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 전력에서는 한국이 크게 앞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서도 한국(31위)과 레바논(146위)의 격차는 크다. 9월 고양에서 열린 2014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1차전에서 거둔 6-0 대승도 전력차가 잘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9월 레바논과 15일(한국시간) 베이루트에서 상대할 레바논은 다르다.
◇에이스의 귀환
가장 큰 차이는 에이스의 귀환이다. 레바논의 주장 로다 안타르(31·산둥 루넝)가 다음 한국 전에 나온다. 로다는 레바논 축구역사상 최초로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선수다. 레바논 축구계의 차범근이다. 그는 독일 축구에서 잔뼈가 굵다. 2001년 지금 손흥민(19)이 뛰고 있는 함부르크SV에 임대로 이적했다.
두 시즌 동안 23경기 2골을 기록했다. 이후 차두리(31·셀틱)가 뛰었던 프라이부르크로 팀을 옮겨 4시즌 동안 98경기(26골)를 뛰었다. 그리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쾰른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했다. 2010년 중국 슈퍼리그 산둥 루넝으로 팀을 옮긴 그는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로다는 9월 한국원정에 비자 문제로 참가하지 못했다. 무기력하게 무너진 이유다.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역습시 날카로운 패스가 위협적이다. 또 득점력도 갖추고 있어 한국 수비수들이 집중 마크해야할 선수다.
그는 한국에 대패한 이후 바로 가진 UAE 전에서 쐐기골을 넣어 팀의 분위기를 바꿔놨다. 레바논은 이 경기에서 3-1로 승리했고, 이후 두 경기에서도 1승 1무를 기록했다.
◇동기부여
한국은 3차 예선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레바논 원정에서 무리할 필요는 없다. 반면 레바논은 다급하다. 레바논은 쿠웨이트와 B조 2위 자리 다툼을 하고 있다. 2승 1무 1패인 레바논은 1승 2무 1패를 기록 중인 쿠웨이트에 쫓기고 있다. 쿠웨이트가 탈락이 확정된 UAE를 상대하기 때문에, 레바논 입장에서는 2위자리를 지키기 위해 승점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베이루트의 추억
한국은 레바논과 상대전적에서 6승 1무로 크게 앞서 있다. 이중 레바논 원정에서 1승1무를 기록했다. 결과는 좋았으나 경기 내용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04년 조 본프레레 감독이 이끌던 A대표팀은 독일월드컵 예선에서 레바논을 상대해 혼쭐이 났다.
최진철이 30m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뽑았지만, 전반 27분에 상대 알리 나세르딘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이후 레바논이 훨씬 위협적인 기회를 많이 잡았다. 1993년 미국월드컵 예선에서 가진 베이루트 원정에서는 전반 17분 하석주의 결승골로 1-0 신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