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봐도 멋있는데 몸매가 드러나는 쫄티 차림에 밀림을 휘젓는다. '흐읍' 들이킨 숨을 내쉬기도 전에 이번엔 총으로 악당들을 물리친다. 만화같은 설정이지만 보는 이들은 눈과 귀가 즐거울 터. 이민호가 일본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SBS 새 수목극 '시티헌터' 주인공으로 시청자들과 인사한다. "부담되지만 재미있다"며 쿨하게 웃음짓는 이민호를 목동 SBS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났다.
-동명의 만화가 드라마화 된다는데 관심이 많다.
"드라마가 된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왔는데 이제서야 선보이는 만큼 시청자들의 기대도 클거라 생각한다. 부담되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원작자도 내가 한다니 쏘 쿨하게 OK 해주셨다고 들었다. 재미있게 찍겠다."
-만화를 읽었나.
"알다시피 원작은 너무 오래 전에 나와서 현재와는 다른 점이 많다. 읽는다고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 에피소드 몇개만 읽었다."
-만화에선 주인공이 엄청난 호색한인데.
"하하, 드라마로 소화해야하니깐 좀 각색이 있었다. 호색한이라기 보단 귀엽고 정이 많은 남자로 나온다."
-원작자가 이민호 얼굴을 그린 응원 메시지도 보냈다고 들었다.
"원래 드라마 찍기 전에 원작자를 만나 이런 저런 조언도 들으려고 했다. 그러다가 지진으로 모든 게 무산됐지만. 하지만 멀리서도 응원 메시지를 직접 보내줘 힘이 난다."
-액션신도 많다던데.
"정말 많다. 총싸움부터 몸싸움 없는게 없다. 이것 때문에 안해본 게 없다. 수영·헬스·무술·사격 모든 걸 배웠다. 원래 어깨가 조금 좁은 거 같아 마음에 걸렸는데 이번에 수영하면서 어깨 근육을 붙이는데 주력했다."
-수영신도 나오나.
"캐스팅되고 석달간 일주일에 세 네차례 수영장에서 개인강습을 받으며 연습했다. 태국 촬영에서 수영신을 찍을 것이라는 작가님 말씀에 더욱 열심히 했다. 그런데 막상 찍고보니 분량이 너무 늘어져 편집했다고 들었다. 안타깝다."
-박민영과 드라마에서 연인으로 나온다. 실제로도 굉장히 애틋하던데.
"하하, 그런 오해를 종종 산다. 이번 드라마가 세번째 만남이다. 스무살 때 광고 촬영할 때 처음 만나 드라마 '아이엠샘'도 함께 촬영했다. 호흡을 편하게 맞추고 있다. 지인들끼리도 워낙 잘 알아 편안하다."
-박민영이 유도로 내다 꽂는 장면이 있던데.
"만화에서 100톤짜리 망치로 맞는 장면이 있다. 그런 장면을 드라마 적으로 표현한 게 박민영이 나를 내다 꽂는거다. 굉장히 자주 나올 전망이다. 생각보다 민영이가 잘 하더라. 내가 키가 좀 많이 커서 힘들텐데도 휙휙 잘넘겨서 '연습 많이 했구나' 생각했다."
-연기자로 데뷔한 구하라와도 함께 찍는 신이 많다.
"원래 아이돌 스타들이 연기하는 거에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다. 나만 하더라도 신인 때 많은 아픔과 자존심 상하는 일을 겪으면서 수많은 오디션 끝에 작은 역할을 간신히 따곤 했다. 그런데 이들은 너무 쉽게 한다는 생각이었다. 막상 드라마에서 만나보니 그런 생각이 바뀌더라. 정말 열심히 한다. 구하라를 보면서 이들도 쉽게 하는게 아니구나, 많은 고생을 하는구나 알게 됐다. 구하라가 촬영장에 오면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진다. 굉장히 밝고 톡톡 튀는 친구다."
-'싸인'에서 섬뜩한 살인녀로 나오는 황선희와도 러브 라인이 있나보던데.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세 여자가 다 다르다. 박민영은 친구같고, 구하라는 동생같고, 황선희는 뭔가 어색하다. 뭔가 다른 느낌? 챙겨주고 싶은 마음보다는 기대고 싶은 마음 쪽이다. 하하."
-'시티헌터'로 키워내는 독사같은 마력의 소유자 김상중과의 만남은 어땠나.
"지금은 정말 편해졌다. 긴장하는 건 없어졌다. 선배가 진짜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노력하신다. 정말 옆에서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선배가 눈빛 연기를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나는 아직 멀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선배 때문에 자괴감에 빠지면서 더 열심히 하는거 같다."
-태국 로케 촬영에서 에피소드 하나만.
"스물 다섯이 되도록 코끼리 코에서 나오는 물이 침인지 몰랐다. 다들 알고 있었나? 이번 촬영에서 처음 알았다. 그 침 세례를 온몸으로 맞았다. 정말 찝찝했다."
-시청률 욕심은.
"욕심을 부리자면 100%? 하하하. 배우이니 당연히 시청률 욕심은 있지만 마음을 비우려고 한다. 처음 캐스팅 되고는 정말 부담이 됐다. 거기다 엄청난 원작에 대한 팬들의 반응도 신경써야될거 같고. 못견딜거 같더라.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찍고 있다. 원작팬들이 이 드라마가 한국 실정에 맞게 재 탄생된 드라마임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