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4건
산업

‘빅3’ 총수 이재용·최태원·정의선 글로벌 인맥 지형도 살펴보니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맞춰 대기업 총수들의 해외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인맥을 활용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재계 인싸’들의 움직임이 부각되고 있다. ‘빅3’ 총수들의 인맥 활용도를 짚어봤다. 억만장자 모임 등 글로벌 '핵인싸' 이재용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세계 각국에 거물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하는 등 화려한 인맥을 자랑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유럽 지역의 파트너들을 두루 만나며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11일 유럽 출장에 동행했던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전세기를 타고 돌아왔지만 이 부회장은 계속 유럽에 머물고 있다. 18일 귀국 예정인 그가 지난해 11월 미국 출장 때처럼 ‘선물 보따리’를 싸 들고 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이 임박한 가운데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최종 결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상대 기업과 얘기가 마무리되지 않아서 관련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부회장님 전세기는 한국으로 돌아온 상황이라 어느 나라를 순방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물망에 오른 후보군은 반도체 관련 NXP(네덜란드), 인피니온(독일), ARM(영국) 3개 기업이다. 이중 ARM은 이 부회장과 각별한 사이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과 SK, 인텔과 공동으로 50조원에 달하는 매물로 나온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한국 총수 중에 유일하게 ‘세계 억만장자의 모임’으로 불리는 ‘선 밸리 콘퍼런스’에 초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투자은행 앨런&컴퍼니가 주최해 매년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 밸리에서 열리는 글로벌 비즈니스 회의다. 이 부회장이 “선 밸리는 1년 중 가장 바쁘고 신경 쓰이는 출장”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모임이다. 2002년부터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왔던 그는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 불참하고 있다. 만약 올해 참석한다면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하지만 이번 유럽 출장처럼 재판부에서 이 부회장의 법정 불참을 용인해줄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이 부회장은 불법 경영승계 및 합병 의혹 재판과 관련해 매주 목요일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유럽 출장은 글로벌 공급망 확보 등 계약 건으로 인해 법정 불참이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선 밸리 콘퍼런스는 당장의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모임의 성격은 아니어서 재판부가 용인해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선 밸리에서 만난 팀 쿡 애플 CEO와 이야기가 잘 풀려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스마트폰 특허 소송을 철회한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스티브 잡스의 장례식에 이 부회장이 참석하면서 특허 소송과 관련해 얘기가 잘 풀린 것으로 안다”며 “이 부회장이 상무 시절부터 10년 이상 다져온 인맥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협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 전파 앞장 최태원, 아세안·미국 두각 정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탄탄한 글로벌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인맥이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모색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지금 같은 산업 전환기에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빅3’ 총수 중 맏형인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수장을 맡는 등 명실상부 국내 재계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글로벌 정·재계 인사뿐 아니라 유명 싱크탱크집단과도 교류하며 사회적 가치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SK는 지난 11일부터 미국에서 글로벌 포럼을 열어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한국·미국·일본 3국 전·현직 관료, 재계 인사, 학자 등 전문가를 한 자리에 모아 태평양과 동북아의 주요 경제 현안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을 열기도 했다. 최 회장의 대표적 글로벌 인맥으로는 모하메드 알메디 전 사빅 부회장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수석, 앤드루 리버리스 다우듀폰 전 회장 등이 꼽힌다. SK그룹 관계자는 “다보스포럼 등에 꾸준히 참석하는 최태원 회장은 한번 만난 인연을 중요시 생각한다"며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비롯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아세안과 미국 시장의 인맥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가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단연 부각됐다. 그는 미국의 13조2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재계 총수 중 유일하게 50분간 독대하며 친분을 쌓았다. 그는 현대차가 아세안 지역 최초 완성차 생산거점을 구축한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비롯해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천민얼 중국 충칭시 서기, 존 오소프 미국 상원과도 친분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적인 영역이라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현대차의 공장이 있고 사업적으로 연관된 지역 인사들과 교류가 잦다”고 귀띔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6.15 07:00
축구

박항서 매직, 한국까지 들썩... 불붙은 축구 한류

우승 후 박항서 감독과 응우옌 쑤언 푹 총리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박항서 감독이 일군 '기적'에 베트남은 물론이고 한국까지 들썩였다.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0으로 꺾고 1, 2차전 합계 3-2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동남아시아의 축구 최강을 가리는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이 우승한 것은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우승이 확정되자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고, 이후 벤치에 있는 박 감독에게 달려가 그를 헹가래 치며 감사를 전했다. 귀빈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베트남 권력 서열 2위 응우옌쑤언푹 총리와 서열 3위 응우옌티낌응언 국회의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변에 있던 사람들과 악수를 하며 기뻐했고, 특히 푹 총리가 박 감독에게 메달을 걸어 주고 한참 동안 뜨거운 포옹을 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돼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다. 박 감독은 부임 3개월 만에 축구 변방이었던 베트남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준결승에 깜짝 진출하더니 베트남 축구가 갈망하던 스즈키컵 우승컵까지 들어올렸다. A매치 16경기 무패 기록은 덤이다.베트남 축구 전설에 남을 '박항서 매직'에 베트남 전역이 열광했다. 경기가 끝나는 휘슬이 울리고 우승이 확정된 순간, 축제의 밤이 시작됐다. VN익스프레스, 소하 등 현지 언론들이 묘사한 우승 이후 베트남 풍경은 흡사 2002 한일월드컵 때 한국의 분위기와 흡사했다. 하노이, 호찌민 등 베트남 주요 도시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붉은 티셔츠와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를 두른 국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베트남 보딕(우승)"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를 외쳤다. 길거리는 오토바이와 자동차 경적 소리로 요란했고, 박 감독의 사진과 태극기도 곳곳에서 나부꼈다.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이 역사를 썼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환희로 들끓어 온 국민이 잠들지 못했다'고 우승 이후의 풍경을 전했고, 소하는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와 스즈키컵 우승을 자축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많은 팬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보도했다. 명실공히 베트남 축구 영웅의 위치에 오른 박 감독은 '축구 한류'를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이미 베트남에서 박 감독의 인기는 송중기, 이민호 등 한류 스타를 뛰어넘었다. 박 감독이 베트남 축구대표팀에 부임한 이후 얘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영화가 지난 14일 베트남 전역에 개봉했을 뿐 아니라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박항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박항서'와 발음이 비슷한 '박카스'가 베트남에 출시된 뒤 4개월 만에 280만 개가 팔려 나가 1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베트남발 '박항서 매직'은 한국도 들썩이게 만들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명단에 없는 동남아 국제 대회가 생중계된 것도 이례적인데, 시청률도 높았다. 특히 우승이 확정된 2차전의 시청률은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을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라오동 등 베트남 현지 언론도 '한국이 베트남 축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관심에 감사하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스즈키컵에서 우승한 박 감독과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내년 3월 26일 열리는 '2019 AFF-EAFF 챔피언스 트로피'에서 2017 EAFF 챔피언십(E-1 챔피언십) 우승팀 한국과 격돌하는 매치업도 확정됐다. 베트남과 한국, 양국을 흔드는 '박항서 매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8.12.17 06:00
축구

'박항서 매직' 대 '지략가 학범슨', 결승행 티켓은 나의 것

'박항서 매직' 대 '지략가 학범슨'.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김학범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치비농의 파칸사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맞붙는다.박 감독이 부리는 '축구 마법'은 거침없다. 베트남은 지난 27일 시리아와 펼친 8강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준결승 진출이다. 박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한판이었다. 베트남은 시리아를 상대로 후반 막판까지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박 감독은 후반 37분 응우옌반또안을 교체 투입했다. 이 교체 카드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베트남은 전·후반을 득점 없이 마쳤지만, 연장 후반 3분 '조커' 반또안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 17일 조별리그에서 처음으로 일본을 꺾으며 베트남 축구사를 다시 썼고 열흘 만에 다시 한 번 베트남 축구팬들을 열광케 했다.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베트남 전역에선 수백만 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땡큐 박항서, 땡큐 코리아"를 외치며 밤늦게까지 환호했다. 베트남 국영 온라인 매체인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은 "해냈다. 베트남이 아시안게임에서 준결승에 진출해 축구 역사를 다시 쓰면서 열광하고 있다"며 승전보를 알렸다. 응우옌쑤언푹 총리는 경기 직후 국영 TV를 통해 박 감독과 훈련위원회·축구대표팀·선수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마치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보는 듯했다. 2006년부터 경남 FC·전남 드래곤즈·상주 상무(이상 K리그)·창원시청(내셔널리그)을 거쳐 작년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이미 한 차례 베트남 축구의 기적을 썼다. 그는 부임한 뒤 첫 국제 대회이었던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호주와 이라크·카타르 등 아시아 강팀들을 물리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 감독과 선수단은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만난 뒤 대표국립경기장에서 성대한 귀국 환영 행사에 참여하는 국빈급 대우를 받았다. 베트남 축구팬들은 박 감독을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같다고 해서 '베트남 히딩크'로 부른다. 성공 비결은 '눈높이 지도'로 꼽힌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코치로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던 그는 자신감이 부족한 베트남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었다. 박 감독의 사랑을 받은 베트남 제자들은 스펀지처럼 스승의 가르침을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박 감독은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고, 조국을 너무 사랑한다. 하지만 현재는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다. 감독으로서 책임과 임무를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은 가시밭길을 헤치며 4강 고지를 밟았다. 한국은 지난 27일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 펼친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4-3으로 극적인 재역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에 일격을 당해 경기력을 비판받았다. 개막 전엔 '황의조를 성남 FC 감독 시절 사제 간으로 지낸 인연 때문에 발탁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인맥 축구' 논란에 휩싸였다. 다행히 황의조는 이번 대회에서 8골을 터뜨리며 '인맥 축구'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그간 겪은 마음고생이 터져 나와 우즈벡전에서 승리한 뒤 방송 인터뷰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기도 했다. 순탄치 않은 과정을 이겨 낸 김 감독은 이번에도 맞춤식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김 감독은 '학범슨(김학범+퍼거슨)'으로 불리며 K리그 최고 지략가로 통한다. 상대를 분석해 내놓는 맞춤형 전술로 유명하다. 그가 '전술의 달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축구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는 선수 시절 경력이 초라했다. 태극마크를 달아 본 적도 없다. 국민은행에서 은퇴하고 은행원으로 생활하기도 했다. 그러다 1998년부터 성남 일화(성남 FC 전신) 수석 코치를 맡으면서 연구를 통한 날카로운 분석력을 자신의 경쟁력으로 삼았다. K리그(강원 FC·성남·광주 FC) 감독 시절엔 경기 하루 이틀 전 아예 감독실에 틀어박혀 밤새 상대를 분석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분석이 끝나면 영상을 편집해 선수들에게 '속성 과외'를 했다. 2014년 시민 구단 성남을 이끌고 달성한 FA컵 우승이 대표적인 성과다. 2006년엔 '델파이법(전문가의 경험적 지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을 활용한 축구 훈련 방법에 관한 내용 분석'이란 논문으로 명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잘할 거다. 나도 선수를 믿고 선수들도 나에 대한 믿음이 있다. 처음이라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리그 무대만 따지면 김 감독이 박 감독을 앞선다. 김 감독은 K리그에서 박 감독과 총 열 차례 맞붙어 8승1무1패를 기록했다. 자카르타=피주영 기자 2018.08.29 06:00
축구

박항서의 빛나는 매직, 인도네시아 흔든 베트남 기적

'박항서 매직'이 인도네시아를 뒤흔들고 있다. 박항서(58)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지난 19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D조 조별리그 3차전(자와바랏주 브카시)에서 강호 일본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베트남은 아직 23세 이하(U-23) 경기나 A매치에서 일본을 꺾은 적이 없다. 일본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55위고 베트남은 102위다. 2020년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일본은 이번 대회에 U-21 팀을 출전시켰지만,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일본의 역대 아시안게임 성적은 금 1·은 1·동 2개. 3전 전승을 거둔 베트남(승점 9)은 D조 1위로 16강전에 올랐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6개 조 1·2위와 조 3위 6개 팀 중 상위 4개 팀이 16강전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현지 언론은 베트남의 승리를 대서특필했고, 현지 SNS에 응원 글이 쏟아졌다.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이 일본전에서 승리한 소식을 홈페이지 메인 화면의 머리기사로 다루며 박 감독의 전술을 자세히 소개했다. 작년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이미 한 차례 베트남 축구의 기적을 썼다. 그는 부임한 뒤 첫 국제 대회인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호주와 이라크·카타르 등 아시아 강팀들을 물리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 감독과 선수단은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만난 뒤 대표국립경기장에서 성대한 귀국 환영 행사에 참여하는 국빈급 대우를 받았다. 베트남 축구팬들은 박 감독을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등크(네덜란드) 같다고 해서 '베트남 히딩크'라고 부른다. 성공 비결은 '눈높이 지도'로 꼽힌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코치로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던 그는 자신감이 부족한 베트남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며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었다. 박 감독의 사랑을 받은 베트남 제자들은 스펀지처럼 스승의 가르침을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했다.박 감독은 일본전에서 승리한 뒤 "베트남이 일본을 못 이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감독으로서 선수를 믿었다. 피지컬과 기술에서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이 21세 이하지만 프로 선수가 15명이나 된다"며 "성인들은 한 번도 못 이겼는데 승리를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최선을 다해 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일본을 잡아 내며 베트남 축구사에 또다시 한 페이지를 장식한 박 감독이 16강전을 통과하면 베트남 첫 아시안게임 8강 진출에 성공하게 된다. 박 감독은 그러나 "큰 그림을 보기보다 한 경기 한 경기를 결승이라고 생각하고 뛰고 있다"며 16강전 준비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조 1위, 베트남이 조 2위를 해서 16강전에서 만날 것이라는 전망은 양국의 순위가 뒤바뀌면서 무산됐지만 두 팀은 여전히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지만 난 베트남 대표팀의 감독"이라며 "누구를 만나든 간에 베트남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자카르타=피주영 기자 2018.08.21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