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롯데 홍성흔은 다소 뜻밖의 발언을 했다. 롯데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 면에서 두산에 뒤진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었다. 홍성흔은 "큰 경기 경험을 많이 얘기하는데 프로에 온 선수들은 모두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했다"며 "경기 경험보다는 승부근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1차전만 놓고 본다면 홍성흔의 예상은 정확했다. '경험 적은' 롯데 선수들이 전혀 주눅들지 않고 '경험 많은' 두산에 완승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된 두산과 롯데 선수들의 포스트시즌 경력에는 큰 격차가 있다. 투수 쪽에서 두산은 11명 중 니코스키, 세데뇨, 고창성, 홍상삼을 제외한 7명이 이미 가을 잔치를 겪어본 반면, 롯데는 10명 중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는 투수가 강영식과 송승준, 장원준 등 단 3명뿐이다. 투수진 전체의 포스트시즌 출장 경기수도 지난해까지 두산이 60경기, 롯데는 고작 6경기다.
타자 쪽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양팀 모두 가을 잔치 경험이 있는 타자는 12명으로 똑같지만 출장 경기수에서는 두산이 202경기, 롯데가 112경기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더욱이 롯데는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62경기에 나선 홍성흔이 나머지 11명의 경기수 합계보다 더 많은 경기를 뛰었다. 두산 주장 김동주는 미디어데이에서 "우리 선수들은 경험이 많아 연습할 때도 여유가 있다. 대담하고 승부에 강하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1차전에서 롯데는 포스트시즌 무대에 처음 오른 조정훈과 임경완이 나란히 승리와 세이브를 따냈다. 열아홉 살의 고졸 2년차 포수 장성우도 성공적으로 가을 잔치 데뷔전을 치렀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경기 뒤 "장성우의 블로킹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해줬다. 투수 리드도 좋았고 승리까지 따냈으니 자신감이 많이 붙을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일단 첫 판은 롯데가 완승했다. 남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두산의 경험과 롯데의 패기가 어떤 승부를 엮어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