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을 앞둔 '산소탱크'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11-2012시즌 개막을 알리는 첫 컵대회서 결장했다.
박지성은 8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맨체스터 소재 올드 트래포드서 끝난 맨체스터 시티와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 커뮤니티 실드 경기서 맨유 교체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장 기회를 얻지 못했다. 우승컵은 맨유의 차지였다. 다섯 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맨유가 3-2로 승리했다. 2-2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47분에 터진 루이스 나니의 득점포가 결정적이었다.
당초 박지성은 선발 출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프리시즌 매치서 쾌조의 컨디션을 뽐낸 데다 6일 열린 폴 스콜스 은퇴경기에 결장하며 체력도 비축했다. 구단과의 재계약이 초읽기에 들어가 분위기 또한 좋았다. 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박지성을 벤치에 앉혔다. 대신 안데르손(23)을 선발로 내보냈다.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후 양 팀이 공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맨유 교체멤버 7명 중 5명이 그라운드에 투입됐으나 박지성은 백업 골키퍼 안데르스 린데가르트와 함께 끝까지 벤치를 지켰다.
경기 흐름은 전·후반이 크게 엇갈렸다. 전반 주도권은 맨시티가 잡았다. 맨유가 공격진의 호흡 불일치로 고전하는 사이 맨시티가 먼저 두 골을 터뜨리며 치고 나갔다. 전반38분에 다비드 실바의 프리킥을 수비수 졸리온 레스콧이 헤딩 슈팅해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46분에는 에딘 제코가 아크 정면 외곽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한 골을 추가했다.
후반에는 맨유가 힘을 냈다. 후반7분께 프리킥 찬스서 애슐리 영이 올려준 볼을 수비수 크리스 스몰링이 오른발로 받아넣어 만회골을 터뜨렸다. 후반13분에는 웨인 루니-톰 클레벌리로 연결된 패스를 루이스 나니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을 이뤄냈다.
양 팀의 운명은 후반 종료 직전에 갈렸다. 후반 추가시간 중 맨시티 수비진의 실수를 틈타 볼을 가로챈 나니가 하프라인 부근에서부터 단독 질주해 골키퍼를 제친 뒤 텅빈 골대 안쪽으로 볼을 차넣었다. 승리를 예감한 맨유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비록 결장했지만, 박지성은 2005년 맨유에 입단한 이후 통산 11번째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정규리그서 4차례(2007, 2008, 2009, 2011) 우승했고 칼링컵에서 3차례(2006, 2009, 2010) 정상에 올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2008)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2008)도 한 번씩 제패했다. 커뮤니티 실드서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우승이다. 맨유는 2007년과 2008년에도 커뮤니티 실드를 제패했지만, 당시에는 박지성이 출전선수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