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33)이 가수에서 연기자 겸 뮤지컬 배우로 주 종목을 바꾼지 어느새 4년째. 연기를 시작한지는 2003년 MBC 드라마 '귀여운 여인' 이후 9년째다. 연기 활동에 매력을 느낀 후 그동안 자신의 부족한 연기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아무리 조연이라도 캐릭터가 좋고, 대본이 훌륭하다면 기꺼이 출연 제의를 받아들였다. 로맨스부터 사극까지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한 덕분에 그의 연기력은 눈에 띄게 발전했다. 덕분에 뮤지컬 배우로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칭찬에 인색한 것으로 잘 알려진 이진아 뮤지컬 연출가에게도 뮤지컬 '에비타'를 함께 하면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는 극찬을 들을 정도였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SBS 일일극 '내 딸 꽃님이'에서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엄친아' 은채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타이틀롤 꽃님이(진세연)을 만나 진짜 사랑이 뭔지 알게 되고 철이 들어가는 모습을 리얼하게 연기하고 있다. 그는 "채완이의 모습이 과거에 엉망으로 살았지만 신앙의 힘을 빌어 새 사람으로 거듭난 내 모습과 비슷해 감정을 담기에 편했다. 연기를 하면서 내가 성숙해지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내 딸 꽃님이'는 자극적인 소재가 없는 드라마다.
"캐스팅 될 때부터 그 점이 참 좋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착한 드라마라는 점. (웃음) 요즘 드라마는 가족들이 보기 민망한 내용들을 많이 담아서 안타까웠는데 우리 드라마는 가족애가 무엇인지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있어서 좋다. 착한 드라마라 시청률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시청률이 17%대 정도로 나와서 기분이 좋다."
-연기를 시작한지 9년이 넘었다. 이젠 천상 연기자같다.
"감사하다. 사실 최근 촬영장에서 선배님들에게 '이제 연기를 좀 해라'는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연기를 못해서 이제 연기를 제대로 하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 내 캐릭터와 내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연기하는 줄 모르겠다는 의미였다. 그 말을 듣고 참 큰 힘을 얻었다. 아직 연기는 많이 부족하다. 계속 배우고 있는 중이다."
-술을 끊은지 3년이 넘었다고.
"술을 아예 안마신다. 3년 정도 됐다. 진짜 힘들 때, 스트레스를 완전 많이 받을 때 마시고 싶긴 한데 참는다."
-과거에는 바람둥이 이미지였는데 어느새 바른생활 이미지가 됐다.
"하하. 참 신기한 게 바람둥이 이미지는 데뷔한지 10년이 넘어도 없어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성)시경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버터·느끼남 등 이런 이미지를 너무 많이 보여줬다. 과거에는 방탕한 생활을 많이 하긴 했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지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가족들과 신앙의 힘으로 절제하고 살기 시작했다. 여자를 돌 같이 대하지는 않지만 나의 신부를 맞이하기 위해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고 있다. 배우자 기도도 매우 구체적으로 열심히 한다. 이민정 같은 얼굴에…하하. 어쨌든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싶다."
-아직도 이상형이 이민정인가.(이지훈은 최근 SBS '강심장'에 출연해 이상형이 이민정이라고 밝혔다.)
"그대로다. 하하. 예쁘지 않나. 실제로 만난 적이 없기 때문에 성격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외모가 딱 내 이상형이다."
-여자친구는 없나.
"연애 안한지 꽤 됐다. 이번에 사귀면 결혼을 전제로 만날 거다. 이제 나이가 나이인 만큼…. 예쁜 신부를 빨리 집에 데려가야할텐데 아직 그런 분을 못 만났다."
-걸그룹 프로듀싱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성 5인조 에스더원(S the One)을 준비 중이다. 여자 2PM이라고 표현하면 쉬울 것 같다. 음악은 클럽풍으로 할 예정이고, 뭔가 신나는 분위기의 무대 연출을 할 예정이다. 실력파 댄스 그룹으로 만들고 싶다. 보컬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있다. 과거 걸그룹 i30으로 활동했던 세 명의 멤버가 에스더원에 합류했다. 나머지 2명은 완전 신인이다. 신선함과 프로다운 모습을 모두 갖춘 그룹이다. 기대해달라."
-올해 새 미니앨범을 발매하고 가수 활동을 재개할거라던데.
"2008년 정규 6집 이후 4년 만이다. 정규 앨범만 냈는데 미니 앨범은 처음이라서 걱정이 많다. 수록곡을 한 가지 느낌과 분위기로 통일해야할지 디지털 싱글처럼 각각의 분위기를 살려야할지 고민 중이다. 지난번 앨범이 잘 된 건 아니라서 이번 앨범은 더욱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
-올해 계획은.
"가수·연기자·뮤지컬 배우로서 활동을 다 할 예정이다. 4월엔 뮤지컬 '파리의 연인'을 할 예정이다. 오는 5월에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3000석 규모의 단독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앨범도 내고, 드라마도 꾸준히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