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사나이' 한화 김태균(29)의 표정은 밝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김태균은 12일 오후 4시 대전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입단 환영식에서 "너무 많은 연봉을 받아서 수치상으로 목표를 정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다음 시즌 '해결 본능'을 발휘해 한대화 감독님의 '해결사' 별명을 물려받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한화와 1년간 연봉 15억 원에 공식 입단 계약을 맺은 김태균은 종전 프로야구 최고 연봉이었던 심정수(당시 삼성·2005년)의 7억5000만원을 단 번에 두 배로 경신했고, 지난 5일 삼성과 계약한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의 11억 원(연봉 8억원·옵션 3억 원)보다도 4억 원을 더 받게 됐다.
- 입단 소감은.
"과분한 대우를 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좋은 성적을 내고, 감독님 말씀 잘 듣고 (웃음) 팀을 잘 이끌겠다."
- 일본에서 허리 부상에 시달렸다. 현재 몸 상태는.
"100%다. 일본에서 허리가 좋지 않았지만 그동안 휴식을 취하고 재활 훈련을 소화해서 지금은 아주 좋다."
- 다음 시즌 이승엽·최형우와 홈런왕 경쟁에 대한 생각은.
"홈런왕 타이틀은 모든 선수들이 원하는 것이다. 이승엽 선배와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지만 나에게도 홈런은 필요하다. 밀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 15억 원이라는 최고 연봉은 김태균에게 어떤 의미인가.
"과분한 대우다. 구단에서 믿음을 보여 주셨기 때문에 충분한 성적으로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최고연봉자가 됐는데 그에 어울리는 성숙한 플레이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
- 다음 시즌 한 번 붙어보고 싶은 투수가 있다면.
"지난 시즌엔 KIA 윤석민 선수가 최고였던 것 같다. 또 다른 최고 투수(류현진)는 우리 팀이라 대결할 일이 없으니 윤석민과 붙어 봐야하지 않겠나. 한국에 있을 때는 (윤)석민이 공을 잘 쳤던 것 같은데, 석민이가 그 때보다 더 좋아졌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제대로 대결을 펼쳐보고 싶다."
- 목표 타율과 욕심나는 타이틀은.
"연봉을 너무 많이 받아서 수치상으로 목표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 최소한 그동안의 성적보다는 좋아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 여러 타이틀에 욕심이 있지만 연봉을 많이 받았으니 도루도 열심히 해야겠다. (웃음)"
- 일본에서 발전했다고 느끼는 부분은.
"일본에서 2년 동안 있으면서 실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서 운동을 했다. 내년에는 그동안 경험했던 타격 기술들을 정리하고, 한국에 있었을 때의 김태균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 일본에 가서 어떤 점이 좋아졌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 일본에서 스윙이 한결 간결해졌는데.
"일부러 변화를 준 건 없다. 적응하면서 자연히 그렇게 됐던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스윙에 대한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 어떤 점에 끌려서 복귀할 때부터 한화 이야기만 했는지.
"나는 천안 북일고를 졸업했고, 한화에서 큰 선수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팀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화로 돌아오고 싶었고, 귀국한 뒤 한화에서 보여준 의리에 감동을 받았다.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 팀 성적 목표는.
"팀에 헌신하겠다. 그렇게 하면 팀 성적도 자연히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
- 가장 반겨주고 조언해준 선수가 있다면.
"많은 동료들이 반겨줬지만 팀 후배 최진행이 많이 반겨줬다. (최)진행이도 같이 좋은 성적을 내야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 서로 격려하면서 같이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SK 정근우가 한국 투수들이 많이 좋아졌으니 긴장하고 오라고 말해줬다."
- 최진행과 홈런 70개를 치겠다는 목표를 밝혔는데, 그 중 김태균의 몫은 몇 개라고 생각하는지.
"서로 도우면서 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내가 형이고, 연봉도 많이 받으니 내가 40개는 쳐야 하지 않겠나."
- 김태균 하면 별명이다. 복귀해서 가지고 싶은 별명은.
"한대화 감독님이 '해결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계신데, 그 별명을 뺏어오고 싶다. '해결 본능'을 자주 발휘해 감독님이 나에게 좋은 별명을 물려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