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바테 이정현입니다."
이정현(36)은 요즘 자신을 '테너 바테'라고 소개한다. 그러면 혹자는 그에게 '테너면 테너지 테너 바테는 뭔가요?'라고 묻는다. 바테(Vate)는 이탈리아어로 음유시인을 뜻하는 단어다. 이정현은 가요부터 가곡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고, 작사·작곡·편곡 등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능력을 갖춘 테너라는 것을 한 마디로 표현하고 싶어 '테너 바테'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었다. 이정현은 "정규 1집 때까지는 그냥 테너 이정현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뭔가 나를 표현하기에 부족한 것 같아서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었다. 자유롭게 노래하는 음유시인이 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규 2집 '트루(True)'를 발매했다. 반응이 좋다."지난 4일에는 국내 핫트랙스 통합 일간차트에서 가수 아이유씨를 눌렀다. 거의 매일 판매량을 확인하는데 예상 보다 판매량이 높아서 기쁘다. 1집은 다소 지루하다는 평도 있었는데 2집은 다양한 분위기의 곡을 수록해서 그런지 반응이 좋다."
-이번 앨범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보인다."정규 1집 때는 내 의견을 거의 반영하지 못했다. 앨범 작업하는 것을 배우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정규 2집 때는 의사 표현을 확실히 했고, 프로듀서 김우근씨와도 호흡이 잘 맞았다."
-정규 2집 작업을 하던 중 아버지가 위험에 처한 적이 있다고."방광암이랑 신장암이 발견돼 신장을 떼어냈는데 회복기간 중 갑자기 쇼크로 쓰러지셨다. 군대에서 배운 인공호흡으로 아버지를 살렸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했는데 무사하셔서 다행이다."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한 후 일본 대형 극단 시키에 들어갔다."성악을 전공했지만 장르에 국한 받기 싫었다. 클래식·팝페라·뮤지컬 음악 등을 다 해보고 싶었다. 시키는 뮤지컬 경험을 쌓아보고 싶어서 오디션을 봤는데 운 좋게 뽑혔다. 시키는 아무리 유명한 배우나 성악가, 팝페라 가수 등도 오디션을 봐야한다. 인지도가 높다고 합격을 시켜주는 곳이 아니다. 음역대 테스트를 하는데 음역이 넓어서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시키에 있으면 계속 일본에서 뮤지컬 배우로만 활동할 것 같아서 과감히 그만두고 한국으로 왔다."
-좋아하는 걸그룹이 있다던데."이런 말 하면 좀 쑥스럽지만 사실 그룹 f(x)의 빅토리아를 좋아한다. 그래서 정규 1집 때는 '빅토리아'라는 곡을 수록했고, 이번 앨범에는 '빅토리아를 위한 발라드'를 담았다. 그냥 팬으로서 좋아하는 것이니 오해는 하지 말아달라."
-결혼 계획은 없나."물론 있다. 하지만 내 여자를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을 때 하고 싶다. 아직은 여러가지로 준비가 안됐다. 얼마 전에 SBS '짝' 제작진에게 출연 제의를 받았다. 괜히 나갔다가 망신당할 것 같아서 안나갔다. 결혼 정보 회사에서도 연락이 종종 오는데 정중히 거절한다. 어딘가 내 인연이 있지 않겠나."
-향후 계획은."단독 콘서트를 꼭 해보고 싶다. 대형 공연장이 아니더라도 소극장에서라도 내 이름을 건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사진제공=포니캐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