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첫 훈련을 시작했다.
볼트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을 열흘 앞둔 17일 경북 경산시 체육공원 내 육상경기장에서 자메이카 동료들과 땀을 흘렸다. 볼트를 포함한 자메이카 팀은 비공개 훈련을 했다. 그러나 경산육상경기장의 한 쪽이 트여 철조망 너머로 훈련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카메라 렌즈가 집중되자 볼트는 30여 분만 훈련한 뒤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자메이카 팀 관계자들의 요청으로 취재진이 철수하자 다시 볼트가 나타나 훈련을 재개했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튀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같았다. 볼트는 16일 밤 대구의 그랜드호텔에 짐을 풀었다. 세계적인 스타라 특실을 원할 법도 했지만 소박했다. 9평짜리 방으로 이 호텔에서 가장 저렴한 일반실을 사용했다. 하루 숙박료가 24만원이지만 장기 투숙 할인을 받아 16만7000원만 냈다. 그랜드호텔 조중건 마케팅부 차장은 "볼트의 키가 1m96㎝나 돼 일반 침대보다 60㎝ 긴 2m10㎝의 킹 사이즈(더블) 침대를 놓고 발걸이를 설치한 것 외엔 다른 방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17일 아침 식사로 호텔 뷔페를 먹었다. 소고기와 야채·수프·샐러드·디저트 등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했다. 점심은 자메이카 선수단이 챙겨 온 음식을 먹었다. 긴 여행으로 피곤했는지 오전 훈련 대신 잠만 잤다. 볼트는 훈련 기간 동안 모든 식사를 룸서비스로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메이카 선수단 관계자는 "볼트의 식사 메뉴는 주로 치킨과 스테이크"라고 귀띔했다.
볼트는 그랜드호텔에서 16일부터 23일까지 7일간 머물며 훈련하고, 23일 오후 선수촌에 입촌한다.
대구=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