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인천공항까지 한 시간 반. 비행기 타고 프랑스 파리까지 11시간 40분 날아가서 비행기 갈아타고 스위스 바젤까지 1시간.
유로 2008의 현장까지 오는 길은 멀었다
현장의 느낌? 개막을 이틀 앞두고 도착한 한국기자를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은 현대 자동차와 맥도날드와 칼스버그와 아디다스와 코카콜라였다.
공항 한 편에 마련된 스낵바는 슈팅 하는 선수를 형상화한 소형 홍보물과 함께 시원한 맥주 포스터를 나란히 붙여놓고 있었다.
대회 기간 중 유로 2008 조직위원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독일 청년은 기아의 SUV 차량을 몰고 와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운좋게도 그 차를 얻어타고 개막전이 열리는 바젤 상크트 야콥 파크 옆에 위치한 미디어 센터로 갔다.
미디어 허가증과 함께 나눠 준 취재 수첩에는 맥도널드의 더블 아치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찾아간 스파게티 식당의 테이블에는 코카콜라가 유로 2008과 함께 한다는 광고 전단이 놓여져 있었다.
숙소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 중앙역에 도착하자 멋진 조형물이 눈에 띄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한 각 국의 주축 선수들이 동그랗게 모여 어깨 동무를 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축구로 유럽이 하나가 된다는 것을 잘 표현한 그 조형물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삼선이 뚜렷한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모두 유럽축구연맹과 유로 2008의 후원사라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차량 530대, 코카콜라는 12만여 병의 음료수를 제공한다. 맥도널드는 경기장에 입장하는 선수와 나란히 들어서는 꼬마들을 선정한다. 현대자동차는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바젤에서 대규모 프로모팅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녹색 그라운드에서 공을 쫓으며 한마음으로 협동하고 경쟁을 벌이는 축구는 원시적인 순수함과 열정을 지닌 스포츠의 대명사다. 하지만 그와 함께 가장 상업적인 스포츠이기도 하다.
상업주의가 축구를 망칠 것이라는 경고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상업적 이익을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추구하며 점점 더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듯하다. 다만 상업적 성공에 따라 돈이 한 곳으로 몰려 여타 종목이 위축되는 경향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라는 숙제는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