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우(37·한화)가 SK 이승호(20번)의 3구째 바깥쪽 직구에 배트를 던지듯이 타격을 했다. 공은 SK 좌익수 임훈 앞에 떨어졌다. 3루주자 전현태가 홈을 밟는 순간, 한화 선수들은 강동우를 향해 뛰어갔다. 승리의 환호성이 24일 대전구장을 가득 메웠다. 올 시즌 SK와의 7번째 경기만에 거둔 첫 승. 9회말 2사 2·3루서 끝내기 안타를 쳐낸 강동우는 후배들과 어울려 마음껏 웃었다. 그는 한화의 최고참 선수다.
이날 한대화 한화 감독은 세번 강동우를 불렀다. 1-1로 맞선 5회 두번째 타석. "적극적으로 쳐라." 강동우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1-2로 몰린 8회 무사 2루. 한 감독은 "네가 맘껏 휘둘러도 좋은데, 주자는 3루로 보내라"고 했다. 강동우는 "아닙니다. 그냥 번트대겠습니다"라고 했다. 강동우의 희생번트로 3루에 안착한 오선진은 한상훈의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2-2 동점. 이 상황이 9회말 2사까지 왔다. 한 감독은 "어차피 투 아웃이다. 마음 편하게 쳐"라고 했다. 강동우는 "부담없이 쳤다"고 했다. 그 결과는 '한화의 시즌 세번째 끝내기 안타'였다. 강동우의 시즌 세번째 결승타이기도 했다.
최고참의 활약에 한화는 기분좋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4월 6승 1무 16패로 부진했던 한화는 5월 들어 11승 9패를 기록 중이다. 최하위에서 탈출했고, 지긋지긋했던 SK전 연패 사슬도 끊었다. 강동우는 "정말 다행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제야 말씀드리지만, 한화 베테랑 그리고 젊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정원석·장성호·신경현 등이 먼저 나서서 경기 뒤에도 특타를 한다. 젊은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따라 나선다. 이런 노력들이 최근 상승세를 끌어낸 것이다. 팀이 자꾸 패할 때는 이런 이야기를 꺼내기도 어려웠다"라고 털어놨다. 24일 경기 뒤에도 이여상·이양기 등이 특타를 했다.
후배들의 노력이, 결실로 맺어지는 것이 최고참의 바람. 강동우는 타석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한화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전날까지 득점권에서 33타수 11안타를 기록했던 강동우는 이날 두 차례의 득점권 찬스에서 희생번트·끝내기 안타를 기록했다. 그의 득점권 타율 0.353로 올랐다. 이는 팀내 최고 수치다.
대전=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