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 잠정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SBS '강심장'의 첫 단독진행을 맡은 이승기가 합격점을 받았다.
이승기는 4일 방송된 '강심장'에서 매끄러운 진행과 센스있는 멘트로 강호동의 부재를 느끼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강호동과 공동 MC를 맡으면서 쌓아왔던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단독 MC로도 손색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게스트 수가 20여 명이나 되는 집단 토크쇼임에도 적절한 리액션으로 시간안배를 하는 등 능수능란한 진행력을 보여줬다. 시청률도 올랐다. 전국시청률 11.8%(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지난주보다 0.7% 포인트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
이날 제작진은 이승기를 위해 다각도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긴장한 표정으로 대기실에 앉아있는 이승기의 모습을 보여줘 인간미를 부각시켰고, 화려한 등장 세리모니를 준비해 주목도를 높였다. 이어 '혼자서도 잘해요'라는 자막을 넣어 믿음감을 주기도 했다.
이승기의 단독 진행은 편안하면서 섬세한 느낌을 줬다. 박력있는 목소리로 집중도를 높이는 강호동과 달리 차분하게 게스트를 배려하면서 자잘한 재미를 끌어냈다. 흥미 포인트를 잡아내면 끝까지 밀어부쳐 원하는 말을 끌어내고야 마는 강호동식 진행의 백미는 찾아볼 순 없었다. 하지만, 입담 좋은 게스트들을 이끌면서 그들의 개성까지 보여주는 솜씨가 '포스트 강호동'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아직 이승기가 강호동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하지만, 집단 토크쇼를 무난하게 끌고가는 능력을 보면 발전가능성이 상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