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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지선·교선 현대백화점 형제 배당금 80% 증가 왜?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 오너일가의 배당금 규모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의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전년보다 배당금이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오너일가의 경우 배당금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정지선 회장은 지난해보다 83.42% 증가한 143억여원의 배당금을 받고, 정교선 부회장은 86.07% 늘어난 90억여원을 받는다.둘은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출범 이후 유상증자 등에 참여해 보유 주식이 늘어나면서 총배당 규모도 자연히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1월 공식 출범한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지분을 각 38%, 28% 보유하고 있었다. 유상증자 참여로 지분이 각 39.67%, 29.14%로 늘어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룹사에서 받은 배당금이 전년 대비 5%가량 늘었다. 신 회장은 올해 롯데지주를 비롯한 4개 사에서 325억5573만원가량의 배당금을 받는다. 그는 롯데지주의 우선주 8만1354주와 보통주 1368만3203주를 보유해 총 206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는다.롯데쇼핑에서는 110억여원, 롯데웰푸드에서 5억4600만원, 롯데칠성에서 3억6000만원가량의 배당금을 수령해 지난해보다 총배당금이 5.12%가량 늘어났다. 롯데쇼핑이 실적개선에 따라 1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500원 높였고, 롯데웰푸드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31% 증가한 데 따라 주당 배당금을 700원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신세계그룹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이 총 103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주식 517만2천911주를 보유하고 있다.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469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1주당 2000원을 배당하기로 해 정 부회장의 배당금 규모도 유지됐다.정 부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에서 총 95억원가량을 배당금으로 받는다. 이 회장의 경우 올해 신세계가 1주당 배당금을 4000원으로 250원 늘리면서 총배당금도 2.66% 증가했다.정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로부터 94억7000만원가량을 배당금으로 받는다. 정 총괄사장의 배당금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실적 부진으로 배당을 축소하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0.87%가량 줄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21 17:57
산업

'정의선 리스크 해소', 재벌들 ‘지분 쇼핑’ 길 열렸다

천문학적인 상속세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벌들에게 ‘지분 쇼핑’의 길이 열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너일가의 지분 쇼핑을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법원에서 재벌들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익 편취 리스크’가 해소됐다. 지난 2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가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제재와 관련한 불복 소송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고법 행정6-2부는 최 회장과 SK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이 사건은 공정위가 '지배주주의 사업기회 이용'에 제재를 가한 첫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SK는 2017년 1월 반도체 웨이퍼 생산 회사인 LG실트론 지분 51%를 인수한 뒤 같은 해 4월 잔여 지분 49% 가운데 19.6%만 추가 매입했고, 나머지 29.4%는 최 회장이 사들였다.이에 대해 공정위는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가 지주사 SK의 사업기회를 가로챈 것이라고 보고 지난 2021년 12월 최 회장과 SK에 대해 각각 8억원씩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렇지만 최 회장은 당시 SK가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잔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지 않은 것은 '사업 기회 제공'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불복 소송을 냈고 승소했다.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쇼핑과 비슷한 케이스로 정의선 회장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매입이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미국의 로봇 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80% 중에는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에 더해 정 회장의 개인 지분 20%도 포함됐다. 당시 정 회장은 기업 총수로는 드물게 사재 2389억원을 털어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을 사들였다. 현대차그룹이 회사 차원에서 20% 지분을 매입할 수도 있었지만 충분한 지배구조 조건을 확보한 상태여서 정 회장에게 기회를 준 셈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신사업을 위한 책임 경영의 일환이다. 3개사 이사회의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당초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총수 개인의 투자가 회사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문제를 삼기 어렵다’며 사익 편취 위법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 매입 당시 공식적인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않았다. 이로 인해 공정위는 SK가 합리적 검토 없이 지분을 양보했고, 결국 최 회장이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 29.4%를 할인된 가격인 1만2871원(정상가 1만8000원)에 매입한 바 있다. 정 회장의 경우 지분 매입을 이사회 승인을 얻어 진행했고, 최태원 회장의 ‘사익편취 의혹’도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면서 향후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국내 대기업은 총수들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이익을 위한 지분 매입’이라는 결론을 내기에도 수월한 구조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한국의 특수한 오너 경영 체제에서 총수들이 사실상 이사회를 쥐락펴락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 쇼핑’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매입은 경영 승계자금 마련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소프트뱅크와 합의한 대로 2025년까지 미국 상장에 성공한다면 정 회장의 지분 가치는 5배 이상 폭등할 수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과거 쿠팡의 상장 성공으로 지분 가치가 6배까지 뛴 바 있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산술적으로 정 회장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향후 지배구조 개선과 상속세 납부에 필요한 자금을 챙기게 되는 것이다. 향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의 큰 액수다. 법원의 이번 판단으로 천문학적 상속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재벌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 줄 전망이다. 이미 오너 일가들은 상속세와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위해 개인 기업 설립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최근 자신이 98.5% 지분을 가진 셀트리온홀딩스의 미국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29 07:00
금융·보험·재테크

금감원장 이복현, 태영건설 워크아웃 자구계획 작심 비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이 내놓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자구계획을 비판했다. 이복현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태영건설이 협력업체나 수분양자, 채권단 손실을 위해 지원하기로 한 제일 최소한의 약속부터 지키지 않아 당국 입장에서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이 전날 발표한 자구계획에 대해 "채권단 입장에서는 태영건설 자구계획이 아니라 ‘오너일가 자구계획’"이라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뼈를 깎는 자구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채권단 입장에서는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라는 표현을 쓰며 질타했다.그는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을 보면 '견리망의(이익을 보면 의리를 잊는다)'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며 "태영건설은 시공·시행을 한꺼번에 맡아서 하면서 1조원 넘는 이익을 얻었고, 이중 상당 부분이 총수 일가 재산증식에 기여했는데 부동산 다운턴에서는 대주주가 아닌 협력업체·수분양자·채권단이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고 비판했다.이 원장은 태영건설의 4가지 자구안에 대해서도 안건별로 구체적으로 따져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태영건설은 전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 지원, 계열사 에코비트·블루원 지분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이 지난달 29일 만기가 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채권 가운데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원을 갚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이 문제를 정리하지 않고는 기초적인 신뢰 축적이 어렵다"고 말했다.그는 "외담대를 금융채권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맞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외담대가 망가지면 앞으로 채권 형태의 자금 유통이 불가능해진다. 워크아웃의 대전제인 신뢰를 첫 시작 단추부터 무너뜨린 것"이라고 설명했다.이 원장은 채권단의 의견이라고 전제하면서, SBS 지분 매각 대신 TY홀딩스 지분을 활용할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특히 그는 태영건설이 오는 11일로 예정된 제1차 채권단 협의회까지가 아니라 바로 이번 주말까지 채권단이 납득할 수 있을 수준의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원장은 "11일 당일에 이런 방안을 내놓고 동의하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다른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말을 넘게 되면 설득 시간이 많이 남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이 원장은 워크아웃과 관련 "모든 경우의 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채권단 설득이 되지 않으면 워크아웃이 무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그는 워크아웃과 관련한 당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당국은 워크아웃에 대해 답을 최종적으로 제시하거나 채권단에 무리하게 동의하라고 말할 수 없다"며 "다만 채권단과 태영건설 간 불신이 있는 지점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오늘 간담회도 당국 입장을 가감 없이 말해서 꼬인 실타래를 푸는 데 일말이라도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04 14:53
산업

'서든데스' 발언 최태원, '오너경영' 회귀로 위기 타파 나선다

‘서든데스(sudden death)’ 발언으로 위기를 언급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인자’를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쇄신을 선택했다. 4인의 부회장단이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7년 만에 대변혁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룹 2인자’ 사촌동생 최창원, 맏이 최윤정 최연소 임원 SK그룹은 7일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최창원 SK디스커비리 부회장을 신규 의장으로 선임했다. 그동안 ‘그룹의 2인자’로 롱런했던 조대식 의장에 이어 선임된 최창원 부회장은 임기 2년의 새 의장으로 자리하게 됐다. 최창원 부회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막내아들이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이기도 한 최 부회장은 오너가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은 2007년 SK케미칼 대표이사로 취임한 데 이어 2017년 중간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를 맡아 SK의 케미칼과 바이오 사업 등을 이끌어 왔다.SK그룹은 "최 부회장이 앞으로 각 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과 그룹 고유의 '따로 또 같이' 경영 문화를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데 관계사 CEO들의 의견이 모아져 신임 의장에 선임됐다"고 밝혔다.최태원 회장은 그룹의 2인자를 오너일가에 맡기며 글로벌 침체 장기화에 따른 발 빠른 대처를 주문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빠르고 기민한 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2016년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제기했던 '서든데스' 위험을 재차 언급했다. 2016년 대대적인 쇄신 시점 때 사용했던 ‘서든데스’ 단어를 다시 꺼낸 최 회장은 이번에는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경영의 회귀를 선택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CEO 세미나에서 왜 급변하는 환경에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냐는 최태원 회장의 문책성 발언이 있었다”며 “이번 인사는 빠르게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오너가에 중책을 맡기면서 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변화를 택했다”고 말했다. 또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은 이날 인사에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1989년생인 최윤정 본부장은 SK그룹의 최연소 임원이 됐다. SK그룹의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48.5세지만 최윤정 본부장은 34세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베인앤드컴퍼니 등을 거친 최 본부장은 2017년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전략팀에 선임 매니저로 입사했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고 복직해 지난 1월 전략투자팀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본부장이 됐다.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재벌 문화가 있는 한국에서는 위기 때면 어김없이 오너가가 전면에 다시 등장하며 상황을 진두지휘 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너가의 경우 전문경영인과 비교해 급변하는 상황에 빠른 결단력과 실행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부회장단 경영 일선 퇴진, 7명 CEO 교체 SK그룹의 부회장단 4명은 경영 일선에 물러났다. 조대식·박정호·장동현·김준 등은 부회장직을 모두 유지했지만 사실상 퇴진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날 각 관계사 이사회를 거쳐 부회장단이 물러나고 차세대 CEO들이 전진 배치됐다. SK㈜ 사장에는 장동현 부회장 대신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이, SK이노베이션 사장에는 김준 부회장 대신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또 SK실트론 사장에 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을, SK에너지 사장에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를, SK온 사장에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모두 7명의 CEO가 교체되는 등 2016년 말 인사에서 주력 사장단을 50대로 전면 교체한 지 7년 만에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2017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어 온 조대식 의장은 SK㈜ 부회장으로서 주요 관계사 파이낸셜스토리 실행력 제고, 글로벌 투자 전략 등을 자문하며 그룹 성장에 기여할 예정이다.장동현 부회장은 박경일 사장과 함께 SK에코플랜트 각자 대표(부회장)를 맡아 성공적인 기업공개(IPO) 추진을 목표로 사업영역 고도화 등에 힘쓸 계획이다.김준 부회장도 대표이사를 내려놓고, SK이노베이션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경륜과 경험을 살려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다.박정호 부회장은 SK㈜ 부회장과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인공지능(AI) 얼라이언스를 이끌며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주력한다.SK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이뤄진 큰 폭의 세대교체 인사는 각사가 지정학적 위기와 국내외 경기침체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각 분야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08 07:00
산업

'장기 불황'으로 주주가치 제고 절박한데…지분 매각하는 삼성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실적과 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경우 상속세 납부로 인해 지분을 내다 파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오너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약 2조6000억원어치를 처분한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유가증권 처분 신탁계약을 하나은행과 체결하며 각 삼성전자 지분 0.32%, 0.04%, 0.14%를 매각하기로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은 악재로 작용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첫 주식 거래일에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이날 공매도 전면 금지로 인한 호재로 코스닥 시장은 3년 5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는 등 코스피가 5.66%나 폭등했지만 시총 1위 삼성전자는 1.87% 상승에 그쳤다. 삼성 일가의 2조원대 삼성전자 지분 매각은 개인투자자의 한숨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최근 거래일 종가(6만9600원)의 기준으로 홍 전 관장 1조3450억원, 이부진 사장 1671억원, 이서현 사장 5640억원에 달하는 규모를 매각하겠다는 선포였다. 또 이부진 사장은 같은 날 삼성물산 0.65%, 삼성SDS 1.95%, 삼성생명 1.16% 지분 매각을 위한 신탁계약도 체결했다. 이 역시 거래일 종가 기준으로 매각 금액이 5000억원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별세 이후 삼성 일가가 내야할 상속세는 12조원에 달한다. 보통 11월 말까지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앞두고 지분 매각이 이뤄진 셈이다. SK와 LG그룹 등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는 지난 달 31일 이사회에서 시가총액 1%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을 위한 신탁 계약을 결의했다. 이번에 매입하는 자사주는 계약 종료 후 별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주주가치 제고’ 항목을 최고경영자(CEO) 평가의 주요 항목으로 설정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 주문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는 지난해 3월 정기총회에서 2025년까지 기본배당 외 매년 시가총액 1%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성형 ㈜SK 최고재무책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매입을 결정했다”며 “향후에도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히 이행해 주주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올해 자사주 4091주를 매입했다. 장동현 ㈜SK 부회장도 3061주를 사들이며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LG그룹도 CEO들의 자사주 릴레이 매입이 이뤄지고 있다. 먼저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 3월과 6월에 각 2000주와 1000주를 매입하며 주가 방어를 위한 행보에 앞장섰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정철동 LG이노텍 사장도 올해 각각 1000주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지난 8월에는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이 2억원 규모의 자사주 500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07 06:58
산업

GC녹십자 등 공익재단으로 상속세 피하고 경영권 방어 편법 활용?

대기업의 공익재단들이 상속세를 피하면서 경영 승계와 우호 지분 확보를 돕는 경영권 방어의 편법 수단으로 지목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오너일가들이 공익재단에 지분을 기부하거나 무상 출연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 담당도 최근 자신의 이니스프리의 지분 9.5%를 서경배 과학재단에 기부한 바 있다. 오너일가로선 나쁠 게 없다. 사회 환원의 명목으로 공익을 챙기는 동시에 우호 지분 확보라는 사익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현금이나 지분 등의 재산을 공익재단에 출연하면 최소 5%까지는 상속, 증여세 등이 면제된다. 성실공익법인의 경우 10%까지 비과세가 적용되고 있다. 재벌들의 상속세는 기본 50%에 최대주주 할증률까지 더한다면 최대 60%까지 올라간다. 이로 인해 경영 승계를 위해 지분 확보가 최대 과제인데 천문학적인 상속세 납부가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받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의 지분에 대한 상속세로 2조9000억원을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삼성그룹은 지난 경영 승계 때 공익재단의 편법 활용을 지적받은 바 있다.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이병철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할 당시 삼성문화재단, 삼성공제회 등 공익재단을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했다”며 공익재단의 편법적인 승계 수단 악용을 주장했다. 삼성복지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은 각 삼성전자 지분 0.08%와 0.03%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 지분의 경우 삼성문화재단이 4.68%, 삼성생명공익재단이 2.18% 지분을 갖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도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문화재단, 삼성복지재단의 지분율은 각 1.07%, 0.61%, 0.04%이다. 공익재단은 경영 승계 경쟁의 ‘캐스팅 보트’ 역할도 할 수 있다. GC녹십자가 대표적이다. GC녹십자는 공익재단 지분율이 매우 높다.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와 관련해 목암생명과학연구소 8.57%, 미래나눔재단 4.30%, 목암과학장학재단 2.06%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이들 공익재단 지분의 합이 14.93%로 허일섭 GC녹십자 회장의 11.99%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GC녹십자의 경영 승계는 허일섭 회장 일가와 고 허영섭 선대회장 일가의 주도권 싸움이 관심사다. 허영섭 선대회장의 아들인 허은철 GC녹십자 대표가 다음 경영권을 바라보고 있다. 허은철(2.55%)과 허용준(2.86%) 형제의 지분이 허일섭 회장 지분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공익재단의 지분이 경영 승계의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는 셈이다. GC녹십자는 공익재단 중 목암과학장학재단과 미래나눔재단은 허영섭 선대회장의 출연으로 설립됐다. 목암과학장학재단과 미래나눔재단의 설립에 허영섭 선대회장은 각 134억원과 469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설립 때에도 14억원의 현금을 출연했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의 경우 녹십자홀딩스가 설립한 대한민국 1호 비영리 연구법인이기도 하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선대회장께서 과학인재 양성, 국민보건 증진 등을 위해 공익 목적의 의미로 지분을 출연한 재단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너일가들은 공익재단의 이사장 자리를 차지하는 등 막강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허일섭 회장은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삼성가의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LG가의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등도 재단의 수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공익재단의 경우 경영권 방어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너일가나 그의 최측근들로 채워졌다”며 “이들은 이사장이나 대표를 역임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30 06:58
산업

이건희 3주기, 당일 귀국 이재용도 오너일가들과 참석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3주기 추도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등 삼성의 오너일가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3기 추도식은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렸다. 특히 중동에 경제사절단으로 나갔던 이재용 회장은 선친 기일에 맞춰 이날 오전 6시 30분께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뒤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삼성글로벌리서치 고문, 김재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겸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 등 유족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오전 11시께 선영에 도착해 10여분간 머무르며 고인을 추모하고 이야기를 나눴다.지난 19일 이건희 선대회장 추모음악회에서 만난 유족들은 일주일 만에 열린 추도식에서 다시 한자리에 모여 고인의 업적과 뜻을 기렸다.유족들에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사장 등 삼성 현직 사장단 60여명도 오전 10시께 미니버스를 타고 선영에 도착해 차례로 헌화와 묵념 등을 하며 고인을 추모했다.이 회장은 추도식 후 용인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해 사장단과 함께 이건희 선대회장 추모 영상을 시청한 뒤 오찬을 함께했다.올해 3주기를 앞둔 지난 19일에는 삼성 반도체 사업 태동지인 기흥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주요 경영진과 함께 반도체 전략을 논의했다.이 회장은 부회장이었던 지난해 2주기 당일에는 사장단 오찬에서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며 '초격차 기술' 연구·개발과 우수 기술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1987년 부친인 이병철 삼성 창업주 별세 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고,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으로 그룹 혁신을 추진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그는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5개월여간 병석에 있다 2020년 10월 25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한편 선대회장의 유족은 고인의 '문화 공헌' 철학을 계승해 사회 환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광화문 월대 복원을 위해 용인 호암미술관에 소장돼 있던 서수상을 정부에 기증했다.월대 복원을 마무리한 문화재청은 지난 15일 기념행사를 열고 서수상을 포함한 광화문 월대를 공개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25 15:09
산업

오너일가 주식담보 대출 1년 새 41% 증가...삼성가 최다

대기업 오너일가가 주식담보로 대출받은 금액이 7조6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9일 82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72개 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현황(4일 기준)을 조사한 결과, 36개 그룹 136명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을 확인했다. 이들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37.1%를 담보로 제공하고, 총 7조6558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1년 전과 비교하면 담보 비중은 29.6%에서 7.5%나 증가했다. 담보대출 금액도 1년 전(5조4196억원)보다 2조2362억원(41.3%)이나 증가했다. 오너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은 경영자금 확보나 상속·증여세 등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1년 새 오너일가의 대출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삼성이었다. 삼성가 세 모녀는 계열사 보유지분의 40.4%를 담보로 제공하고 4조781억원을 대출받았다. 1년 전(20.2%·1조8871억원)과 비교하면 담보 비중은 2배로, 대출금액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대출 규모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2조25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1조1167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6611억원을 대출 중이다. 삼성 다음으로 주식담보 대출이 많이 늘어난 곳은 LG였다. LG그룹 오너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은 1년 전 1288억원에서 올해 2747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2월과 6월에 각각 230억원과 1180억원을 추가로 대출하면서 총대출금액은 1770억원이 됐다. SK그룹에서는 오너일가 10명이 주식의 51.8%를 담보로 5575억원을 대출 중이었다. 1년 새 대출금액은 608억원 늘었다.한솔그룹의 경우 오너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금액은 1년 새 170억원에서 603억원으로 증가했다. 대부분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이 대출한 것으로 증여세 납부를 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또 농심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대출금액도 2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올해 142억원을 추가로 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8.09 10:02
산업

이재용·방시혁 올해 1조 이상 올라...주식가치 상승 1위 오너가는

올해 반도체와 엔터테인먼트주의 반등으로 오너가의 주식 지분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증시의 훈풍으로 5개월 만에 1조원 넘게 재산이 폭증한 주식부호들이 등장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주식가치가 1조원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주식 9741만주(1.63%)를 보유하고 있는 이재용 회장은 지난 2일 기준으로 주식가치가 7조330억원까지 뛰어올랐다.지난해 연말 5만5300원이었던 삼성전자는 올해 주가가 31%나 상승했다. 이에 이재용 회장의 지분가치도 5조3870억원에서 1조646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감산 효과 등으로 반등에 성공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주가 7만원대를 회복했다. 이와 함께 코스피 지수 역시 1년 만에 2600포인트 선을 넘어섰다. 삼성 오너일가에서 지분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건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이다. 삼성전자 지분 1억1730만주(1.96%)를 보유한 홍 전 관장의 지분가치는 올해 6조4870억원에서 8조4690억원으로 5개월 만에 약 2조원 상승했다. 재계 오너가 중 단연 상승폭 1위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삼성전자 지분가치도 1조원 가량 올랐다. 둘은 나란히 삼성전자 지분 0.93%, 5539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이들의 지분가치는 3조630억원에서 3조9990억원까지 9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반도체의 반등으로 SK하이닉스 주가도 11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삼성 오너가와 달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분가치는 크게 오르지 못했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적으로 SK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다. 엔터테인먼트의 ‘3대장’이라 불리는 수장들의 주식가치는 글로벌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대폭 뛰어올랐다. 이중 방시혁 의장의 지분가치는 3조원대로 뛰었다.방 의장은 하이브 지분 31.8%, 1315만1394주나 보유하고 있다. 올 들어 하이브의 주가는 55.62%나 올랐다. 그러면서 방 의장의 지분가치도 2조2800억원에서 3조5500억원으로 5개월 만에 1조2700억원이나 불어났다. BTS 멤버인 민윤기, 박지민, 김태형, 전정국은 모두 하이브 주식 6만8385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지분가치는 올해 초 119억원에서 185억원까지 상승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올해 89.82%나 상승했고, YG엔터테인먼트 역시 9만2200원으로 110.26%나 급등했다. 이로 인해 박진영 JYP 대표 프로듀서와 양현석 전 YG 총괄 프로듀서도 함박 미소를 지었다. JYP 주식 15.2%를 보유한 박진영 대표의 지분가치는 37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YG 주식 24.92%를 소유한 양 전 총괄의 경우 2000억원에서 4300억원으로 뛰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6.05 06:58
연예일반

‘더 글로리’→‘퀸메이커’ 여성 연대 서사, 안방극장 흔들다①

‘더 글로리’에 이어 ‘퀸메이커’도 터졌다. 여성들의 연대가 바탕이 된 드라마들이 넷플릭스에서 연이어 좋은 반응을 얻으며 K콘텐츠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넷플릭스 시리즈 ‘퀸메이커’는 지난 14일 공개된 이후 국내 넷플릭스 1위로 직행했다. 뒤이어 세계 곳곳이 반응했다.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에서도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전 세계 12개국의 톱10에 이름을 올린 것.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10’(19일 기준)을 보면 4월 2주차인 10일에서 16일까지 ‘퀸메이커’의 시청 시간은 1587만으로 이는 전 세계 비영어권 TV 부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이전까지 같은 차트에서 10주간 1위에 올랐던 ‘더 글로리’는 같은 주간 1290만의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3위로 내려왔다.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에서 한국 드라마끼리 순위 바꿈을 한 셈이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가 얼마나 대단한 위상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시켜주는 부분이다. ◇약자가 일으킨 반전, 여성들이 연대했다‘더 글로리’가 기존의 복수극과 달랐던 건 ‘연대’다. ‘더 글로리’는 10대 시절 잔혹한 학교폭력에 시달렸던 문동은(송혜교)이 성인이 된 후 자신을 괴롭혔던 이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 사적복수라는 논란이 있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더 글로리’가 그토록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건 폭력의 피해자들이 피해자에서 그치지 않고 함께 손을 잡고 연대하는 과정을 촘촘하게 그린 덕이다.피해자들 간 연대는 단순한 복수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연대는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바라보고 공감할 때에만 가능하다. 즉 복수의 목적이 단순히 자신에게 해를 입힌 자들에게 그것을 되갚아 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위로하며 잃어버린 삶을 되찾는 형태로 나아가는 데 있는 것이다. 이런 연대의 서사가 ‘퀸메이커’에서도 펼쳐졌다. 은성그룹 전략기획실 실장 황도희(김희애)는 대단한 집안 출신도, 이렇다 할 백도 없는 인물. 우연히 손영심(서이숙) 회장의 눈에 들어 측근으로 일하게 된 이후 은성그룹 오너일가를 위해 헌신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도무지 묵과할 수 없는 참담한 비리를 포착하곤 은성그룹을 떠나기로 하고, 이후 손 회장으로부터 악랄한 보복을 당한다.그런 황도희와 손을 잡는 인물은 은성그룹 계열사 은성백화점에서 부당하게 해고된 여성 노동자들을 위해 힘쓰던 변호사 오경숙(문소리)이다. 한때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고 서로를 향해 으르렁댔던 두 사람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의를 위해 손을 잡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은성그룹 선후배 출신들과 오경숙과 연을 맺은 여성 노동자들의 연대까지 이뤄진다. ◇선악의 경계에서 입체적으로 변한 여성 캐릭터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더 글로리’에 이어 ‘퀸메이커’까지 여성들의 연대 서사가 최근 크게 주목받은 이유에 대해 “젠더를 바꿈으로써 작품이 갖게 되는 신선함과 캐릭터의 입체성이 있다. 그 점이 시청자들에게 소구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황 평론가는 “사실 여성들이 서사의 전면에 나온 것은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여성이 형사, 검사, 판사 등의 포지션에 서서 남성 국가의 이미지를 여성이 가지고 온 사례가 많았던 이전과 비교해 최근 들어 여성 장르물은 보다 다채로워졌다고 보인다”며 “복수는 주인공이 폭력을 행사해도 용서가 되는 유일한 일이다. 그 복수의 서사를 여성이 하게 되면, 그 인물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복합적인 서사를 갖게 된다. 선악의 경계에 서 있는, 굉장히 입체화된 인물이 탄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동안 주로 복수 시리즈에서 주인공은 주로 남성이었다. 그 성별이 여성으로 바뀌면서 색다른 이야기가 완성된 것”이라며 “‘퀸메이커’의 경우 정치극의 모든 조연을 여성, 특히 중년 여성으로 설정했다는 것은 굉장히 도전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황진미 평론가는 ‘퀸메이커’ 이후 앞으로 여성 작품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단순히 젠더를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만듦새의 측면에서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단순히 등장인물만 여성으로 바꾸는 방식이 아니라 구조와 인간관계 전체를 바꾸려는 고민이 필요하다. ‘퀸메이커’ 같은 정치극의 경우 ‘추구해야 하는 여성 정치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제언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4.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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