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요한복음 3장16절.
성경의 '요한복음 3장16절'이 요즘 미국 스포츠의 인기검색어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팀 티보(25·덴버 브롱코스 쿼터백) 때문이다.
티보는 지난 9일(한국시간) 열린 피츠버그 브롱코스와의 NFL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NFL) 와일드카드 게임(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80야드 끝내기 터치다운을 던지며 덴버의 29-23 연장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 직후 구글과 야후 등 검색사이트에서는 '요한복음 3장16절'이 인기검색어로 떠오르며 한바탕 난리가 났다. ESPN의 제이 크로포드에 따르면 덴버 승리 직후부터 다음날까지 '요한복음 3장16절'이 구글에서 1억20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검색어 2위는 '팀 티보'였다.
티보는 플로리다 대학 시절 아이블랙(햇빛 반사를 막기 위해 눈 밑에 검게 칠하는 것)에 'John 3:16(요한복음 3장16절)'을 새겨넣은 것으로 유명했다. NFL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메시지 전하는 것을 금기시하기 때문에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플레이오프에서 다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파했다. 9일 피츠버그전에서 티보는 총 316야드를 던졌다. 10번의 패스를 해서 패스당 31.6야드다. '스포츠 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이 경기 시청률은 31.6%였다. 모두 '3장16절'의 숫자 '316'과 같다.
여기에 티보의 끝내기 패스를 잡은 뒤 엔드존까지 내달린 와이드 리시버 드매리어스 토마스의 생일이 하필 크리스마스(1987년 12월25일 생)라는 점도 화제가 됐다. 토마스는 덴버의 넘버원 리시버 에릭 데커가 2쿼터에서 다치는 바람에 극적으로 투입됐다.
티보는 출생과 양육 환경이 독특하다. 그의 어머니는 임신 초기에 치명적인 아메바에 감염돼 목숨이 위험했고, 의사들이 낙태를 권했는데도 출산을 강행했다. 선교사 아버지를 둔 티보는 필리핀에서 태어나 홈스쿨링으로 교육을 받았고, 대학 시절에는 방학 때마다 필리핀을 찾아 고아원을 돌봤다.
'이제 하나님 언급 좀 안할 수 없냐' '기도 세리머니 자제하라' '너만 기독교 신자냐'는 비판이 항상 따라다니지만 평생 부모의 선교활동을 옆에서 지켜본 티보는 개의치 않는다.
그는 피츠버그전 승리 뒤 인터뷰에서도 "오늘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피츠버그전 승리가 아니다. 지금 경기장을 나가면 73차례 수술을 받은 어린 소녀를 만나 위로하고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할 때까지 순결을 지키기로 했다"며 숫총각이라고 공공연히 밝힌 그는 최근 USA투데이 설문조사에서 달라이 라마를 제치고 '가장 존경하는 남성' 11위에 오르기도 했다. 덴버는 15일 AFC 톱시드 뉴잉글랜드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