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가 박진웅(62) 사장을 전격 교체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9일 발표한 임원 인사에서 새 대표이사로 장병수(58) 그룹 홍보실 전무이사를 임명했다. 박 사장은 구단 자문역으로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와 함께 배재후 운영부장이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구단 관계자는 "배 이사가 새로운 단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상구 단장도 27일부터 자문역으로 물러난다. 1983년부터 구단에 몸담은 이 단장은 프로야구 역대 최장수 프런트기도 하다.
사장·단장의 사실상 동반 퇴진은 롯데에서는 드문 일이다. 98년 김인환 사장과 정광조 단장이 동시에 물러난 뒤 처음이다. 아이러니하게 2008년 2월 취임한 박 사장 임기 동안 롯데는 성적과 경영 두 면에서 뛰어난 실적을 냈다. 2001~2007년 롯데는 최하위 네 번을 포함해 7차례나 7위 이하에 머물렀다. 그러나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하며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지난해에도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사직구장은 2년 연속 최다 관중 기록을 깼다. 지난해 모그룹 광고비를 제외한 입장권·상품 판매 등 순매출액이 180억원에 이르는 등 마케팅에서도 유례없는 성과를 거뒀다.
이 때문에 '문책성 교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 에이스 손민한은 구단의 반대 속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에 연임돼 노동조합 결성을 추진했다. 롯데 선수단은 히어로즈와 함께 협회 내에서 강성으로 분류됐다. 올해 1월에는 투수 이정훈이 8년 만에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연봉 조정 신청을 하며 구단과 대립각을 세웠다. 구단 안팎에서는 "그룹에서 선수 관리를 문제삼고 있다"는 말이 흘러 나왔다. 당시 손민한은 "나 때문에 사장과 단장이 다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노조를 좋아하는 기업은 없다"며 그룹 측의 압력을 시사했다.
지난해 9월 정수근이 음주사고를 일으키자 그룹 고위층은 구단을 강하게 질책하며 퇴출을 지시하기도 했다. 또 12월에는 입장권 예매 서버가 다운돼 그룹 감사를 받았다.
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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