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주요 해외 명품업체들이 지난해 엄청난 이익을 올렸지만 사회공헌에는 여전히 인색해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까지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루이비통, 구찌, 페라가모, 불가리, 시슬리 등 국내에 진출한 주요 5개(12월 법인·순익 기준) 명품업체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97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사회공헌지출은 2억9741만원 불과했다.
이들 명품업체들의 사회공헌 지출은 순이익 대비 0.3%로 국내 기업들의(2009년 전경련 사회공헌백서) 세전이익 대비 사회공헌지출 비중이 평균 1.83%인 것을 감안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불가리, 시슬리 등은 기부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해외 명품업체 순이익대비 사회공헌지출 0.3%
국내에 진출한 대표적인 명품업체인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44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0년 400억원에 비해 12%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해 사회공헌비용 지출은 2억1100만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2010년에 비해 4배 늘어난 것으로 이 회사가 과거 10년 동안 지출한 기부금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해 295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구찌그룹코리아는 236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2010년 115억원에 비해 2배 넘게 성장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사회공헌 지출은 5648만원에 불과했다. 페라가모코리아 역시 작년 순이익이 163억원으로 2010년 113억원에 비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기부금은 소폭 늘어난 2993만원(2010년 2746만원)에 불과했다.
불가리코리아와 시슬리코리아는 지난해에도 기부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두 회사는 지난해 각각 75억원, 48억원을 순익을 올렸다. 해외 명품업체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순익의 95% 본사에 송금
이처럼 사회공헌에 무관심한 명품업체들은 벌어들인 수익의 대부분을 본국에 송금한다. 지난해 400억여원의 순익을 거둔 루이비통 코리아는 순익의 거의 대부분인 400억원을 배당해 프랑스 본사에 송금했다.
시슬리코리아 역시 지난해 48억원 순익 가운데 45억원을 배당해 프랑스 본사로 보냈다. 이 회사는 2007년(75억원 순익·60억원 배당), 2008년(73억원 순익·70억원 배당), 2009년(74억원 순익·70억원 배당), 2010년(53억원 순익 50억원 배당) 등 최근 5년간 한국에서 벌어들인 323억원 가운데 295억원을 본사로 가져갔다. 순이익 대비 평균 배당율이 95%에 달한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4973억원의 매출을 올려 2010년(4273억원)보다 매출이 16% 이상 늘어났다. 구찌그룹도 지난해 2960억원의 매출을 기록, 2010년(2730억원)보다 8.4% 신장했고, 불가리코리아는 지난해(573억원) 대비 33% 증가한 7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페라가모코리아도 지난해 2010년(821억원) 대비 18% 신장한 9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마다 한국시장에서 엄청난 수익을 거둬가지만 정작 사회공헌에는 인색한 명품업체들에 대한 시각은 곱지 않다. 사회공헌정보센터의 임태형 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는 상황에서 사회공헌에 대한 무관심한 것은 기업의 장기적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해외 명품업체들은 한국 시장에서 길게 살아남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