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유명한 가수가 죽었다. 죽기 진전 언론에서는 그녀의 망가진 모습과 엉망이 되어버린 가창력·마약과 가정 폭력의 상처 등을 주로 다뤘다. 안타깝다.
미국에서 스타가 된다는 것은 전 세계의 스타가 된다는 것이다. 너무도 유명해진 그녀는 은퇴 이후의 삶을 설계하고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나 보다.
대한민국에서 직업 있는 사람 누구나 갖는 고민이지만 얼굴 팔리고 사는 사람은 은퇴 후 나머지 인생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준비하고 고민해야 한다. 이미 세상이 다 아는 얼굴이 되었는데 가정·경제·늙어가는 모습이 모두 초라해지면 이중삼중으로 고통스럽게 된다.
만약 고음이 무지하게 높은 노래만 부른 가수가 40대 말에 자신의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댄스 음악을 3인조 이상으로 한 아이돌 출신 가수가 세상을 들썩 하게 하고 인기절정에서 군대 다녀오고 팀은 해체 되고 리더는 솔로로 나간 상황이라면…나 없으면 안돌아 갈 줄 알았던 방송국이 너무도 잘 돌아 간다면…워쩔껴…거기다 대통령 손자도 아니면….
방송 은퇴 후에 새로운 인생을 사는 선배들을 보면 참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R.ef 의 박철우 형은 소방차 도건우와 동부이촌동에서 LP레코드 카페를 운영하는데 넘 멋지고 장사도 잘된다. 손지창이 연기 안한다고 불쌍해 보이지 않는다. 현재도 활발한 활동을 하며 사업을 하는 이경규 선배도 대단하다. 최양락·팽현숙 부부는 방송도 열심히! 사업도 열심히! 그 모습이 너무도 좋다.
영화배우 신영균·김지미 씨의 경우 작품에 안 나온다고 누가 불쌍하게 보거나 한물갔다고 농담 하는 경우가 없다. 왜? '돈만 있는 사람이 아니라 돈도 있는 사람' 의 이미지 덕일까?
남궁원 선생의 경우 아들의 반듯함이 노후의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나도 인기 1등을 수년간 해봤다. 참 짜릿 달콤 겁나 피곤한 맛이다. 지금도 1등 하는 수많은 연예인이 있지만 그것을 언젠가는 놓아야 한다. 그것을 미리 예상하고 준비하고 즐기는 방법을 각자 찾아야 한다.
이것을 운동선수는 더 먼저 겪는다. 얼마 전 안정환 선수의 은퇴 인터뷰를 보면서 '아 저 사람 많이 준비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다음 직업의 준비도 물론이지만 차분하지만 당당한 마음가짐의 준비다. 오히려 앞으로의 안정환이 더 기대된다.
한때 큰 사랑을 받던 연예인이 오랜만에 뉴스에 나올 때 마약·도박·우울증·사기치고 당하기·쓸쓸한 죽음이란 머리기사로 등장 할 때 그 시대를 함께 나눈 이들도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해 질 것이다.
많은 이들이 하나만 보고 정진한 연예인에게 칭찬을 한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에게도 격려를 하고 성공 후에는 더 큰 박수를 보낸다. 그것이 수백억 부자여야 보내는 것이 아닐 것이다. 고향에서 텃밭을 일구고 살아도 당당하고 행복하게 즐길 때 보내는 박수일 것이다.
조명을 받고, 얼굴에 분칠을 하고 사는 사람은 본연의 얼굴로 돌아갈 준비를 항상 하고 살아야 한다. 진심으로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어야 한다. 오늘 쓴 글은 내 자신에게 당부 하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