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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제니로 소비자 유혹한 뷰티컬리, 하반기에 수익성 강화 고삐

뷰티 전문 플랫폼 '뷰티컬리'가 추석 대목을 앞두고 모델 제니와 함께한 화보를 공개했다. 컬리는 지난해 뷰티컬리를 론칭하면서 '아이콘' 제니를 얼굴로 내세운 뒤 단숨에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운영사 컬리는 그동안 뷰티컬리를 알리고 누적 구매자 수를 늘리는데 효과를 본 만큼 올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삐를 쥘 전망이다.5일 업계에 따르면 뷰티컬리는 공식 모델 블랙핑크 제니의 F/W 시즌 화보를 최근 공개했다. 뷰티컬리의 상징인 보라색 상자를 앞에 두고 하얀색 셔츠를 입은 제니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스타일링을 자랑했다. 제니는 화보 속에서 차분하고 자연스러운 베이지색 누디 계열의 메이크업을 완벽하게 소화해 여성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컬리는 지난해 11월 화장품 버티컬 뷰티컬리를 론칭하고 제니를 모델로 기용했다. '제니의 화장품 플랫폼'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뷰티컬리는 오픈 9개월 만에 누적 구매자 수 300만명, 주문건수 400만건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했다. 기존 새백배송 등 신선식품 물류시스템에 화장품을 추가한 만큼 이에 따른 고마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식품보다 평균 판매단가가 3배 이상 높고 컬리의 기존 물류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어 외형 및 이익 확대에 도움이 된다"며 "컬리의 주요 고객층 연령대는 30~40대 여성이어서 뷰티컬리의 주요 고객층과 타깃층이 잘 맞는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다.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컬리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778억원으로, 전년 동기(1207억원) 대비 429억원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조1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달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운영하던 외부 사무실에 있는 조직도 본사로 옮기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뷰티컬리가 론칭 뒤 컬리만의 독보적인 단독 구성 등에 힘입어 비교적 순항을 하고 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며 "외형적 성장을 어느 정도 일군만큼 효율성을 강조하는 내부 전략에 따라 수익성 개선과 매출 성장을 위한 경영 기조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06 07:00
경제일반

불황에 허리띠 졸라 매는 유통가…멤버십 혜택 축소 잇달아

유통업계가 멤버십 혜택을 잇달아 줄이고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비용절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부터 우수고객(VIP) 멤버십 명칭을 기존 'MVG'에서 '에비뉴엘'로 바꾸면서 가족 단위로 매출을 합산해 등급을 매겼던 제도를 폐지했다.VIP 산정 금액 기준도 올렸다. 에비뉴엘 퍼플 등급은 올해 구매 실적이 4000만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에비뉴엘 오렌지 등급은 18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가장 낮은 등급인 에비뉴엘 그린 등급은 기준 금액이 400만원 이상에서 1000만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등급별로 최소 200만원, 최대 1000만원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등급이 간소화하면서 일부 고객은 종전 대비 발렛파킹 등 백화점 이용 편의가 줄게 됐다. 에비뉴엘 퍼플 고객은 이달부터 본점 발렛주차 장소가 에비뉴엘관 1층에서 본관 1층으로 변경됐다. 잠실점에서는 본관과 에비뉴엘 1층에서 발렛주차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으나, 지하 1층과 2층으로 바뀌었다.신세계백화점은 앱 알림 허용 고객에게 매월 1일 멤버스 바에서 음료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중단했다.이달부터는 대전점 등 일부 지점에서 VIP 고객에게 제공하던 '포터 서비스'도 중단했다. 포터 서비스는 백화점에서 쇼핑한 후 짐이 많을 때 직원들이 고객의 차량으로 짐 옮기는 것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아이를 데려오거나 명절 등 특수 시즌에 짐이 많은 VIP 고객을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였다.멤버십 혜택 축소는 비단 백화점만의 얘기는 아니다.올리브영은 지난 3일부터 멤버십 등급별 CJONE 포인트 적립률을 절반가량으로 축소했다. 베이비 올리브, 핑크 올리브 등급은 1.0%에서 0.5%로, 그린 올리브 등급은 1.5%에서 1.0%로, 블랙 올리브, 골드 올리브 등급은 2.0%에서 1.0%로 각각 적립률이 낮아졌다. bhc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역시 새해부터 멤버십 제도를 개편했다. 기존에는 40만~60만원 이상이던 VIP 혜택 기준 금액을 50만~8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BBQ 역시 포인트 적립률을 기존 5%에서 3%로 조정한다.피자헛은 2018년부터 운영해 온 멤버십 포인트 적립 제도를 폐지했다. 그동안 적립된 포인트는 내년 12월 31일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이후엔 소멸된다.이처럼 유통 기업들이 멤버십 혜택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는 이유는 고물가로 인한 소비위축 등 올해 어느 때보다도 경영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6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금융위기(2009년 1분기·73)와 코로나19 충격 시기(2020년 2분기·6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부정적인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소매·유통업체가 새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전략(중복응답)으로는 전체의 48.2%가 '비용 절감'을 꼽았다. 소비 한파가 몰아닥칠 것이라는 예상에 허리띠부터 졸라맨다는 의미다.연초부터 이어지는 물가 상승에 유통 기업들의 멤버십 혜택마저 줄면서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는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30대 주부 A 씨는 "매달 물가가 오르고 있고 백화점·프렌차이즈까지 줄줄이 혜택을 취소하다 보니, 연초부터 '올해는 더 살기 힘들어지겠다'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1.19 07:00
금융·보험·재테크

허리띠 졸라맨 카드사…'수능 마케팅'도 무소식

블랙프라이데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올해는 월드컵까지 더해진 '연말 대목'을 맞았지만, 카드사가 조용하다. 최근 자금시장이 급격히 경색되면서 카드업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어서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날 수능이 진행되지만, 카드사들의 '수능 마케팅'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만 해도 카드사들은 수능일을 전후로 '수능 응원 이벤트' 등을 대학 등록금부터 여행, 외식 지원금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여는 등 대대적인 행사를 연 바 있다. 11월 '블랙프라이데이(11월 25일)' 시즌을 겨냥한 해외 직구 이벤트도 마찬가지다. 최근 '강달러'가 지속한 탓에 11월 전부터 준비하던 마케팅도 거의 없다. 다만 NH농협카드·우리카드 정도가 행사를 마련했다. NH농협카드는 ‘농카로 직구하고 경품까지 1+1’ 이벤트를 진행, 국내외 전 가맹점에서 일시불·할부 합산으로 30만원 이상 사용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한다. 우리카드는 이달 25일부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50달러 이상 이용 시 선착순 2000명에게 10달러 즉시 할인을 준다. 당장 21일부터 열리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과 관련한 이벤트도 실종 상태다. 국제축구연맹 공식 후원사가 아닌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긴 하지만, 지난 2018년에만 해도 응원 이벤트를 여는 곳이 있긴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월드컵 관련 이벤트는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카드사가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며 마케팅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강원도 레고랜드 부도 사태 등으로 채권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수신 기능이 없어 여신전문금융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들이 어려움이 생기며 비용감축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각종 연말 이벤트가 아니어도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혜택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축소하는 등 혜택을 줄이고 있다. 게다가 카드 영업도 축소 단계를 밟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BC카드를 제외한 7개 국내 전업 카드사의 신용카드 모집인 수는 8038명으로, 지난 2019년(1만1382명) 대비 3344명이 줄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이벤트 소식이 없는 것은 맞다"면서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줄일 수 있는 비용부터 축소해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1.18 07:00
산업

부채비율 반토막·신사업 성장...두산 박정원 '빛이 보인다'

채권단 관리를 조기 졸업한 두산그룹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부채비율은 200% 아래로 떨어지고 미래의 먹거리로 꼽히는 반도체, 풍력, 수소, 미니 원전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가 견고한 실적으로 받쳐주면서 미래의 밑그림을 다시 그려나가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흑자전환, 부채비율 절반 줄어 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채권단 관리 졸업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등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며 가혹하게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 실적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차질 없이 이어지고 있다. 두산은 올해 3분기에 순이익이 838억원으로 흑자 전환으로 돌아섰다. 지난 2분기에 순손실 1349억원을 기록했지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선방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40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도 4조3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증가했다. 무엇보다 2년 만에 부채비율을 절반 이하 줄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두산은 2020년 두산건설에서 비롯한 경영난으로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돼 자금을 지원받고 채권단 관리하에 들어가야 했다. 2020년 1분기에 두산의 부채비율 365%가 넘었다. 자금난으로 3조6000억원을 지원받았던 두산은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마저 매각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심혈을 기울였다. 성실하게 자구안을 실행한 결과 두산의 부채비율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2020년 말 290.7%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206.1%로 줄었고, 올해 3분기 기준으로 152.5%까지 감소했다. 부채비율이 올해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보통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할 때 부채비율 200%를 기준으로 삼는다. 200% 아래면 재무상태가 건전하다고 평가받는다. 부채비율 200%는 갚아야할 빚이 자기자본보다 2배 많다는 의미다. 핵심 계열사들을 매각했지만 매출도 2020년 기준까지 올라가고 있다. 2020년 16조9693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두산그룹은 매각 여파로 2021년 13조7000억원대로 줄었다. 하지만 2022년 3분기까지 12조915억원을 기록해 올해 16조원대를 회복할 전망이다. 박정원 회장은 미래 먹거리로 반도체를 점 찍어 올해 초 국내 1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업체인 테스나를 4600억원에 인수하며 미래를 대비했다. 이로 인해 반도체를 포함한 두산의 자체 사업 실적도 향상되고 있다. 자체 사업 실적은 올해 3분기 3307억원, 영업이익 3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자BG(전자부품 사업 담당)는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호조를 보였다. 이와 함께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솔루션 등의 신사업 부문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도 허리를 탄탄히 받쳐주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 3조9603억원, 영업이익 3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2%, 40.8% 증가세를 보였다. 박정원, '미니 원전' SMR 등 차세대 먹거리 집중 행보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3분기 누계 수주 금액 4조7901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수주 금액은 2020년 4조6000억원, 2021년 6조3000억원, 2022년 7조9000억원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원전 관련 사업이 다시 부각되고 차세대 원전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전 분야에서만큼은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쟁자가 사실상 없다. 박정원 회장은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 원전과 관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전 세계에서 원전 주기기를 제작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일부 국가에 불과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 기업으로 협력사와 함께 현재까지 총 34기의 원자로와 124기의 증기발생기를 국내외에 공급해 왔다. 한국이 개발한 차세대 원전 APR1400에는 원자로, 증기발생기를 포함해 스팀터빈, 원자로 냉각재 펌프, 계측제어시스템 등 핵심 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5일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 본사를 방문해 원자력, 풍력, 수소 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국내외 주요 원전 프로젝트를 앞두고 원자력 공장의 준비 상황을 확인했다. 정부가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와 관련해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한국과 폴란드는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 원전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양국 기업 간 협력의향서와 정부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하는 등 두산에너빌리티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다. 박 회장도 규모가 가장 큰 원자력 공장을 가장 먼저 찾았다. 그는 경영진에게 “국내외 주요 원전 프로젝트 진행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언제라도 완벽한 품질의 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전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도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6월 일감 지원, 금융 지원, 기술경쟁력 강화 지원, 미래 먹거리 지원, 해외진출 지원 등을 담은 ‘원전 협력사 5대 상생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해외 곳곳에서 한국의 원자력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자부심을 갖고 좋은 제품으로 고객의 눈높이를 뛰어 넘을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작업장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최첨단 소재와 제조 기술을 점검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4월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SMR 제작 착수를 위한 협약을 맺고 원자로 모듈 시제품을 생산해 테스트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과 이르면 연내 SMR용 주단 소재 제작을 시작하고 2023년 하반기에 본 제품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어 제주한림해상풍력에 공급할 5.5MW급 해상풍력발전기 제작 현장과 내년 국내 최초로 준공될 예정인 수소액화플랜트 건설 현장도 살펴봤다. 박정원 회장는 “미래를 위해 준비한 회사의 차세대 에너지 사업들이 국가 에너지 수급에 기여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진행하자”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1.18 07:00
연예

영화관서 요가·명상, 치킨 튀겨 배달하죠…코로나 극장 생존법

집에서 영화를 즐겨 보는 A씨는 영화관에서 갓 튀긴 팝콘을 배달앱으로 자주 주문한다. 최근엔 영화관 배달 메뉴에 치킨도 추가됐다. 멀티플렉스 메가박스가 치킨 브랜드와 계약을 맺고 지난달 17일부터 서울 센트럴점 매점에서 치킨 판매 및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다. 코로나19로 이용객이 급감한 극장 식음코너를 신규 치킨매장으로 활용한 것이다. 트로트 팬인 B씨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공연 실황을 담은 ‘그대, 고맙소: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를 보러 영화관을 찾았다. 공연장을 직접 찾지 못한 갈증을 대형 스크린, 고급 음향 설비를 통해 대리만족했다. 지난해 9월 CGV 단독 개봉한 이 공연 실황은 개봉 첫날 5위로 출발해 한달 여만에 10만 관객을 동원했다. ━ 치킨 배달하고 트로트 관람…영화관 뉴노멀 코로나19로 관객수가 급감한 영화관들이 생존을 위한 변신에 나섰다. 영화진흥위원회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 관객수는 전년 대비 73.7% 감소한 5952만명. 지난해 여파가 누적된 채 코로나19 재확산을 맞닥뜨린 올해 사정은 더 힘겹다. 좌석 띄어 앉기,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등 방역을 철저히 해 영화관 내 감염 확산 사례가 지금껏 한번도 없지만, 쪼그라든 관객수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송중기‧김태리 주연 SF ‘승리호’, 베니스영화제 초청 느와르 ‘낙원의 밤’ 등 극장 개봉하려던 굵직한 기대작이 온라인 스트리밍(OTT)‧IPTV로 직행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공유‧박보검 주연 복제인간 SF ‘서복’은 제작비 100억원 이상 대작으론 처음으로 오는 15일 OTT 플랫폼 티빙과 극장 동시 개봉을 택했다. 직접 영화관을 찾기보단 자동차 극장이나 ‘집콕’ 관람이 뉴노멀로 자리잡으면서 연간 극장 총 관객 수가 2억명에 육박하던 예년의 호황을 되찾기는 힘들리란 전망도 나온다. 지점 축소 등 허리띠를 졸라맨 대형 멀티플렉스들은 영화관 사업 전면 재검토에 돌입했다. ━ 명상‧요가까지…일상 파고든 라이프스타일 극장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보는 영화관’을 넘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전환이다. 기존에 있던 변화의 흐름을 코로나19가 앞당겼다.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상영관 공간을 활용한 스포츠‧게임 경기 생중계, 콘서트‧공연 실황 중계, 문화 강좌 등이 지난해 본격 확대됐다. 메가박스는 아예 “기존의 극장 개념에서 벗어나 모든 라이프스타일이 실현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차별화된 F&B 영역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을 선언했다. 정기 상영해온 클래식 및 오페라 공연과 발레‧뮤지컬‧연극‧미술 등 큐레이션‧강연 프로그램에 더해 지난해 10월 성수점에선 자아성장 큐레이션 ‘밑미(meet me)’를 통해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달래는 싱잉볼 명상, 요가 등 심신 치유 프로그램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CGV는 ‘토이 솔져스-가짜사나이2’ ‘공포체험라디오 4DX’ 등 유튜브 콘텐트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기획특별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문학살롱 등을 아우른 영화 외 예술‧문화 콘텐트 브랜드 ‘ICECONE’을 지난해 6월 출범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9월 24일 단독 개봉한 방탄소년단(BTS) 전세계 투어 실황 다큐멘터리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는 첫날 흥행 1위로 출발해 한달여만에 13만 관객을 모았다. 지난 1일엔 OTT 플랫폼 왓챠와 손잡고 왓챠 수입‧배급작 및 기획전을 상영하는 전용관 ‘왓챠관’을 출시했다. 왓챠 측은 “다양한 감상 경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OTT와 극장 협력의 선례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롯데시네마의 경우 지난해 11월 객석의 50%로 관중 입장이 제한된 프로야구 KBO포스트시즌 전경기를 기상상황, 승패에 따라 바뀌는 일정표에 맞춰 전국 10개 이상 영화관에서 중계하는 시도에도 나섰다. ━ 왕가위 영화‧귀멸의 칼날…코로나 넘는 강력한 팬덤 개봉 영화도 블록버스터 한편이 상영관을 독식하던 예년과는 다르다. 요즘 극장가에 유례없이 많은 영화가 걸려있는 데 대해 한 배급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과연 어떤 프로그램을 편성할 것인지 테스트 과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메가박스 편성 관계자는 “코로나와 상관없이 극장을 찾을 수 있는 강력한 팬덤”에 특히 주목했다. 올해 개봉작 중 유일하게 100만 관객을 넘은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픽사의 ‘소울’(204만, 이하 10일까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 신작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163만)처럼 충성 관객층이 명확한 작품이어야 박스오피스에서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메가박스가 흥행 영화 ‘배드 지니어스’의 드라마판을 릴레이 상영한 데 더해 관객들이 직접 극장에서 보고 싶은 콘텐트를 제안하는 ‘N스크린’을 도입한 이유다. 코로나19 이후 부쩍 늘어난 재개봉작 중에도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시리즈나 1990년대 홍콩영화 전성기를 이끈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 ‘중경상림’ ‘해피 투게더’ ‘화양연화’ 등 팬덤이 두드러진 작품이 강세를 보였다. CGV는 ‘태극기 휘날리며 ‘공동경비구역 JSA’ 등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기 인기작을 극장으로 소환하는 재개봉관까지 마련했다. 이런 가운데 색다른 전용관도 생겼다. ‘너의 이름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날씨의 아이’ 등을 잇따라 흥행시킨 일본영화 전문 수입‧배급사 미디어캐슬이 올 1월 씨네큐 신도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메가박스 신촌‧부산대점, CGV용산아이파크몰 등 전국 5개 상영관에 문 연 일본영화‧애니메이션 전용관 ‘시네마캐슬’이다. 중소 규모 영화사가 여러 멀티플렉스 브랜드에 전용관을 만든 건 처음이다. 미디어캐슬 강상욱 이사는 “매해 한국에서 일본영화가 300만~400만 관객은 꾸준히 나오는 시장인데 그걸 잡아보면 어떨까 했다”면서 “2년 전 처음 타진했을 땐 한국 극장가가 활황세여서 받아주는 곳이 씨네큐 신도림밖에 없었는데 코로나 시기가 되니까 매니아성 영화에 대한 극장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실제로도 아이돌 출신이나 꽃미남 배우가 나오는 일본영화는 지금도 매 상영 좌석판매율이 70%가 넘는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자산어보' 관객 백이면 백 반하는 그녀, 이정은식 사랑법 [배우 언니] 봉준호 '호암상' 상금 3억, 독립영화 위해 기부 윤여정 이번엔 미국배우조합상, 오스카 한발 더 다가갔다 [배우 언니] 이 구역의 미친X는 나야…독설에 뻔뻔함 더한 빈센조 전여빈 낯선 아이유 그려낸 김종관 감독 "연기만 한 배우와 다른 호흡"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2021.04.11 12:15
스포츠일반

코로나19 타격에 경제적 부담↑…도쿄 올림픽 긴축론도 부상

"올림픽·패럴림픽 축소는 부끄러운 게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상 초유의 대회 연기 결정을 내린 2020 도쿄 올림픽이 맞닥뜨린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돈'이다. 지난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회장이 대회 1년 연기에 합의한 이후, 일본을 비롯해 전세계 언론은 도쿄 올림픽 연기로 인한 경제 손실과 추가비용을 계산하느라 바빴다. 막대한 준비 비용과 올림픽 유산의 사후 활용 문제로 가뜩이나 대회 개최에 대한 회의적인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부흥 올림픽'을 꿈꾸며 아낌 없는 비용을 투자한 도쿄 올림픽의 성공 여부는 향후 열릴 대회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일본이 추가로 부담하게 될 비용이 막대하다는 점이다. 일본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최대 3000억 엔(약 3조 3000억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이라 보도했다. 대회 조직위원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경기장 재임대 비용과 조직위 직원 인건비 등의 추가 비용을 현시점에서 추산한 결과다. 올림픽 연기로 인해 발생한 경제 손실까지 더하면 그 수치는 2배 넘게 뛰어오른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간사이 대학의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의 말을 인용, 올림픽 1년 연기에 따른 경제 손실 비용을 6408억 엔(약 7조 2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일본 내에서는 올림픽을 '긴축' 체제로 치르자는 의견도 나온다. 일본 스포츠 저널리스트인 타니구치 키요코는 "추가비용을 납세자도 부담? 올림픽·패럴림픽 축소는 부끄러운 게 아니다. 올림픽 역사 연구자에게 물었다"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대공황 직후 열린 1932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그리고 세계 제2차대전 종전 직후 열린 1948 런던 올림픽의 예를 들어 '긴축' 올림픽을 치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단순히 올림픽의 경제 손실만을 고려한 의견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세계는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물론 1930년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게오르기 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우리가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은 분명하다"며 "각국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한 전례없는 피해를 막고 강력한 회복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니구치는 "이런 상황에서 도쿄 올림픽 1년 연기로 인한 추가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누구에게라도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비용 절감을 주장했다. 그는 올림픽 역사 연구자인 데이빗 런트 남유타주립대 역사학 부교수의 의견을 빌어, 코로나19 이후 치러질 도쿄 올림픽의 경제적 상황을 제1, 2차 세계대전 직후 열린 1920 앤트워프 올림픽과 1948 런던 올림픽에 비교했다. 특히 1948 런던 올림픽은 전쟁 여파로 인해 '긴축 재정 올림픽'으로 불릴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맨 상황에서 치러졌다. 올림픽 주경기장이나 수영장 등 새로운 시설을 세우지 않았고 남자 선수들은 공군 캠프에, 여자 선수들은 런던 대학 기숙사에서 숙박해야 했다. 또 경기에 필요한 시설도 부족해 다른 나라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1948 런던 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방송국에 중계권을 판매한 대회이기도 하다. 대공황 이후 치러진 LA 올림픽 역시, 재정 절감을 위해 처음으로 선수촌을 만들어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즉, 이런 사례에 기반해 도쿄 올림픽 역시 추가비용을 과도하게 들이기보다, 긴축으로 비용을 줄이되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런트 부교수도 "과거 대회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올림픽이 곤란한 시대상 속에서도 혁신을 통해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라며 "일본 역시 올림픽의 규모를 축소, 혁신적이고 창조적으로 대회를 즐기는 방법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3.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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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슈가맨②] 글루미써티스 신용남 "'추노' 방송사고 짤, 저도 배꼽 잡았어요"

당대를 대표하는 드라마 o.s.t에 시청자들도 추억에 젖었다. 가수들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드라마와 함께한 저마다의 어린시절을 기억했다. 최근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이하 슈가맨)'에서는 장현철과 글루미써티스를 소환했다. 장현철은 1993년 인기리 방영한 최민수·김혜선·손지창·박주미 주연의 드라마 '걸어서 하늘까지'의 주제가를 불렀다. 27년 전 발표된 노래지만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해 90불이라는 놀라운 인지도를 자랑했다. 드라마 '추노' O.S.T도 새롭게 조명됐다. 밴드 글루미써티스 보컬 신용남이 출연해 방송 최초로 완곡을 선사해 확성기 퍼포먼스라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전주만 들어도 긴장감 넘치는 멜로디에 94불을 기록했다. 장현철은 "일반인으로 살다가 이렇게 방송에 나오니 긴장된다"고 소감을 전했고, 신용남은 "팀은 생계 등으로 해체했지만, 노래로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고맙다"고 인사했다. -'바꿔'를 처음 방송에서 부른 소감은. "가사틀리면 어쩌나 굉장히 떨렸다. 인이어 같은 걸 많이 껴보지 않았다. 클럽 공연은 모니터 환경이 좋지 않아서 그냥 부르곤 했는데 방송으로 노래하다보니 긴장이 많이 됐다. 작업실에서 연습을 좀 해갔다. 안무팀은 리허설 때 처음 뵀는데 굉장히 멋있는 무대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 녹화할 때는 앞만 보며 노래하다보니 그 분들이 어떤 퍼포먼스를 하는지 잘 몰랐는데, 방송을 보니 멋있더라. 연출을 잘 해주셨다." -글루미 써티스 멤버들 반응도 있었나. "2015년에 해체하고서 연락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니었다. 드럼 남정익, 보컬 신용남, 베이스 고종의, 기타 김선규, 건반 김종천으로 5인조 활동할 때 부른 노래인데 나 혼자 나가니 색달랐다. 이 노래를 김종천 형님이 작사 작곡하셨다. 녹화 전에 연락드렸더니 '잘 하고 와라'라고 응원해주셨다." - 노래가 이렇게 심오한지 처음 알았다. "다들 그랬을 거다. 첫 방송이었으니 처음 보신 분들은 놀랐을 법하다. SNS나 댓글이 늘어서 신기했다. 특히 10대 인지도에 깜짝 놀랐다. 유튜브로 많이 본다고 하더라. 내 표정도 조금 얼어붙어 있어서 더욱 심오한 노래가 된 것 같다. 하하. 방송이 익숙하지 않아서 표정관리가 잘 안 됐다." - 예능에서 노래 나올 때마다 어떤 기분이 들었나. "예능프로그램에서 긴장감 있는 장면마다 삽입되니까 '또 나오네'하는 마음으로 봤다. '역시나 내 목소리는 잘렸네'라고도 생각했는데, 처음 내 목소리를 들려준 곳이 '맛있는 녀석들'이었다. 정말 감사했다. 내가 생각하는 길이보다 더 나와서 감동했다. 본방사수 하는 프로그램이고 애청자다." - '추노' 방송사고 영상이 온라인에서 유명해졌다. "나도 방송보고 너무 웃었다. 졸라맨 같은 목소리에 자막 편집까지 더해지니 정말 웃기더라. 그 당시는 화제가 안 됐는데 '슈가맨' 통해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재미있다. 당시엔 정말 그야말로 패닉이었다." - '바꿔'는 어떤 노래로 기억될까. "내 인생에 있어 명함같은 곡이다. 누군가 음악을 하고 있는지, 어떤 음악을 했는지 물어볼 때 내밀 수 있는 노래다." - 가수 이력이 굉장히 독특하더라. "2008 'MBC 팔도 모창 가수왕' 대상, JTBC '히든싱어-싸이 편' 출연 등 여러가지를 했지만 남들에 비하면 음악을 늦게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음악을 놓아야 할 타이밍도 늦어 버렸다. 음악을 하게 되는 계기들이 계속 마련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방송에 나와야만 음악하는 사람은 아니지 않나. 이곳 저곳에서 계속 불러주는 곳이 생겨서 음악의 기쁨을 느낀다." - 신곡은 언제 나올까. "경인고속도로라는 밴드를 결성하고 활동 중인데 음원을 내는 건 쉽지가 않다. 계획은 늘 한다. 우리끼리 만들면서 내면 되는데 어렵다. 올해는 안 그래도 음원작업을 해보자라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황지영기자hwang.jeeyoung@jtbc.co.kr 2020.01.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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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의 야단법석 인터뷰 ⑤] 최지연 “그럼 미친년이잖아요”

최지연 “전지현, 아시아 최고예요” ④편에서 이어집니다.Q 우는 연기요. …. A 네, 당연히 연기지만, 이게 참 저한텐 씁쓸한 부분인데, 지금 시간이…. (왜?) 학교엘 가봐야 돼서. (몇 시까지?) 5시까지요. 신촌까지…. (시간, 되겠죠?) 네, 씁쓸한 것 중 하나가, 제 안에 그게 들어왔어요. 슬픈 뭔가가 들어왔어요. 그래서 이게 쉽게쉽게 커져요. 그게 좀 안타까운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라든가…. 모르겠어요,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도, 초등학교 때부터 일러스트 작가이기도 했었으니까. 책도 몇 권 나왔거든요. (아, 진짜?) 만화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어서, 브라질에 잠깐 살았을 때도 친구들을 다 그림으로 꼬드겼거든요. 꼬드겼다기보다는 친구들이 많이 생겼어요. 책상에 가면, 애들이 연습장을 한 장씩 찢어서 쌓아놔요. 그려달라고. 걔들은 ‘졸라맨’ 같은 거 그리는 수준이었는데 저는 눈에 막 별 있고 머리 막 휘날리고…. (느낌 아니까~!) 그런 만화 그림 그려준다는 말에 애들이 막 미쳐했거든요. 파일에다 예쁜 편지지를 모으는 게 그 나라 유행이었는데, 그게 자기 재산인 거예요. 서로 보여주고 한 장씩 바꾸기도 하고. 그런 거 모은 애들이 보기에 제 그림은 거의 희한한 수집증을 불러일으키는 거예요. 그러니까 줄을 섰죠. 그때 제가 느낀 건, 아빠가 제 그림을 보고 “지연아, 다 좋은데 왜 자꾸 눈물을 그리냐. 너 그렇게 된다. 하지 마, 눈물 넣지 마.” 제 그림엔 거의 다 눈물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빠, 눈물 있는 여자가 제일 예쁜데” 이랬어요. 왜 그랬냐. 결론은 별 거 없어요. 눈물은 반짝거리고, 눈물이 있으면 눈이 번지잖아요. 그럼 눈동자가 커지겠죠? 그럼 별이 더 빛나겠죠? 그 미학적인 차원에서 예쁘다는 거였는데 아빤 속상했던 거죠. 저는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부터 그런 걸 갖고 있었나 봐요. 슬픔에 대한 미학? 그런 게 들어가 있던 찰나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래서 제 나름대로는 슬픔이란 게 들어온 거겠죠. 그래서 연기를 할 때도 그 감정이 금방 올라와요, 저는. 하지만 안 될 때는 미쳐요. 안 될 때도 있으니까. 그럴 땐 당혹스러워서 미치는데…. 근데 알에서 깨서 코미디 연기를 하니까 딴 세상인 거예요. 제 성격도 바뀌고 사람들도 저를 좋아하고, 뭐랄까, 연기의 각도 이만~큼 넓어지고. 그러면서 귀신 연기나 눈물 연기는 제가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커요. 물론 너무 잘했을 땐 관객도 느끼겠지만, 제가 먼저 느껴요. 그렇지 않아요? 제가 막 눈물을 흘리고 나면 정화가 되고, “으아아아아~!” 비명을 지르고 나면 이미 저는 스트레스를 푸는 거예요. 그렇게 정화되는 건 되게 좋았어요. 그래서 제가 그런 연기를 좋아했는데, 코미디 연기는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그걸 해냈을 때는 상대방이 먼저 더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거기서 전율이 쫙 오는데, 그걸 현장에서 느낄 순 없잖아요, 영화는 미리 찍고 선보이는 거니까. 근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한 방에…. 은 저한테 또 하나의 ‘뭐’예요. 몇 년 전에도 을 했는데, 노래를 못해서 바로 떨어뜨리더라고요? 근데 다시 또 을 한다 그래서 ‘어차피 개망신에다가, 금방 떨어질 걸 왜…?’ 이러면서도 그냥 했어요. 그렇게 가서 뭘 불렀더라? 을 통해 기타를 배웠던 인연이 돼서, 그 선생님이 노량진 학원가 유명한 강사진을 밴드로 만들었는데, 펑크 났다고, 보컬 한번 해보겠느냐고 제안이 왔어요. 두 달을 그렇게, 록이라는 걸 해본 거예요. 그걸 들고 엘 간 거예요. 이젠 잘하든 못하든 소리 지르면서 노래하는 애가 된 거예요. 거기서 사람들이 본 제 이미지가 있잖아요. 여리여리하고 여성스럽고 새침데기 같은 애가 딱 있는데, 갑자기 남자들이 부르는 록을 확 해버리니까 사람들 그 자리에서 막…. 저쪽에 앉아 계시던 아저씨 아줌마가 뒤로 넘어간 거예요. 웃다가. 거기서 제가 퓽~! 갔어요. 정말 노래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게, 왜 노래를 잘하면 사람들이 마약까지 하면서…. 그걸 제가 알아버린 거예요. 휙 간 게 있거든요. 연기할 때도 못 느꼈던 걸! 무대에서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뒤집어지니까 제가 어떻게든 짜내면서 슬픈 연기도 조금씩 나오니까 이럴 땐 이렇게 해야지 하고 마음먹었고…. 운 건 연기인데 저는 쉽게 끌어올렸던 거죠. (느껴버린 거네?) 네, 저는 그냥 나와요. 제 친구들이 저 때문에 미친다고 웃을 때가 뭔가 하면, 같이 코미디를 보고 막~ 뒤집어져서 웃다가, 너무 웃는 게 괴로워서 배가 아플 때가 있잖아요? 그럼 아파서 울어요. 에헤헤헤헤! 애들이 거기서 뒤집어져요. 깔깔대고 웃다가 창자가 꼬여서 엉엉 울어요. 그러고 나서 웃어요. 그럼 미친년이잖아요. (그런 친구가 한 200명 중에 한 명쯤은 있죠!) 노래방 가도 슬픈 노래를 하면 애들이 뒤집어져요. 너무 짠하대요. 슬프고 불쌍해 보이는데 웃겨 죽겠다고. 그런 감을 잡고 을 했던 거죠. 그게 터지니까 너무 행복했죠. 그 이후로 또 코미디에 꽂혀가지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좋은 거예요. 눈물 연기와 코믹 연기에 대해 이토록 장광설을 늘어놓은 배우는 난생 처음이었다. 답 하나로 A4용지 한 장을 너끈히 넘겼다! ( 에 올릴까? 학계에 제보할까?) 더 얘기했다가는 최지연이 학교 가는 것은커녕 내가 집에 못 갈 수도 있겠다고, 좀 과장하면, 그런 위기감까지 들었다. 슬슬 수습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그래서였다. Q 영화 출연을 한다면 어떤 감독이 불러줬으면 좋겠고, 영화 연출을 한다면 어떤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어요? A 일단 연출. 제가 호러를 한다면, 심은경 씨는 귀엽고 연기를 잘하니까 당연히 좋아하지만, 제가 항상 좋아했던 배우가 있어요. 서우 씨. 미칠 것 같아요. (왜요? 서우, 되게 비호감 캐릭터로 많이들….)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너무 사랑스러워요. 그 친구는 뭐랄까, 한 가지 색깔이 아니에요. 상처받은 고양이 같아요. (우하하하!) 비에 젖은, 상처받은 고양이. 그래서 한없이 안아주고 싶고 보호해주고 싶은데, 이게 강아지랑은 또 다르잖아요. 상처받은, 비에 젖은 고양이 같아서 그런 도도함을 유지하면서도 너무 귀여워서 항상 동생 같아요. 체구도 약간 아담하고 연기도 잘하고. 또 그 친구는 표독스러운 걸 해도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고. 이 친구를 귀신으로 쓰겠다는 게 아니라, 서우 씨랑 호러를 하고 싶은데 뭐, 할까는 모르겠지만, 제가 써서 제가 원하는 대로 잘 완성돼서 누구한테 주겠냐 하면 아마 (그렇다면 서우?) 네! 지금 써놓은 시놉시스가 있는데 호러로는 안 갔거든요. 그걸 호러로 돌려서 쓰는 과정에, 분명히 서우 씨를 생각하면서 쓸 것 같아요. 연출에 관해서는 그렇고, 제가 배우로서는, 배우로서 인터뷰한다고 “배우가 더 좋아요” 하는 게 아니라…. 하면서 최지연은 다시(!) 연출 관련 얘기로 돌아갔다. 알쏭달쏭이다. ▶ 최지연과의 야단법석 인터뷰는 ⑥편도 파란만장합니다. 좀 더 흥미롭고 깊은 내용, 최지연에 관한 모든 것은 소요긱 앱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폰 다운로드] [아이폰 다운로드] 남자1호/소요긱 제공 사진 김태우 (INC스튜디오) | 스타일리스트 박남일 | 헤어 최안희 | 메이크업 최지연 (본인) 2014.01.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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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최강희가 말하는 K리그 강팀의 조건

'우승 감독' 최강희와 최용수가 K리그의 강팀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급하게 만들어진 팀보다는 3~4년 넘는 시간을 투자해 선수를 키워온 팀이 더욱 강하다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20일 서울전에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군입대와 이적 등으로 선수들이 많이 바뀌면서 고생을 하고 있다. 선수들을 잘 지키면서 매 시즌 부족한 부분만 조금씩 채워가는 게 강팀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북은 2011년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부터 최강희→이흥실→파비오→최강희 순으로 감독이 바뀌면서 혼란을 겪었다. 2011년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들도 대부분 팀을 떠났다. 2011년 우승 멤버로 현재까지 전북에 남아 있는 선수는 이동국·박원재·김상식 정도다. 외국인 선수는 모두 물갈이됐고, 국내 선수들도 새로운 얼굴이 많다. 최강희 감독은 "K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건 생각보다 힘들다. 다음 시즌 기존 선수를 잘 지키면서 새로운 보강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시즌 드러난 전북의 문제점을 포항, 서울과 비교해 설명했다.서울은 유스팀 시절부터 키워온 선수들이 주축이다. 고명진·고요한을 중심으로 매 시즌 1~2명의 대형 선수 영입을 통해 한 시즌을 운영한다. 올 시즌 서울의 베스트11 중 지난 시즌과 비교해 새 얼굴은 윤일록과 차두리뿐이다. 포항도 마찬가지다. 유스팀 출신 비율이 50%에 달한다. 어린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에다가 뒤떨어지는 포지션을 일부 보강하면서 우승권까지 전력이 상승했다. 최강희 감독이 말하는 강팀의 조건도 바로 이와 같은 부분이다.최용수 서울 감독도 최강희 감독 의견에 공감했다. 최용수 감독은 "리그를 치르다 보면 크고 작은 변수가 많다. 경고, 부상, 대표팀 차출 등 예상하기 힘들다. 모든 걸 이겨내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팀을 위해 하나가 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런 면에서 서울 선수들은 함께 오래 뛰어 걱정이 없다"고 했다. 이어 "이기주의가 조금이라도 팀에 있으면 그건 바이러스와 같다. 모든 선수가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서 뛰어야지만 강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시즌 K리그는 유례없는 긴축 재정으로 찬바람이 불 예정이다. 모든 팀이 운영비를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맨다. 그 사이에서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는 비결은 기존 선수들을 잘 지켜내는 것이다. 이미 갖춰진 조직력에 약점인 포지션 1~2곳만 보완하면 두 감독이 말하는 강팀의 조건에 충족할 수 있다. 4위 서울(승점 58)은 이날 3위 전북(승점 59)을 4-1로 무너뜨리며 승점을 1점 차로 좁혔다. 2008년부터 서울에서 뛴 데얀이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두 팀은 12월 1일 2013년 마지막 리그 경기에서 다시 만난다. 김환 기자 hwan2@joongang.co.kr 2013.11.21 08:08
축구

몸집 줄이는 포항, 그래도 희망 갖는 이유는?

FA컵 우승팀 포항이 허리띠를 졸라맨다. 전력 보강 계획도 없고, 오히려 선수단 규모를 줄인다. 내실있는 팀 운영을 위해서다. 포항은 내년 30~32명 수준으로 1군을 꾸리기로 결정했다. 올 시즌 36명보다 약 10% 줄인 수준이다. 군입대한 선수와 계약이 만료되는 2진급 자원들이 정리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선수 보강도 마찬가지다. 포항은 지난 9일 2013년도 신인 드래프트에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 대신 자유선발로 데려온 수비수 박선주(20)와 빗셀 고베에 임대했다 복귀한 배천석(22) 등 보유하고 있던 우선지명선수 5명 등으로 채우기로 했다. 또 대어급 자유계약선수(FA) 보강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외국인 선수 보강도 마찬가지다. 아예 외국인 선수 없는 시즌도 생각하고 있다. 포항 관계자는 "강원으로 임대를 보냈던 지쿠를 영입할 계획도 없고,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조란, 아사모아도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난 달에 새 용병을 찾기 위해 관계자가 브라질로 갔지만 금액 문제 등을 이유로 포기했다. 동유럽이나 아시아쿼터로 데려올 것을 생각하고 있지만 아예 외국인 선수 없이 가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선홍(44) 포항 감독도 "현재 상황에서 새 외국인 선수 영입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겉만 보면 포항의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모기업 포스코가 철강 경기침체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상황에서 내년 구단 예산도 10% 정도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리그뿐 아니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도 도전하는 포항 입장에서는 다소 빡빡한 한 시즌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포항 내부적으로 어려운 한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이 기회에 포항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잘 살리겠다는 생각이다. 기존 팀 운영 시스템을 더 내실화하고, 단단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황 감독은 "올해 제로톱 전술을 비롯해 조직 축구에서 만족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성과도 있었다"면서 "이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 내년에 포항만의 색깔을 갖춘 축구를 보여주고 싶다. 고민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기존 멤버로는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호성 포항 홍보마케팅팀장도 "올해 내부적으로 팀 경기력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유스 시스템을 통해 1군으로 성장해서 좋은 기량을 펼친 선수들이 많았고, 경기 외적으로도 어느 때보다 좋았던 한 시즌이었다고 보고 있다"면서 "내년 초 전지훈련도 기존 멤버 그대로 갈 계획이다. 더 내실있게 팀을 만들어서 시즌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2.12.1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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