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마음이 셀레고 어디로든지 떠나고 싶은 봄. 나들이를 조르는 가족의 성화를 외면할 수 없다면 경마장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경기도 과천경마장은 4호선 서울 사당역에서 지하철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접근성도 좋고 이맘때면 경마장에서 다채로운 봄맞이 행사가 펼쳐져 경마팬은 물론 수도권 상춘객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경마공원 봄 축제의 키워드는 '꽃'. 공원 전역에 심어진 340그루의 왕벚나무가 하얀 꽃잎을 날리며 장관을 이룬다. 특히 청동마상 부근에서 마사지역 입구까지 이어지는 꽃길을 카메라에 담으면 그대로 '작품'이다. 가족공원 내 공연행사장에서는 일명 '왕다발쇼'라고 불리는 플라워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가족공원이나 벚꽃길을 돌아다니다 보면 거리의 마술사가 눈길을 끈다. 서커스 단원처럼 화려한 중절모에 번쩍이는 의상을 걸친 키다링 아저씨들은 여기저기 걸어다니며 풍선을 나눠준다. 공이나 접시로 곡예를 하거나 간단한 마술을 보여주기도 한다.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도 많다. 굵은 철사를 구부려 예쁜 공예품을 만드는 '와이어 공예작품 만들기'는 손재주 있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장식용 고리나 핸드폰 고리를 직접 만들어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다.
타투나 헤나를 이용해 얼굴에 꽃이나 말 문양을 그려주는 페인팅 행사는 아이들을 둔 관람객들에게는 놓쳐서는 아깝다. 식물심기 행사는 녹차나무·허브·장미 등을 참가자가 직접 심어보게 한다.
여기저기 돌아보다 지치면 관람대 쪽으로 가보자. 30분 간격으로 벌어지는 경주는 돈을 안 걸고 봐도 그 자체로 재미있는 레이스이고 주머니 사정에 따라 몇천원씩 부담없이 걸고 보면 재미가 솔쏠하다. 혹 몇십배, 몇백배짜리를 맞혔다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외식을 해도 좋다.
올해 봄맞이 축제는 내달 5일부터 20일까지 매주 주말 엿새동안 펼쳐진다. 한국마사회는 봄맞이 축제 인기가 해마다 높아짐에 따라 축제기간을 2주에서 올해는 3주로 늘렸다.
KRA 조경담당자는 서울경마공원의 벚꽃 절정기를 12~13일로 보고 있으므로 이 시기에 나들이 계획을 잡아보는 것이 좋겠다. 이 주변에 나들이 장소가 많아 주말에는 교통 혼잡이 심해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