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2008 경륜 7대 뉴스…조호성, 꿈의 50연승 또 헛바퀴
2008년 경륜이 28일 그랑프리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올해 경륜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 출범과 함께 합법 베팅산업에 대한 규제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1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내부적으로는 경륜과 경정 조직이 합쳐져 경주사업본부라는 이름으로 새 출범하는 격변을 겪기도 했다. 올해 경륜계 7대 뉴스를 정리했다.
1. 사감위 총량규제= 지난 11월 사감위의 규제책이 확정되면서 경륜과 경정의 2009년 매출 총량이 정해졌다. 경륜은 1조 7700억 원, 경정은 6469억 원이 사감위의 권고 매출이다. 경륜은 2008년보다 조금 늘었고, 경정은 오히려 줄었다. 사업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다만 본장과 장외 매출을 5대5로 맞추라는 사감위의 규제안은 현실적으로 충족시키기가 어려워 고민이다. 경주사업본부는 앞으로 본장으로 고객을 유입하기 위해 각종 이벤트와 마케팅 전략을 펴야할 처지에 놓였다.
2. 조호성 연승 또다시 좌절= 지난 해 50연승에 도전하다가 47연승에서 덜미를 잡힌 조호성이 올시즌 연승에 다시 도전했지만 42연승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5월 11일 광명경주에서 정해권에게 일격을 당해 2착에 머물며 연승이 깨졌다. 서른 중반에 접어든 조호성의 나이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감안하면 연승기록 재도전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꿈의 50연승은 다음 세대 몫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3. 절대강자 없는 춘추전국시대= 최근 3년간 특선급 판도는 조호성의 1강에 2~3명의 강자들이 뒤를 받치는 모양새였지만 올해 특선급은 물고 물리는 혼전 구도였다. 조호성이 홍석한·정해권·김민철·송경방 등에 뜻밖의 패배를 당하며 절대적인 강자에서 특선급 강자 중 1명으로 위상이 떨어졌다. 홍석한·김배영 등 다른 강자들도 방심하면 입상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젠 특선급은 편성에 따라 얼마든지 이변이 나올 수 있는 판도다.
4. 경주사업본부 탄생= 공기업 경영 효율화 방침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도 예외없이 적용됐다. 유사 사업인 경륜과 경정이 경주사업본부로 통합 했고, 사령탑에는 김태근 전 경정운영본부 사장이 임명됐다. 김 본부장은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양 조직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는데 중점을 두겠다. 특히 문화공간 등을 많이 만들어 건전 레저를 정착시키고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볼거리를 선사하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5. 젊은피 약진, 노장들 쇠락= 198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선수들이 점점 경륜판을 장악해 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레이스는 기존 강자들을 인정하는 '관행'이 있었으나 최근 젊은 선수들은 그런 관행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강자들을 대상으로 과감한 맞대결을 감행,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김현경·노태경·박병하·송경방·이수원·최순영 등 젊은 선수들은 특선급에서 점점 입지를 넓히며 다음 세대의 제왕 자리를 넘보고 있다.
6. 창원팀 명가재건 시동= 경륜 초창기 최고 명문팀으로 위세를 떨치다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창원팀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젊은피'들의 약진 덕이다. 박병하·김우현의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고, 부산·진해팀 등과도 연대를 활발히 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내년 시즌 하남·유성·광주팀과의 힘대결이 볼만하게 됐다.
7. 자전거타기 활성화= 한때 천정부지로 치솟던 유가와 정부 정책에 힘입어 자전거타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경륜도 자전거 저변 확대에 힘을 보탰다. 광명시에 자전거 380대를 기증하는 등 지자체에 자전거를 보급하며 이미지 제고에 한몫 했다. 경륜훈련원은 산악자전거(MTB) 아카데미를 개설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박수성 기자 [mercur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