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송지은(21)이 부랴부랴 솔로 활동 기간을 연장했다. 2주간 짧게 방송 홍보만 할 생각이었는데 '미친거니'의 예상밖 뜨거운 반응에 한 달을 채우기로 수정했다. '미친거니'는 발매 직후 멜론·엠넷·도시락 등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를 '올킬'했다.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순위도 급상승 중. 랩피처링한 방용국까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만큼 송지은의 솔로 무대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다.
시크릿의 솔로 1번으로 나선 송지은은 "회사나 나나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곡이 좀 어렵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크게 없었다. 기존의 발랄한 시크릿 음악과도 너무 달랐다. 너무 잘 돼 좀 당황스럽기도 하다"고 얼떨떨한 모습이다.
-'미친거니'의 반응이 정말 뜨겁다."이번 활동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었다. 음원 순위 10위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사무실 오빠가 '지금 '미친거니'가 실시간 음원 차트 1위야'라고 알려주는데 '이게 무슨 일이지' 싶었다. 대중성이 많이 떨어지는 곡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곡 받았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장르가 생소한 힙합 발라드고 노래도 어둡고 무거웠다. 내 장점인 밝은 음색을 드러낼 수가 없어 처음 듣고 자신이 없어졌다. 녹음을 하면서도 정말 애 많이 먹었다. 여러번 나눠서 녹음했고 음색도 많이 바꿨다."
-'스토킹'이 가사의 소재인데."가사가 공감이 안돼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걱정이 앞섰다. 특히 스토커라는 소재가 민망해 손발이 오글거렸다.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까지도 가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첫 무대에서 '모든 걸 잊고 노래의 주인공이 되자'라고 생각했다. 랩을 맡은 용국이의 눈빛이 힌트가 됐다. 스토커처럼 섬뜩한 눈빛을 보내는데 집중이 되더라."
-파란색으로 염색한 헤어스타일도 파격적이다."외모가 변해야 눈길을 끌 수 있다. 이번 앨범에서는 예뻐 보이기보다는 송지은의 파격 변신을 보여주고 싶었다. 화성에서 온 소녀의 느낌으로 상처받은 여자의 한을 표현했다."
-시크릿 멤버 중 첫 번째 솔로 데뷔다."팀에서 메인 보컬을 맡고 있다 보니 첫 번째로 기회가 온 것 같다. 사실 팬들도 그렇고 멤버들도 당연히 내가 먼저 나와야 된다고 생각했다. 부담감은 있었지만 멤버들의 시기는 없었다."
-혼자 하는 활동이 외롭지 않나."활동 첫날부터 외롭고 쓸쓸했다. 옆에서 조잘조잘대던 친구들이 없으니까 서운하기까지 했다. 특히 방송국에 들어가 신곡 나왔다고 인사하러 다닐 때가 그랬다."
-혼자 전곡을 부르기 어렵지 않나."3~4분짜리 노래를 혼자 불러본 적이 없다. 시크릿에서는 파트를 나눠 부르니까 내 파트만 끝나면 맘을 놔버렸다. 그 습관 때문에 무대에서 실수할까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건강이 많이 안 좋다면서."시크릿 '샤이보이' 활동을 끝내고 바로 솔로 활동에 들어갔다. '샤이보이' 스케줄을 마치고 멤버들이 잠이 들면 난 혼자 연습하고 녹음을 해야했다. 막상 '미친거니' 활동에 들어가니 몸에 탈이 나 버렸다."
-립싱크를 두 번이나 했다."기침이 심해서 라이브를 할 수 없었다. 반주에 맞춰 입만 뻥끗하는 내 모습이 너무 창피했다. 사람들이 다 '송지은 립싱크한다'고 수근 대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렸다. 팬들에게도 너무 미안해서 '자기관리 못해서 죄송하다'고 팬카페에 글을 남겼다."
-솔로 활동을 추천할 만한 시크릿 멤버는."징거다. 팀에서는 랩을 맡지만 노래 실력이 수준급이다. 대중이 그런 징거의 모습을 모르는게 장점이 될 수 있다. 또 춤이 장기라 솔로 활동을 하면 보여줄 것이 많다."
-피처링을 한 래퍼 방용국이 엄청 떴다."사실 용국이가 언더그라운드 출신이라 방송을 같이 하면 고생 좀 할 줄 알았다. 하지만 랩·작사·댄스 실력이 상당했다. 역시 인기를 끌만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아이돌 그룹 멤버로 조만간 데뷔할 텐데 시크릿 보다도 잘 될 것 같다."
-아직 신인인데 걸그룹 후배가 많다."요새 참 많아졌다. TV를 안보다보니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겠다. 데뷔 때부터 인사를 중요하게 생각해 후배들한테도 90도로 인사한다. 너무 깍듯이 인사하니까 후배들이 당황하더라. 이제는 각도를 좀 줄일 생각이다."
-노래 잘 하는 아이돌이다. MBC '나는 가수다'에서 섭외가 온다면."가요계 대선배들과 경쟁을 한다니 생각만 해도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전혀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분들의 연륜과 노련함이 아직 내겐 없다."
-일본 진출 계획은 있나."4월에 일본에서 앨범을 낼 계획이었지만 일본 대지진으로 연기됐다. 봄이 끝날 무렵이면 시크릿의 새 앨범이 나오고 한일 활동을 병행하게 될 것 같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국내에서 더 내공을 쌓고 나가도 좋다."
-다른 멤버들은 뭘 하고 지내나."다 함께 숙소에 몰려 산다. 가끔씩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일이 없다. 선화는 운동에 푹 빠졌다. 깡마른 체질인데 근육을 좀 붙여 체질을 바꾸고 싶다고 하더라. 멤버들의 식단을 짜주는 등 숙소의 영양사 선생님으로 통한다."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