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이야기' '해와달' 등으로 유명한 권가야가 최근 만화 '남한산성'(거북이북스 간)을 펴냈다. 묵직한 그림을 가지고 있는 권가야가 단행본을 펴낸 것은 2004년 '푸른길' 이후 5년 만이다.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과도 비교할 만하다.
권가야의 '남한산성'은 총 6권 분량으로 임진왜란부터 출발해 병자호란 때까지를 소재로 삼았다. 김훈의 '남한산성'이 47일 동안 남한산성에 갇힌 왕과 신하들을 다루고 있다면, 권가야의 '남한산성'은 왜적에게 짓밟히고 남한산성에 갇힌 민초들의 고난에 초점을 맞추었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 대장으로 활동한 문인 정인홍의 서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꾸몄다.
권가야는 "한국 역사를 읽고 울었다. 우리 역사는 왜 우리를 울게 만드나, 왜 이렇게 슬픈가"라며 "'남한산성'에서 그것을 고민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펜 대신 연필과 태블릿으로 새로운 그림의 질감을 보여준다. '잔재미가 부족하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사 하나, 연출 하나를 꼼꼼이 뜯어 음미할수록 권가야의 만화에선 단물이 우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