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즌을 맞은 남성복 브랜드들의 광고 사진을 둘러보면 유난히 검은색 수트가 많다. 버버리·폴스미스·아르마니 등 해외 브랜드에서는 심지어 광고 비주얼이 흑백인 경우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이처럼 올 가을·겨울 시즌에는 블랙 컬러의 사용이 크게 확산되는 한편 캐릭터 정장뿐 아니라 국내 볼륨 브랜드에서도 슬림한 실루엣이 지속적으로 강조되며 ‘블랙 슬림룩‘이 유행할 전망이다.
검은색 경우 지난 가을부터 트렌드 색깔로 떠올라 올 가을에는 회색과 함께 주요 색상으로 자리 잡았다. 솔리드 블랙 수트나 은은한 조직감이 느껴지는 블랙 수트도 더 이상 ‘장례식 패션’이 아니라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아울러 올 가을에는 셔츠 앞쪽에 프릴이나 레이스를 부착하거나. 칼라 부분에 큐빅 버튼이 있는 셔츠와 광택 소재를 덧댄 수트나 재킷 등 남성복에도 화려한 느낌을 주는 제품이 늘었다.
색상 면에서는 검정·회색과 같은 모노톤 컬러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브라운 컬러의 사용이 증가했으며. 소재 면에서는 따뜻한 느낌의 울 소재와 광택감있는 실크 소재가 많이 쓰이고 있다.
패턴 면에서는 ‘쉐도우 스트라이프(Shadow Stripe)’가 유행하고 있는데 이 패턴은 멀리서 보면 솔리드 패턴으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은은한 광택과 조직감이 있는 스트라이프가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브리티시풍 영향으로 재킷뿐 아니라 수트에서도 글렌 체크나 브랜드 고유의 하우스체크 등 체크 패턴 사용이 늘었다.
몸에 피트되는 옷이 불편하다는 고정관념을 버릴 필요가 있다.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한 수트를 입으면 팔과 다리 등을 움직일 때 큰 불편함이 없으면서도 슬림한 실루엣을 연출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슬림 패턴의 수트를 입을 때는 몸에 피트되는 느낌의 셔츠를 매치해야 몸의 실루엣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
한편 지난 겨울 여성복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가죽 소재가 남성복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눈에 띈다. 코트의 모자 테두리나 재킷의 라펠 등에 가죽 소재를 덧대어 고급스럽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제품들이 늘었다.
방유정 마에스트로 디자인실장은 “이번 시즌에는 단순히 허리 라인뿐 아니라 등과 어깨선까지 자연스럽게 피트되어 입체적으로 슬림한 느낌을 주는 제품이 늘었다. 아울러 최근 여성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로맨티시즘의 영향력이 남성복으로 건너오는 한편 브리티시풍이 정점에 이르러 모던함과 고전적 감성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이번 시즌 트렌드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