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의 '신입사원'이 신입사원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기존사원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17일 방송된 MBC '신입사원'에선 3차까지의 치열한 예전을 거친 24명의 도전자들이 방현주, 문지애 등 8명의 담임, 부담임 아나운서들과 함께 의정부 MBC 문화동산으로 1박 2일 합숙을 떠났다. 도전자들은 합숙소에서 즉석 1분 스피치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아나운서로서의 자질을 검증받았다.
아나운서를 향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지만 '신입사원'에 대한 반응은 여전히 좋지 않다.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신입사원'을 뽑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기존의 MBC 아나운서들을 '띄우기'위한 프로그램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
실제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주목을 받은 것은 날카로운 독설로 '아나운서 계의 방시혁'으로 떠오른 방현주와 냉철한 평가로 눈길을 끈 신동호 등 MBC 중진급 아나운서들이었다. '군기반장'으로 불린 김정근이나 남성 지원자로부터 애정공세를 받았던 문지애 역시 '신입사원'을 통해 화제를 낳은 케이스. 특히 문지애 아나운서는 최근, '일밤'이 끝난 뒤 시작되는 주말 '뉴스데스크' 진행을 맡으면서 일요일 저녁의 여왕으로 군림했다.
기존의 아나운서들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는 사이, '신입사원'에 지원한 도전자들은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받지 못했다. 스타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방송 초기 주목 받았던 '아바타녀' 김수산이나 SBS 스폐셜 '짝'에서 빼어난 미모로 눈길을 끌었던 탁예은 등은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 10일 방송에서 눈물의 최종 변론으로 모든 심사위원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던 강미정 역시 탈락을 피해가진 못했다.
또한 방송 초반 오디션을 통과했던 50대 아주머니나 30, 40대 직장인들도 회를 거듭하면서 대부분 떨어져, 애초 ‘보통사람들도 누구나 꿈꾸는 직업인 아나운서가 될 수 있다’는 기획 의도도 희미해 지고 있다는 평가다.
아나운서에 지원하는 '전형적인' 후보들만 남은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채널을 고정시켜야 할 이유가 없다. 이는 시청률로도 확인이 된다. 자매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가 논란 속에 휴지기를 가진 뒤 '일밤'의 시청률은 곤두박칠 쳤다. 지난 3월 27일 165분간 '나가수' 특집이 방송됐을 땐 13.7%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나가수'가 빠져나간 뒤 지난 3일 방송부터는 5-7%로 반토막이 났다.
네티즌들 역시 '신입사원은 안 보이고 기존 사원들만 보인다', 'MBC 아나운서국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손애성 기자 [iver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