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솔로 '돌아와 나쁜 너'를 발표한 가희는 앨범 재킷에 '나는 가희다'란 제목의 에세이를 적었다. 스무살 가수가 되겠다고 집을 뛰쳐나와 "굶어도 춤과 음악이 좋다"며 열정을 키웠던 지난 12년간의 이야기들이다.
인터뷰는 스무살의 가출 얘기부터 시작됐다. "그땐 제2의 채리나가 되겠다는 생각에 무서울 게 없었죠. 무작정 대구에서 서울 올라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어요."
길거리 캐스팅이 됐지만 곧바로 데뷔하지 못하고 '철이와 미애'의 미애가 이끄는 댄싱팀에 소속돼 활동을 시작했다.
"몸이 부서져라 춤을 췄어요. 연습실 가서 청소하고 밤새워 연습하고, 첫 차 타고 집에 가기를 반복했어요. 지하철 요금이 없어서 담을 넘기도 했고 밥 사먹을 돈이 없어 굶었지만 행복했어요. 고생스럽다기 보다 낭만적이었다고나 할까요."
그 사이 여러번 데뷔를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보아 댄서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춤과 음악이 한 번도 싫증나지는 않았지만 좌절감에 꿈을 포기하려 한 때도 있었다. "애프터스쿨로 데뷔 하기 전 에스블러시란 그룹에서 준비했는데 또 무산되더라고요. 가수는 포기하고 전문 안무가 코스를 밟으러 유학을 떠나려고 했는데 지금 소속사 대표님이 꼭 가수가 될 수 있다며 날 붙잡아 줬어요."
스무살에 꾼 가수의 꿈은 애프터스쿨로 데뷔하며 서른살에야 이뤄졌다. 애프터스쿨의 리더 가희는 이제 솔로로 자신만의 진짜 무대를 시작했다.
"처음에 솔로 준비를 할 땐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았거든요. 앨범 준비가 늦어지고 솔로 데뷔가 소문나면서 관심이 집중되더라고요. 관심이 쏟아지니 '완벽한 무대를 보여야 하는데' 란 걱정에 긴장감의 연속이었죠. 첫 방송을 하고 모니터링을 수백 번 했어요. 볼 때마다 아쉽고 또 재밌기도 해요."
춤꾼들이 그렇듯 가희도 '직업병'을 얻었다. 궂은 날씨는 몸이 먼저 안다. 춤을 추다 넘어지면서 목을 다쳐 디스크로 고생했다 십년이 넘게 지겹도록 매달린 춤과 노래. 이젠 춤에 권태기를 느끼진 않을까.
"아니요. 권태기는 커녕 지금도 무대가 그리워요. 제 에세이에 '노래를 더 잘 부르기 위해, 춤을 더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 나의 노력은 아마 60세 할매가 돼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어요. 진심이에요."
춤과 노래에 빠져 연애와는 담쌓고 3년이나 남자친구 없이 지냈다. "아들을 유치원에 보냈다는 친구 얘기가 딴 나라 얘기같더라고요. 전 아직 멀었어요. 서른 다섯이나 돼야 결혼 생각이 날 것 같아요. 그리고 연예인과는 안 사귀려고요. 물론 공개 연애도 절대사절입니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
>>3편에 계속▶[스타의 모든것①] 가희 “라면 먹고 잔 뒤 퉁퉁 부어야 예뻐”
▶[스타의 모든것②] 가희 “굶으면서 춤춰도 무명 시절 행복해”
▶[스타의 모든것③] 가희 셀카놀이 “뱅헤어하니 어려보이나요?”
▶[스타의 모든것④] 가희의 가방 속엔 뭐가 들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