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27) KRA승마훈련원 교관은 국내에서 북미재활승마협회의 재활승마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인재다.
그에게 말은 없어서는 안 될 친구이자 동반자다. 말이 없으면 재활승마를 할 수 없고 말을 몰랐다면 말과 관련된 일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말을 이용한 재활승마를 하는 그지만 항상 말에게 미안 한 마음이 앞선다. "수신제가(재활승마용 말이름) 같은 경우에는 일을 많이해 자주 피곤해 하는데 그럴 때 참 측은해요. 밥값을 해야 하니까 일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참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가 재활승마 교관이 된 것은 순전히 '말이 좋아서'다. 김 교관이 처음 말을 만난 것은 2003년 호주 어학연수 중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에들레이드에 있는 목장에서 승마를 배우면서다.
그는 "말이 좋았고 말 관련 일을 하려고 알아보다 재활승마를 공부하게 됐다. 2005년 삼성재활승마봉사단에서 활동한 후 재활승마를 하려고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그는 2006년 미국 코네티컷 뉴헤이븐 인근의 올드라임 재활승마학교에서 공부했다.
처음에는 말에 대한 기초상식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다. 국내에서는 승마에 대한 용어가 확립돼 있지 않아 언어적으로 힘들었다. 또 기승도 만만치 않았다. 당시만 해도 말을 능숙하게 탈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07년 국내에 돌아와 인천 노틀담복지관에서 재활승마 강습을 시작했고 2009년부터 KRA승마훈련원에서 일하고 있다.
김교관은 "내가 마음을 열면 말도 순하게 다가온다. 자신을 나에게 맡기는 듯 한 표정과 몸짓이 너무 귀엽다"며 말에 빠진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