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정석원이 북한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숨진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용히 영결식에 다녀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석원은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 치러진 고(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영결식에 참석, 눈물을 흘렸다. 앞선 24일엔 두 장병의 빈소가 마련된 국군 수도병원에도 다녀갔다. 정석원이 이처럼 해군 장병들의 죽음을 각별히 마음에 담아두는 것은 그가 2007년 4월 병장으로 만기전역한 해병대 특수수색대 출신이기 때문. -연평도 사건이 일어난 날(11월 24일) 트위터에다 '피가 끓는구만'이라는 글을 남겼더라."그날 정말 격분했다. 나도 모르게 내 미니홈피에 "너무 화가 난다. 하지만 전쟁은 아니다. 전쟁은 절대"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생각할수록 분하다"라는 글도 올렸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홍보로 이용하려 한다는 왜곡된 시선이 생길까바 더이상 올리진 않았다. 그래서 빈소랑 영결식도 조용히 혼자 갔다왔는데 그것도 알려졌더라."
-그냥 해병도 아니라 특수수색대 출신이라던데."무술감독이 꿈이었다. 더 많은 걸 배우고 싶어서 자원 입대했다. 가보니 해병대 안에 특수 수색대가 있는데 수영, 턱걸이, 오래달리기 등 기초 체력 테스트후 0.3%안에 들어야 갈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시험에 통과, 많은 걸 배웠다. 일주일동안 잠안자기, 스쿠버 훈련, 공수 훈련, 천리행군 등. 대관령에서 포항까지 14일동안 걸어도 봤다."
-그런데 왜 연기자가 됐나."처음엔 스턴트로 일했다. 그런데 어차피 관련된 일을 많이 하다 보니 기회가 오더라. 연기도 해보고 액션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드라마 '닥터챔프'에선 유도선수로 나왔다."역할 자체가 워낙 마음에 들었다. 스토리가 착한 드라마답게 착한 연기자들과 스태프 감독님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 드라마가 나에게 큰 의미였던 것은 감독님이 나에게 많은걸 맡기고 연기 지시를 거의 안받았다는 점이다.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 또 유도부 식구들과는 정말 한식구처럼 친하게 지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정겨운이랑 3부쯤에서 치고 박는 신이 있었다. 겨운이형 한테 주먹질을 날렸는데 글쎄 이 형이 주먹질을 날리면서 생리적인 현상도 같이 방출을 해버린거다. 그 신 다음에 나는 감정을 담아야하는데 웃겨서 감정에 몰입을 할 수 없었다. 옆에서 스태프들이 입을 막고 낄낄거리면서 웃고. 뒤에 보니 (김)소연 누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웃고 있더라. 나중에 열애 중인 신동이 "여자 친구랑 있을 때 참는 게 가장 힘들다. 내가 참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겨운이 형을 코치해주기도 했다."
-영화도 찍었다던데."'닥터챔프'를 하면서 같이 찍었다. 정말 힘들었지만 마치고 나니 뿌듯하다. 장서희와 찍은 '사물의 비밀'은 2월에 개봉한다. 지난 석달동안 세시간씩밖에 못잤다. 5월에 개봉하는 '짐승'은 액션 영화이기 때문에 몸이 많이 힘들었다. 체대 출신에 해병대까지 나왔으니 다른 사람보다 몸 쓰는게 좀 자유로울지 모르지만 항상 어렵다. 합이 안맞으면 다치기도 쉽고. 더구나 내 스타일이 워낙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부상도 많다."
-몸도 좋고 성격도 좋고 여자한테 인기가 많을 거 같은데."여자 친구를 만난게 언젠지 기억도 안난다. 사귀었다고 말할 정도의 관계는 이제까지 한명도 없었다. 하지만 '닥터챔프' 끝나고 나니 여기저기에서 소개시켜주겠다는 얘기는 많이 하더라. 하하."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나."여자다운 여자가 좋다. 여자로서의 자부심이 강하고. 첫눈에 느낌이 오는 사람이 좋다. 같은 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이어도 상관없다. 문제는 나 좋다고 오는 여자가 없더라. 특히 운동할 때는 여자들이 근처에도 안왔다. 그 당시에는 꽃미남과가 인기가 높았다."
-앞으로의 계획은."아직 드라마나 영화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어떤 작품이든 열심히 하고 싶다. 예전에 김정남 선배가 '배우는 연기를 안하고 있어도 제2의 경험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요즘 책도 많이 읽으려고 한다. 집히는 대로 다 읽는다. 영화나 비디오도 많이 본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
사진=이호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