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한혜진(30)이 KBS 2TV 수목극 '가시나무새'를 통해 정통 멜로 연기에 도전했다. 2002년 '로망스'로 대중에 얼굴을 알린 뒤 '굳세어라 금순아', '주몽', '제중원'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유난히 멜로 드라마와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한혜진은 '가시나무새'에서 단역배우 서정은역을 맡아 주상욱을 사이에 두고 김민정과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농도 짙은 애증을 선보일 예정. 그는 "제대로 된 멜로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깊고 넓은 감정을 표현해 볼 수 있어 행복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가시나무새'가 평균 6%대로 저조한 출발을 했음에도 한혜진은 자신감 넘치고 행복해보였다. -기존에 연기한 캐릭터와 차별점은."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생계형'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2005년 방송된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의 나금순역과 비교하면 역경을 딛고 일어난다는 면에서는 금순이와 정은이가 비슷하다. 하지만 다른 면도 많다. 금순이는 엉뚱하고 당돌했었다. 방방 뜬 느낌인데 반해 정은은 답답할 정도로 순수하다. 내가 맡았던 역할 중 가장 순수하고 맑은 인물이다."
-또 선한 역을 맡았다. 실제 성격이 착해서 그런가. "평소에는 악한 본능을 누르고 산다. 착한여자 콤플렉스가 있다. 한 소리를 했다가도 마음이 약해서 곧 듣는 사람이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걱정한다. 그것 때문에 잠도 못 잘 정도로 괴로워서 아예 싫은 소리 안하려고 한다. 선한역만 맡다 보니 이제는 악역이 하고 싶다. 팜므파탈 역할도 자신있다. 착한 역할을 했던 과거와 확실히 대비돼 플러스 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민정과 신경전은 없나."왜 없겠나. 적당한 긴장감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살 언니지만, 연기로는 민정씨가 대선배다. 나이를 내세우지 않고 촬영장에서는 많은 것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번은 눈물을 흘리는 신이 아니었는데 민정씨의 서슬퍼런 연기에 눈물까지 쏟았다. 그 정도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다. 선의의 경쟁을 해서 서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제대로 된 멜로 드라마를 해보고 싶었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깊고 넓은 감정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기회가 항상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한 번 해보자라는 도전의식이 생겨 선택하게 됐다. 작품이 끝나고 나면 고민하고 힘들었던 것들이 성장이라는 보상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품에 임하는 각오는."불구덩이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촬영하고 있다. 감독님과 배우들과도 고민 많이 한다. 한 신 한 신 공들여 찍고 있다. 저희도 이해하고 시청자들도 공감할 만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
-MBC '로열패밀리' 염정아와 SBS '49일' 이요원과 맞붙었다."염정아 선배는 굉장히 좋아하는 분이다. 연기력이 최고라 긴장을 안 할 수 없고 당연히 의식이 된다. 이요원 씨도 마찬가지다. 내로라하는 여배우들과 맞붙게 돼 죽어라 연기하고 있다."
-본인 성격의 단점은."작품을 하지 않을 때나 할 때나 삶에 여유가 없다. 특히 자신을 못살게 굴고, 못했다고 자책하는 성격이다. 긍정적으로 살고 싶은 게 목표다. 긍정적이고 여유 있는 마인드가 돼야 장수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작품 활동을 쉴 때는 뭘 하고 지내나. "쉴 때 되도록 많은 작품을 보려고 노력한다. 특히 개봉 영화는 거의 극장에 가서 보는 편이다. 또 배우 박탐희·김성은, 아나운서 박지윤·박나림 등과 성경공부를 하는 모임 '하미모'를 만들고 자주 어울리고 있다. 외국어 공부도 틈나는데로 한다."
-함께 연기하고 싶은 선배 배우는. "롤모델은 김혜자 선생님과 정애리 선생님이다. 연기력도 흠잡을데 없지만 인간미가 넘치는 분들이다. 두 분이 월드비젼 홍보대사로 함께 활동하고 계신데 평소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시간을 쪼개 해외에서 하는 선행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연기만 잘하는 배우가 아니라 사회활동에도 관심을 갖는 삶을 살고 싶다."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