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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온도와 습도… ‘파묘’ 괜히 수작 아니었네 ‘전문가 노력 치열’

개봉 나흘만에 관객수 200만명 찍고 흥행 탄력을 받은 영화 ‘파묘’에 전문가들이 쏟은 노력이 공개됐다.지난 22일 개봉한 ‘파묘’는 오컬트 장인 장재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 장 감독은 앞서 ‘검은사제들’, ‘사바하’로 각각 544만, 239만 관객을 동원해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은 흥행으로 호평을 받았다. 전작에서 호흡을 맞춘 덱스터도 힘을 보태며 영화 퀄리티에 공을 들였다.덱스터스튜디오는 ‘파묘’의 디지털 색보정(DI)을 담당했다. 계열사 라이브톤이 음향(SOUND) 디자인까지 책임져 미스터리 장르물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장의사·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덱스터스튜디오 컬러리스트 박진영 이사는 “‘파묘’ 같은 작품은 관객들에게 얼마나 섬뜩한 느낌을 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기에 어두운 화면에서도 낮은 색온도와 습한 기운이 전해질 수 있도록 작업했다”며 “스토리 전개에 따라 관객들은 관찰자로서 바라보는 시점 이동을 체험하는데 그 과정은 자연스러운 컬러그레이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묘를 이장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사람이 땅 위에서 아래로 시선을 두는 장면이 있는 반면 마치 땅속 아래에서 위를 보는 구간도 있어 시점에 맞춰 영상의 톤도 미묘한 변화를 준다”며 “험한 것으로 인한 공포감, 잎이 없는 마른 나무로 우거진 차가운 산, 인적이 드문 시골 마을의 풍경까지 섬세한 설정에 맞는 깊이 있는 컬러감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라이브톤 김병인 부장도 “사건 흐름상 기승전결 구조가 매끄러우면서 장르 특성에 맞는 분위기를 전달하려 노력했다”며 “꿈틀거리는 듯한 베이스 사운드를 작품 곳곳에 깔아 긴장감이 유지되게 했다”고 음향 콘셉트를 설명했다.그는 “장재현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의 생동감을 경험하길 원했고 그에 따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도입했다”며 “기괴한 존재의 특성도 심상적으로 해석해 표현했는데, 그 소리가 온 사방에서 교차 혼합식으로 들리게 디자인해 영화적 체험을 극대화했다”고 언급했다.누적 관객 수 25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파묘’는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리에 상영되고 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2.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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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과 ‘덱스터’가 혼재된 K콘텐츠..‘살인자ㅇ난감’ 전 세계 사로잡다 [줌인] ①

히어로 같긴 한데 또 어떻게 보면 히어로가 아니다. 살짝 비틀린 다크 히어로의 이야기 ‘살인자ㅇ난감’이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넷플릭스 새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은 설 연휴였던 지난 9일 공개된 이후 한국을 비롯해 볼리비아, 인도, 카타르, 홍콩 등 세계 19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공개 3일 만에 31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비영어 TV 부문 2위에 등극하는 쾌거도 올렸다.‘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 이탕(최우식)과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보통의 다크 히어로들이 확고한 가치관과 능력치를 갖고 있는 것에 반해 ‘살인자ㅇ난감’ 속 이탕은 외모가 유약해 보이기까지 하는 평범한 남성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살인은 우발적이었던 이탕은 자신이 죽인 사람들이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른 살인자들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며 자신에게 범죄자를 감별할 능력이 있는 게 아닌지 스스로 의심하게 된다. ◇‘배트맨’과 ‘덱스터’ 그 사이히어로 역할을 하는 본인조차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은 ‘살인자ㅇ난감’의 차별점이다. 그간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수많은 다크히어로들은 법의 체계를 넘는 사적제재를 자신의 능력과 명분으로 정당화하며 대중의 호응을 끌어냈다.이탕은 다르다. 마치 범죄로 가득 찬 고담 시티 속 ‘배트맨’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자신의 살인욕을 또 다른 살인자들을 죽이는 것으로 해소하는 사이코패스 법의학자 ‘덱스터’ 같기도 하다. 홍콩 유력 매체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살인자ㅇ난감’에 대해 “이탕은 스타일리시한 사적제재 히어로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배트맨’과 ‘덱스터’가 혼재된 K시리즈 캐릭터”라고 평했다.이렇게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캐릭터는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받기에 더 좋다는 평가도 있다. 박현민 대중문화평론가는 “사법체제에 대한 불신에서 피어난 다크히어로에 대한 갈망과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하지 않은 여러 인물들의 고민에 대한 공감, 열린 결말을 통해 콘텐츠 수용자에게 사유를 건넨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존의 단편적인 ‘사이다맛 히어로’와 차별점을 구축했다”며 ‘살인자ㅇ난감’의 인기 요인을 짚었다. ◇스타일리시한 연출도 호평‘타인은 지옥이다’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색채를 인정받은 이창희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 역시 ‘살인자ㅇ난감’에 호평이 쏟아지는 이유다.누리꾼들은 “교차편집, 감각적인 음악”, “각본과 연기, 연출 모두 섬세하게 신경 쓴 것이 느껴진다”, “연출 쫄깃”, “팝하다는 연출이 뭔지 알 것 같다” 등 연출에 대한 호평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작품의 주제 의식을 보여주는 코드이자 이탕이 살인을 했다는 증거물이라는 이중적 의미로 삽입한 것도 섬세한 연출을 보여주는 예다. 이 외에도 심각한 장면에 삽입된 코믹한 효과음이나 음악, 장면과 장면을 연결시켜 주는 트랜지션의 기발함 등이 ‘살인자ㅇ난감’의 특징이다.미국 매체 포브스는 “카메라 기법과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음악, 최우식과 손석구의 열연이 압권”이라면서 “재미있고 놀라운 반전으로 가득 찬 잘 짜인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살인자ㅇ난감’을 평했다.다만 극에 등장하는 죄인 형정국이라는 인물의 생김새 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인 건 아쉽다는 평가다. 잘 만들어진 작품에 괜한 논란이 끼얹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살인자ㅇ난감’을 연출한 이창희 감독은 “내가 정치적 견해를 작품에 반영했다면 그렇게 치졸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몰래 (작품에) 녹이는 건 저열한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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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포커스] ‘이재, 곧 죽습니다’ 해외+국내 다 잡았다…인기 요인 넷

‘이재, 곧 죽습니다’가 해외와 국내에서 모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티빙에 따르면 ‘이재, 곧 죽습니다’는 최근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중 시청 UV 2위에 해당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프라임 비디오에서 호주, 일본,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전 세계 43개국에서 톱10에 진입하는 등 글로벌 흥행도 하고 있다. 티빙 효자 작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재, 곧 죽습니다’의 인기 요인을 짚어봤다. ◇ 옵니버스 형식 ‘이재, 곧 죽습니다’는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최이재(서인국)가 죽음(박소담)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죽음과 삶을 겪게 되는 인생 환승 드라마다. 드라마는 ‘환생’이라는 주제에 맞게 김지훈부터 시원, 성훈, 김강훈 등 12명 배우들이 각 회차마다 등장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이 12명 배우들은 모두 작품 주인공이라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주인공 최이재 역의 서인국은 “얼굴과 생김새는 모두 각양각색이지만, 모든 배우들 최이재 특유의 말투를 묘사하는 데 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사가 유치하는 혹평도 있었다. 그러나 12명 배우들이 최이재 특유의 눈빛과 말투를 비슷하게 통일해 몰입도를 높였다. 파트1에서는 최이재가 8번의 삶을 경험했다. 한명의 평범한 청년이었던 이재는 연예인이 되기도 하고 본인이 그렇게 취업하고 싶었던 그룹의 회장이 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액션부터 누아르, 로맨스, 휴머니즘 등 다양한 장르가 펼쳐지는데 이는 시청자들이 다음 회차에서는 어떤 장르와 모습으로 최이재가 변신할지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화려한 VFX ‘이재, 곧 죽습니다’의 또 다른 시청 요소는 화려한 시각효과(VFX)다. 드라마는 주인공 이재가 여러 차례 죽음과 환생을 경험하는 배경으로 저승세계 공간이 펼쳐진다. 자칫 유치할 수 있는 설정에 덱스터스튜디오 표 실감 나는 시각효과가 더해지면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덱스터스튜디오는 영화 ‘서울의 봄’, ‘더 문’, 넷플리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등을 연출한 VFX·콘텐츠 제작 전문기업이다. ‘이재, 곧 죽습니다’ 영상 VFX 디자인을 맡은 제갈승 수퍼바이저에 따르면 초월적 존재인 ‘죽음’이 머무르는 공간이 다른 차원에 실재하는 하나의 세계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다.이외에도 현실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폭발, 비행기 사고와 같은 장면을 강렬하게 그려내 스토리라인이 전환돼도 판타지적 느낌이 유지되도록 했다. ◇ 원작 웹툰에는 없는 ‘복선’ ‘이재, 곧 죽습니다’는 드라마 팬들이 쉽게 찾아낼 수 있는 복선이나 장치를 많이 심어놨다. 최이재가 겪게 될 12번의 죽음은 시계 초침으로 표현했다. 또 조태상(이재욱)의 죄수 번호와 이주훈(장승조)의 돈을 숨겨놓은 사물함 비밀번호 그리고 박태우(김지후)의 자동차 번호 1201은 최이재가 앞으로 겪게 될 죽음의 심판을 의미한다. 파트1 마지막 화에서는 장건우(이도현)가 읽고 있는 신문 기사 속 ‘잡히지 않은 연쇄 살인마’라는 기사도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연출자 하병훈 PD는 “다음 회차에 눈을 뜰 사람들에 대한 단서를 숨겨놨다. 또 죽음을 피해 살 수 있는 방법을 파트2에 담아뒀으니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높였다. ◇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주제’ 다양한 장르와 화려한 시각효과만이 ‘이재, 곧 죽습니다’의 전부는 아니다. 초반에 다뤄지는 최이재의 이야기나 이후 죽음들은 개인 또는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최이재는 대학 졸업 전 태강그룹 신입사원 입사 최종 면접까지 올라가며 꿈에 부푼 청년으로 그려졌지만, 학자금 대출과 취업난에 시달리며 우울함에 빠진다. 7년 동안 사귄 여자 친구 이지수(고윤정)가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는 동안 혼자만 정체돼 있다는 생각에 자격지심을 품기도 한다. 설상가상 월세를 내지 못해 옥탑방까지 쫓겨난 최이재는 극단적 선택을 한다. 실제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위로, 2위와 압도적인 격차를 보인다. 매년 치솟는 자살률과 대조적으로 낮아지는 취업률은 70만 취업준비생들을 모질게 괴롭힌다. ‘이재, 곧 죽습니다’ 속 최이재의 상황도 여느 청년들과 다르지 않다.그러나 최이재는 환생과 죽음을 거듭하면서 본인의 극단적 선택을 후회한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과 주변 친구의 아픔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음을 자츰 깨닫는다. 내년 1월 5일 공개될 파트2에서는 각성한 최이재가 어떻게 성장하고 달라질 것인지, 또 죽음을 피하고 생존할 수 있을 것인지가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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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스튜디오, 수출의 탑 300만불 달성 수상

덱스터스튜디오가 2012년 설립 이후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해외 작품 참여를 지속하며 글로벌 진출에 적극적 행보를 펼쳐간 점을 인정받았다.VFX·콘텐츠 제작 전문기업 덱스터스튜디오가 ‘제60회 무역의 날’ 시상식에서 해외 수출 실적 300만불 부문으로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고 6일 밝혔다.수출의 탑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하는 기념식에서 수여되는 공신력 높은 상이다.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 증대에 기여한 기업에게 주어진다. 회사 관계자는 “당사는 이미 10년 전부터 해외 매출이 대규모로 다수 발생해 수상에 필요한 일정 조건을 갖춘 바 있다”며 “해외 성과를 더 널리 알리고 공신력을 인정받고자 최근 1년간(2022년 7월부터 지난 6월말까지)의 수출 사실을 증명해 첫 수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36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는데 미국, 일본, 헝가리 합작 헐리우드 영화 ‘나이츠 오브 더 조이닥’(Knights of the Zodiac) VFX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며 “이 외에도 공개 예정인 글로벌 작품과 디지털 색보정, VR 콘텐츠, 영화 판권 수익 등으로 다양한 부문에서 매출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덱스터스튜디오의 해외 진출 행보는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9월 태국 대표 미디어 기업인 칸타나(Kantana) 그룹을 상대로 버추얼 프로덕션(VP) 컨설팅 사업 계약을 성사시켜 해외 매출을 확보했다. 2021년 덱스터가 개관한 ‘D1’ 스튜디오는 글로벌 기업 럭스마키나와 국내 최초 협업한 사례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작돼 유명 영화, 드라마, CF 등이 촬영됐다. 다양한 레퍼런스를 경험한 노하우로 12월 현재 태국 방콕에 위치한 칸타나 버추얼 스튜디오 설립과 시스템 구축을 돕고 있다.또 이달 초에는 대만 문화부 산하 대만콘텐츠진흥원(TAICCA)과 MOU를 체결해 영상 콘텐츠 공동 투자 및 제작에 협력하고 글로벌 진출 전략 도모에 나섰다. TAICCA를 통해 현지 VFX 관련 기업들과 관계를 맺어 전문 인재 양성 및 공동 작업 참여 등 추가 논의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VFX, DI, VP, SOUND 등 포스트 프로덕션 기술 참여를 비롯해 기업 컨설팅, 공동 제작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유명 스튜디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같은 작품에 참여할 정도로 당사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덱스터 그룹사로서 향후 다양한 성과를 창출하고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튜디오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06 10:51
메이저리그

이제 이정후의 시간이 시작됐다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가 시작됐다. 이정후(25)를 향한 미국 현지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 2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막을 내린 MLB는 바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리며 30개 구단의 전력 보강 정국에 돌입했다. '투·타 겸업'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가 FA 최대어로 인정받는 가운데 올 시즌 26홈런을 치며 재기한 2019년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코디 벨린저도 시카고 컵스와의 상호 옵션 행사 거절 후 시장에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정후의 이름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그는 KBO리그에서 뛴 7시즌(2017~2023) 동안 통산 타율 0.340을 기록, 이 부문 역대 1위에 오른 타자다.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의 동의 아래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 문을 두드린다. MLB닷컴은 지난 3일 FA 랭킹 25명을 소개하며 이정후를 13위로 꼽았다. KBO리그에서의 통산 성적,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활약을 언급하며 "흥미로운 옵션이 될 수 있는 타자"라고 평가했다. MLB 9시즌 통산 타율 0.280를 기록하고 NL 외야수 부문 골드글러브만 3번 수상한 엔더 인시아테와 닮은 꼴로 꼽기도 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CBS스포츠도 3일 FA 총 50명을 언급하며 이정후를 15위에 올려놓았다. 이정후가 지난 7월 왼쪽 발목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이력을 언급하면서도 "상당한 콘택트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했다. 이 매체는 10월 초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아시안 리그 출신 타자들을 소개하며 이정후를 언급한 바 있다. 이정후가 5시즌(2019~2023·KBO리그 기준) 연속 볼넷보다 삼진이 적은 점을 짚었고, 헛스윙률이 3%에 불과한 점도 소개했다. 구체적인 성적과 몸값 전망도 나왔다.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는 예측 프로그램(ZiPS)을 활용, 이정후가 2024시즌 타율 0.282·9홈런,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2.2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다른 매체 디 애슬레틱 팀 브리튼 기자는 이정후의 예상 성적을 계산한 뒤 최근 10년 동안 성사된 FA 계약과 WAR 기록을 연계해 계약 규모를 예상했다. MLB 수준급 외야수 데이비스 스판과 덱스터 파울러의 연봉 규모와 비교한 그는 이정후가 이적료(포스팅피)를 제외하고 총액 5600만 달러(734억 7000만원)에 4년 계약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 행선지도 쏟아졌다. 이미 피트 푸틸라 단장이 한국에 방문하며 영입 의지를 드러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영입 필요성이 제기된 뉴욕 양키스뿐 아니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까지 등장했다. 샌디에이고는 연봉 총액을 줄이기 위해 간판타자 후안 소토의 트레이드를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애리조나 주전 외야수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FA 자격을 얻는다. 현지 매체는 이들의 대안으로 이정후가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이번 MLB FA 시장엔 대어급 외야수가 적다. 앞서 언급한 벨린저와 구리엘, 그리고 통산 170홈런을 기록한 호르헤 솔레어 정도다. 이정후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이정후는 최근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소속팀 키움이 진행한 유소년 야구 교실에 일일 코치로 나서며 재능 기부를 했다. 빅리그 진출을 앞두고 심기일전하고 있다. KBO리그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포스팅 절차가 이뤄진다. 이정후의 시간이 시작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6 06:10
영화

[비욘드 K] VFX, 콘텐츠의 한계를 넓히다! 덱스터 진종현 슈퍼바이저 (인터뷰)

카메라로 담을 수 없는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 진종현 VFX(Visual Effect. 특수 효과) 슈퍼바이저가 하는 일이다. 진종현 슈퍼바이저는 김용화 감독이 설립한 덱스터 스튜디오에서 영화 ‘미스터 고’, ‘신과함께’ 시리즈, ‘더 문’ 등을 만들어내며 남다른 기술력을 선보여왔다. VFX는 시각 효과를 통치하는 단어다. 영상에서 구현될 수 없는 것들을 CG를 이용해 풍성하게 메꿔나가는 작업을 뜻한다. 이런 의미에서 진종현 슈퍼바이저는 대한민국 VFX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무더운 여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덱스터 스튜디오를 찾았다. 여느 사무실과 달리 덱스터 스튜디오는 어두컴컴하다. 수많은 모니터와 그 앞의 사람들은 어두운 사무실이 익숙한 듯 바삐 움직였다. 극장에서 보는 그대로를 구현해내기 위해 작업 환경부터 최적화된 것. 이것이 덱스터 스튜디오가 극장과의 간극을 좁히는 첫걸음이다. 진종현 슈퍼바이저가 처음 업계에 발을 들였을 때만 하더라도, 모든 게 순탄치 않았다. 적은 급여는 물론 부당한 대우까지, 현실적인 제약이 많이 따르던 직종이었다. 하지만 ‘미스터 고’(2013)를 시작으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CG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어났다. 진종현 슈퍼바이저는 ‘미스터 고’가 활로가 되어줬다며 좋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선 시각 효과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작사들이 알게 된 순간이라고 말했다.현재는 K콘텐츠 촬영장에 VFX팀이 상주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종현 슈퍼바이저 역시 과거와는 달라진 부분을 실감한다고 밝혔다. 과거만 하더라도 VFX팀 대신 CG팀이라는 명칭으로 불렸다며 VFX팀이 현장에 있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 여겨졌다고 전했다.“환경이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이젠 VFX팀이 주도해서 씬을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해졌거든요. 프리프로덕션 기간에 영화 내용에 맞게끔 씬을 설계하고 그 설계를 바탕으로 촬영을 하죠. 이젠 자잘한 것들도 VFX팀이 개입하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눠요. 결국은 시청각적인 만족도가 커야하니까요. 저희가 그 부분 전문가니까 같이 논의하는 과정이 많이 필요해요.” ‘미스터 고’ 이후 한국 VFX 기술은 발전을 거듭해왔다. 진종현 슈퍼바이저는 한국의 기술력이 할리우드와 비교했을 땐 부족할 수 있지만 못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환경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을 거라고 봐요. 저희는 ‘미스터 고’, ‘백두산’ 등 다수의 영화를 통해 발전해왔어요. 또 ‘더 문’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계속 만들어 갈 기회가 생겼죠. 미션이 주어지면 그걸 파헤치고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요. 이런 시기가 없으면 발전이 쉽지 않죠.”덱스터 스튜디오가 최근 내놓은 작품은 영화 ‘더 문’이다. 김용화 감독이 쌍천만 신화를 세운 ‘신과 함께’ 시리즈 이후 약 5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더 문’은 비록 아쉬운 흥행 성적은 거뒀지만, 스크린에 우주를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한국 SF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을 받는다. 진 슈퍼바이저는 “ ‘더 문’을 비롯해 VFX 작업은 영화 흐름에 방해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영화의 본질이라는 것. 관객이 영화의 본질을 잘 따라가도록 뒷받침하는 게 VFX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 자리에서 수작업으로 일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물론 VFX뿐만 아니라 다른 직종도 다 노력하시고 최선을 다하고 계세요. 사실 VFX 시장이 아직 크지는 않아서 수익성이 큰 직종이 아니에요. 영화가 개봉해서 큰 수익이 나면 제작비도 올라갈 거고, 제작비 규모가 커져야 저희도 혜택도 받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진 그렇지 않으니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진종현 슈퍼바이저는 K콘텐츠가 더 다양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창작자가 무엇을 만들어내냐에 따라 VFX도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다며 “어떤 영화든 많이 봐주시고 더 관심을 가져주셔야 이런 영화들이 더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예전에 비해 장르적 다양성이 많이 늘어났어요. 그런 면에서 한국 영화가 많이 발전했죠. 코로나19 때 더 급속도로 변화의 바람이 불었어요. OTT 플랫폼이 다양해졌잖아요. 다만 그때부터 영화가 힘들어졌어요. 영화 제작이 많이 줄었거든요. 제작 빈도가 줄어드는 걸 체감 중인데 그게 활성화될 수 있는 활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한국 영화가 성장하기 위해선 해외 시장으로 발을 넓혀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수익이 더 커지기 위해선 해외 시장이 더 커져야만 한다”며 “한국 영화들이 인정받으면 해외 시장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환경이 되면 제작 여건도 좋아지고 제작비도 상승될 것”이라며 “어느 한 곳에서 수익이 안 나도 시장이 커지면 서로 상호보완할 수 있는 수익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9.2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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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가 만든 새로운 SF 세상… ‘더 문’ 올라운드 협업

덱스터스튜디오가 ‘한국 최초 달 탐사’ 영화 ‘더 문’으로 혁신적인 기술력을 보여줬다.덱스터스튜디오는 2021년부터 ‘더 문’에 기술 참여를 해 VFX, VP, DI, SOUND 까지 포스트 프로덕션 올라운드 협업을 했다.2일 개봉한 ‘더 문’은 국내 최초 시리즈 영화 쌍천만 업적을 이룬 김용화 감독의 신작이다. 국내 최초로 달 탐사를 소재로 했다.덱스터스튜디오는 지난 2021년 5월 제작사 블라드스튜디오를 대상으로 60억 원 규모의 VFX 기술 공급 계약을 공시해 프로젝트 참여 사실을 알렸다. 더불어 공동제작사로서 투자까지 병행해 작품에 힘을 보탰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지구로부터 38.4만km 떨어진 달에 홀로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과 NASA 유인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윤문영(김희애)의 사투를 그렸다.VFX를 총괄한 덱스터스튜디오 진종현 수퍼바이저는 “이 영화는 장르 특성상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정보의 오류를 줄이고 상상력을 가미해 독창적 비주얼로 디자인한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현실적으로 체험하기 어려운 공간과 사건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작업했다”고 말했다.실제 ‘공간 연출 방식’에서도 과학적 탐구가 드러난다. 우주는 태양을 제외하면 사실상 밝은 빛을 내는 물질이 존재하지 않아 짙은 어둠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촬영 현장에서는 어둠의 정도를 실질적으로 표현하고자 빛을 반사하지 않는 흑색천을 스튜디오 내부에 둘러 빛의 왜곡을 차단했다. 우주선과 월면차(로버) 등 필수 소량 조명을 제외하고 모든 빛을 통제해 광활한 우주의 무게감까지 극대화했다.‘빛’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도 설명했다. 그는 “태양빛은 우리 작품에서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며 밝음과 어두움으로 설명되는 주요한 요소”라며 “태양의 위치가 이정표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러한 ‘빛과 어둠’의 대비로 깊은 공간감을 완성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달’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영화의 주요 스토리가 진행되는 우주 속 달이라는 공간은 실제 지구 대비 약 16% 수준의 저중력 상태로 공기가 없다”며 “다수의 과학 논문 및 실제 촬영 영상들을 참고해 물체의 폭발과 충돌을 재구성하며 긴장감을 이끌어냈다”고 덧붙였다.또한 그는 VFX 수퍼바이저로서 과학적 분석을 활용한 작품의 재해석으로 비주얼 구현 노력이 있었음을 회상했다. 그에 따르면 “진공상태에서 깃털과 볼링공이 동시 낙하하면 동일한 속도로 떨어지지만 지구에서는 가벼운 깃털이 공기 저항으로 느리게 떨어지는 것이 상식이다”며 “만약 지구에서 유성우가 추락하면 시야를 전부 가릴 수 있는 엄청난 먼지 구름이 형성되겠지만 중력이 약한 달에서 는 이와 다른 차별성을 둬야 했다”고 밝혔따.이에 “시각적으로 지구보다 달에서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보이도록 만들어 관객들로 하여금 ‘더 문’만의 비주얼 포인트를 체험하게 한 것”이라며 “달에 착륙할 때 추력으로 발생하는 먼지의 흩날림, 월면차 바퀴에서 발생하는 흙먼지 효과 등에서도 같은 메커니즘”이라고 의도를 공개했다. 이 밖에도 나로 우주센터 상황실, NASA 내부, 우주선 내부, 달 표면 등 영화 전반에 걸쳐 VFX가 폭 넓게 사용돼 시각적 몰입감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덱스터스튜디오는 VFX 이외에도 VP(버추얼 프로덕션), DI&DIT(디지털 색보정 및 디지털 이미징 테크니션)까지 병행해 영상 기술 전반을 도맡았고 자회사 라이브톤까지 합류해 사운드를 디자인하는 등 작품 퀄리티 향상에 몰두했다. 특히 한국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VFX 영상을 LED 화면으로 재생해 동시 촬영하는 ICVFX(인카메라 시각효과) VP 기술이 도입됐다는 점에서도 기대감을 더한다.덱스터스튜디오 김욱, 강종익 대표는 “그동안 한국 영화 역사상 SF 장르가 대규모 흥행을 거둔 사례가 없었기에 제작 자체가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분야”라며 “제작사, 배급사, 기술사들이 모여 이 작품을 제작하고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것은 한국영화 산업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본 작품 특성상 고난이도의 테크니컬한 요소가 필요하고 이를 영상으로 재현하기 위해 당사 소속 아티스트가 대거 투입됐다”며 “관객들에게 SF 장르물로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자 노력한 만큼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희망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8.02 15:10
영화

‘더 문’ 설경구 “韓 SF 선입견 있던 나, 김용화 감독은 가능하겠다 생각” [인터뷰②]

배우 설경구가 김용화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더 문’의 주역 설경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설경구는 출연 계기에 대해 “김용화 감독님께 생각지도 못하게 연락이 왔다. 작품 설명을 길게 들었는데 사실 SF 장르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말문을 열었다.이어 “우주 영화는 할리우드의 전유물이고 외국 배우가 나와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다. 먼 훗날 이야기 같아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먼 미래가 아니라는 걸 끝나고 알았다”고 했다.그러면서 “SF 장르를 찾아보는 편도 아닌데 김용화 감독의 ‘더 문’을 보니 구현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 덱스터 스튜디오도 갖고 있지 않나”라며 “관객과의 소통도 많은 쌍천만 감독이 아닌가. 출연을 고민할 이유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린 영화로 8월 2일 개봉한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8.01 14:22
연예일반

‘더 문’ 저 달에서 미치도록 도경수를 구하고 싶다 [IS리뷰]

구하고 싶다. 미치도록 구하고 싶다. 김용화 감독의 ‘더 문’은 달에 홀로 떨어진 대한민국 우주인을 반드시 구하고 싶은 갈망을 불어넣는다. 한국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비주얼로.2029년. 대한민국 달 탐사선 우리호가 달을 향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우주연합에서 제외된 대한민국은 자체적으로 만든 달 탐사선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유인 달 탐사에 도전한다. 하지만 태양 흑점 폭발로 강렬한 태양풍이 우리호를 덮쳐 황선우 대원만 홀로 우주에 남겨진다. 그런 그를 구하기 위해 5년 전, 달 탐사선 도전에 나섰다가 실패한 책임을 지고 떠났던 전임 나로 우주센터장 김재국이 합류한다. 그의 힘만으론 황선우를 집으로 돌아오게 하기는 역부족이다. 재국은 NASA 유인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윤문영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쉽지 않다. 달을 놓고 미국과 한국의 이해가 다르기 때문. 과연 선우는 지구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더 문’은 ‘신과함께’로 쌍천만 신화를 쓴 김용화 감독의 신작이다. 한국 최고 VFX회사 덱스터스튜디오 설립자 답게, ‘더 문’에는 한국의 최첨단 영화 기술이 집약돼 있다. ‘마션’ ‘그래비티’ 등 할리우드 우주영화에 비교해 손색이 없다. 이제 드디어 한국에서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할 만하다. ‘더 문’의 우주는 쨍하다. 빛이 쨍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어둠의 묘사다. 우주의 암흑을, 쨍할 정도로 명징하게 만들어 빛을 더 선명하게 했다. 4K로 촬영한 덕인지, 우주가 섬세하고 선명하고 쨍하게 시네마틱하다. 실제가 아니지만 더 실제 같다. 이 우주를 만끽하고 싶으면 IMAX 같은 대형 스크린을 추천한다. 이 허구를 더 실제처럼 만든 건, 소리다. 우주선 안과 밖의 소리가 다르다. 질감이 다르다. 음향과 무전이 엇갈리고, 음악이 더해지는데, 돌비 시스템을 갖춘 극장에서 관람을 추천한다. 감정과 긴장과 이입이, 소리로 전혀 다른 체험을 줄 듯 하다. 우주선과 달착륙선, 월면자동차 등의 세트와 소품은 실제 같다. 우주 유영, 우주선 내에서 둥둥 떠다니는 무중력 묘사, 달과 달의 중력 묘사 등은 아주 좋다. 할리우드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디지털배우라고 할 수 있는 드론도 좋다. 달에 홀로 남겨진 지구인과 교감하는 듯 하다.하지만 아무리 비주얼이 좋다고 해도, 서사가 빈약하면 남의 이야기인 법. ‘더 문’은 달에 홀로 남겨진 황선우를 구하려 한다는 단순한 플롯을 시종일관 밀어붙여 마침내 간절하게 그의 구원을 바라게 한다. 이 전개가 좋다. 위기가 쌓이지만, 이 위기를 각자가 하나의 목표를 놓고 간절하게 헤쳐 나간다. 재국은 재국대로 간절하게, 선우는 선우대로 절박하게, 문영은 문영대로 절절하게. 이 감정들이 영화 말미에 합쳐질 때, 관객의 마음을 뒤흔든다. 구하고 싶다. 간절히 구하고 싶다. 선우를 구해 나도 구원받고 싶다. 그렇게 만든다. 감정을 크게 움직이는데 일가견이 있는 김용화 감독은, 이번에는 오히려 절제했다. 간절함들이 쌓이고 포개 지도록만 이끌었다. 이 쌓인 감정들에 동의 되지 않으면, ‘더 문’은 그저 볼거리다. 이 감정들에 동의 되면, 꼭 구하고 싶어 질 테다. 그래서 나도 구해지고, 용서받고, 사랑받고 싶을 테다. 재국 역을 연기한 설경구는, 간절하다. 간절하게 구해지고 싶어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설경구의 눈에 깊이 공감할 것 같다. 문영 역의 김희애는 멋있다. 멋있게 감정을 울린다. 선우 역의 도경수는 구하고 싶다. 그의 사슴 같은 눈을 보면 어떻게 든 구하고 싶다. 도경수는 영화의 대부분 홀로 있다. 그는 이제 홀로 서사를 책임질 배우가 됐다. 김용화 감독은 저승을 가서 사람을 구해 오더니, 이번에는 달에 간 사람을 구해 오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언제나 이승은, 지구는, 은원과 이해가 얽히고설켜 있지만, 결국 사람을 구하는 건 사람이다. ‘더 문’의 지구는 그래서 차갑지만 따뜻하다.8월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추신. 엔딩 크레딧에 에필로그 영상을 보고 극장에서 나와야 영화가 완성된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7.2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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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특집] 김용화 감독 “‘더 문’은 하이퍼리얼리즘..도경수 보호본능 자극” [IS인터뷰] ②

김용화 감독이 쌍천만 신화를 쓴 ‘신과 함께’ 이후 5년만에 ‘더 문’으로 돌아왔다. 저승에 이어 이번에 우주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의 사투를 그린 영화. 도경수가 선우 역을, 설경구가 재국 역을 맡았으며, 김희애가 NASA 유인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문영 역을 연기했다. 김용화 감독은 남들이 가보지 않은 곳을 찾아다니며 누군가를 구하는 이야기를 즐긴다. 그러면서 자신도 구해지기를 바라는 것 같다. ‘더 문’을 연출하고 제작까지 겸한 김용화 감독에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왜 ‘더 문’을 만들었나.우주영화에 대한 관심이 원래 있었는데, ‘신과 함께’와 비슷했다. 과연 우리나라 VFX기술로 가능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신과 함께’를 만들면서 우리 기술로 가능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신과 함께’가 끝나자마자 ‘더 문’ 프리 프로덕션 작업에 들어갔다.‘더 문’ 같은 현실 기반 우주영화를 만들려면 영화적 허용과 과학적 사실 사이에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텐데.시나리오를 준비하면서 거의 매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나로우주센터 등에 검수를 받았다. 한 요소를 쓸 때마다 이거 가능할지, 물어봤다. 의외로 과학자 분들이 훨씬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물리적으로 이게 가능하냐고 물었을 때, 더 들어가도 괜찮다는 식의 답들을 받기도 했다. 100개를 질문하면 99개는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시나리오 각색과 검수 작업을 7~8개월 정도 거쳤다. ‘마션’ ‘그래비티’ 등으로 우주영화에 대한 한국관객의 눈높이가 올라갔는데. 이제 관객의 눈높이는 한국영화인데 이정도면 됐다라며 VFX 기술을 놓고 봐주는 시대가 아니다. 애초 우리는 할리우드 영화 VFX에 쏟는 예산에 10분의 1도 안된다. 그런 상황에서 과거처럼 빨리 싸게 잘하는 건 할 수도 없고 자신도 없었다. 그렇기에 ‘더 문’은 리얼라이제이션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우주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남발하는 샷보다는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는 해상도를 주자고 처음부터 결심했다. 샷수를 줄이고 화려함보다는 생생함에 주력하려 했다. 그래서 4K로 촬영했다. 예컨대 ‘더 문’의 VFX는 ‘신과 함께’보다 ‘기생충’에 가깝다. 우주를 표현하는데 하이퍼리얼리즘을 추구했다. 궤도와 달 등에서 벌어지는 우주 장면을 찍으려면 빛과 중력 등 계산해야 할 것들이 많았을텐데. 실제가 아닌데 실제처럼 느끼도록 하는 부분도 고려해야 했을테고.지구와 태양, 달의 위치에 따라 그림자의 길이도 다르다. 당연히 빛도 한 방향에서 강하게 떨어지고. 그렇다고 그걸 현실 그대로 고증할 수는 없다. 관객이 상상하는 우주여야 하니깐. 그래서 일단 우주는 빛이 샤프하도록 설계했다. 원라이트로 광원을 통제하면서 먼지를 CG로 일일이 다 지웠다. ‘더 문’에는 CG가 아닌 것 같은 게 CG인 게 많다. 또한 대기의 유무를 나눠서 지구는 빛이 상대적으로 포근하도록 느껴지도록 했다. 그런 빛의 설계는 영화 속 내용과 닿도록 했다. 결국 우주에 홀로 있는 사람을 지구로 구해와야 하는 이야기니깐. 그래서 우주와 지구의 룩도 다르게 표현하려 했다. 우주는 칼날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하고, 지구는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관객이 사실적으로 느껴지도록 만드는 게 중요했을텐데.달과 가까워질수록 달의 인력 때문에 우주선 내에 중력이 생기는 것도 계산을 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이니 그것까지 고려했다. NASA에서 공개한 달 착륙 영상을 보면서 달에 우주선이 닿을 때 파편이 튀는지 등등을 계속 시뮬레이션 했다. 우주선 등의 표현도 실제 같은 느낌을 줘야 했을텐데.홍주희 미술감독과 정말 많은 상의를 거쳤다. 일단 우주선 설계 도면을 아무도 주지 않으니 여러 영상 등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거꾸로 만들어갔다. 항공연에 문의하고, 실제 우주선에 사용되는 제품의 재료를 수입해서 스위치 하나까지 실제 질감이 나도록 만들었다. 우주센터에서 보는 패널의 우주선 속 영상은 120대의 모니터를 실제로 만들어서 일일이 촬영했다. 나로호 우주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우주선에서 도경수가 움직이는 영상을 120대 모니터가 실제로 촬영하는데, 각각의 영화적 순간에 맞는 장면이 담겨야 하기에, 그 모니터를 체크하는 인원만 40여명이 투입됐다. 달착륙선 같은 경우 20억원 가량이 들었다. 조각 조각 부품을 만들어 실제처럼 목업까지 만들었다. 월면차도 2억 가량을 들여 최대한 실제처럼 보이도록 제작했다. ‘더 문’의 일부 장면을 LED월을 사용한 버추얼 스튜디오 촬영도 영화계 안팎에서 주목하고 있는데. 버추얼 스튜디오가 향후 콘텐츠 제작 판도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많기도 하고.덱스터스튜디오가 파주에 설립한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미국의 우주궤도선 장면을 촬영했다.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아직 영화의 전체 장면을 촬영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LED월에 비춰진 영상을 배경으로 할 수는 있지만 바닥은 그 공간의 질감을 아직 만들어낼 수는 없으니깐. 버추얼 스튜디오는 결국은 셰이더(사용자 지정 시각효과)가 몇 명이 있으냐, 이들이 얼마나 구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이번 영화에는 30여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이렇게 쌓인 노하우가 앞으로 K콘텐츠 제작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우주영화인 만큼 음악과 음향 등 소리의 사용도 영화적인 효과에 큰 영향을 줄텐데.우주는 소리가 없으니, 우주선 내와 선외를 구분했다. 선외에선 관객이 우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소리를 설계했다. 선내로 들어올 때는 마치 소리가 온오프되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또한 전체적인 소리의 밸런스를 살리면서 브라스와 현을 사용해 음악이 꽉 찬 듯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어떻게 우주를 구현해도 결국은 서사가 가장 중요할텐데. 김용화 감독은 누구를 구하려거나 그래서 자신이 구원받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젊었을 적에는 자기가 살려고 애를 쓰다보니 남도 구하는 이야기를 했다면, 나이를 먹으니깐 좀 더 직접적이게 된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결국은 제가 쓰는 이야기는, 다 저한테 하는 이야기기도 하다. 어렵고 힘들 때 누가 손길을 내밀어줬으면 하는. 나 혼자,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모두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다만 그 진심이 작위적으로 전달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더 문’의 이야기에는 누구의 삶도 은유될 수 있으리란 생각한다. 난 설경구가 연기한 재국에 가장 감정이 이입됐다. 배우들의 연기는 어땠나. 영화 속 설경구와 도경수, 김희애는 서로 떨어져 있다. 그렇기에 처음 기획했을 때부터 상대배우의 연기를 보여주지 말자고 마음 먹었다. 만일 상대의 연기를 보여주면 맞춰서 연기할까봐. 그냥 서로가 너무 절박하기를 바랐다. 각자 절박한데 상대의 템포를 맞춰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배우들이 고독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설경구는 내 머릿속에 있는 것과 똑같이 연기하는 배우는 처음 봤다. 김희애도 그랬다. 영어대사로 감정을 증폭시킨다. 도경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보호본능을 일으킨다. 정말 구해주고 싶다. 도경수를 ‘신과 함께’에 캐스팅했을 때 일부러 전작인 ‘카트’ 등을 안봤다. 그저 그 배우를 봤다. 이번 영화에선 앞으로 이 배우가 얼마나 성장할지 관객이 기대하는 즐거움을 갖게 될 것 같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7.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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