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3연패에 매직 넘버 2를 남겨놓은 흥국생명 핑크 스파이더스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NH농협 2007~2008 V리그 여자부에서 지난 17일 시즌 20승째를 기록한 흥국생명은 2위 KT&G에 5게임을 남겨놓고 4경기차로 앞서 있다. 전패를 하지 않는 이상 우승은 확정적이다.
하지만 남여부 통틀어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3연패의 위업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불만이 있다. 물론 다른 팀이 볼때는 시샘할 일이지만 2년 연속 홈에서 우승 축배를 들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악(?)의 경우 구단 숙소에서 텔레비젼을 보고 우승을 확정지을 수도 있다.
천안을 홈으로 사용하는 흥국생명의 스케줄을 보면 19일·26일 수원 현대건설전·3월1일 대전 KT&G전·9일 천안 한국도로공사전·12일 천안 GS칼텍스전이다.
매직 넘버 2이기에 수원에서 잇달아 열리는 현대건설전에서 승리한다면 3연패를 달성할 수 있다. 차선의 시나리오다. 그런데 그 사이에 변수가 하나 존재한다.
매직넘버라는 것은 2위 팀이 전승을 할 경우를 가정해서 1위팀의 예상 승수를 정하는데 KT&G가 24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 있다. 흥국생명이 19일 현대건설을 이겨 매직넘버를 1로 줄인 상태에서 KT&G가 패한다면 우승이 결정된다.
선수단 숙소서 샴페인을 터뜨려야하는 것이다. 프로 출범 후 이제까지 단한차례도 경기를 하지 않고 우승이 결정된 적은 남여부를 불문하고 없다.
일부에서는 "3월 9일 홈에서 열릴 도로공사전까지 기다렸다가 우승하면 되지 않냐"고 농담도 건네지만 흥국생명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일도 아닐 뿐 더러 챔피언 결정전에 대비해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해줄 시간이 줄어들고 기다리는 동안 프런트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야 한다.
챔프전에 직행하더라도 홈에서 우승할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챔피언 결정전은 1·2·5차전을 홈, 3·4차전을 플레이오프 승자팀 연고지에서 한다.
1위를 차지하면 2-3위 팀의 플레이오프 승자팀을 기다리는데 KT&G나 GS칼텍스의 경기가 박빙의 승부로 3차전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많다. 그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많아 직행팀과의 승부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우승은 구미 원정경기에서, 챔피언 결정전 우승은 수원에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