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월드컵 개최지 결정까지 하루를 남겨둔 가운데 뇌물 스캔들과 카타르의 막판 물량공세가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22명의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들 앞에서 펼칠 프리젠테이션도 마지막 표심을 잡을 키워드로 꼽힌다. 한국은 2022년 월드컵 개최를 놓고 미국·호주·일본·카타르와 경쟁하고 있다. 개최지는 집행위원 22의 투표로 3일 결정된다.
①뇌물 스캔들…한국은 불리할 것 없다연이어 FIFA 집행위원들의 뇌물 스캔들이 불거지고 있다. 영국의 국영방송 BBC는 30일(한국시간) 시사프로 '파노라마'를 통해 3명의 집행위원이 유명 스포츠 마케팅 회사 ISL로부터 1989년부터 1999년까지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문건을 폭로했다. 히카르도 테이세이라(브라질)·니콜라스 레오즈(파라과이)와 이사 하야투(카메룬) 등 이름도 거론됐다. 스위스 일간지 존탁스차이퉁은 29일 "사서함 번호만 있는 유령 회사에 FIFA 집행위원들의 이름이 많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미 아모스 아다무(나이지리아)·레이날드 테마리(타히티) 등 2명이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자격 징계를 당한 상황이라 이번 보도가 FIFA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 유치위는 뇌물과 관련한 보도와 스캔들이 막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제투명성 기구에서는 개최지 결정 연기를 주장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②카타르 막판 물량공세…스타 마케팅에만 242억원 투입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30일 "카타르가 월드컵 유치를 위해 유명 스타들에게 들인 돈이 적어도 2100만 달러(약 242억원)에 달한다"며 "지네딘 지단에만 1500만 달러(약 172억5000만원), 과르디올라에게 300만 달러(약 34억5000만원)를 썼다"고 전했다. 신문은 "카타르가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까닭은 자신들의 약점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카타르는 무더운 날씨와 적은 인구·작은 영토 때문에 FIFA 실사보고서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카타르는 최근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며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의 베팅업체 윌리엄 힐은 카타르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치기도 했다.
③1일 프리젠테이션은 어떻게 준비하나한국은 12월1일 오후 11시부터 스위스 취리히 FIFA 오디토리엄에서 집행위원들을 앞에 두고 프리젠테이션을 펼친다. 호주에 이은 두 번째 순서로 카타르-미국-일본 순이다.
각 국에게 주어진 시간은 불과 30분. 한국은 5명이 연사로 나선다. 첫 번째 연사는 김황식 국무총리다. 한국 정부의 경험과 의지를 강력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한승주 월드컵 유치위원장이 바통을 이어 한국 월드컵 당위성에 대해 설명한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IT·인프라 등 한국의 강점을 설명할 예정이다. 유치를 돕기 위해 영국에서 날아온 박지성(29·맨유)이 네 번째로 나서 한국 축구의 역사와 아시아 최강국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표를 호소할 마지막 연사는 비밀에 부쳐졌다.
한편 한국과 경쟁하고 있는 미국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일본은 한일월드컵이 개최된 2002년에 태어난 아역배우 사사키 리오 등을 내세웠다.
최원창 기자 [gerrard1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