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토고 감독, “가장 중요한건 한국전에 총력”
"테스트는 테스트일 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전이다. 아프리카 선수들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고 정신력이 강하다. 돈문제는 없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아주 좋다."
한국에서는 '백발광인'으로 알려진 오토 피스터 감독(69). 그러나 실제로 만나본 피스터 감독은 유머가 넘치고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시원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2일 리히텐슈타인 파두츠의 라인파크 스타디움에서 만난 피스터 감독은 한국 기자들에게 토고의 현 상태와 비전을 거침없는 언변으로 토해냈다. 그가 한국 기자에게 보인 태도와 인터뷰 내용을 세글자로 요약한다면 '자신감'이다.
-리히텐슈타인전의 의미는 무엇인가.
"토고는 지난달부터 벌써 13일째 훈련하고 있다. 지금 토고는 아주 강한 하드트레이닝을 실시중이다. 날씨가 계속 좋지 않지만 하루 두 차례씩 훈련하는 날도 많다. 리히텐슈타인전은 월드컵을 향한 준비과정일 뿐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에 상관없이 계속 훈련을 해나갈 것이며, 월드컵이 개막하는 9일부터 훈련량을 줄이며 한국과의 첫 경기에 준비할 것이다." 마치 지난 2002년 강력한 파워 프로그램을 실시했던 히딩크 감독처럼 자신감에 차있는 태도였다.
-훈련 성과는 어떠한가.
"토고는 지난달 강한 훈련을 하는 과정 속에서 사우디와 경기를 했음에도 아주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더 기분좋은 일은 아직까지 부상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피스터 감독은 강훈련 속에서도 아무런 부상자가 생기지 않은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월드컵을 맞는 토고의 목표는 무엇인가.
"아프리카는 늘 아웃사이더 취급을 당한다. 국제축구연맹조차 프랑스, 스위스, 한국, 토고의 순서로 G조 4개국의 전력에 순위를 매긴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는 첫 경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을 꺾는다면 더 자신감이 생기고 그 다음부터는 우리가 어떤 일을 이뤄낼 지 예측불가능하다." 한국과 토고가 서로의 경기에 대해 두는 의미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았다. 함베르크 토고 수석코치도 "승점 4점을 거두면 16강 진출이 가능하다"라며 한국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고라는 팀에 대해 설명한다면.
"아프리카 축구는 창조적이고 본능적이다. 토고 선수들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지니고 있다. 아프리카 선수들은 즉흥적인 면이 많은데 이는 다른 대륙 선수들이 지니지 못한 장점이다. 우리 선수들은 정신력이 아주 강하다." 흔히 정신력은 아프리카 축구의 고질적 문제로 취급되는 부분이다. 축구를 즉흥적으로 즐기고 규율이 없다는 게 아프리카 축구팀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 그러나 르완다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자이레 등 다양한 아프리카 팀에서 사령탑을 맡은 피스터 감독은 아프리카 축구의 지나친 열정을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출전수당 문제로 팀에 내분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알수 없다. 난 전혀 모르는 일이다. 협회장이 이미 지난주에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미디어는 그런 문제를 끄집어내 팀을 어렵게 만들지만 다행스럽게도 토고 선수들은 신문을 즐겨 읽지 않는다."
-스위스는 이탈리아, 프랑스는 덴마크와 좋은 경기를 펼치며 이겼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도 잘 알고 있다. 특히 스위스는 어린 선수들이 아주 좋은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테스트는 테스트일 뿐이다. 테스트로 치르는 경기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없다. 우리는 모든 것을 본선 첫경기에 맞춰놓고 있다."
파두츠(리헤텐슈타인)=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