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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균 “서재호 어머니에겐 원티드가 친아들”
지난 7일 설날, 하동균(28)을 포함한 원티드의 멤버들은 4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동료 서재호의 집에 모였다.
누구하나 일부러 약속한 적이 없지만, 올해로 꼬박 3년 째의 방문. "우리 아들들 그간 잘 있었어?"
손을 꼭 붙잡는 서재호 부모의 말에 멤버들은 스스럼 없이 서재호 부모를 '엄마, 아버지'라고 부른다. "재호에 대한 추억은 앨범 곳곳에 녹아 있어요.
녹음하는 내내 한 번도 그의 존재, 그 놈과의 추억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멤버들 생각도 다 똑같을 거에요." 2집 CD중 첫번째 것은 '재호에게'라고 이름을 적어 그가 묻힌 청아공원 유품함에 넣었다.
3년 전 교통사고로 서재호를 잃은 하동균은 여전히 우울증 약을 먹는다. 당시 부상으로 정형외과 물리 치료도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1집 후 1년 7개월 만에 낸 솔로 2집은 그의 상처 치료의 방법 중 하나였다.
녹음 중 5번이나 곡을 '엎고' 재녹음한 대표곡 '나비야'와 자작곡 '골목길 러브스토리', 편곡 작업을 세 번이나 한 '갈색 눈동자' 등 음악적 고심을 하는 동안 심적으론 안정을 되찾아갔다.
1집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그녀를 사랑해줘요'는 하동균이 직접 노랫말을 붙여 2편 격인 '그녀를 사랑해줘요-파트 2'로 재탄생 했다.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를 사랑해 본 경험 많이들 있잖아요. 다가갈 수는 없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사랑은 커져 간다는 그런 내용이죠. 주위의 많은 이들이 그 노래의 뒷 이야기를 궁금해 했어요. 연결되는 가사를 써보겠다고 일부러 작곡가에게 부탁해 작사에 참여했죠."
2007년 7월 '세븐데이즈&원티드'라는 이름으로 '세븐데이즈'의 원년멤버인 솔로가수 이정까지 참여시켜 원티드 2집을 냈던 그는 지난해 가을부터 차곡차곡 솔로 2집을 준비했다.
김재석이 2곡, 이정이 2곡, 전상환이 3곡을 써서 하동균의 솔로 앨범에 작곡가로 '지원'했다. 까다로운 그의 입맛에 김재석이 작곡한 '올 아이 원트'를 제외하곤 이번 앨범에 수록되질 못했다.
"평소에는 그렇지 않은데, 음악 작업 할때는 날카로워져요. 최갑원 프로듀서와도 작업하며 많이 싸웠습니다. 친구들이 준 노래도 좋았지만, 앨범 작업 후반에 좀 더 밝은 곡들을 넣고싶은 욕심이 생겨서 다 넣지 못했죠."
경제적으로는 쉽지 않은 가수의 길. 지난해부터 멤버들과 연 의류 쇼핑몰도 생각만큼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았다. "믿을 지 모르겠지만, 원티드 활동을 해도 멤버당 한달 수입이 채 50만원이 안 되요. 그래도 새 노래를 지을 수 있는 정도의 벌이만 있다면 행복한거죠. 지금 저에게 노래는 희망이자, 절실한 치료제거든요."
김성의 기자 [zzam@jesnews.co.kr]
사진=사내=이영목 기자 [ymlee@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