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게임도 뮤지컬, 모든 길은 뮤지컬로 통한다?
뮤지컬이 인기다. 그동안 뮤지컬의 텍스트는 주로 만화·애니메이션·영화·음악 등이었다. 하지만 이제 드라마·게임이 가세했다. 영화와 뮤지컬이 만나 무비컬이 되고, 드라마 대장금·겨울연가는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최근에는 '바람의 나라'·'오디션' 등 게임이 원작의 분위기를 살려내며 무대를 누비고 있다.
■무비컬, 영화와 뮤지컬이 만나다
'댄서의 순정'과 '싱글즈'는 영화와 뮤지컬의 합성어인 '무비컬'이라는 신조어의 중심에 서 있다. 창작 인력이 부족한 뮤지컬계에서 '무비컬'은 각색이 쉽고 흥행성을 검증받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문제는 스토리에 다양한 효과를 구사하는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장면 안에 이야기를 집약시켜야 한다는 것.
뮤지컬 '댄서의 순정'은 영화의 얼개는 그대로 가져오되 이야기는 단순화하고 인물에는 변화를 줬다. 또한 1인 다역을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를 곳곳에 배치해 무대 위 제한된 캐릭터를 확장시켰다.
이 밖에도 올 하반기에는 '은행나무 침대'·'내 마음의 풍금'·'나의 사랑 나의 신부'·'신부 수업'·'올드 미스 다이어리'·'라디오 스타' 등 다양한 영화들이 뮤지컬로 기획 중에 있다.
■해체되고 재구성된 드라마표
TV로 방영되었던 인기 드라마도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폭발적 한류 붐을 일으켰던 KBS 2TV 드라마 '겨울연가'는 지난해 '겨울연가 더 뮤지컬'로 천안에서 첫 시연회를 가진 후, 일본 도쿄 신주쿠 코마 극장에서 펼쳐진 초연을 시작으로 도쿄 36회, 오사카 8회의 대장정을 마쳤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연출을 담당했던 윤석호 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아 화제를 낳았다.
안방 드라마였던 '대장금' 또한 지난달 26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고, '마법 전사 미르가온'·'매직 키드 마수리' 등 다수의 어린이 드라마가 뮤지컬로 재창조됐다.
드라마가 원작인 경우 길고 복잡한 줄거리와 다층적 인물 관계를 몇 시간 안에 압축시켜야 한다. 드라마 자체를 무대적 요소로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기획력이 관건이다.
■온라인 게임·만화, 오프라인이 좋아
전 세계 동시 접속자만 100만 명을 넘기는 인기 댄스 배틀 온라인 게임 '오디션'이 오는 26일부터 8월 19일까지 45일간(일수 기준) 대학로 문화 공간 이다 1관의 무대에서 동명의 뮤지컬로 선보인다.
뮤지컬 오디션은 이미 뮤지컬로 제작된 '바람의 나라'(지난해 7월 첫 공연, 올해 5월 재공연) 등 다른 게임과 달리 국내 최초로 장기 공연을 도입했다. 또한 게임에서 따온 안무·음악·의상·소품 등을 실제 무대화하고 온라인 게임 스테이지를 직접 무대 배경으로 표현했다. 총 연출자 박승걸씨는 "게임에서 모티브를 따오기는 했지만 작품의 내레이션은 100% 순수 창작"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도하씨의 인터넷 만화 '위대한 캣츠비'와 1980년대 인기 만화 '달려라 하니'가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짱구 탄생 17주년을 기념해 '짱구는 못말려'는 마술과 뮤지컬을 접목시킨 매지컬 형식의 가족극으로 선보였다.
박명기 기자 [mkpark@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