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제작사 코엔미디어가 제작을 맡은 '우리들의 일밤'은 새롭게 단장해 지난 18일 전파를 탔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았다. 앞서 지난달 말 MBC는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끝날 때까지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우리들의 일밤'을 30년 만에 처음 외주 제작하기로 결정하며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의 외주제작사인 코엔미디어에게 '우리들의 일밤'을 부탁했다.
이날 1부 '꿈엔들'과 2부 '남심여심'은 각각 전국 시청률 1.7%와 2.7%(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앙코르 이장희 스페셜 나는 누구인가'의 시청률(2.7%)과 비교해 제자리 걸음한 수치다. 내로라하는 예능 MC들과 인기 아이돌 그룹이 출연하는 주말 황금시간대 프로그램이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굴욕적이다.
시청률 뿐 아니라 프로그램 내용도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이다. '꿈엔들'은 연예인들이 두 팀으로 팀을 나눠 경쟁한 후 자신이 맡은 시골 마을을 홍보하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각 지역의 특산품과 시골 문화 등을 소개하고, 시골 마을 할머니·할아버지와 연예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소통하는 모습을 담으며 공익적인 요소를 보여주겠다는 기획 의도는 철저히 지켰지만 예능의 기본 요소인 재미를 놓쳤다. 지상렬·김태현·이경실·정주리·안선영·최정윤·엠블랙 이준이 MC를 맡고, 첫 회 게스트로 미쓰에이 수지·민·페이가 출연했지만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채널을 돌렸다. 마치 KBS '6시 내 고향'과 KBS '청춘불패'를 섞어 놓은 듯 했다.
2부 '남심여심'은 '꿈엔들' 보다 조금 나은 성적표를 받았지만 혹평을 피해가진 못했다. '남심여심'은 5명의 남녀 스타들이 매주 다양한 체험을 통해 서로의 성 역할과 문화를 알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프로그램. 정준하·오만석·강동호·브라이언·틴탑 천지·정선희·신봉선·윤정희·최송현·에이핑크 은지가 MC를 맡았다. 이날 방송에서 여자 연예인들은 조기축구를 하고, 남자 연예인들은 호텔에서 파자마 파티를 하는 미션을 한 후 소감을 말했다. 그게 전부였다. 남자 MC들은 파티 후 아직도 여자들이 왜 이런 걸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지만 이에 대해 피드백을 해주는 이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방송 관계자는 "MBC가 자존심까지 버리면서 간판 프로그램인 '우리들의 일밤'을 외주제작사에 맡겼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프로그램 명성에 흠집이 났다"며 "파업 때문에 '나는 가수다' 시즌2의 방송 시기가 3월에서 5월로 연기됐다. MBC는 시청률이 좋지 않더라도 대체할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5월까지 '꿈엔들'과 '남심여심'을 그대로 방송하겠다는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