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대구 지하철 1호선 안지랑역 3번출구에 인접한 안지랑 곱창골목은 이 한 마디로 요약이 가능하다.
38년 전 한 곱창집에서 출발해 현재 점포수가 42개까지 늘어난 안지랑 맛골목은 3년 전 상가번영회의 주도로 변신에 성공했다.
이후 모든 점포들은 똑같은 분홍색 간판을 달게 됐고 깔끔히 포장된 삶은 곱창을 한 곱창공장에서 받고 있다. 심지어 가격도 곱창 한 바가지(500g)에 1만원으로 모두 똑같다.
하지만 비슷한 외관에 같은 곱창을 쓰더라도 점포마다 개성이 있다. 안지랑 곱창골목에는 취향에 맞게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1.합천곱창맛골목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집이다. 골목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찾을 수 있다. 안지랑 곱창골목의 원조 할머니집인 '충북곱창'에서 1년 6개월 동안 일을 배운 양옥희 사장이 7년전 독립해 직접 점포를 차렸다. 양 사장은 "조미료를 넣지 않은 깔끔한 맛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충북곱창에서 일을 배운 만틈 충북곱창의 맛과 비슷하다는 것이 손님들의 평.
2.낙원곱창골목 입구에서 50m 가량 올라가면 찾을 수 있다. 점포 안팎을 딸이 그린 그림으로 장식해놓은 것이 눈에 띈다. 연탄과 참숯을 쓰지 않는 것이 다른 식당과의 차별점이다. 김옥자 사장은 "연탄·숯 연기가 곱창에 달라붙기 때문에 가스불만 쓰고 있다"고 말했다. 053-625-7120
3.화원곱창30세의 젊은 사장 김병우씨는 "젊은 사람들을 공략하기 위해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가게 외관에 걸어놓은 '부킹100%'라는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김 사장은 "실제로 곱창을 먹다 합석을 하는 경우가 잦다"고 귀띔했다. 가게 내부에도 톡톡 튀는 문구가 많다. 먹성이 좋은 학생들을 위해 계란 프라이는 무한으로 제공한다. 053-656-5565
4.대경곱창아랫마을과 윗마을이 만나는 오거리 직전에 위치하고 있다. 대구 감산동에서 2년 간 곱창가게를 경영한 김광순 사장이 1년 전 안지랑 맛골목으로 자리를 옮겼다. 쾌적하고 깔끔한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김 사장은 "곱창 냄새를 잡기 위해 양념에 한약재를 쓴다"고 말했다. 양념곱창에 질린 손님들은 소곱창전골(1인분 1만원)도 즐길 수 있다. 손님들이 낙서를 할 수 있는 대형 화이트 보드가 벽에 붙어있다. 053-627-2229
5.영양곱창중년손님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평균 40~50대에 어른들이 즐겨 찾는다. 젊은 손님을 사로잡기 위해 맛이 강한 소스를 내놓지 않는다. 오히려 곱창 자체의 맛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소스도 최대한 담백하게 만들어 내놨다. 부담없고 질리지 않는 맛 덕분에 오래된 단골 손님이 많다.
6.장원곱창 지난달 개업한 '막내' 곱창집이다. 서울토박이 출신 3남매가 운영하고 있다. 고영훈 사장은 서울 왕십리 곱창골목과 안지랑 곱창골목을 헤집고 다니며 곱창맛을 연구했다. 개업한 지 얼마 안돼 다른 곳보다 외관과 인테리어가 깨끗하다. 원하는 만큼 포장을 해주기 때문에 포장 손님도 많다. 053-626-6699
7.안지곱창 대구 안지랑 시장 곱창 골목 중 인기 1위인 집이다. 저녁 7시가 넘어가면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여러 잡뼈를 고아 나온 육수를 기본으로 소스를 만들었다.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 어린 아이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취향에 따라 양념을 가미해 각자에 입맛에 맞는 소스를 만들 수 있다. 맛도 기가 막히지만 한 번 가도 얼굴을 기억해 반갑게 맞아주는 사장님 덕에 단골이 되는 손님이 계속 늘고 있다. 053-622-3086
8.대구막창곱창 골목에서 '불양념 곱창'을 맛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적당히 매우면서도 단맛을 내는 양념배합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저렴한 세트 메뉴도 있다. 곱창과 대패삼겹살(2인분)에 닭 염통꼬지 혹은 닭발 등을 섞은 세트 메뉴가 인기다. 계란탕이 기본으로 나가지만 추가 때는 1000원을 받는다. '안지곱창'의 친척 누나가 이곳에서 일을 돕고 있다. 세트 메뉴는 모두 3가지. 곱창과 대패삼겹살에 닭발·염통 세트는 1만9000원이며 곱창과 불곱창에 닭 염통을 섞은 세트는 2만2000원, 막창(2인분)과 곱창 반 바가지 세트는 2만원이다. 070-7502-6381
9.짱곱창'엄마같은 마음으로 대접한다'가 이 집이 내세우는 것. 23세의 아들이 홍보를 한 덕에 또래 남자 손님이 많다. 시골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공수한 콩으로 소스를 만들었다. 다른 집보다 고소한 맛이 진하다. 밥을 시키면 나오는 된장찌개도 신경을 썼다. 집에서 담근 된장을 3분의 1을 사용해 구수한 맛을 낸다. 053-628-1634
10.황금돼지곱창 특색있는 무채와 매운 소스가 일품이다. 곱창을 싸먹는 무채에 사탕무즙을 섞었다. 사탕무 특유의 자주빛 즙이 물들어 보기에도 좋고 맛도 더 달다. 어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화끈한 맛을 내는 매운 소스와 아이들을 고려한 달콤한 소스도 입맛을 사로잡는다. 매운 소스에는 100% 베트남 고추만으로 맛을 냈고, 달콤 소스에는 딸기를 갈아 넣었다. 사장이 조미료 알레르기가 있어 조미료를 안쓴다고 한다. 053-655-8911
11.부자곱창손맛이 뛰어난 주부가 1년 전 개업한 곳이다. 자영업을 해본 적이 없어 걱정이 많았지만 3개월 동안 손님맞이 교육을 받고나서 자신감을 찾았다. 싹싹한 서비스와 함께 집에서 굽는 듯한 곱창 맛으로 손님의 발길을 잡는다. 특히 엄마 손맛을 그리워하는 대학생 손님이 많다. 053-621-4043
12.다도곱창쫄깃쫄깃한 닭 염통 꼬지와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육개장이 별미다. 곱창도 팔지만 두 가지 음식을 찾는 단골 손님이 더 많다. 닭 염통 꼬지는 기본 소스를 바른 후에 굽는다. 1인분을 시키면 10개가 기본으로 나오고 특별한 손님에게는 한두 개를 더 주기도 한다. 육개장은 10월부터 시작한다. 소고기를 한 번 푹 끓여 지방을 모두 제거했다. 깔끔한 육수를 사용해 텁텁하지 않아 인기다. 닭 염통 꼬지 300g 5000원, 육개장은 1인분에 5000원이다. 053-622-2662
13.흑돼지곱창이곤화 사장이 안지랑 시장 내 곱창집에 20년간 곱창을 공급하다가 8년 전 문을 열었다. 이 사장은 "누구보다 내가 곱창박사다. 눈 감고도 상태가 좋은 곱창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싱싱한 곱창과 후추·소금으로 잡내를 없애고 간을 맞추는 것이 막창 요리법이다. 막창은 1인분 8000원. 053-655-3396
14.돈박사곱창곱창골목에서 처음으로 연탄불 대신 가스불을 사용한 곳이다. 연탄 냄새가 나지 않아 여대생이 많이 찾는다. 가스불로 굽기 때문에 나는 곱창의 누린내를 잡기 위해 자체 공정을 한 번 더 거친다. 곱창을 소스에 찍어먹을 때 느끼함이 남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을 쓴다. 이를 위해 서울 대학로에서도 소스 제조법을 배웠다. 양파즙을 활용한 소스는 매콤하면서도 깔끔하다. 곱창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손님을 배려해 소갈비살과 차돌박이(미국산 150g 5000원)도 판다. 053-624-1855
15.대명곱창곱창 특유의 냄새를 잡기 위해 시골에서 직접 키운 매실을 쓴다. 배덕자 사장은 "매실을 쓰면 잡냄새가 잡히고 곱창이 부드러워진다"고 말했다. 사장이 연탄연기를 싫어해 연탄을 쓰지 않고 참숯만 고집한다. 곱창이 아닌 고기가 먹고 싶은 손님들은 소갈비살을 먹을 수 있다. 갈비살(미국산 600g) 2만4000원. 053-629-0063
16.쾌감곱창안지랑에서 5년째 곱창가게를 하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달콤한 소스로 차별화를 뒀다. 신옥희 사장은 “아이들이 잘 먹을수 있게 소스를 달콤하게 만드는 편”이라고 말했다. 실내 테이블이 11개로 단체손님도 넉넉하다. 053-626-2593
17.그린곱창맛골목에 자리 잡은지 8개월 밖에 안됐지만 130명이 한 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차 8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있다. 생막창도 양념곱창 못지 않은 별미다. 생막창 8000원. 053-246-2897
18.충북곱창자타공인 원조 할머니집. 38년 전 맨 처음으로 안지랑 골목에서 곱창을 팔기 시작했다. 김순옥(73) 사장은 아직도 점포에 나와 된장부터 밑반찬까지 꼼꼼히 신경을 쓴다. 오래된만큼 단골이 많다. 실내규모가 작지만 낮부터 식사를 하러 오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손님들은 "딴 곳 보다 맛이 진하다. 옛 곱창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평한다. 충북곱창에서 일하는 김태선씨는 "할머니가 직접 담그신 구수한 된장 맛에 비결이 있다"고 말했다. 돼지껍데기 5000원, 뼈없는 닭발 7000원. 053-627-1866
19.영생곱창창업자 이정순씨(64)가 1997년에 문을 열었다. 내년에 아들과 며느리가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경영수업 중이다. 며느리 이은경씨는 "오래된 단골들이 많다. 며느리도 모르는 양념비법 때문"이라고 말했다. 충북곱창·안지곱창과 함께 안지랑 맛골목에서 손님이 몰리는 집으로 유명하다. ‘미녀들의 수다’에서 대구 사투리로 인기를 끈 외국인 캐서린이 방문한 적 있다. 포장과 퀵 서비스도 가능하다. 계란탕 3000원. 053-629-7308
20.또또곱창윗마을 오른편 첫번째에 있다. 안지랑 맛골목에는 5년 전 정착했다. 점포들이 모두 같은 곱창을 쓰는 만틈 양념에 공을 들인다. 최용상 사장은 "양념을 만들 때 특별한 재료를 넣지만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양념곱창도 유명하지만 생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도 별미. 김치찌개 때문에 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다. 김치찌개 한 냄비(2인분) 1만원. 053-622-1531
김학정·손예술 기자 [jungtim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