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가와 사다하루 K-1 이벤트 프로듀서는 “샙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다른 격투 단체로 이적할 경우에는 수 억 엔의 위약금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양측의 변호사들이 위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샙은 강제로 은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샙은 지난 14일 K-1 월드 그랑프리 암스테르담대회서 어네스트 호스트(41·네덜란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갑자기 대회장을 떠났다. 현지서는 “샙이 경기에 대한 공포감을 누르지 못하고 도망쳤다”라고 설명했다. 또 인기와 파이트머니가 떨어진 샙이 종합격투기 프라이드로 이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힘을 얻는 상황이다.
K-1 측은 “우리는 샙과 다른 격투 단체로 이적을 금지하는 장기 독점 계약을 했다. 계약을 깨면 엄청난 돈을 물어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아울러 샙이 격투기 선수로서 신용을 잃은 만큼 다른 단체서도 그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일단 K-1은 7월 삿포로 대회 출전 선수 명단에서 샙의 이름을 삭제했다.
샙은 미국과 일본에서 연예 활동을 해왔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 2004년 할리우드에 진출해 실패를 맛본 샙은 최근 일본 연예계에서도 별다른 제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격투 단체는 물론 연예계에서도 ‘문제아’ 꼬리표가 붙은 샙을 더 이상 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96㎝,160㎏의 체격을 갖춘 샙은 미식축구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과 폭발적 에너지로 높은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점차 야수 본능을 잃어 패하는 경기가 많아졌고. 최근 세미 슐트·최홍만·프레데터 등 더 크고 강력한 거인들이 등장하면서 그의 이미지는 많이 퇴색됐다.
상품성과 신용을 잃은 샙이 백배사죄하지 않는 이상 다시 링에 설 길은 요원해 보인다. 그가 격투보다 즐거워했던 연예 활동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