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2011 내셔널리그가 12일 오후3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지는 수원시청과 대전한국수력원자력(대전한수원)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8개월, 총 182경기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업다운 제도는 시행되고 있지 않지만 내셔널리그는 이미 K-리그 하부리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김영후(강원)처럼 내셔널리그에서 검증을 받은 다음 K-리그에서 성공한 선수들이 있고, K-리그에서 자리를 잃은 선수들이 내셔널리그로 와 축구에 대한 열정을 이어가기도 한다.
올 시즌에도 고기구(대전한수원·전 포항)·김상록(울산미포·전 부산)·김효일(울산미포·전 부산) 등 K-리그에서 100경기 이상 뛴 베테랑들이 대거 내셔널리그로 둥지를 옮겼다. 이들 중 특히 고기구와 김상록이 눈에 띈다. 187cm·82kg의 장신 공격수 고기구는 K-리그 통산 142경기에 나서 20골·9도움을 기록했다. 대표팀에 뽑혀 A매치에도 4차례나 나섰다. 김상록은 K-리그에서 262경기에 출전해 31골·22도움을 올린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인천 소속이던 2007년에는 K-리그 베스트11에 뽑히기도 했다. 내셔널리그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는 고기구와 김상록을 9일 만나봤다. 고기구-8년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고기구는 K-2리그 시절인 2003년 숭실대를 졸업하고 1년간 대전한수원에서 뛰었다.)
"모두들 잘 해주셔서 마음이 편하다. 몸상태가 늦게 올라오고 있는데 팀에서도 무리하지 말라고 배려해 주신다."
-포항과 계약이 1년 남아있지 않았나.
"황선홍 감독님이 오시면서 내 자리가 없어졌다. 친정팀의 러브콜에 내셔널리그로 오기로 결심했다."
-지난 해 대전한수원은 결승에서 수원시청에 패해 준우승했다.
"알고 있다. 올 해 전력도 좋다고 들었다. 내가 왔는데 오히려 성적이 안 나올까봐 부담스럽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다보면 자연스럽게 골이나 도움도 나올 거 같다."
-만약 FA컵에서 포항을 만난다면.
"부담이 될 거 같다. 하지만 현재 대전한수원의 선수인만큼 우리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전한수원과 내셔널리그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와서 훈련해 보니 K-리그 선수들과 기량 차이는 크지 않다. 나부터 멋진 경기를 펼쳐 많은 팬들이 내셔널리그 경기장에 올 수 있도록 하겠다."
김상록-K-리그에서 뛰다 내셔널리그로 오게 된 이유는.
"냉정하게 말해 실력 부족이다. 매력적인 선수라면 여전히 팀에 남아있지 않겠는가."
-울산 미포조선 조민국 감독과 인연이 깊다.
"그렇다. 대학교(고려대) 3,4학년 때 은사님이다. 감독님이 미포조선으로 오라고 제안을 하셔서 오게 됐다."
-울산 미포조선에 와서 좋은 점이 있다면.
"대학 동기 고민기를 만난 것이다. 11년만의 재회다. 고민기는 공격수고 나는 미드필더다. 고민기가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반대로 안 좋은 점이 있다면.
"솔직히 축구 선수로서 마지막을 K-리그에서 하고 싶었다. K-리그로 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을 거 같다."
-내셔널리그에서 목표는 무엇인가.
"우승이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개인 욕심은 전혀 없다."
-내셔널리그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운동장에서 재밌고 매너좋은 축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주세요."
Tip…삼성생명 2011 내셔널리그 Q&A
Q. 올 시즌 내셔널리그는 지난해와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나요.
A. 지난 시즌 전·후기리그로 진행된 리그 방식이 단일 리그로 바뀌었다. 또 4강 플레이오프에서 K-리그와 같은 6강 플레이오프 제도로 포스트시즌 방식도 바뀌었다. 예산FC가 재정난으로 탈퇴하면서 기존 15개팀에서 14개팀이 경쟁을 벌이게 됐다. 우승상금은 4000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배 늘었다.
Q.주목할 만한 선수는 누가있나요.
A. 안산 할렐루야가 영입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미드필더 에마누엘(28)과 울산 미포조선이 데려온 '삼바 공격수' 다닐로(28)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에마누엘은 아르헨티나 1부리그 팀인 올보이스에서 활약한 경력이 있다. 골 결정력이 뛰어난 다닐로는 지난해 미국 마이애미FC에서 활약했다. 고기구·김상록 등 K-리그 출신도 56명이나 된다.
Q. 우승 후보는 어느 팀인가요.
A. 14개 구단의 감독 또는 수석코치에게 설문조사(복수응답허용)를 한 결과 고양KB국민은행(10표)과 수원시청(10표), 울산 미포조선(9표)이 3강으로 꼽혔다. 세 팀에 이어 대전한수원(6표)·강릉시청(5표)·부산교통공사(4표)가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후보로 거론됐다.
김종력 기자 [raul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