 약 10배 규모로 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액은 약 887조원이다. 이중 SK그룹이 약 10%를 책임지고 있다. 이 같은 양적 성장은 과거 정유·석유화학, 정보통신 등 내수 중심 기업으로 인식되던 SK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변화시키고 사업 영토를 넓힌 결과다. SK가 사업 포트폴리오의 무게 중심을 BBC와 그린·첨단산업으로 본격 전환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하이닉스 인수 때부터다. 최 회장은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만으로는 그룹의 지속 성장과 발전이 어렵다고 보고 사내 반대를 무릅쓰고 하이닉스 인수를 관철했고, 터닝포인트가 됐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업계가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도 연구개발비를 비롯한 투자를 늘렸고, 키옥시아, 인텔 낸드 메모리 사업부, OCI머티리얼즈, LG실트론 등을 연이어 인수해 글로벌 일류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전 세계적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관련 사업 분야 육성에도 그룹 역량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SK온은 북미·유럽·중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1.7GWh였던 SK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지난해 말 88GWh로 5년 만에 50배 수준으로 커졌다. 수소 등 청정에너지 분야도 성장 중이다. SK그룹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 SK㈜와 SK E&S는 2021년 수소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인수했다. 작년 8월에는 SK㈜와 SK이노베이션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에 3200억원을 투자했다.최 회장은 사회적가치(SV)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사업에 내재화해야 기업 가치를 높여야 지속가능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경영 지론을 실천하며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8.2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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