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프로레슬링계의 감사용, PDA를 흉기로 이용하는 엽기 레슬러 김남훈(34). 몸이 흉기인 그가 이번엔 몸을 자선용으로 내놓았다. 설(18일)을 앞두고 지난 13일부터 명동거리에서 아무 대가없이 안아주기 '프리허그' 행사를 펼치고 있다. 우락부락한 몸매때문에 꺼려할까봐 귀여운 여장을 했다. 이제 더이상 프리허그가 화제가 되는 이벤트는 아니지만 그의 프리허그는 설을 앞두고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의 프리허그는 부모님 안아주기 캠페인이기도 하다. 그는 "올 설에는 가족끼리 서로 안아주는 명절이 되길 기원합니다"라고 말했다.
▲귀향길 선물보따리보다 좋은 것
그가 부모님 안아주기 캠페인을 펼치게 된 것은 외로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 사건이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이 사고가 났으니 병원비를 송금하라'는 전화 사기와 부모님들이 왜 약장사를 따라다니며 필요치도 않은 약을 사느라 빚까지 지는 지 아십니까. 바로 외로움 때문입니다. 자식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부모님을 뵙지 못해 이제 자식과 부모 사이는 너무 멀어졌습니다. 명절 때도 선물 보따리 들고 잠깐 얼굴 보고 돌아오면 할 일 다했다는 생각이 팽배하지요."
김남훈씨는 "저도 아버지 안아준 게 4년 전 여동생 결혼식 때 이후 없는 것 같아요. 올 설에는 부모님을 비롯 만나는 사람마다 안아주겠습니다"라고 밝힌다.
▲50일동안 후원받아 불우이웃돕기
김남훈은 이번 이벤트를 통해 불우이웃돕기에도 나선다. 그는 "먹고 사는 일에만 신경썼다. 잠시나마 생활전선에서 벗어나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 제 시간을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에 모터사이클 사고로 30m 이상 날아가기도 했고, 프로레슬링 경기 중에는 하반신 마비도 경험했다. 사업에서도 큰 실패를 경험했지만 주위 도움 덕으로 다시 일어섰다. 쑥스럽긴 하지만 용기를 내서 프리허그 행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남몰래 도우던 봉사 시설에 더 뜻깊은 선물을 주기로 결심한 것.
그의 프리허그 피켓 아래 쪽에 후원 광고를 넣었다. 일주일에 월·화·수, 하루 3시간씩 10일 기준으로 100만원씩을 기업으로부터 후원받는다. 4월초까지 50일을 계획하고 있다.
첫 번째 광고주인 삼성 와이즈070 인터넷폰을 시작으로 다섯 군데의 후원을 받아 모두 500만원을 모을 예정이다. 여기에 그의 블로그(http://blog.daum.net/brunok)에서 발생할 광고수익(현재 38만원)을 합쳐 한 복지시설에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디씨인사이드에선 히트갤러리
그의 블로그와 디씨인사이드 사이트에 누리꾼의 관심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디씨인사이드에서는 히트 갤러리로 뽑혔다. "소녀 복장이 엽기적이지만 그의 마음 씀씀이가 좋아 참아주겠다"는 등 댓글만도 200개가 넘어섰다.
김남훈은 "키스를 자주 하면 면역체계가 생겨 감기에 걸릴 확률이 적은 것처럼 '안아주기'는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물고 외로움을 따뜻함으로 소통시켜줄 면역체계입니다. 이번 설에는 부모님을 많이 안아주세요"라면서 4500만명이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서로 안아주는 따뜻한 명절이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